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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16.12.21 01:10

서민의 남편

조회 수 1215 추천 수 4 댓글 6

오늘은 지인 “C”를 만나고 왔다.

차를 마시며 약 60분 환담하는 정도였다.

C는 부부가 의사이다. 부인은 큰 병원에서 월급을 받고 있고, C는 자신의 건물에 침대 4~50개 정도 규모의 개원의이다.

최근 시설을 확충하고 공격적(?) 경영을 하고 있는데 어렵단다.

대화 중 “나라가 혼란해서 서민들이 힘들단다” 여기서 서민은 "C" 자신도 포함해서,

아니 자신을 빗대서 신세 한탄하는 것을 느꼈다.

평소 같으면 재차 질문했을 것인데 서민 의사가 삶이 팍팍하다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맛있게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돌아오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병원이 잘 되려면 환자가 많아야 하는데 환자가 많게 해달라고 기원을 해야 하나?

아니면 환자당 일천만 원씩 치료비를 받게 해달라고 해야 하나?

 

집사람에게 십 수년간 대기업 대졸 초임보다 조금 많은 돈을 생활비로 주고 있다. 물론 그동안 인상은 없었다. 갖은 압박이 있었지만 인상하지를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 말다툼이 있었다. 집사람은 TV를 보고 있었고 나는 자전거를 타러 나가려는데 혼잣말로 물론 나에게 들으라는 말이지만.

“에그! 그러니 우리 같은 서민이 살기 힘들지!”

처음에는 잘못 들었다.

“왜? 뭐가 잘못됐어?”

“대통령이 저따위로 하니 우리 같은 서민이 살기 힘들다고요!”

“그래요?” “왜 당신이 서민이지?”

아내 하는 말

“빽 없고 마음대로 돈을 못 쓰니 서민이지요”

“돈이 없으면 남편인 나를 원망하든지 해야지, 왜 남 탓을 하나? 월 오백만 원 생활비를 쓰는 사람이 서민이라고?”

그래서 나는 서민의 남편이 되었다.

 

나는 살면서 한 번도 서민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백만 원을 인상해주면 될까?

 

 

서민(庶民)

사회적 특권이나 경제적인 부를 누리지 못하는 일반 사람.

 

나는 그동안 서민에 위한, 서민을 의한, 서민의 라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를 않았다.

서민은 각자 능력껏 살아가게 내버려 두고 빈민층을 돌봐 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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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6'
  • profile
    박순백 2016.12.21 11:10

    아, 이건 뭐 할 말이 없네요. 드릴 말씀이 없어요.

    당황스러우셨겠습니다. 서민.ㅜ.ㅜ

     

    저도 젊은 시절에 확실한 서민으로 살면서 미래엔 이런 설움은 겪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근데 지금은 온국민이 서민이 되어 버렸죠.

    60년대에 모든 국민이 다 어렵게 살았던 것처럼...

    그 직전엔 지금은 서민이 아닌 몇 분들의 모 회사를 창업하신 부친들이 있었는데... 

    돌아가신 그 분들도 그 땐 쌀집 아저씨였고, 인천을 오가는 트럭 운전사였었으니...

     

    근데 지금은 비까번쩍하는 건물들도 많고, 돈 버는 몇 대기업들이 있는데도

    온국민이 서민으로 추락한 듯합니다.

    GDP가 높아졌어도 마음의 풍요로움이라는 면에서는 60년대 이전의 가난함을 경험

    하고 있고요.

    근데 이젠 경제조차도... 경제적으로도 서민이란 생각이 점차들게 변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책임이나, 결국 우리의 몫이지요.

  • ?
    박기수 2016.12.22 11:18

    어디서부터가 서민이고 특권층이고 하는 것도 좀 웃기지만...

    어찌 보면 지인의 뒷애기를  좋지는 않게 쓰신 것 같은데...

    굳이 지인이 아니더라도 " 서민이 힘드니 병원 하기 힘들다" 정도로 받아 들여지는데.. 아닌가요?

    그리고 그집 부부가 돈이 좀 있다 치더라도 뭐 크게 잘못한 것도 없이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트에서 

    까여야  되는지...   어디 도둑질해서 재산모은 건 아닐 텐데요.

     

    쓸데없이 부연하자면 40-50베드 병원이면 요새 우리나라  현실에  이미 수익 내긴 틀린 병원이라고 보면되요.

    누가 가져간다고 하면 그냥이라도 주고 싶을 겁니다.  빛좋은 개살구.. 딱 그거죠

  • profile
    박순백 2016.12.22 13:09
    위 본문을 보면 김한수 선생께서 지인을 깐(criticize) 건 아닌 걸로 보입니다.
    전혀 그런 의사는 없어 보이는데요? 제가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고, 지금 박기수 선생님이 쓰신 글을 읽은 후에 이상하다 싶어서 다시 읽어봤는데도 그런 느낌이 아닌데요?^^;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 profile
    박용호 2016.12.22 13:21

    요즘 느끼는  경기 체감 온도는  한단계 내려 가는 듯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자그마한 "점빵"하는 개업의이지만  처절하게 노력해서 그럭 저럭 꾸려가는 중이고,   마음은 "서민"이라고 믿고 싶을 정도입니다. 

     

    글에 나오는 준종합 병원 원장님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때려 치자니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끌고 나가자니 골치 아프고 진퇴양란 상황의 마음에서 나오는 말로 저는 충분히 이해 됩니다.^^

  • ?
    허지웅 2017.01.10 10:34

    인간은 욕심을 충족해야 행복할 수 있다.

    이러한 헛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망각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욕심을 버려야 평생 신세한탄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소외받고 불우한 이웃들을 아끼고, 자원봉사와 같은 행동을 하면서 보살핀다면

    가진것에 대한 소중함과 남을 도움으로써의 오는 행복을 느낄 것입니다.

    의사도 마찮가지로,

    진심으로 환자를 걱정하고 보살핀다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질 것입니다.

  • profile
    한상률 2017.03.27 12:42

    뭐 저는 그냥 빚 안 지고 사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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