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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현실속의 가상현실 게임으로 변모한 RC 취미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1970년대 중반이었다, 당시 부산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그 지하상가에는 ‘과학사’라 불리는 상점이 있었고, 거기에는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온갖 신기한 물건들이 즐비했다. 일본에서 온 정교한 플라모델이 아이템별로 있었고, RC(Remote control) 모형자동차, 모형로봇 및 천정에 엔진으로 구동되는 멋진 모형비행기가 매달려 있었다. 초등학생의 장난감으로는 일본산 플라모델 조차도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천정에 걸려있던 거대한 모형비행기는 그저 내겐 진기한 구경거리였다. 과학사를 방문할 때면 항상 그 커다란 모형비행기를 내가 직접 날리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과학사 천정에 걸려있던 노란색 모형 복엽기(앞날개가 두쌍인 비행기)와 은색으로 빛나던 소형엔진과 머플러 등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다.

하지만 그런 멋진 비행기도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면서 입시와 새로운 생활 속에서 기억 에서 잊혀 졌고 항상 기계광 이었던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부터 카메라, 하이파이오디오, 싸이클 등 정교한 기계로 만들어진 제품들에 취미를 가지고 즐겨왔다. 그런데 다시금 나를 과학사의 모형비행기로 접근하게 한 계기가 있었다. 전공의 때 야유회에서의 경험이었다. 같은 의국에서 생활 하던 김명준 교수(현 아산병원 안과 재직)가 모형헬리콥터를 들고 와서 데모비행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 때 다시 잊었던 소형 엔진과 머플러, 모형비행기 등의 추억이 떠오르며 RC에 대한 열망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는 전공의 과정을 졸업하였고 시간적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모형헬리콥터 조종을 시도해보기도 하고 손바닥만 한 4채널 모형헬리콥터 조종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30초 내에 헬기들이 박살이 나 버릴 정도로 그 조정은 어려웠다. 어떻게 하면 모형비행기 RC를 제대로 날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수소문 하던 중 국내에서 국제 모형헬리콥터 대회 3D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실력자였던 RC 최고 고수님을 찾아내게 되었고 그 분에게서 교습을 받으면서 점점 익숙해지게 되었다. 틈만 나면 RC를 들고 고수님에게 달려가 날리고 떨어뜨리고 다시 이를 복구하고 재조립하는 과정 중에 조금씩 방법을 터득해갔다. 

이렇게 고수님과 더불어 비행을 하다가 2014년에 필자는 미국 Ann Arbor에 있는 Kellogg Eye Center에서 연수과정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RC club에 가입해서 활동했는데, 이미 이때는 관객들 앞에서 데모비행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의 발전이었다. 다음 사진은 그 당시 소속되어 있던 클럽에서 자폐아동을 위한 모형 비행기, 헬리콥터를 동원한 Airshow에서 필자가 데모 비행한 장면이다. 어린 시절 꿈꾸던 바로 그 멋진 배기연을 뿜어내며 웅장한 엔진소리를 자랑하는 105cc 급 실린더의 엔진헬리콥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연한 것이다. 현지에서 사귄 클럽 친구가 내가 조종하고 있는 뒤에서 조종사 보조역할을 해주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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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1-2등을 다투는 3D RC 헬리콥터의 전설인 칼달 과 카일스테이시와 함께 RC 축제에서 찍었던 사진.

 

 

이렇듯 1970년대부터 시작한 모형비행기인 RC에 대한 애정은 수년전 까지 지속되어온 셈인데, 최근 이러한 RC취미에 새로운 혁명이 일어났다. 드론으로 구현되는 일인칭시점(First person view, 이하 FPV) 조종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서 돌아와 RC 친구들과 같이 비행을 하려니 같이 운영하던 비행장도 없어지고 친구들이 모두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그래서 필자도 관심을 갖고 보다 보니 드론은 RC와는 다른 큰 매력이 있었다. 비행기도 헬리콥터도 이전까지는 3인칭 시점의 조종이어서 기체와 똑같은 방향으로 보고 있을 때는 좌우 이동이 조종기의 조종방향과 동일하지만, 만약 기체가 나와 반대방향을 보고 있다면 좌측으로 이동명령을 내리면 내 눈앞의 기체는 우측으로 움직일 것이고, 위의 사진처럼 거꾸로 뒤집힌 채 비행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3인칭시점의 조종은 숙련될 때까지는 엄청난 연습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드론을 중심으로 구현되는 일인칭시점(FPV)의 조종은 이와 다르다.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듯 내가 직접 모형기체에 타서 가상으로 나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 조종을 하고 있노라면 내가 드론을 타고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독자들도 상상해보시라. 자동차와 달리 방향전환 뿐 아니라 고도도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보이는 대로 기체의 자세와 상관없이 직관적으로 조종을 할 수 있는 드론을 조정하며 느끼는 상승감이란 새가 된 듯한 느낌에 가깝다. 그리고 숙련과정이 짧고 3인칭 시점의 RC보다 훨씬 수월하다. 서울에서 내가 소속되어 있는 레이싱드론코리아 클럽에는 정년퇴직하신 교수님도 처음 시작하셔서 아주 즐겁게 잘 즐기고 계실 정도다. 그만큼 드론은 RC에 비해 입문의 벽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일인칭 시점(FPV)을 사용하는 드론이 구현되는 방식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다. 드론은 무선으로 연결되는 두 개의 분리된 시스템을 가져야만 한다. 하나는 1인칭시점의 영상을 보내주는 비디오 전송시스템(Video transmitter and receiver)이고, 나머지 하나는 실제 비행이 가능하게 하는 원격구동시스템(Remote control system)이다. 이는 드론의 두 가지 구성요소인 셈이다. 기체에서 보이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조종자에게 전달해주는 장치인 비디오 전송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기체에서 보내지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출력에 따라 미치는 거리는 1-20km 이상 전달된다. 조종자가 그 화면을 수신해서 보려면 수신기와 고글이나 모니터 등이 필요한데 몰입도나 편의성으로 생각하면 고글이 추세이다. 원격구동시스템은 비행을 할 수 있는 구동계와 그 구동계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송/수신기 시스템으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드론의 형태는 모터 4개로 구동되는 quad drone 이다. 그 모터를 제어하는 비행컨트롤러와 모터의 회전을 제어하는 변속기가 구동계가 되고, 무선조종기의 제어를 비행컨트롤러에 전달하는 역할은 수신기가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한 실제 비행모습은 어떨까? 다음은 초등학생인 필자의 초등학생 아들과 딸이 집에서 초소형 FPV 드론을 사용하여 비행을 하는 사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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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수신시스템인 고글을 사용하여 기체의 카메라에서 전달되는 영상을 보면서 조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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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이 없는 상태에서 호버링(정지비행) 등을 연습한 후 원하는 방향을 갈 수 있도록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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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익숙해지면 이런 장애물을 설치한 후 코스를 연습하는 것도 좋은 훈련방법이다.

 

손바닥에 잡힐 만한 작은 크기로 집에서 날리기 안전한 이 드론을 초등학생이 조정하여 장애물을 드나들며 날릴 수 있도록 연습한 시간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실제로 거실 뿐 아니라 각 방들과 베란다를 돌아다니면서 벽 넘어서도 조종이 가능해서 마루에서 방과 화장실, 베란다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며 즐기게 되었다. 기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1인칭 시점(FPV) 조종의 영상을 볼 수 있기에 한 곳에서 조종이 가능하며 이는 3인칭 시점의 조종이 숙련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RC와 달리 직관적이라 습득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가상현실의 신기함을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마무리

드론 레이싱경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미래적인 E-Sports (Electronic sports)로 부상하고 있다. 그 상금의 규모도 점차 커져 국내대회의 경우 총상금의 규모가 억대를 넘어가는 경기도 있다. 어쩌면 드론조정의 미세한 기술이 향후 우주개발 및 항해에 실제로 활용 가능한 시점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 RC 취미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드론에 한번 도전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필자의 경우, 미세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로서 예민하고 정확한 손가락을 단련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춘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적극 권장하고 싶다. 어린 자녀들이 pc나 핸드폰 게임 같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세계에 매여 있는 것보다는, 실제 존재하는 기체로 놀이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다. 실제로 필자의 아들이 말하길, 게임에서는 실력이 좋지 않더라도 레벨이 높고 아이템을 구입하면 상대방을 이길 수 있지만, 드론레이싱은 연습으로 실력을 향상시키지 않는 한 경쟁상대를 이길 수 없는 스포츠와 같은 것이라고, 그래서 더 재미있다고 하는 걸 보면, 게임을 즐기면서도 현실의 노력을 배울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드론 취미에 다가서려면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제품도 좋다. 물론 실제로 회로도를 보고 조립하여 제작하는 흥미진진함을 따를 수야 없지만, 적은 노력으로 현실에서 느끼는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한 기계들도 많이 있다. 이번 원고를 보시고 누군가 드론에 진입하고자 하시는 분 있으시면, 함께 드론경기장에서 조우하여 한강변 창공에서 일상의 갑갑함을 날려 보길 권한다.    

 

 

FPV 드론의 구성요소

 

1) 비디오 전송 시스템 (Video transmitter and receiver)

 

FPV 비행을 하려면 기체에 카메라가 달려있고, 기체에서 보이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조종자에게 전달해주는 장치가 있어야만 한다. 이를 비디오 전송시스템이라고 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전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차(latency)가 거의 없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기체에서 보내지는 영상이 단 0.1초라도 늦게 전송된다면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런 문제로 FPV 에서는 zero latency 에 가깝게 전송할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한다. 즉 요즘 추세인 Full HD 라든지 하는 고화질의 비디오는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보통 사용되는 드론이 20cm 이내의 사이즈이고 실제 비디오 송신시스템의 카메라는 엄지손가락 크기정도에, 송신기도 10g 이내의 작고 가벼운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출력에 따라 미치는 거리는 1-20km 이상 전달된다. 조종자가 그 화면을 수신해서 보려면 수신기와 고글이나 모니터 등이 필요한데 몰입도나 편의성으로 생각하면 고글이 추세이다.

 

2) 원격 구동 시스템 (Remote control system)

 

말 그대로 비행을 할 수 있는 구동계와 그 구동계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송/수신기 시스템이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드론의 형태는 모터 4개로 구동되는 quad drone 이다. 그 모터를 제어하는 비행컨트롤러와 모터의 회전을 제어하는 변속기가 구동계가 되고, 무선조종기의 제어를 비행컨트롤러에 전달하는 역할은 수신기가 한다. 비행컨트롤러는 가속도센서, 위치센서, 심지어 기압계 고도계까지 달려 있는 복잡한 장치지만 이 모든 부품들이 전 세계인이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핵심부품으로 대량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비행컨트롤러 만으로는 미화30불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드론은 스마트폰을 위한 대량 전자부품의 생산 때문에 대중화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송수신 거리는 송신기의 출력에 따라 2-30km 정도까지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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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레이싱드론이 조립되어 있는 모습, 네 개의 모터와 프로펠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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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의 앞쪽에는 작은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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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는 비디오 송신장치와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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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Spark  
Comment '2'
  • profile
    Dr.Spark 2018.07.26 09:52 Files첨부 (5)

    멋지군요.^^ 집안에서도 작은 드론으로 비행 연습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멋진 일입니다.

    그게 RC와는 다른 일인칭 시점이라는 것이 흥미로운 것이로군요. 
    드론은 오래 전에 딱 한 번, 올림픽공원에서 날려서 그 부근의 19층 건물 제 사무실 창문

    안을 들여다 본 게 전부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올림픽공원은 비행금지 구역이었더

    군요.(그래서 인라인 사랑방에 있는 그 관련 포스팅은 숨겨 놓았습니다.^^)

     

    -----

     

    지금 어드민에 숨어있는 글을 찾아보니 그게 오래 전도 아니고 2015년의 일이군요.^^

    ba930ed96250171b6a0d5cfadc252e3d.jpg
    - 드론을 가져온 이지하 선생이 시범을 보이고... 


    8a392bb6da2413da87fe8cf8e0fe928a.jpg

    - 나중에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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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5b0794c8adc388bd884e4754759d42.jpg

     

    c8ee5892b9058fb58e761f670b5aeea0.jpg

    -드론을 근처 제 사무실 부근으로 날려 창문 앞까지 근접 시켜 방안을 들여다 보고...ㅋ

  • ?
    게미파파 2018.07.29 13:33

    ㅎㅎ 멋지십니다. 요즘은 GPS 를 장착한 센서드론들은 비행금지구역에서는 이륙이 안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거기다 DJI 에서 판매하는 비싼 Gadget 을 구매하면 주변에서 날고 있는 모든 DJI drone 과 심지어 그 소유자 식별까지 되도록 만들놓았다는군요. 무섭게 변해가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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