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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73 추천 수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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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mcq10.png모처럼의 주말입니다. 아직 스키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스키에만 매달리는 듯하여 오늘은 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본명이 테렌스 스티븐(Terence Steven)이고, 맥퀸이란 성을 가진 사람이 주연한...^^ 바로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이지요. 그는 50세에 사망했는데, 아래와 같은 좋은(?) 영화, 아니 잘 알려진 영화에 출연했었습니다. 불리트, 대탈출, 황야의 7인, 그리고 빠삐용 등입니다. 전 이 영화들을 다 봤고, 그 외에도 그가 출연한 다수의 영화를 봤으니 그의 빅팬을 자처해도 좋을 겁니다.

 

스키를 좋아하는 제가 스키 타는 것까지 포기하고 그의 영화를 보기로 한 것은 그와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화 하나를 CATV의 Sundance 채널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영화를 본 것이 첫 번째가 아닙니다.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처음에 그 다큐를 봤을 때는 한밤에 잠이 안 올 때 그걸 보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잠이 들어버려서 그걸 제대로 못 봤던 것입니다.^^; 마침 오늘 아침에 그 영화를 다시 하기에 그 영화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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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는 1970년에 만들어서 그 다음 해에 상영된 영화 "르망(Le Mans)"입니다. 르망이라고 하면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아는 바로 그 프랑스의 르망 24시 자동차 경주입니다. 그 영화를 만드는 것에 관련된 다큐멘터리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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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영화를 만들 때 찍어둔 필름 중 400~600롤에 해당하는 필름이 근년에 발견되어 그것을 토대로 만든 다큐멘터리가 2015년 5월에 깐느영화제에 출품되었습니다. CATB의 선댄스 채널은 선댄스 영화제처럼 독립영화의 성격을 띈 영화들을 주로 방영하는 곳이다보니 바로 그 스티브 맥퀸 주연 영화 르망의 뒷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게 된 것이겠지요. 그 다큐가 바로 아래의 것, "스티브 맥퀸, 그 남자와 르망"(“Steve McQueen: The Man & Le Man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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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은 자동차와 모터싸이클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고, 자동차 경기를 사랑했으며, 실제로 포르쉐를 타고 르망 경기에 출전까지 한 경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할리웃 영화로서 1966년작인 그랑프리(Grand Prix)에서 제임스 가너(James Garner)에게 밀겨 주연 자리를 놓친 것이 한이 되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하고자 만든 영화가 바로 "르망"인 것이지요. 영화 그랑프리는 흥행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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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의 영화 포스터는 르망 경기장의 차들보다 스티브 맥퀸의 얼굴을 위쪽으로 크게 깔고, 그의 이름과 영화의 제목을 같은 크기의 폰트로 써 놨습니다. 이 영화는 단지 르망이라는 이름을 빌렸을 뿐, 스티브 맥퀸 그 자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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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은 이 영화의 주연이지만 실제로는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영화 제작사로서 "맥퀸 필름"이라 불린 솔라 프로덕션스(Solar Productions)가 시네마 센터 필름스(Cinema Center Films)와 협력하여 무려 당시 돈으로 6백만 불(현 시가 3,700만 불)을 투자하여 만든 영화가 이것입니다. 그래서 감독이 따로 있었지만, 이 영화는 스티브 맥퀸의 입김이 엄청나게 많이 작용했고, 그와 그의 자동차 및 자동차 경기 사랑에 대한 오마주(homage)로 만들어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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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개봉 시의 포스터. 미국 포스터가 더 나아 보입니다.^^

 

전 제임스 딘(James Dean)이 포르쉐를 좋아했던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스티브 맥퀸이 포르쉐를 좋아한 건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신입생 시절인 1971년에 개봉한 영화가 이 르망인데, 그 때면 포르쉐란 회사가 설립된 지가 30년이 채 안 되었고, 그가 탄 911이 만들어진 지는 10년도 채 안 되던 때입니다.(1964년에 911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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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그가 포르쉐를 좋아했고, 그 영화 르망은 포르쉐와 페라리의 경쟁을 배경으로 깔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마이클 디래니(Michael Delaney)로 분한 맥퀸이 모는 차가 포르쉐의 괴물 같은 전설의 레이스카인 91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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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한 영화의 초장부터 나오는 차가 포르쉐입니다. 위 화면의 루카스 간판 오른편에 작게 보이는 차가 포르쉐 911입니다. 그 차는 계속 달려가서 아래와 같은 화면에 이렇게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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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4년에 저런 형태의 멋진 디자인을 했다니 참 놀랍습니다.(폴크스바겐 비틀을 만든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아버지 페리 포르쉐가 포르쉐 스포츠카 회사를 만들고, 페리의 아들 알렉산더가 저 911의 외형을 디자인한 것입니다.) 지금의 포르쉐 911과도 그 유선형의 라인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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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퀸이 운전하는 이 차의 차창을 통해서도 또 한 대의 포르쉐 911이 보이고 있습니다. 저 성당 앞에 주차된 하얀 차가 포르쉐입니다. 당시에도 이런 PPL을 넣은 것인지요? 은근슬쩍 쩌는(?)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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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1970년산 포르쉐 911S입니다. S는 항상 당해년도에 출시된 911보다 엔진 출력이 더 큰 특별한 차에 붙이는 글자입니다. 재미난 것은 그 영화에 등장했던 차가 2011년 8월의 미국 몬터레이 옥션(Monterey Auction/경매)에서 무려 1,375,000불에 팔렸다는 것입니다.(참고: https://goo.gl/8Tzm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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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르망에는 괴물 같은 레이스카인 포르쉐 917이 여러 대 나오는데, 그걸 보면 이 영화는 포르쉐 사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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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그 걸프-포르쉐 917의 그림(?) 위에 쓰여진 글을 읽어보십시오. 스티브 맥퀸의 어록(quotes) 중에 유명한 것이 있는데 그 말이 쓰여있습니다. 원래는 영화 르망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영화의 마이클 디래니가 죽은 동료의 부인인 리사 베르게티(Lisa Bergetti)로 분한 엘가 안데르센(Elga Andersen)에게 한 말입니다.

 

Racing is life.  Anything before or after is just waiting.
Steve McQueen

 

"레이싱은 삶이다. 그 이전과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단지 기다림 뿐."이란 얘기. 뭐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레이싱 지상주의자의 마음을 표현한 말이라고 하겠지요. 이 영화가 스크립트조차 제대로 안 쓰여진 상태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고, 나중(2011)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 이 영화마저도 거의 다큐에 가까울 정도의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으니 그 영화의 많지 않은 대사 중 저 두 마디가 영화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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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이 포르쉐를 좋아하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는 포르쉐광이라기 보다는 자동차광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는 아래와 같이 정말 멋드러진 재규어 스포츠카(Jaguar XKSS)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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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재규어는 당시 레이싱계의 스타였던 재규어가 어떤 회사였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군요. 이랬던 영국의 재규어 사가 긴 침체에서 벗어나 근년에 이르러 다시 괜찮은 스포츠카를 내놓고 절치부심하고 있는 중입니다. 황금기의 재규어는 정말 미래형 자동차였다고 할 정도.

 

아래 사진은 영화 르망을 자신의 분신으로 만들기 위한 맥퀸의 노력을 웅변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너무나도 영화 전반에 걸쳐 디테일한 참견을 하는 바람에 협력회사인 시네마 센터 필름스에 의해서 거의 그 영화에서 축출되고, 수익도 나눠갖지 못 하게 되기는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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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자동차광들에게만 인기있고, 대중들로부터는 철저히 외면을 받는 흥행 실패작이 되어 버립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하지만 1980년에 멕시코에 암치료를 위해 갔다가 거기서 사망한 맥퀸을 기리는 멋진 영화로 남게 되었습니다.

 

재미난 것, 그리고 감동적인 것은 이 영화가 끝난 후에 올라오는 크레딧(credit) 화면입니다. 배우의 이름에 앞서서 그 영화에서 실제로 경기용 차를 몰았던 드라이버들의 이름이 열거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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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 화면의 아래 부분에 보면 영화 촬영 중에 희생을 당한 드라이버인 데이빗 파이퍼(David Piper)에게 특별히 감사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희생을 당했다고 하면 죽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이 사람은 큰 부상을 당해서 다리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선수는 얼굴 왼쪽에 화상을 입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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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영화를 보지 못 했던 시절에도 스티브 맥퀸이 자동차 경기용 점프 수트를 입은 멋진 사진은 많이 봤었지요. 아래와 같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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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옷의 오른쪽 가슴에 태그 호이어와 파이어스톤의 로고도 있지만, 그 중간에 영화 속에서의 주인공인 마이클 디래니의 이름이 쓰여있는 것이 재미있네요.^^ 역시 디테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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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이 찬 시계는 태그 호이어의 모나코(Mon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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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이 찬 시계가 태그 호이어인 걸 알게 된 후에 제가 한 때 그 시계를 사서 찬 일도 있습니다.^^ 맥퀸은 이 영화의 구석구석에서 강한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에 나오는 보잉 스타일의 에이비에이션 선글래스조차도 선글라스 제작 전문 장인에게 큰 돈을 주고 맞춘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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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The Man & Le Mans이란 이 다큐멘터리 영화 때문에 토요일을 영화 Le Mans을 보는 날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그 한 시간 오십 분의 러닝 타임 내내 즐거웠으며, 자주 가슴이 뛰었고, 포르쉐 마니아로서의 큰 기쁨을 맛봤습니다. 맥퀸이 벌써 오래 전에 이 세상을 떠나갔다는 것이 아쉬워지는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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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5'
  • profile
    한상률 2017.03.27 11:51

    저는 이 영화를 유선방송 심야 영화로 봤습니다. 스티브 매퀸은 좋아하는 배우였고, 카 레이싱도 좋아하는데도 영화를 보긴 봤는데 내용이 중간 중간 끊어졌습니다. 졸면서 본 거죠. 너무 재미 없었습니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극영화도 아니고. 상업 영화라면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건데, 시커먼 사내들이(진짜로, 매연과 땀에 찌들어 얼굴이시커멓죠) 우루루 나와서 줄창 자동차만 모는데, 가끔 나오는 대화도 "달리는 것만이 인생이고 나머지는 기다림이다"라는 식이니  재미가 있을 리가 없죠. 영화가 실패한 건 당연하였습니다. ^^

     

    그래도 아예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봐야겠습니다.

     

    레이싱 영화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니키 라우다와 라이벌이자 친구이던 제임스 헌트의 이야기를 그린 러시(Rush / 2013년)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에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주연 배우와 실존 인물 니키 라우다의 싱크로율이 매우 높습니다. ^^

     

  • profile
    박순백 2017.03.27 12:15 Files첨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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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소순식 2017.03.31 14:46

    한주 쉬셨으니 담주부턴 잔차 타시죠~

     

  • profile
    박순백 2017.03.31 16:52
    타야지. 비가 오면 못 타고...
    비 안 오면 타고... 처음이라 가까운 곳을 쉬엄쉬엄 타려고...
  • profile
    소순식 2017.04.04 18:51
    넵. 찾아뵐께요~ 같이 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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