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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8.05.17 20:01

후배 정주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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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71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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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몇 단락의 글은 어제(05/16, 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후배 정주를 만나 임진각에 갔을 때, 그곳의 "카페 안녕"에서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했던 것. 실은 그 포스팅 이후에 율곡리의 화석성에 잠시 들렀고, 장파리에도 들렀으며, 맨 마지막으로는 거기서 가까운 "적군묘지"에도 들렀었다. 그리고 방이동으로 돌아와 소호정에서 안동국시를 먹고 헤어졌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을 포함, 그 이후의 사진과 글도 포함될 것이다.

 

Facebook posting 박순백: "사랑하는 고교 및 대학의 후배 윤정주 선생과 함께 임진각에 왔다.(아마도 JiWuk Harry Chun / 천지욱 선생이 뒤늦게 알고 ‘엉아들이 나만 빼고 거길 갔구나!’하며 섭섭해 할 것이다.^^;)
전엔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한 적도 있는 후배라서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윤 선생이다. 정주는 민족시인 윤동주와 같은 항렬의 친척이고, 그의 아버지인 영문학자 고 윤영춘 전 경희대 사대학장님은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조카 동주의 시신을 운구해 온 분이기도 하다. 영문학자이나 다양하고도 깊은 중문학, 중국학 관련 지식으로 수많은 저서와 에세이를 쓰는 분으로도 유명하셨었다.
정주의 형은 70년대의 유명 가수인 윤형주 씨이다. 그래서인지 정주는 아버님을 닮아 시와 수필도 잘 쓰고, 사진도 잘 찍으며, 형처럼 노래도 잘 부르고 악기도 잘 다룬다.
정주를 만나니 자연히 대화가 거꾸로 흘러 과거를 얘기하게 된다. 하지만 이 건설적인 친구는 그런 와중에도 미래를 논하며 내게 자극을 준다. 그래서 난 그가 좋다.
오랜만의 임진각 나들이가 즐겁다. 지금은 임진각 식당에서 점심을 한 후에 그 주차장 건너편의 카페 “안녕”에 와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카페는 "바람의 언덕"이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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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정주와의 만남

 

며칠 전에 후배 (윤)정주가 은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틀 전에 연락하여 만나기로 약속했다. 항상 내게 고마운 사람으로 여겨지는 몇 사람 중 하나가 그였기에 만나서 차라도 마시면서 대화하고 싶었던 것이다.마침 그가 사는 곳이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에 내가 픽업하여 차로 가면 멀지 않은 양수리나 서종에 가서 커피라도 한 잔 하고자 했다.

 

내 생각은 최근에 내가 자주 가는 양수리(두물머리)에 가서 그곳의 카페 가람의 창가에서 두물머리 풍경을 보면서 얘기하는 것이었다. 실은 지난 주에 집사람과 함께 두물머리에 가면서도 그런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었다. 전에 카페 가람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며 밖을 내다본 적이 있는데 (당시 집사람은 밖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고...) 그게 꽤나 괜찮았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역시 양수리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로하오에에 가서 점심을 먹으면 될 듯해서였다.

 

만약 그게 아니면 양수리를 거쳐 서종으로 가서 그곳에 3년 전에 생긴 테라로사 커피점에서 차를 마시고, 그 부근에 지천으로 널린(?) 다양한 식당 중 하나를 골라 점심을 먹으면 될 일이었다. 둘 다 집사람과 해 봤던 일이고 나름 재미있는 일이라...^^ 

만날 시각에 맞춰 정주의 집 근처로 가는데 생각지도 않게 주상복합인 우리 아파트 아래의 킴스클럽이 개업한 지 몇 년되는 때라 특판 세일행사를 하는 바람에 지하4층의 주차장에서 1층까지 올라오는데만 15분여가 걸렸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정주의 집까지는 5km 남짓인데 점심 때 즈음에 웬 비가 그렇게 억수처럼 내리는지 차가 좀 막혔다. 그래서 많이 늦을 듯하여 중간에 카카오톡으로 미리 연락을 했다. 좀 늦을 듯하다고... 많이 늦을까 걱정을 하며 갔는데 다행히 길이 뚫려서 약속 시간에서 3분여 지난 때에 도착을 했다.

정주의 아파트에서 나와 잠실 길로 접어들었을 때 갈 곳을 택하게 했다. 원래의 내 생각은 두 군데였지만 기왕 차를 몰고 나온 참이니 양수리 방면과 임진각 중에서 선택하라고 했다.^^ 정주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래서 우린 잠실대교를 건너 강북강변도로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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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후에 강북강변로를 통해 달려가는데 120mm로 예보되었던 엄청난 비가 내린다.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의 폭우였다. 장마때도 아닌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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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 판문점, 임진각 등을 가리키는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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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관광의 도시로 알려지기도 한 파주의 대형 홍보판이 서 있는 이곳은 판문점으로 향하는 길목의 검문소 쪽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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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각을 조금 지난 이곳은 승용차가 더 달릴 수 없는 검문소가 있는 곳. 더 가면 판문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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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각으로 들어가는 길엔 이팝나무꽃이 하얗게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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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각 주차장에서 임진각으로 들어가는 길에 임진각 팻말이 새로운 형태로 들어섰다. 나중에 보니 주차장의 임진각 건물 앞에 있던 이와 비슷한 임진각 문자 조형물(I'm Imjinkak)은 철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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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임진각이 보이고, 그 앞에 임진각의 전망대로 오르는 철계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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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계단 앞에 있던 임진각 문자 조형물(I'm Imjinkak)은 철거되어 있었다.-_- 보기 좋았던 조형물이었는데, 낡아서(?) 철거한 듯하다. 낡으면 보수하면 되는 거지 그걸 철거할 이유가 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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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의 사진, I'm IMJINGAK. 좋은 Photo spot이었었는데...ㅜ.ㅜ

 

정주는 2년 전엔가 임진각에 와 본 일이 있는데 그간에도 임진각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임진각 전망대 위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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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전망대 바닥에 인조잔디가 깔려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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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쪽을 배경으로... 임진각 전망대에서 JSA쪽을 바라보며...(Joint Security Area/공동경비구역)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철교가 보인다. 그 오른편은 오래전에 세워진 경의선 철교인데, 전란에 파괴되어 버렸다.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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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단 중간에 "망향의 노래비"가 조금 보인다. 그리고 오른편 중간 바로 아래 철책과 함께 비무장지대의 장단역에서 가져와 전시하는 6.25때 폭격을 맞은 기차(가와사키 제철소에서 만든 기차)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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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각 전망대의 망원경 옆에서... 뒤쪽 왼편에 도라산전망대로 향하는 철교(경의선 철교)가 보인다. 그 오른편엔 6.25때 부서진 임진강 철교가 있다. — 함께 있는 사람: 윤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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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각 왼편의 독립된 전망대에서 뒤쪽에 있는 계단을 통해 임진각 주 건물로 건너왔다. 오래 전 2000년대 초반엔 그곳이 전망대였었다. 그곳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공원 일부를 찍어봤다. 비를 맞아 뭔가 생명력이 느껴지는 초목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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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각 2층의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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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가 식당에서 내 카메라를 만지작대더니 이런 사진을 찍어놨다.^^

 

식사를 한 후에 임진각 주차장에서 그 아래 대형 주차장의 북동쪽 끝에 있는 "카페 안녕"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임진각 3층에도 커피샵이 있기는 하지만 카페 안녕이 훨씬 더 운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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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에서 카페 안녕 쪽으로 가다보면 먼저 보이는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은 한반도를 마음 대로 오갈 수 있는 자유로운 바람을 통해 통일을 염원하면서 그걸 기념하여 조성한 언덕이라고 한다. 2005년 바람의 언덕에 설치된 바람개비들(무려 3천 개라고...)은 김언경 작가의 작품인데, 그 작품의 이름이 "바람의 언덕"이기도 하다. 

 

그 뒤의 사람 형상의 대나무 조형물은 "통일 부르기"란 것으로 밑으로부터 위로 점차로 더 커지는 사람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고, 언덕 꼭대기의 사람은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역시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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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통일 부르기" 조형물 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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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슨 철판을 소재로 만든 카페 “안녕.” 여름엔 저 수도꼭지 모양의 조각이 있는 연못에 수련과 수초가 가득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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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안녕으로 향하는 다리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카페 뒤쪽의 야트막한 언덕엔 "바람의 언덕"이 있다. 전국에 수많은 바람의 언덕이 있지만 유명세로는 거제도에 있는 바람의 언덕이 가장 유명할 듯하고, 이곳의 언덕이 그에 버금갈 것이다. 바람의 언덕을 작은 글씨로 Hill of Wind라고 써 놨는데, 대개 영어로는 Windy Hill(바람부는 언덕)로 부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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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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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통일 부르기" 조형물을 보면서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묘한 느낌...'이라고... 왠지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을 보며 느꼈던 것과 같은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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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그 언덕 위에 전에 없던 건물이 또 하나 보인다. "디 브런치 안녕"이라고 쓰여있다. 브런치 식당이 그곳에 들어선 것이다. "안녕"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먼저 만들어진 "카페 안녕"과 관련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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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왼편에 조형물 하나가 새로 들어섰다. 거대한 핀이다. 저 핀이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누리공원의 언덕 위에 서 있으니 저건 혹 평화와 통일을 저 핀으로 "네일링 다운(nailing down)"하자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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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수상 카페인 카페 안녕은 야외 데크에도 테이블이 놓여있기에 맑은 날은 그곳에서 차를 마시는 것이 좋겠는데, 비가 오니... 전에 집사람과 양이준 선생이 함께 왔을 때 앉았던 테이블을 다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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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안녕에서의 대화. 세월이 내려앉은 정주의 머리카락을 보니 왠지 좀 무상한 기분이 들기도...^^; — 함께 있는 사람: 윤정주

 

이 때 즈음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꺼내 아래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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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언덕이 내다 보이는 카페 “안녕”의 창가. 창이 아니라 수채화가 그려진 액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든 이유는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시야가 흐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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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창, 거기 비치는 바람의 언덕.

 

오랜 대화를 했다. 은퇴 후에 그간 하고 싶었던 수많은 일들을 해내느라 지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좋은 일이다.^^ 차근차근 그 일들을 해나가라고 조언해 주었다. 글쓰기며, 운동이며, 악기 연주며 하고 싶은 일은 끝없이 많은데 그 많은 것을 병렬적으로 처리하다보니 정신이 없단다.^^ 대개는 은퇴 후에 너무나도 많이 주어지는 시간에 당황하고, 뭘 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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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안녕의 벽에 걸린 사진이야 작품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보니 그 위의 조명도 예술 작품이었다. 작품명과 설명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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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녕을 나왔다. 왼편 언덕의 조형물을 다시 올려다 본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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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임진각에서의 대화를 마치고 늦은 오후에 서울에서 할 일이 있었는데, 대화가 길어지는 바람에 그리고 그 좋은 기분을 더 유지하고 싶어서 그 일을 다음 날로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는 내가 자주 가는 파주 파명면 율곡리의 율곡 이이 유적인 화석정으로 향했다. 정주는 그곳에 처음 가본다고 한다. 

 

가 보니 시간이 벌써 저녁 6시가 넘어서 그곳의 관리소(이자 매점)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곳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하긴 비오는 날 저녁에 거길 갈 사람이 어디있겠는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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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정 계단 아래 새로운 안내판이 하나 더 설치되어 있었다. 화석정에 대한 전설을 적어놓은 것이다.

 

위의 안내판은 화석정 부근 임진나루를 통해 의주로 몽진하려던 선조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것이다. 폭풍우로 깜깜한 가운데 화석정 아래 임진나루를 건너려던 선조 일행이 화석정을 불태워 그 불빛에 의지하여 나루를 무사히 건넜다는 전설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그럴 듯한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 이이가 점술가나 예언가가 아닌데 나중 일을 도모하여 화석정을 불태우게 만들었겠는가? 저승의 이이는 물론 이승의 아이들도 웃을 얘기이지만 왠지 그럴 듯하다.ㅋ 하지만 실상은 임진나루가 화석정에서 의외로 멀고, 그곳은 나무가 우거져있기 때문에 산꼭대기의 화석정에 불을 놔도 임진강가의 나루터엔 그 빛이 당도하지 못 했을 것이다. 사진 조명 공부를 한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거리가 두 배가 되면 빛은 1/4로 줄어들고, 그런 비례로 빛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전설에 진실을 토로하여 초를 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가 이이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실은 어린시절 이율곡에 관한 위인전을 읽으면서 위와 같은 화석정 전설이 뇌리에 꽂혀서 2000년 8월에 첫 포르쉐(당시는 911이 아닌 박스터 2.7리터짜리.)를 샀을 때 임진각에 자주 오다가 부근에 화석정이 있음을 알고, 지금처럼 잘 정비되지도 않았던 화석정을 찾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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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을 든 채 찍은 이 사진을 보면서 내가 과거엔 비가 올 때 화석정에 간 일이 없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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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오년 4월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이다. 화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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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이가 8세에 쓴 화석정 시를 새긴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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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정을 떠나기 전에 주차장에서 화석정을 뒤로 하고...

 

그곳에서 우리는 리비교 로터리를 향해 달려갔다. 그곳은 장파리, 바로 장마루촌이 있는 곳이다. 우리 영화사에 남은 명작 "장마루촌의 이발사"의 촬영지와 무명시절의 조용필이 연주하던 무대가 있는 왕년의 미군장교클럽 "라스트 찬스"가 있는 곳. 1960년대 후반 이 클럽에서는 윤복희의 오빠 윤항기나 정훈희의 남편 김태화 등도 노래했었다고 한다. 잘 알려져있듯이 우리나라의 하드락의 전설이 바로 "라스트 챤스"인데, 김태화는 그 그룹의 보컬이었다. 그리고 그들 그룹의 이름은 바로 이 Last Chance 미군 클럽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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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의 친형이 가수이기에 국민가수 조용필의 초기 시절 활동 무대였던 이곳은 남달리 느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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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에게는 "장마루촌의 이발사"란 영화가 가진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이나 난 그 영화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고, 예전 그 영화 촬영 장소였던 이발소 앞까지 가서 그걸 보여줬다. 전에 내가 다른 글에서 이미 썼듯이 "장마루촌 이발소"는 지금은 영은이란 전기공사 샵으로 바뀌었다.-_-

 

장마루촌의 이발사와 조용필 - 1
장마루촌의 이발사와 조용필 - 2
장마루촌의 이발사, Revis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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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 1970년대의 거리풍경이 화석처럼 박제되어 있는 장마루길에서 우린 당시 미군이 세운 장파중학교 건물에 새긴 명판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린 장파리에서 가까운 "적군묘지"에 갔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humanitarian한 국민들의 나라인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묘지이다. 자신과 싸운 적의 시신을 안장해 준 인도적인 국민이 한국민이다. 그리고 우린 그들의 일부이다. 북한군과 중국군이 묻힌 묘역 중 제2묘역은 입구가 닫혀있어서 북한군 묘역에만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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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사태에 무장공비로 남침을 했던 북한군 소좌(소위) 박기철의 묘이다. 분단의 아픔이 느껴진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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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짠한 마음으로 적군묘지를 떠나왔다. 그리고 우린 방이동 먹자골목 한 켠에 있는 유명한 안동국시집인 소호정 방이분점에 갔다.(소호정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좋아한 안동국수를 만든 집이다.) 별명이 청와대 국수인 소호정 국수는 내 입맛에 상당히 잘 맞는 국수이다.(원래는 내가 라면이나 스파게티 이외의 국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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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정주가 처음 먹어보는 이 국수를 맛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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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호정의 국수는 양지 삶은 육수에 국수를 함께 끓여내는 것으로서 본점과 이 방이점은 맛과 식감이 약간 차이가 있다. 원래 본점의 국수는 상당히 부드럽고, 국물이 더 진한데 그 이유는 거기서는 많이 끓이기 때문이다. 양재동의 고객들이 그런 걸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이점의 국수는 본점보다는 덜 끓이는데, 그건 방이동 먹자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고, 그들은 대개 꼬들한 국수발을 좋아하기에 꼬들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본점보다는 덜 끓여낸다는 것이다. 난 방이점에 가면 "조금만 더 끓여내 주세요."라고 주문한다. 어제도 그랬다.^^

 

이렇게 오후 12시에 시작된 만남이 10시간을 지속한 끝에 마무리되었다. 보람있는 하루였다. 

 

 Comment '1'
  • ?
    <p>형님을 처음 뵌 지가 벌써 삼십육 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대학원 조교 시절, 그러니까 총각 때 형님을 만난 이후로 이제까지 그저 꿈결 같기도 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어제만큼 참 긴 시간을 쫓김 없이 가림없이 그저 넉넉한 마음으로 회상도 하고 앞그림도 그리고 이곳저곳도 다녀보고 사진 모델도 되어보고 두 끼의 밥과 커피를 마시며 또 쏜살 같은 차를 시원히 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폭우를 헤집고 다니며 그러나 미끄런 길 위를 완전하진 않지만 충분히 시원한 속도로 달린, 아마 이제까지의 세월보다 더 진하고 깊은 맛을 우려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언뜻 말씀드린 것을 귓가로 흘리신 것 같았는데 바로 다음날 호출해서 축하해주시는 바람에 몸둘 바를 모르겠던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디테일에 강하시고 사랑이 넘치시는 형님이심을 다시 느끼는 길지만 짧고 짧지만 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아무 언덕이나 소담한 샛강이나 아니면 뻥 뚫린 도로로 끌고 가시겠다 시면 바로 출동 가능한 여유가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이제는 여행을 여행으로 쉼을 쉼으로 가자미식해처럼 폭 삭힐 수 있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런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시간을 제게 선물로 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예전 같으면 농도 섞고 가볍게도 표현했겠는데 오늘은 전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br>
    <br>
    <img alt="KakaoTalk_20180517_223513861.jpg" data-file-srl="3858310" editor_component="image_link" src="http://www.drspark.net/files/attach/images/275/309/858/003/d04c26fd21add481e146f416e3d35b27.jpg"></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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