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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Hye Won Kwon 양이 엉뚱한 동영상(https://goo.gl/T8wZTo)을 올렸기에 '이게 뭔가?'했는데 그게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패러디한 본인의 영상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간간이 그 영화가 괜찮은 영화이고, 그걸 보면 잔잔한 농촌생활이 주는 감동과 함께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 영화에 출연한 신인배우 김태리의 인기가 올라갔다는 얘기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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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장 가기를 귀찮아하는 습관이 생긴 난 넷플릭스로 그걸 보려고 했는데 그 영화는 안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다 구해 본 영화는 이 영화의 원전이라는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였다. 2018년작 한국판 영화는 러닝 타임이 한 시간 사십 분 정도되는데, 일본판은 한 시간 오십 분짜리 영화가 두 개였다. 2014년과 2015년 두 번에 걸쳐 여름+가을을 다룬 게 하나 겨울+봄을 다룬 게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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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이 영화의 원작은 2002년에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펴낸 일본 만화이다. 원작의 제목 역시 리틀 포레스트(リトル フォレスト)인데, 일본인에게 친숙한 소림(小林/Kobayashi)으로 작명하지 않고 그걸 영어 제목으로 만든 게 희한하다. 한국판에서는 끝부분에 그게 "작은 숲"의 의미인 걸 몇 번이나 강조하는 게 좀 촌스럽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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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처음엔 일본판을 먼저 봤다. 어떤 주제의 영화인지조차 모르고 보기 시작했는데, 여기 출연하는 하시모토 아이(橋本 愛 / はしもと あ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이미 잘 알려진 배우라는데 난 그 영화에서 처음 봤다. 96년생의 하시모토 아이(2014작, 첫 편에서 18세)는 도저히 농부일 수 없는 아주 흰 얼굴과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콧등이 약간 굽은 것 말고는 시비를 걸 수 없는 순수하고도 깨끗해 보이는 미모가 참으로 신선했다. 그녀가 감자를 먹는 모습에서는 역시 같은 느낌의 심은하 얼굴이 겹쳐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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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작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하시모토 아이. 이 영화에서는 하시모토 아이는 이런 새하얀 얼굴로 농부 흉내를 낸다.^^ 처녀농군으로는 전혀 어울리는 얼굴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잖은가? 얼굴이 예쁘면 모든 게 다 용서된다는 거.-_- 이 사진은 왠지 심은하를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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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의 하시모토 아이의 사진은 심은하의 이 얼굴을 닮았다.^^ 하지만 하시모토 아이가 전반적으로 심은하의 얼굴을 닮은 것은 아니다.


리틀 포레스트는 희한하게도 시골생활과 요리에 관한 얘기이며, 대체로 후자에 관한 관심이 집중된 영화이다. 거기서는 4계절이 다뤄지는데, 원작에서는 한 계절당 농촌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토대로 만든 8종류의 음식이 소개된다. 원작은 별다른 극의 전개가 없이 계속 계절에 따라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채취하고, 그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그걸 예쁜 모습으로 먹는 하시모토 아이만 주로 나온다.(거의 그녀 혼자서 영화를 끌어간다고 봐도 좋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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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농군의 요리하는 모습이 이렇게 예뻐도 되겠는가??-_-


간간이 보이는 도호쿠(동북) 지방의 농촌 코모리의 풍경이 마음을 평안케 하고, 직접 재배한 소박한 채소나 산야에서 채취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심신을 풍요롭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 계절에 8가지의 음식이 소개되어 4계절동안 무려 32가지의 음식이 만들어지고, 그걸 먹는 모습이 보인다.(요리를 하는 장면이나 그걸 먹는 장면이 공히 중요한 영화이다.) 원래 만화 원작에서 소개된 요리의 가지수도 그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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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농부의 모습이냐고?-_-


일본작에 소개된 음식 중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난 머위 꽃을 따서 그걸 데쳐먹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눈속에 묻힌 머위꽃을 따서 데치고, 그걸 다져서 된장과 섞어 "머위 된장"을 만든다. 머위 된장은 밥에 비벼먹거나 거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 된장국으로 먹는다. 여러 해 전, 매년 4월에서 5월 중에 난 (영화속에 나오는 동리가 있는) 일본 동북부에 소재한 야마가타현 갓산 스키장에 가곤 했는데, 스키장 리프트 아래 눈이 녹은 곳에 솟아오르는 머위 꽃을 따는 사람을 여러번 봤다. 물어보니 그 꽃으로 반찬을 만든다고 하여 신기했었는데 드디어 리틀 포레스트에서 머위 꽃으로 만든 음식을 보게 된 것이다.(머위 잎을 데쳐서 그걸로 쌈을 싸먹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언제 한 번 나도 머위 꽃으로 머위 된장을 한 번 만들어보리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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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봄의 머위는 이렇게 눈속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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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헤쳐서 파내는 머위 꽃이다. 이 연두색 꽃덩이(?)를 끓는 물에 데친 후에 이걸 다져서 된장에 넣어 "머위 된장"을 만든다. 왠지 꼭 먹어보고픈 음식 중 하나가 이것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희한했던 것은 핑크색의 쇠뜨기 포자낭과 생식줄기를 마디의 받침만 뗀 후에 삶아 무친 반찬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쇠뜨기로 반찬을 만들어먹는 걸 본 일이 없다. 어린 파란색 쇠뜨기를 데쳐 반찬을 만든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런데 이 일본작에서는 어린잎 쇠뜨기 이전에 먼저 돋아나는 포자낭과 생식줄기를 뜯어다 데치고 이걸 간장 조림으로 먹는 것이었다. 별로 맛은 없을 듯하지만, 매우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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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뜨기가 이렇게 피어 포자낭의 홀씨마저도 다 날아갔을 듯한 상태의 생식줄기를 뜯어 삶고, 간장 조림을 한다. 분명 별 맛이 없을 것이다.-_- 하지만 이런 색다른 음식이라니 그 맛이 궁금하다. 뭐 한 번 만들어봐야지. 올해는 이미 때가 지난 듯하고 내년에?


뒤늦게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를 보았는데, 아무래도 원작 만한 후속작은 없기 마련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이것이었다. 한국판은 원작에 극히 충실한 것은 아니나 닮아도 너무 닮은 냄새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홀로 농사 짓는 역할로는 매우 어색하고도 고결해 보이는 하시모토 아이가 농사를 짓고, 직접 키운 작물로 만든 음식을 먹는 무료한 장면의 연속과는 달리 극의 전개가 아주 확실하다. 일본판에서는 희미한 동네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한국판에서는 명확하고도 따뜻하다. 그래서 따분하지 않다. 고등학생 딸 하나를 남겨두고 아무 말도 없이 엄마가 떠나버린다는 설정은 너무나도 변태적인 것이어서 일본작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데, 인간 관계를 주로 다룬 한국판에서도 그 설정을 동일하게 채용한 것은 의외이다.(한국에서 수능 끝내고 돌아온 여고딩애가 느낀 그 썰렁함이 한 마디의 예고조차 없이 도망간 엄마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된다는 설정이 가당키나 한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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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원작에서나 한국판에서 주인공은 둘 다 자전거를 탄다. 근데 하시모토 아이의 자전거 실력이 더 좋았다.^^


오래 전부터 요리에 관한 만화가 있었던 일본에서는 요리 만화로서의 리틀 포레스트가 있을 만하다. 그리고 그걸 원작에 충실하게 그려낸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적어도 일본에서만은...)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일본작은 극장에 걸렸으나 당연히(?) 흥행에 실패했다. 심지어는 이것이 인디 영화 취급을 받았을 정도라 한다. 만약 이의 한국판이 하시모토 아이가 주연한 일본작을 답습했다면 1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기는 커녕 일본작과 똑같은 실패를 경험했을 것이 분명하고... 


일본과 한국판 영화의 주인공은 둘 다 농부로서는 어색하다. 새하얗고도 분위기가 그윽한 하시모토 아이는 더 어색하고, 왠지 깜씨(까무잡잡한 얼굴) 냄새를 풍기는 김태리는 덜 어색할 뿐이다. 일본작은 다큐멘터리 냄새가 나지만, 한국판은 줄거리도 나름 탄탄해서 영화답다. "시월애"와 "엽기적인 그녀"를 헐리웃에서 리메이크했을 때 뒤의 두 영화를 보면서 '역시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틀 포레스트의 경우는 일본 원작이 주는 독특함과 감동이 적지 않아서 후자가 훨씬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판 리메이크는 그 나름의 확실한 존재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역시 한국 영화는 이제 그 나름의 힘을 가지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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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머위와 쇠뜨기로 만든 음식에 관심이 생겼는지 모르겠다.ㅋ(영화의 힘인가?) 이 사진은 영화와는 관계 없는 건데, 요리 솜씨가 좋은 집사람의 오빠가 만들어다 준 미나리 김치이다. 난 어린시절엔 미나리를 못 먹었다. 쑥갓을 못 먹었던 것처럼... 하지만 나이가 드니 쑥갓은 아주 좋아하게 됐고, 미나리도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나리로만 만든 김치는 좀 엽기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게 익기 전엔 안 먹고 있다가 익은 후에 먹어보니 먹을 만 했다. 입맛은 역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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