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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타면서도 늘 그걸 느꼈다.

고수들은 하수들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로 조언하고 가르치려 들지만, 
그들이 뭐라건 결국 자신의 분명하게 느낀 것이 가장 정답이었음을.

거리는 다소 멀지만, 이해하기 쉽게 아무거나 정말 단순한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정비를 맡긴 스키가 그 이후, 엣지감이 이상해져서 제 멋대로 질주했는데... 주변의 고수들은 시승해보니 스키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 실력의 문제라고 하나같이 나를 나무랬었다.(심지어 모 데몬까지.) 처음엔 정말 내 실력의 문제인가 싶었지만, 아무리 봐도 내 느낌은 분명히 엣지의 문제였던지라 결국 정비를 다시 맡긴 뒤에야 비로소 엣지가 제대로 작동했다.

하여, 내 실력의 문제라 지적했던 사람들에게 나중에 그 얘기를 했더니, 그들은 그제서야 그저 의견이었을 뿐 그게 그랬던 거였구나 대수롭지않게 지나갔다.

그 순간, 하수였기에 반박하면 고집불통 치부해서 내 실력, 내 자존심, 전부 구겨지도록 그들이 내게 가차없이 그어버린 칼 날들은 이미 온데간데 없다. 아니, 그냥 공중에 훅 떠버리더니 금새 사라져 버렸다.

고수들이 하수를 대하는건 늘 그런 식이고, 상황이 달라지면 입장에 대한 말을 바꾼다.

어째서 맨 처음부터 지금처럼 그렇게 상대의 말도 귀담아 듣고 그런 조심성과 신중함과 배려를 가지고 사람을 대해주지 않았는가 묻고 싶었다. 어째서 그딴 식으로 사람을 대하는게 앞과 뒤가 다르더냐 진정 묻고 싶었다. 당신의 태도가 정녕 하수인 내 입장을 이해하고 고려해서 잘 이끌어주고자 했던 진정한 고수다운 태도였는가 나는 그걸 진정 묻고 싶었다.

결국 누가 뭐래건, 자신이 느끼고 깨닫는게 가장 옳고 그게 정답이며, 그게 가장 자신에게 잘 맞는 길인게다.

그들이 나를 배려하지 않았으니, 나 또한 들어야 할 의무가 없고, 내 고집을 거론한다 한들 그들이 진정한 고수답게 내 앞에서 처신하지 못했으니 뒤에서 뭐라고 왈가왈부 또한 한낮 개소리일 뿐이다.

상대의 파악은 자신이 보인 지난 과거의 누적된 행동으로서 전부 읽혀지는데, 맞지도 않은 앞과 뒤를 가지고 이론놀이를 펼쳐서 정당화 시키는 것.
내가 어린아이인가. 하수인 입장에서 머리 조아리고 맞춰줬더니 이건 뭐 뇌 없는 애 취급이라 참다가 참다가 무척 화나려 한다.

물론 이 글은, 스키어를 빗댄 글은 아니다.
내 느낌이 맞다고, 작년에 이미 느낀 것을
예민하고 까탈스런 내 성격탓이겠거니 그냥 모른척 무던히 넘겼는데

결국 내 스스로 느낀 것이 역시 정답이었구나.
내가 잘 모르니, 내가 약자니, 내가 하수니 꼬리 확 접고 눈치 보며 최대한 맞추려했던 모든 시간을 후회한다.

이래서 얕잡히면 무시당한다는 말이 있나보다.
내가 행했던 배려와 양보에 대해 오늘따라 무척 회의가 생기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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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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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현 2018.09.13 11:41

    균형 스포츠로 자기몸을 알아가는 과정이 스키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도움만으론 해결 안 되는 자신만의 깨침이 필요한 스포츠.
    그래서 끝없이 타면서도 진정한 끝이 없는 스포츠.
    그걸 아는 진정한 고수는 겸손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
    자만하는 자는 진정한 고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결점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잘 아니까요.

  • profile
    박순백 2018.09.13 12:18

    위에서 전재현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런 면이 있습니다.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안다는 것 말입니다.

    지피도 그런 얘기를 하고 있고요.

     

    하지만 스키가 묘한 것이 스키 만큼 "자뻑"이 심한 스포츠가 없기도 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스스로는 괜찮다고, 이 정도면 꽤 잘 타는 거 아니냐고 수많은, 엄청난 착각을 하는 게 또 스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키는 실제로 다른 분들의 도움이 상당히 필요한 스포츠입니다.
    듣기 싫어도 남의 지적을 받아야 정말 스키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아니면 혼자 만의 착각에 빠져 이상하고도 엉성한 폼의 스키을 타게 됩니다.

     

    중요한 건, 그렇다고 해도 남이 스키를 탈 때 그걸 보고 이래라저래라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원할 때, 본인이 자기 타는 걸 보고 조언해 달라고 할 때만

    조언을 해야하고, 그게 예의라는 것입니다.^^

    남에게 원치 않는 조언을 하지 마세요.

    그게 답입니다.^^ 

  • profile
    이정환 2018.09.13 18:11

    누구한테 조언할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OTL...

  • ?
    이광호 2018.09.16 02:05

    아. 그 유명한 지피님 ㅎㅎ, 

     

    저 사는 캐나다 캘거리에는 벌써 첫 눈이 왔습니다.  기후 만큼이나  한국과는 다른 부분이 많은 걸 살수록 더 많이  느끼면서, 역시나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서도 두 사회의 차이점에서 원인을 찾습니다.(그런 분이 한두 분이 아니라 대다수가 그렇다면 더더욱 한두 분의 인성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일단, 한국사회는 아직도 계급사회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하지만 이 부분은 우리가 당장 어찌할 수 없고요.

     

    스키를 대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태도는 그나마 좀 비교 개선할 수 있지 싶어서 좀 언급해 보겠습니다.

     

    모든 운동이나 기술이 다 그렇겠지만, 우리가 스키를 타고 기술을 익힐 때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를 아는 평가 방법이 있어야 계속 개선해 나갈 수 있겠지요?  이 방법이 한국과 북미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의 동영상 강습을 보면 공통적으로 '자세'에 대한 언급이 대부분입니다. 한 가지를 예를 들면 센터 발란스를 위해서는 정강이 각도와 상체각도가 같아야 한다는 지시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자세 위주의 강습 및 평가방법은 내용은 맞지만, 스키어 스스로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얻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누가 바깥에서 봐주어야 하거나 비디오를 찍어서 확인해야만 하니, 그만큼 개선 속도가 느립니다. 

     

    이에 반해, 최근에 제가 읽은 CSIA 강사가 쓴 책에서는 발바닥의 감각을 통해서 압력 분포를 측정하여 자신의 현재 발란스 상태를 평가하라고 합니다. 즉, 앞꿈치와 뒤꿈치에 균일한 압력이 계속 유지 되고, 부츠 정강이와 종아리에도 비슷한 압력이 유지되는지에 의식을 집중해서 연습하다 보면, 점차 감각이 발달하게 되서 더 정교한 발란스 조절도 가능해 지는 것이지요.  저는 부츠 스킹을 종종 연습하는데, 자유스킹시에도 스키판이 없이 발바닥으로만 타는 그 느낌을 계속 의식하면 스키가 확실히 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사실 최근에 스키 부츠 인솔에 압력 센서를 달아서 실시간으로 스키어의 스킹을 평가해서 바로 피드백을 주는 장비들도 나온 것을 보면, 결국 위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건 균형은 발바닥을 통해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죠.

     

    또 다른 예로, 좌우 밸런스를 저는 개인적으로 양쪽 다리의 긴장 정도를 달리해 조절합니다. 안쪽다리의 힘을 적절히 빼주는 감각에 집중하면 저절로 몸이 힘이 들어간 바깥 발바닥 위에서 균형을 유지합니다. 남이 봐서는 절대 보이지 않지만 '외경' 같은 겉보기 자세를 억지로 흉내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입니다. 고속의 카빙턴의 강한 외력을 버틸 때도 근력이 아니라 잘 정렬된 골격 구조를 활용해야 효율적인데, 이때의 단단한 느낌은 굳이 촬영해서 분석하지 않아도 분명히 느낄 수 있고, 따라서 반복해서 그 느낌을 추구할 수 있고, 본인의 스킹 향상을 위한 실시간 피드백이 됩니다.

     

    이런 신체 감각같은 내부 지표외에도 스키어 본인이 실시간으로 측정 가능한 외부 지표들도 많은데요. 스킹시 턴이 얼마나 둥근지, 어떤 경사에서도 내 마음 대로 속도를 느리게 또는 빠르게 조절할 수 있는지 등등이 모두 본인의 스킹을 실시간으로 평가/교정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런 측정가능한 지표들이 '남의 눈' 보다 훨씬 객관적이고 또한 본인 혼자서 스스로의 스킹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킹 수준에 따라서 느끼는 감각의 정교함도 달라 초보자는 자신의 감각에 오류가 많지요. 하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가 자세 개발보다 감각/지각 능력 개발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죠.

     

    물론, 실력자들의 관찰에 의한 평가도 중요합니다. 다만, 그분들도 틀에 박힌 정적인 자세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스킹의 흐름에서 '기능'적 적합성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각을 개발하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본인 스스로의 감각에 의한 평가가 고수의 관찰에 의한 평가와 비슷해 지도록 감각 지표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최종 목적은 본인의 스킹 감각 향상입니다.

     

    CSIA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중 하나가 '기능이 폼을 결정한다'입니다. 자세나 폼은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 지면 그 결과로 나오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죠. 폼/자세 자체를 목적으로 하면 상황에 맞지 않는 스킹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이를 테면 외력도 약한데 벤딩자세를 고집해서 힘들고 부상 위험만 높이는 것이 한 예이겠지요. 

     

    우리는 스키를 왜 타나요? 결국, 좋은 스킹이 가져오는 힘을 스키어 '본인 몸'으로 느낄 때 오는 짜릿한 쾌감 때문 아닐까요?  유행에 따라 개인 취향에 따라 변하는 변덕스러운 '남의 눈'이 아니라 말이죠.

     

    위의 고수 분들의 태도도 권위주의에서 기인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남의 눈' 이 가장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되어버린 스키 문화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담1) 최근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머지 않아 '권위자의 눈' 이 아니라 스키어가 몸에 착용한 센서들로 기술 점수를 매기는 기선전이 생길 것 같습니다.

     

    여담2) 자뻑이 되는 경우 고수의 평가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자신을 던져 보는 것이 더 확실히 자기 실력을 알 수 있습니다. 40도가 넘는 초 급경사에 생긴 불규칙한 모글밭에, 봄날 폭설이 얼었다가 푸석푸석 꺼지는 슬로프에서는... 정말이지 생초보처럼 처참하게 허우적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ㅠ.

     

  • ?
    김경섭 2018.09.18 09:49

    본인의 감각을 너무 믿는 것 또한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A라는 초급자용 스키와 B라는 상급자용 스키가 있을 때 우리몸은 완전히 다르게 느낍니다. A스키로 엣지 감각을 익힌 상태에서 B스키를 타면 스키가 무겁고 딱딱하고 눈에 박힌다는 느낌이 듭니다. 엣지감도 달라지죠.

    B스키를 1주일 이상 적응 및 사용 후 다시 A스키로 돌아가면 스키가 종이 같고 출렁거리며 눈에서 미끌리는 느낌이 듭니다. 엣지감이 바뀐다는 얘기죠. 더하자면 A스키는 B스키로 바꾸기전 엣징을 한 상태이고 감각으로도 엣지감이 더 좋아졌다는 느낌이 있는 상태에서요. 이것은 B스키에 적응되면서 무릎이나 발목 각도들이 미세하게 변하는데 외부 시선으로 보았을 때는 변화를 느낄 수가 없지요.

    한마디로 전체적인 자세는 외부 시선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만 미세한 부분은 본인이 느끼는 감각의 변화를 주거나 다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힘을 준다는 느낌과 버틴다는 느낌은 외부 시선으로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이지만 본인이 느낄 때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니까요.

  • ?
    김경섭 2018.09.18 10:20

    동일한 스키의 엣지감 변화는 본인 외에는 누구도 확인하기 힘듭니다. 저 또한 남들보다 감각이나 관찰력이 좋다고 자부하지만 이전 상태의 느낌을 알 수 없으니 피드백을 쉽게 할 수가 없죠. 자세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드리는 게 강사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데몬이라도 실력이 좋은 거지 관찰력이 좋다고 할 수는 없죠. 장비 상태는 스키 고수보다 정비를 하시는 분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순서일 겁니다.

  • profile
    한상률 2018.10.01 10:16

    맞는 말씀입니다. 같은 스키라도 정비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문제는 타는 건 데몬급이라도 스키 정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정비는 하는데 스키는 못 타는 사람이 꽤 많다는 현실입니다.
    타는 모습을 보고 '실력에 맞지 않는 스키를 타는구나'라고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장비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장비 상태가 이상한데?' 하고 딱 알아보는 것은 스키 타는 실력과 정비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이 아니라면 매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스키 정비를 하는 사람이라도 최소한의 스키 실력과 경험(이를테면 레벨 1이상, 레이싱 대회 출전 10회 이상)은 있어야 하고, 스키를 타고 가르치는 사람도 정비 이론과 실기 실력을 겸비해야 한다고 보며, 레벨 2 이상부터는 스키 이론뿐이 아니라 정비 이론과 실기 과목 (실기 평가 내용으로는 잘 정비된 스키와 잘못 정비된 스키 구분, 평탄도 체크, 바인딩 조정 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 스키 정비 자격을 아예 레벨 1,2 등으로 나눠 따로 만드는 것도 좋겠고요. 그러면 레벨 1,2 3, 마스터. 데몬 과정 때 선택 (가산점 부여) 또는 필수 과목으로 넣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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