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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5(금)

 

자주 틀리는 기상대의 예보가 모처럼 얻어걸린(?) 아주 맑은 날이다. 햇빛이 쨍하고, 햇볕은 오전부터 뜨거웠다. 이 날은 몇 가지 계획을 세웠지만 그건 매우 단순했다. 점심을 또 곰치국으로 먹고, 맑은 날이니 전날의 빗속에서 찍은 청간정(淸澗亭)의 사진을 새로 찍고, 그곳 자료전시관의 김광섭 선생님을 다시 찾아뵙고, 마지막으로 전날 가기로 하고는 실행 못 한 화진포 해수욕장에 가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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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지고, 들고, 거기다 양산까지 들고 콘도 로비를 걸어나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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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입구에 가까워졌다. 알고보니 이곳이 설악항활어회센터(오른편 간판)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부근에 우리가 갔던 곰치국 전문점인 "진미횟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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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입구. 언제인지 모르게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새 단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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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입구 오른편의 진미횟집. 곰치국(물곰탕, 곰치탕) 전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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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곰치국을 지리로 주문했다.

 

곰치는 살이 연해서 익은 상태에서는 숟갈로 그걸 퍼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오래 전엔 곰치가 그물에 걸리면 버려왔다고 하는데, 그걸 속초중앙시장의 한 식당에서 곰치국으로 내놓은 이후에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지금은 곰치를 너무 잡아서 곰치 금어기까지 정했을 정도라고 하는데, 요즘엔 한 마리에 십만 원이 넘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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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너무 짜지 않게 음식을 먹는 편인데, 전날의 곰치국이 맛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좀 짜다는 생각에 이 날은 우리 입맛에 맞춰서 간을 좀 덜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그 결과는 대성공, 이 날은 훨씬 더 맛있게 곰치국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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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은 역시 전날처럼 반찬으로 나온 멍게무침에 반해서 밥을 한 공기 더 시켰다. 그리고 그걸 반이나 먹었다. 밥은 한 공기를 남기는 일도 있는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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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게무침을 구입하기 위해 들른 후진활어센터. "후진" 활어를 먹으러 누가 이곳에 오겠나?-_-

집사람이 진미횟집 왼쪽편의 해산물 가게에서 "어디 가면 멍게무침(멍게젓)을 살 수 있냐?"고 물었는데, 그 집 주인이 설악항 쪽에 가면 된다고 하여, 우린 거길 찾아가기로 했다. 지리를 잘 모르니 우린 오던 길을 한참 되돌아 후진(항)활어센터까지 왔다. 나중에 보니까 앞서의 사진에 있는 것처럼 설악항은 설악산 입구 건너편 길쪽에 있는 것을...ㅜ.ㅜ 어쨌든 이곳 후진활어센터에서 속초중앙시장에서 멍게무침을 잘 하는 집이 있다는 정보를 얻고, 그 집 주인의 명함을 얻어왔다. 가는 길에 속초가 있으니, 그 길에 중앙시장에 들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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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에 이르러 엔젤리너스에서 카푸치노 레귤러 석 잔을 샀다.

석 잔의 커피는 우리 부부와 청간정 자료전시관의 김광섭 선생님을 위한 것이다. 자료전시관 옆에도 편의점이 있고, 거기서도 원두 커피나 믹스 커피를 팔지만 아무래도 이 커피점 것이 더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근데 레귤러가 5,300원, 아니 엔젤리너스 커피가 그렇게 비쌌어요?-_- 원두 커피를 주로 만들어 마시다보니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이 낯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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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의 멋진 다리 두 개 중 두 번째인 금강교를 향해 가는 중이다. 아치형의 멋진 다리인데, 이 부근에 속초의 명물 갯배가 있다. 오래 전에 "가을동화" 드라마를 찍기도 한 곳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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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저 앞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가야 고성인데, 우리는 직진을 해서 동명항 쪽으로 가기로 했다. 거기서 멍게젓 등의 해산물을 사기 위함이다.(속초중앙시장은 다른 곳에 있는 듯해서 그냥 항구쪽으로 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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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항 부근의 속초시수협수산물직매장에 와서 주차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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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지근에 속초의 명물인 영금정이 있다. 전에 바다쪽에서 영금정을 찍은 사진을 보니 꽤 높은 곳에 정자가 있던데, 이곳에서 보니 이건 동산도 아니고 조그만 언덕??? 의외였다. 어쨌든 거기도 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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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동명항길에서 왼편으로 보이는 속초등대에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난 몰랐는데, 집사람이 송지호에서 멀리 남쪽으로 보이는 아주 큰 흰등대가 있었는데, 그게 저 속초등대인 듯하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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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매장의 왼편 유리창에 멍게젓도 쓰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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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맛을 보니 이곳에 있는 멍게젓은 진미횟집에서 먹어 본 것과는 달리 아작거리고 씹히는 맛도 없고, 양념은 적으며 간이 적당치 않아서 맛이 없다고 한다. 간이 좀 쩐 것 같은 맛이 났다고.. 그래서 그건 나중에 집에 돌아가서 추천받은 상점에 우편주문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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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물직매장에서 나와 우린 영금정으로 향했다.

 

영금정이란 이름은 파도가 석벽에 부딪힐 때면 신비한 음곡이 들리고, 그것이 거문고 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이 설명문에 보면 이 일대가 한 때는 울산바위처럼 아름다운 돌산이었는데, 그게 속초항의 개발로 다 파괴되었다고 한다.ㅜ.ㅜ 김정호의 대동지지에서는 이 일대를 비선대(선녀들이 남몰래 하강하여 목욕했다는 의미를 지니...)라고 불렀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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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트막한 언덕이라 계단이 그리 많지 않았고, 그래서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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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금정에 올라가니 그 무더운 날인데도 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불어오는 특별한 장소였다. 그 멋진 경치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할 수 있다니 이곳을 찾는 속초 시민들은 복을 받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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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아래 속초시수협수산물직매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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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왼편 멀리엔 좀 전에 지나온 금강교도 보이고, 그 왼편에 붉은 색의 또다른 아치형 다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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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항이다. 혹 속초항의 이름이 동명항인지도 모르겠다. 속초항이라고 따로 보지는 못 한 듯하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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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항 방파제. 테트라 포트가 엄청나게 많이 쌓여있었다. 웬만한 파도엔 꺼떡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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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왼편의 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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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의 바다를 내려다 보니 영금정이 꽤 높은 곳에 지어진 정자인 걸 알겠다. 바다쪽에서 보면 꽤 높은 곳에 정자가 있는 것이다. 아래쪽엔 이런 너럭바위가 밑에 펼쳐진다.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고, 나들이를 와서 바위에서 쉬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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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럭바위에서 더 왼편으로 가면 정자가 하나 더 있는데, 현재 그리로 가는 다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완성이 되면 저 정자와 다리 또한 속초의 명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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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에 아파트들이 있어서 그걸 보호하느라 담장 아래 수많은 테트라 포트를 쌓아만든 방파제가 있다. 그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항상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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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뒤편으로 속초등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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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금정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있는 속초등대에 가기 위해 그곳 주차장에 왔다. 어찌나 날이 더운지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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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긴 철계단을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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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걸어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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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로 오르는 길목에 야외무대도 있다. 그곳에서 7월에 개최한 힐링 콘서트 배너가 걸려있다. 이곳엔 바닷바람이 많이 불어서 저녁엔 시원할 것 같은데, 저 무대 앞에 의자를 놓고, 공연을 보면 아주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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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등대 위에서 좀 전에 들렀던 영금정을 내려다 본다. 아파트 이름도 영금정 아파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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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금정 왼편의 또다른 정자도 기대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그걸 자연파괴로 보고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난 그런 일에 좀 관대한 편이다. 그곳이 영금정보다는 낮아도 바로 바닷가에 있는 것이라 그 정자에 오르면 정취가 남다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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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속소시의 풍경이 보이는데, 각 부위가 어느 곳인가를 아래 안내판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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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보이는 주차장에 빨간차도 보이고, 노란차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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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 꼭대기에서 멀리 고성쪽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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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간정에서 왼편 멀리에 있는 걸 볼 수 있었던 "무로도"가 지금 이 사진의 오른쪽 수평선 아래 조그맣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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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 해변도 보이고, 그 위의 항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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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습이 구 속초등대라고...(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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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시와 그 오른편의 영랑호. 영랑호가 저렇게나 큰 것이었다니??? 이 모형에서 속초등대는 왼편 하단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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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제목이 좀 이상하다. 영금정을 잘 못 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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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의 흔적은 여기에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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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등대 꼭대기에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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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속초 하늘을 날아보자고...^^

 

거기서 내려와 고성을 향해 달렸다. 다시 청간정에 들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페이스북을 통해서 케슬러코리아(Kessler Korea)의 이경호 대표가 송지호의 Surf 61에 잠시 들를 것이라는 소식을 댓글을 통해 알았다. 그래서 우린 청간정에 들러 사진을 좀 찍은 후에 송지호에 다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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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 차를 세우고 파란 논 뒤 먼 산 위의 청간정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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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찍는 중에 케슬러코리아의 이경호 대표가 지나가다가 우릴 부르셨다.^^ 인사를 나누고 멀어지는 이 대표님의 차 꽁무니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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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카메라의 줌(zoom)을 당겨 청간정의 사진을 찍는다. 이런 각도에서는 처음 찍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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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청간정 주차장에 왔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2년전에 세워졌다는 청간정 자료전시관이다. 자료전시관 왼편엔 매점이 있다. 그리고 자료전시관 건물 오른편의 또 하나의 건물은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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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점 앞의 세 개의 공적비이다. 왼편의 두 개 비는 땅속에 묻혀있던 것을 발굴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상단이 깨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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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왼편은 이 일대 토성면의 면장을 지낸 김용집 선생의 비석이다. 1920년대에 허물어져 버린 청간정을 산 위로 옮겨 복원하자는 캠페인을 벌인 분이라 한다.

 

앞서의 공적비 세 개는 각기 김용집, 박복순, 그리고 김두환 세 분을 위한 것인데, 박복순 여사는 그 캠페인을 실제로 성사시킬 수 있도록 큰 돈을 희사한 분이라한다. 당시 돈으로 600원을 그 분이 댔고, 김두환 선생은 500원을 댔다고 한다. 당시엔 600원이면 땅 3,000평을 살 수 있었다고 하니 꽤 큰 돈을 희사한 것이다. 그 사실을 김광섭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아래는 관동팔경도 중 청간정도로서 18세기에 정충엽이 그린 것이다. 그림의 아래쪽에 동해의 물과 흰 파도가 보이고, 파도 위쪽으로 만경대 총석(叢石)이 보인다. 그리고 그 왼편 위쪽으로 청간정과 만경루가 보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만경대를 바라보는 누각이 만경루였고, 청간정은 이 부근의 청간역과 관련되는 건물이다. 이 그림을 보면 만경대 바로 아래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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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에서도 알 수 있는 바, 청간정에 관한 그림을 보면 사람들은 청간정 건물이 아닌 만경대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된다. 하긴 건물은 인공이 깃든 것이고, 만경대와 같은 총석은 자연의 산물이므로... 자료전시관의 김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그래서인지 단원 김홍도 등의 궁정화가가 그린 관동팔경도에서 청간정 그림을 본 숙종이나 영조가 쓴 글이 청간정에 관한 것이 아니라 만경대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오래 전엔 청간정 그림을 보면서 그 정자의 아름다움보다는 만경대의 아름다움에 반한 일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청간정에 가면 볼 수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청간정 뿐이다. 만경대와 만경루는 사라졌다. 그리고 청간정도 위의 그림에 있는 위치가 아닌 이 그림에 보이는 두 개의 뒷산 중 왼편 산의 끝으로 옮겨져 있다. 그럼 만경대는 왜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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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간정자료전시관의 모형이다.

 

지금 만경대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청간해변의 오른편 위에 있는 군부대 내에 있다. 그래서 부대 내에 들어가지 않고는 만경대를 볼 수가 없다. 잘 아시다시피 부대는 군사시설이고 보안 목적 상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그런데 부대 부근에서는 담이 있어서 그 안의 만경대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앞서의 그림과 이 청간정/만경대 모형도를 비교하면 그림이 좀 엉터리 임을 알 수 있다. 하긴 그 옛날에는 그림에서 원근법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 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물의 크기도 제 멋 대로이고, 주변의 사물이나 산, 혹은 강의 위치도 그림 그리는 이의 기분 내키는 대로 그렸다.

 

그리고 오래 전의 그림에서는 만경대가 꽤 높은 총석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그 높이가 꽤 낮아졌다고 한다. 위가 잘린 게 아니라 총석의 아래 부분에 흙과 모래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라 한다. 예전엔 바닷물이 만경대 바로 앞까지 오고, 때에 따라서는 만경대 하단부가 물에 잠기기도 한 모양이다. 하지만, 현재 위 모형의 오른편에 마을이 있고, 거기서 더 오른편으로 가면 아야진 항구가 있는데 항구가 조성되어 물길이 바뀐 후에 만경대 앞바다에 모래가 퇴적되기 시작해서 지금의 지형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경대와 가까운 곳에 있던 두 건물 청간정과 만경루는 역시 아래 부분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굵고도 긴 돌기둥(지주) 위에 지어졌었는데, 그 중 만경루는 완전히 지주만 남기고 사라졌고, 청간정은 1928년에 산 위로 옮겨진 것이다. 원래 두 건물의 지주들을 합친 것이 현재 청간정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청간정을 현재의 자리에서 산 위로 옮기면서 토성면장 김용집이 한 말은 "이제는 청간정이 물에 잠기는 일이 없이 그게 영원할 것이다."라고 했단다. 무너져 흔적이 없는 청간정을 복원하되, 멀리 내다보고 그것을 산 위로 옮긴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라 하겠다. 김용집 선생의 혜안에 경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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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간정도는 그림마다 엇비슷하지만, 실사와는 다 차이가 있는데 그게 원근을 무시하고, 작자가 "마음 속의 그림"을 그린 때문이라 생각된다.^^

 

위 그림의 오른편 위에 있는 섬은 지금의 무로도인 듯한데, 실은 그 섬이 꽤 먼 곳에 떨어져 있는 것인데, 이 그림에서는 오른편 산 앞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만경대가 있는 곳 왼편과 전면이 암산으로 그려져있는데, 원래는 그랬는지 모르지만 현재는 그곳에 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왼편의 감싸안은 듯한 산은 현재 아야진 항구의 뒷산으로 여겨진다. 실제 가보면 이와는 달리 만경대로부터 아야진 항구까지는 그 거리가 수 km나 될 정도로 꽤 멀다. 만경대의 아름다움이 만경대의 크기를 과장해서 더 크게 그리도록 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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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관의 전시 자료.

 

위의 설명문에서 객관이라 함은 영어로 guest house에 해당하는 공기관이다. 일종의 영빈관 같은 것. 청간정은 청간역 부근에 있던 것인데 그 역은 지금의 기차역 같은 것일 리는 없고(^^) 말이 쉬어가는 역사를 말한다. 먼 길을 가는 공무원들이 머물던 곳인 것이다. 현재의 청간정은 원래의 만경루처럼 누각 형태로 지어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어찌 보면 산 위로 옮겨진 것은 청간정이 아니고, 만경루이고, 그걸 청간정으로 부르는 것이라 해야할 것이다.

 

위 자료의 오른편 사진을 보면 이 때 이미 토사가 많이 쌓여 만경대의 높이가 낮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만경대 앞에 조그만 각이 하나 서 있는데, 흑백 사진에서는 그게 잘 안 보인다. 그것은 작은 정려각인데, 정려각이란 정실이 바른 여성을 기리는 각이다. 아래 사진에서 그걸 뚜렷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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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에 육군대령 소주영이 개축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 사람이 현재 만경대를 포함하고 있는 군부대의 당시 지휘관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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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경대에는 그 이름을 적은 암각서가 지금도 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근년에 들어 탁본을 뜰 당시에 찍은 사진이다. 암반에 직접 새긴 것이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름을 적어서 붙인 것이 아니다. 탁본을 위해 한지를 바위 위에 붙여놓은 상태에의 사진인 것이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로 유명한 양사언의 친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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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역시 만경대 한 켠에 있는 것으로 탁본을 뜰 때 찍은 사진이며, 암각서이다. 이것은 송시열의 친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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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청간정도인데, 그림 자체는 멋이 적지만 차라리 이것이 실제의 만경대와 청간정, 만경루, 그리고 두 개의 산의 모습이나 마을의 존재, 길의 존재를 잘 표현해 놓은 것 같다. 지금은 청간정 뒤 두 개의 산이 하나로 이어져있는 모습이기에 두 산으로 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예전 그림들에는 거기있는 산이 모두 두 개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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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만경대의 모습이 널찍한 돌을 쌓아놓은 것처럼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산이 역시 두 개이고 그 중간에서 물길이 내려오고 있다. 현재는 그림의 두 개의 산이 완전히 합쳐진 모습이고, 중간의 물길도 없으며, 물길은 왼편 산(현재의 청간정이 옮겨 세워진 산)의 왼쪽 아래로 산과 청간리 너른 농토의 중간으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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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성군 읍지

김광섭 선생께서 자료전시관에 있는 고성문화원에서 발간한 "간성군 읍지"를 보여주신다. 제목 밑에 "원 수성지"라 쓰인 것은 간성의 옛 이름이 수성이었기 때문이다. 일본강점기에 간성군과 고성군이 합쳐져 현재의 고성군이 된 것이라 한다. 현재는 송지호와 화진포 길 중간 정도에 고성군 간성읍이 있다. 그리고 고성은 화진포에서 통일전망대를 향해 북쪽으로 한참 더 올라가야 있다.

 

아래는 삼척부사 허목이 간성현감으로 부임하는 친구 박길응(나의 직계 조상님 중 한 분이다. 13대 전의 할아버님이시다.)을 전송하며 쓴 글이다. 허목의 유명한 저서인 "미수집"에 실린 글이다. "덕일"은 박길웅의 "자"로서 옛날엔 친구의 이름을 부를 때 "자"로 불렀다. 그래서 "박덕일을 전송하는 서"라 쓴 것이다. 김광섭 선생께서 "뭉클한 글"이라셨는데, 읽어보니 친구를 염려하는 허목의 우정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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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래는 조선 효종 시에 간성 지역의 현감을 지낸 분들의 이름과 재직연도인데, 그 중에 박길응이 있고, 재직연도는 1654년에서 1655년의 1년간이다. 그런데 비고란에 "청간정 시"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 조상 중 가장 유명한 분은 일옹공 박경응이다. 박길응 할아버님은 일옹공의 막내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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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가 박길응 할아버님이 쓴 "청간정 시"이다. 청간정에 들러 할아버지가 쓴 시를 찾다니 참으로 감개가 무량하다. 내가 언론학을 전공했으나 수필가로 등단하고, 글쓰기를 취미로 하고 있는데, 그런 재주가 박 씨 일족의 DNA 속에 숨어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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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길응 작 "청간정 시"의 첫 구절이 보인다.

 

淸澗亭 詩(청간정 시)

 

朴吉應(密陽人, 孝宗때 文臣, 杆城縣監)

 

塊祝三山澗視海 육지엔 삼신산(三神山)이 제일이요 물엔 바다가 제일인데

此亭天下更無雙 이 정자야말로 천하에 짝이 없는 것일세

淸明明月同今古 청풍명월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것이니 

大醉哦詩獨倚窓 크게 취하여 글 읊으면서 창문에 기대 있네

漁人乘艇釣魚去 어부는 배를 타고 고기잡이 가더니 

日暮牧綸各自歸 날이 저무니 그물을 걷어 돌아오도다

看此使余詩興足 이것을 보니 나의 시흥이 돋아지는데

白鷗何事又雙飛 갈매기는 무슨 일로 쌍쌍이 날아 드는가?

 

한문에 대한 내 지식은 짧지만 이 첫 구절에 대한 번역은 좀 이상한 듯하다.-_-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오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하의 구절들은 다 멋지게 번역이 된 듯한데...

 

첫 구절의 번역 "육지엔 삼신산이 제일이오, 물엔 바다가 제일인데"는 정말 가당치도 않은 해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정말 이상해서 계속 이 구절을 살펴봤다. 대충 내용은 알 만했다. 번역자는 그 구절의 삼산을 중국의 삼신산으로 본 듯하지만, 그건 아닌 듯. 혹은 그걸 염두에 두고, 이 축복받은 멋진 땅에서 설악산과 청간정의 두 산을 의미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산, 시내(시내 澗), 그리고 바다의 세 요소를 표현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 축복받은 땅의 산과 시내를 두고 바다를 본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된다. 꽤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 그걸 어찌 번역해야할지 고민인데, 어쨌건 위의 책에 있는 번역은 가당치 않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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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의 큰 형님인 일옹 박경응의 "일옹집"을 보면 술마시는 일과 글쓰는 일에 관한 얘기가 많은데, 동생도 형 못지 않은 애주가였던 듯하다. 근데 남자는 사필귀색이라 했던가?ㅋ 취기로 흥이 돋아 시를 쓰는데, 막판의 글은 "갈매기는 무슨 일로 쌍쌍이 날아드는가?"이다.^^ 술이 거나하시니 외로움을 타시게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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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책이 1987년에 번역된 일옹 박경응 할아버지의 시집 "일옹집(1616년 간)"이다. 원래는 네 권의 시집으로 나뉘어 쓰여진 것을 내 아버님(박삼진, 호 초당)께서 번역 후에 한 권의 책으로 묶으신 것이다. 오른편의 초당집은 우리 아버님께서 우리 박 씨 종중의 역사를 책으로 엮으신 것이다.

 

동생 순관에게 이런 일에 대해서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형보다 나은 동생"의 모습을 보게 된다.-_- 난 실은 일옹공에 대해서는 좀 알았지만, 그 할아버님의 동생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는데, 동생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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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길응 할아버님이 간성 군수를 하셨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삼척에서 얻은 직은 부사인데, 삼척 군수를 한 것으로 그 둘을 합쳐서 기억하고 있었고...(관기들과 노시고, 관용 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셨다니 이 또한 조선시대의 적폐이다.^^;)

 

이 시점에서 집사람과 난 늦기 전에 송지호 Surf 61에 가기로 했다. 이경호 케슬러코리아 대표가 이번 토요일(08/27)부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에 오픈하는 서핑 스쿨 일 때문에 한 사람을 데려가려고 오신 것이고, 그래서 송지호에 오래있지 못 하고 가야한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로 달려나왔는데, 연료 게이지가 거의 바닥이라 아날로그 계기엔 빨간불이 들어와 있고, 디지털 계기엔 검정배색에 겁나는 노란색 영어 글씨로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가를 염두에 두라!!!" 경고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청간정 입구에서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S-오일 주유소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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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사진은 의도적으로 이렇게 찍은 것이다. 뒤의 S-Oil 간판이 오른쪽으로 향하는 선과 아래 자동차와 그 아래 선이 향하는 perspective의 꼭지점에 청간정 입구를 가리키는 한옥 지붕 모양의 이정표가 있다.(잘 보시면 사진의 오른쪽 끝 중간에 그 이정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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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Surf 61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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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음료를 주문하고 돈을 내는데 최 과장이 아니라고...(당연히 내야하는 것이라 집사람이 이겼다.^^)

 

그런데 이미 이경호 대표는 떠나고 안 계셨다. 전날 우리가 이곳에서 만난 정은지 씨(Surf 61, 서핑스쿨 강사)를 픽업해서 떠났다는 것이다.^^ 비발디 서핑샵 오픈에 꼭 필요한 인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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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속초의 맹렬 스키어인 김영곤 선생을 만났다. 우리가 서프 61에 간다고 한 걸 페이스북에서 보고 속초에서 송지호로 달려오신 것이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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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곤 선생님. 전에 스타힐스키대회에서 우승도 한 바 있는 대단한 스키어인데, 작년부터 서핑에 매료되어 작년엔 초겨울까지 서핑을 하셨던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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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함께 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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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선생님으로부터 서핑에 관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지금은 서핑용 앱에 관한 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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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의 상황을 알려주는 앱이라한다. 높이 방향 등 여러 가지 서핑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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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ssler Korea의 디자이너인 최재원 과장이 방문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까지 그린 상태에서 우리가 그곳을 방문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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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그림 그리기가 재개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변모해 간다. 이 문을 치장하는데는 여러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아니 최 선생은 예쁜 것으로도 모자라 이런 재주까지?^^ 세상은 절대 고르지 않고, 공평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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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언 컨셉의 문 장식이 이렇게 완성되었단다.(이 사진은 그곳에서 돌아와 집사람이 카톡으로 받은 사진이다.)

 

집사람과 난 음료를 마신 후에 다시 청간정 자료전시관으로 되돌아 갔다. 더 배울 것이 있고, 또 맑은 날의 청간정 사진도 찍어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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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간정자료전시관에서 본 책자에 나의 직계조상으로 1654-1655년 1년간 청간정이 있는 당시 간성군의 군수(현감)를 지내고, 삼척부사로 영전을 했다는 박길응 할아버님 관련 자료를 보았다. 이 자료는 당시 간성현감의 명부인데, 거기 비고란에 우리 할아버님만 청간정 시를 쓴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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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profile
    베토벤(김영곤) 2017.08.27 20:02
    다음 뵐 때는 같이 서핑 했으면 좋겠습니다. ^^
  • profile
    Dr.Spark 2017.08.27 21:48
    예, 저도 꼭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송지호까지 찾아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
    부장 2017.08.29 14:54

    많이 외람되고 좀 억지스럽지만 詩의 첫 구절에 대해 저도 한번 해석을 해 보았습니다. ^^

     

    塊祝三山澗視海
    此亭天下更無雙

     

    (청간정淸澗亭에서)
    삼산간에 홀로 축원을 드리고,  바다를 바라본다
    이 정자야말로 천하에 짝이 없는 곳일세

     

     

    해설;
    산간(山澗)은 붙여쓰면 산골짜기의 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삼산간(三山澗)은 혹시 그 물이 그 근방 골짜기의 하천 세 곳을 합쳐서 그렇게 부른 것은 아닐까요?   ^^


    즉,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을 흐르는 세 개의 하천(문암천 천진천 용촌천)에 축원을 드리는 일을 하신 후, 한잔 걸치시고 대취하여 멋지게 시를 읊으셨는지도...


    아마 전날 자시(子時)에 축원을 드리고 술을 드시기 시작해서 새벽에 어부가 고기 잡으러 나가는 것을 보시고,  이후 계속 드시다가 해가 저물어 어부가 그물을 걷고 들어오는 모습까지 보신 것 같습니다. ^^

     

  • profile
    Dr.Spark 2017.08.29 16:17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해석이라 생각합니다.

    괴축(塊祝)의 괴가 흙덩이나 덩어리를 의미는데 그것과 축(祝)이 연하여 있으니 그 의미를 축원으로 보신 거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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