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FIREBIRD SRC WC PISTON + XCELL 16
세부 공법이나 다른 내용에 대한 것들은 조성민 / 장혁준 두 분이 쓰셨으니 그 글들을 참조해 보시고...
제 리뷰는 이 스키의 느낌에 대한 주관적인 이야기이니,
'나는 아닌데?' 하는 분은 스킹 방법에 차이가 많아라든지 환경이 달라 그런가보다고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첫 스킹은 설 연휴 비와서 땅이 굳...는 게 아닌 눈이 굳어 얼음이 된 날 시작됩니다.
조금 시간대롤 거슬러 올라가자면 구입하는 날부터 해서는, 연휴 첫 날 오후에 절대 충동적이 아닌 계획적으로...
(한 달여 전에 제 인생스키를 아는 지인에게 강제판매 당하고, 한 달간 대회전을 탔더랬습니다)
샵에 방문하니 이월 상품인 전년도 검정색 SRC와 이번 오렌지색 SRC 두 가지가 있더군요.
처음엔 이월상품으로 구입할 예정이었습니다. 헌데, 판을 눌러보니 판이 느낌이 다른 겁니다.
그리고 사이드컷도 달랐습니다. 아주 잠시 고민 후에 조금 더 부드러운 오렌지로 낙찰.
구입하고 다음 날 비가 와서 핫왁싱만 해 준 상태로 빙상장이 된 용평... 에 들고 나갔습니다.
첫 느낌은, '어 이거 뭐지?'였습니다. 처음 용평에서 옐로우에 내려섰는데 뭔가 약간의 위화감이...
원래 세팅이 약간 앞으로 된 스키를 오래 타왔고 상급자용 스키들을 타 와서 겁은 먹은 게 아닌데 뭔가 엣지 그립이 좀 이상했더랬습니다.
바로 메가그린으로 이동해 숏턴, 미디엄턴을 해 보니 이 스키가 약간 감이 잡힙니다.
바로, '공격적으로 타야] 하는구나....'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골드로 이동,확인하고
다음날 하이원에서 보강제설된 슬로프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1) 단단한 강설(이라 쓰고 얼음이라 읽습니다)에서 가압을 하지 않고 가볍게 스키딩을 하려고 하면
테일이 상당히 걸리는 편이면서도, 엣지 그립감은 전체적으로 떨어집니다. 특히 탑 부분의 경우 떨림이 생깁니다.
여기서 가압을 해 주면 스키 탑에서 허리 부분까지는 휘어 들어가다가 wc플레이트가 장착된 허리에서부터 극적으로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보통의 회전스키의 경우, 탑에서 테일까지 균일하게 휘는 편인데 이 경우는 좀 달라서,
가압을 하고 몸을 던지면 탑이 극적으로 빠르게 들어가다가 허리에서 테일까지 버텨주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주는 힘의 정도에 따라 다른 스키가 됩니다.
2) 겉이 좀 박히는 일반적인 최상 상태의 '눈'인 경우에는, '아 이 스키 좀 센 편인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설에서 가압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던 부분인 탑 부분이 좀 더 쉽게 들어가기 때문에
모르는 새 가압을 소홀히 하면 허리에서 제대로 된 턴을 만들어 주질 않습니다. 그래서 신경써서 타야하는 조금 까다롭고 강한 스키가 됩니다.
(탑이 잘 박히는 눈에 허리를 위한 적극적인 가압을 하면.... 탑이 더 빨리 박혀 감겨 돌아갑니다. 이게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아시겠죠)
3) 겉눈이 밀려 푸석해지는 타이밍에는 부드러운 탑 부분이 눈 위에 올라타고, 단단한 허리때문에 스키가 뜨게 됩니다.
안 뜨려면 날을 바짝 세워 박아넣던지, 몸을 확 앞으로 던져 불필요한 리바운드를 억제해 줘야 합니다.
이래저래 까다롭다고 해야 할까요? 항상 자세를 신경써 타야하는 기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립감은 아주 우수합니다. 벤딩성 턴을 만들어 낼 경우에는 턴 후반까지 꾸준이 물고 있으면서 밀리지 않고, 스키딩성 턴에도 테일이 잘 버텨줍니다.
그렇다고 wc수준의 그립감은 나오지는 않습니다.
당일 골드 상단부의 강설부에서 조작감은 이 회사의 예전 모델이던 SL wc모델 그립감의 70%정도로 느껴졌습니다. 부드러운 탑 부분 때문인 이유인듯 한데
상대적으로 (탑에서 허리보다도 허리에서 테일까지의 강도가 높은 게 손으로 눌러보면 눈에 보입니다.) 강도분포가 차이나고,
사활강을 해보면 얼음에서 테일보다 탑이 먼저 털립니다.
이런 특성의 장점은 빠른 도입을 가져다 주는 부드러운 탑, 턴 중반에 제대로 받쳐주는 허리, 후반부까지 스키를 믿고 버텨볼 수 있는 테일로 정리해봅니다.
스펙상 165cm에 회전반경 12.5미터가 나오는 이 스키는 숏턴에서 미디엄턴까지 제대로 된 자세를 잡고 제대로 타 줄 것을 요구합니다.
리바운드 특성도 가압에 따른 편차도 크지만 날세움에 대한 차이도 좀 있습니다. 그리고.... 리바운드 파워는 월드컵 스키에 준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스키가 주는 메세지를 적어보자면, "대충대충 타지 마... 제대로 안 타면 말 안 들어줄거 여... 후경 으로빠지지 마...
롱턴은 대회전에게... 그런 거 하지 마~~ 난 회전용이야... 할 수 있으면 카빙으로 타... 그건 내가 잘 해줄게..."(라고 스키가 이야기해줍니다.)
요약하자면, 기술적으로 일반적인 상급자 스키에서 기술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스키어가 wc급의 강한 스키는 근력이나 기타 요인으로 타기 버거운데
좀 더 기술을 잘 구현하고 버텨줄 수 있는 스키 그룹에 속하는, 한 마디로 최상급자용 스키입니다.
'이 스키 이쁘네~' 하고 타면 안되고, 진지하게 스키가 주는 메세지를 순간순간 받아 피드백해 갈 것을 요구한다는 데서
쉽고 편한 (어디까지나 상대적 으로) wc스키의 마이너 버전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추천 스키어는 솔직히 적어보자면, 갓 레벨1 수준에 올라간 분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다 발휘하기 힘들고,
레벨2에 근접한 분들에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 이상 되는 분들은 이 스키의 위에 서술한 특성들로 인해 호불호가 상당할 듯 하구요.
그리고 스키딩성으로 타면 상당히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저는 벤딩성으로 주로 타기 때문에 빠른 도입과 카빙으로 호를 그릴 때 버텨주는 것이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이상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적은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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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스키가 블리자드 초급스키다보니 관심이 많은데 잘보고 갑니다
리뷰한 스키를 타기위해 얼른 초보딱지를 때야겠네요 ㅎ
혹시 xcell 14바인딩으로 된 스키도 타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