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허세 - 리프트 체어
어제 일찍 퇴근 후 야간 스킹 중 황당한 경험을 했다. 처음에 초중급 겸용 리프트를 타는데 아직은 스키어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4인용 리프트체어가 다 찼다. 왼쪽 끝에 앉아서 막 안전바를 내리려는데 이게 중간이 멈추는 거다. 오른쪽 끝에 있는 보더가 붙잡고 자기는 안 하고 싶댄다. 중간에 두 스키어는 이렇든 저렇든 상관 없다고. "I want it" 한 마디에 아무 말 없이 바 내리니 이건 그다지 황당할 일은 아니지만 처음 겪는 일이다.
두 번 몸 풀고 나서 중급용 고속 리프트로 이동했다. 마침 대기줄이 짧아서 4인용에 나 포함 두 명만 타게 됐는데 내가 바를 내리니까 유이한 승객인 다른 스키어가 머리 위에서 바를 잡더니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이거 안 하면 안 되냐고. 웃으면서 난 필요하다고 하면서 조금 시간 준 다음에 지긋이 내렸더니 궁시렁 궁시렁댄다. "I'd rather not lower the bar". 한 번 더 참고 "It's there for a purpose", 최대한 웃으면서.
여기서 조금 타다가 상급 슬로프로 갈아타려고 뒷쪽 베이스로 넘어갔다. 사람이 더 적어서 대기 없이 몇 번 열심히 타다가 휴식을 위해 다시 앞으로 넘어가려고 리프트 앞에 섰는데 어디서 본 듯한 스키복과 스키가 언뜻 옆에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바 내리려고 손을 드는 순간 매우 한심하다는 말투로 "Oh, you need it? hah~" 이번엔 대응 없이 개무시하고 그대로 내렸다. 올라가는 도중 뻘쭘해서 그런 건지 또다른 허세인지 슬로프에서 내려오는 다른 스키어들 보면서 한숨 쉬고 머리 젓고 가관이다. 게다가 기둥이 앞으로 세 개 남은 지점에서 바 올리겠다길래 기다리라고 말하고 스키를 지지대에서 내리지 않았다. 사실 그럴거 같아서 지지대 쓴 거지 보통은 스키 그냥 공중에 대롱거리는 편이다. 리프트 내리는 순간 바로 뒤에서 따라가다가 별 볼일 없는 레벨이면 앞으로 한 번 쏴 줄까 못 된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내가 그런 사람하고 같은 수준이 될 순 없다고 마음을 돌리고 그냥 앞쪽으로 이동했다.
사실 이 스키장은 규모가 근처에서 제일 크다보니 내장객이 많을 뿐 아니라 초중급 비율이 다른 두 동네 뒷산보다 큰 편이다. 상급 슬로프에도 폼 배울 만한 고수가 다른 스키장만큼 눈에 자주 안 띄고. 회사 주차장에서 출발할 때까지도 목적지를 확정 안 하고 있다가 그나마 긴 슬로프, 고속 리프트,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모글 (이라기 보다는 자연 범프) 때문에 여기로 온 건데, 오늘 같은 경험 (안전 바 말고 소소한 몇 가지 더) 하다 보면 여긴 연습하러 올 데는 아닌 듯 하다. 게다가 설질은 습설과 강설이 섞여서 폼은 망가지고. 차라리 그냥 쏠 때가 오히려 더 편했는데, 문제는 설질이 변화무쌍이라 예측 못 한 위험 때문에 몇 번 나무 숲으로 고꾸라지거나 앉아있는 보더와 충돌할 뻔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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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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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나 거기나 언제나 보더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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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글을 다시 읽어 보았는데 보더가 상대적으로 스키어보다 민폐였다거나 하는 직접 서술 내지는 간접 시사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제 글을 잘 못 읽으신 듯 합니다. 오히려 본문으로만 본다면 보더는 궁시렁 없이 바로 한 발 물러섰고 스키어는 뒷끝이 있었기 때문에 동일한 논리로는 위의 "...언제나 보더들이..."에서 보더를 스키어로 바꾸는 게 더 적합하겠네요. 물론 이또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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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이상한 놈은 있군요. -_-
하차장 닿기도 전에 안전 바 미리 올리는 놈들은 여기도 흔한데, 저는 하차장 그물망이 있는 데까지는 스키를 발판에 얹어 놓고 있다가 누군가 미리 올리려고 하면 지그시 밟아줍니다. 혼자 팔 힘으로는 못 올리죠. 미라 올린다고 먼저 내리는 것도 아닌데 왜들 그러는지. ^^
그리고 제발 리프트에 보드 들고 타는 것 좀 막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차장에서 스케이팅도 제대로 못 하는 보더들이 하나 둘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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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러나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다들 안전바를 안 내리고 타서 기겁한 적이 있었는데.. 스몰 마인드인 저로서는 한 손으로 의자뒤를 꼭 부둥켜안고 있어야 했죠 (보다 못한 마느님께서 팔걸이라도 잡고 있으라고 항상 맨 끝자리를 제게 양보했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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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용평에서 알파인 국제시합할때 보니 외국 선수들은 대부분 안전바 올리고 리프트 타던데 아마도 그쪽 문화가 그런듯 합니다 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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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에 거주중이고 시즌당 50회 이상씩 타는데...
타면서 한 번도 안전바를 내린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습니다.
문화가 그런 것까진 아니고.. 그 사람이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리프트 타고 올라가면서 어쩌다 한 번씩 앞에서 담배들을 태우던데..
그건 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은 합니다. -
요즘은 리프트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습니다.^^ 전엔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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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는 건 예전부터 불법이었습니다. (산림법 근거) 다만 영업장이기 때문에 행정당국에서는 단속권한을 업체에서 알아서 하게 맡겼고, 영업상 목적으로 스키장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것입니다. - 산림 담당 관청 게시판에 물어보고 받은 답입니다.
사회 전반에 담배피우는 것을 금하는 분위기가 된 이후엔 금연 표시를 대부분 붙여 놓아서 요즘은 리프트나 곤돌라 안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은 없어졌습니다. 한산할 때 리프트에서 담배 무는 사람이 가끔 보이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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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쯤인가 보드타던 시절에 캘리포니아의 쪼매난 스키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안전바를 내리려 하니 지들끼리 히히덕 거리더니만 절 보더니 "Are you a chicken?"이라고 하더군요...나이도 저보다 열살은 어려 보이던데...그래서 "Yes, I am"하고 안전바를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안전바 내리는게 겁쟁이 취급을 당하는 분위기지만 재밌는건 리프트 탑승시 반드시 한발에 바인딩을 체결해야만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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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군요?^^;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바를 내려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리프트 안전요원들이 그걸 내리라고 매번 요청을 하니 다들 그렇게 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