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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356 추천 수 6 댓글 18

안녕하세요, 어느 덧 스키 시즌이 또 저물어 갑니다. 모두 마지막까지 즐겁고 안전하게  스킹하시기를 바랍니다.

 

전 어릴 적 우연한 기회로 스키에 입문하여 어느 덧 35년째 스킹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치게 몰입했던 적도, 또 지난 10년 처럼 일년에 한번씩만 탔던 부침도 겪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다시 재미를 느껴서 스타힐에서 근래에 보기드물게 10번 이상 스킹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1살난 아들을 본격적으로 좀 태워볼까 하여, 다소 반 강제스럽게 스타힐로 데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이 사실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은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리프트가 무서운가....아니면 스키가 맘에 안드는가....그렇다고 제가 딱히 레슨을 하거나, 레슨을 시키거나 무언가를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번 두번 세번 정도 스타힐에 왔을까....하루는 초급자 코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아들 녀석이 이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빠....스키가 재밌어? " ......ㅋ. 다소 심각하게 묻길래...."재원이는 재미없어?"라고 물으니, 자긴 재미없답니다.

썰매가 훨씬 더 재밌다고..ㅜㅜ

 

그 순간...아들이 스키를 좋아할 거라는 제 착각과 무조건 데리고 나온 제 잘못과 아무튼 여러 생각들이 함께 떠 올랐습니다.

 

그러며서 묻더라구요..."아빤 스키가 왜 재밌어?"  그래서 좀 생각하다가.....저 눈밭을 내 마음대로 빠르게도 느리게도 마음껏 휘젓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려, 그래서 좋아"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아빠가 자기랑 가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따라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ㅠㅠ.

 

그래서 아 아직은 아닌 가보구나 하면서 좀 낙심을 하면서 있었는데,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와 친구 아들을 D코스 스낵바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친구 아들은 쥬니어 기선전에도 나갈 만큼 스킹을 열심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잘 타는 친구입니다. 아들보다는 1살 형이구요.

 

이제 보겐타는 아들과는 실력차가 월등하지만, 그래도 형이라 아들을 데리고 C코스만 타주며 잘 놀아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들 둘이 탈 때는 일부러 한참 뒤에 따라가면서, 둘만의 라이딩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하고, 아빠는 도저히 못따라겠다 왜이리들 빠르냐 라며, 못 쫒아가는 척도 해주었습니다.ㅎㅎㅎ

 

어느 순간인가.... 아들 녀석의 표정을 보니 무척 밝아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까 질문을 던질 때와는 정말 달라진 표정이었습니다.

흡사 눈싸움 한판 실 컷 한 표정처럼....

 

돌아오는 차안에서 터널을 지나고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오늘도 스키가 재미없었니? "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니 "오늘은 재미있었어...썰매보다 재밌더라고. 아빠도 못 쫓아오고 나 빠르지? " ㅋㅋㅋ

 

그 날 뒤론 스킹을 가자고 하면 표정도 밝고 행여나 못가면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지금 아들에게 프루그 이상의 모든 것을 알려줄 순 있겠지만, 다 뒤로 남기고, 그저 형아와 즐거운 썰매로 스키를 재밌게 여기게끔 하는게 최고이겠구나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일단 스킹이 재미있다고 느껴야 다음 진도(?)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요..^^

 

올해는 시즌권 없이 모두 반일권으로만 스킹을 하였는데, 집에서 물어봤습니다. 우리 내년엔 시즌권사서 탈까?

 

" 음...생각해볼께....형아도 물어봐줘~~" ㅎㅎㅎ

 

시즌 말미에 아들과 스킹하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하나 적어보았습니다. 담 시즌에는 아마 아들과 함께 시즌권으로 다니지 않을까하는 작은 희망도 가져보고 있습니다.^^

 

사실 금번에 아들 장비를 모두 신형으로  처음 사줬는데...이걸 장터에 모두 내놓을까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ㅎㅎㅎ.

 

모두 즐거운 스킹되시고,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이 있으신 분은, 또래와의 스키놀이 시간을 진하게 함 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글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

 

(형아 뒤 쫓아가기 직전의 재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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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18'
  • profile
    정순영 2017.02.23 17:38

    아빠의 마음이 진하게 느껴지는 군요.

    저도 아이들이 스키를 잘타고 좋아했으면 하고 자주 데려가는데요, 확실히 아빠, 엄마랑 타는거 보다

    또래들하고 타는게 훨씬 재밌는가봐요.

    아빠는 잔소리쟁이래요

    ( 업다운 ~ ~  11자 ~~  무릎 붙이고 ...   ^^ ) 

    이제는 그냥 냅둡니다.

    지네들이 아쉬우면 커서 강습하면서 폼 교정하겠지요.

    슬로프에대한 공포만 없애준걸로 만족합니다. 이 아빠는 ..

  • ?
    서보섭 2017.02.23 18:16
    ㅎㅎ 저도 마지막 글에 깊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송영석 2017.02.23 18:13

    어떤 면에선 저희 딸아이의 올시즌과 비슷한듯 합니다.

    저희 아이는 작년부터 시즌강습을 받았는데, 1:3으로 강습을 받았던 작년에는 스키를 무척 재밌어 했더랬죠.

    올해는 좀 더 잘 탔으면 하는 제 욕심에 스키장에 자주 가기위해 베이스도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옮기고

    강습도 1:1로 붙였는데... 작년만큼 재미있어 하지 않더라구요.

    그냥, 아이의 취향이 바뀌었다 생각 했었는데... 좀 더 생각해 본 결과 1:1로 강습을 시킨 것이 실수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스키 자체를 좋아하는 성인들 처럼, 훈련하듯이 타는 것 만으로도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스키는 재미있는 놀이여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놀이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해야지... 혼자서는 재미없으니까요...  ^^

    그래야, 더 흥미도 유발되고, 자기들끼리 나름의 경쟁도 유발되어 더 열심히 타게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택을 했던 것이고...

    그게, 아이의 올 시즌 스키를 재미없게 만드는 결과를 낸 거겠죠.

    그 와중에도 스키가 싫다. 안 타겠다. 하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저도 내년에는 아이가 누군가와 함께 즐겁게 스키를 타도록 해 주려하구요.

     

    재원이도 내년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스키를 탈 수 있는 시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스키...

    재미있자고... 즐겁자고 타는 거니까요...  ^^

  • ?
    서보섭 2017.02.23 18:18
    너무 멋진 말씀입니다. 큰 도움과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송영석 2017.02.23 18:30

    아 참... 스타힐에서 아이와 함께 스키를 즐기시는 분들의 동호회가 있습니다.
    다음까페에서 '스키친구들'이라고 검색해 보시면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아마도... 재원이가 스키를 즐겁게 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 ?
    서보섭 2017.02.23 18:47
    스키친구들 ..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김태성 2017.02.24 09:29

    저도 같은 고민과 같은 과정에 놓여 있어요~

    일본 스키여행의 즐거움으로 스키에 빠진 후 같이 가족끼리 일본 스키여행을 목표로 하며

    집사람과 7살된 딸을 현재 강습을 붙여 열심히 스키에 재미붙이도록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딸애는 재미있어 하는데 집사람은 시근둥합니다

    춥고 위험한데 이걸 왜 하냐고 처음에는 시도조차 안하려고 하던 사람이 친절한 좋은 강사분과

    몽클레르 스키복으로 출혈을 감수한 남편의 노력에 이제 조금씩 배우려고 합니다

    일본 스키장에 가족끼리 와서 스키를 즐기는 그런 부러운 모습이 저희 가정의 모습이 되고

    스키를 통해 가족간의 소통의 계기가 되며 딸애기에게는 운동의 특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
    서보섭 2017.02.24 09:45
    소통과 화목이 함께 하시는 가족이 되실 거예요. 멋지십니다^^
  • profile
    마린코 2017.02.24 10:27

    좋은 아빠로 느껴집니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오래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앞에서 끌기는 너무 힘듭니다. 본인이 앞장서서 나설 때 도와주세요. 

  • ?
    서보섭 2017.02.25 02:10
    네^^! 감사합니다.
  • profile
    박정민 2017.02.24 11:09

    저역시 같은 고민과 과정을 격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막내의 절친들과 가족을 몽땅 스키에 입문 시키는 험난한 과정을 겪었네요.

    평일에는 회사에 나가야 하고 주말에 녀석을 데리고 다니자니 저역시 힘들고 ...

    그래서 또래친구들이 모두 입문하는 쾌거를 이루니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래서 두시즌정도 보내니 이제는 편안해 졌습니다.

    놀이처럼 즐기는 환경과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전제조건하에 적절한 강습이 필요합니다.^^

     

  • profile
    이상언 2017.02.24 11:37

    글을 읽고 많은 부분은 공감했습니다. 저도 작년까지는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올 시즌은 방법을 바꿨습니다. 

    초등4학년 아들은 프리스타일 꿈나무인 선수친구와 2:1 강습, 초등1학년은 자기네 친구들과 함께 3:1 시즌 강습으로요. 스키크로스, 하프파이프, 모글 등 나갈 수 있는 대회들은 다 나가면서요. 애들이 친구들과 타면서 재미를 붙히고 대회에 나가면서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초4아들은 이젠 휘팍월드컵모글도 내려갈 수 있는 수준이 되었구요. 더 잘타기 위해서 친구없는 1:1 강습까지 시켜달라 하여서 스프링시즌까지 강습중입니다. 아들의 말로는 "스키를 제대로 타지 못했을 때는 재미가 없었던 스키가, 제대로 타기 시작하니까 무지 재미있어졌다" 라고 하는 군요. 문제는 제대로 타게하기 위해 흥미유발과정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가 숙제인 듯 싶습니다.

  • ?
    서보섭 2017.02.25 03:39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지막 문장이 크게 와닿습니다.^^
  • ?
    윤일중 2017.02.24 15:49

    아니! 스타힐에 내 허락 없이 드나들다니...

     

    스타힐에 어느 시간대에 와요? 난 매일 저녁 8시 부터 타고, 일요일에는 주로 아침에 탑니다.

     

    그나저나 이제 시즌이 몇일 안 남았네.

  • ?
    서보섭 2017.02.24 22:24
    안녕하세요 일중형님.^^ ㅎ 건강하시죠? 제가 지금 스페인 출장중이어서 이번 시즌은 마무리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인사드릴께요^^~~
  • profile
    한상률 2017.02.27 09:39

    맞습니다. 어릴 땐 같이 탈 친구가 있어야 재미 있게 탑니다.  큰애가 초등학교 때 스타힐에서 동호회에서 어린이들로 팀을 꾸려 단체 강습을 받았는데, 그 때는 재미나게 타더니 이후엔 더는 안 가더라고요. 같이 탈 친구가 없어서였지요.

     

    제 처도 신혼 땐 같이 시즌권 끊고 스키보드 열심히 재미나게 탔는데, 지금은 춥다고 재미없다고 아예 안 갑니다.  스타힐 시즌권 사면 주는 50% 할인권 4장을 같이 우리 집 여자들이 가질 않으니 한 장도 못 썼다는 거 아닙니까. (아들은 시즌권으로 같이 다녔고요. 그나마 막판에는 재미 없다고 안 간다고...) 스키가 재미 없다는 제 처 말에 저는 "재미 있을 수준이 될 때까지 타지 않아서 그렇다"라고 대답하는데, 애 키우고 집안일 하고 하다 보면 기혼 여성은 그런 기회를 갖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 나이 들면 체력 모자란다고 또 안 타려 하게 되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배우면 된다."라는 말엔  "이 나이에 뭐 그러고 있나, 안 한다."느 답밖에 못 받는 거죠. 사실 할 마음이 전혀 없어서 그런 게 아닌 거 압니다. 클럽메드 스키장 같은 데 일주일 보내준다면 왜 안 가겠습니까? 시간도 안 주고 타라 하니까 안 가는 거죠. 스키를 즐기고 배우려면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러면 집안 일이나 친구 만나는 일, 쉬는 시간을 뺏기므로 그게 싫은 겁니다. 개인 시간을 빼라 하면 안 할 게 뻔하니 방법은 가사도우미를 부르든 직접 하든 집안 일을 싹 빼 주고 스키 강습 보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남편에게 쉬운 일은 아니라...

    남편의 돈 퍼붓기나 미친듯한 희생(예를 들어 술, 담배, 잡기, 친구만나기를 끊는 것) 없이는 가족끼리 스키를 즐기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거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 profile
    마린코 2017.02.28 23:47
    그래서 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가정부에 집안일 거의 다 해주고, 아이들 라이딩 다하고, 시즌마다 스키복에, 매일 피트니스 체력단련, 여름엔 알프스원정, 모든 휴가는 유명 스키장, 모든 일정을 사모님에 맞추는거죠. 고행이죠! 그래도 유소년기에 안탄 사람은 잘 늘지않고, 포기할 핑게만 찾습니다.
  • profile
    한상률 2017.03.02 11:01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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