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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내린 눈으로 제가 있는 용평은 이제야 좀 겨울같은 느낌이 나고 있습니다.

 

12월 22일. 동지이지만, 아직 용평의 레인보우는 오픈을 하지 않고 있고, 날씨는 참 따뜻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스키를 타고 있고, 저는 어김없이 용평의 슬로프에서 매일 스킹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엔 날씨때문에 리뷰 혹은 시승기가 상당히 늦어졌습니다. 

 

이번 시즌의 저의 첫 리뷰/시승 스키는 다름 아닌 X-RACE LAB 175cm 입니다. 

 

1. 올라운드 레이싱스키 - 색다른 스키의 장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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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호석 선생님이 앞서 올리신 리뷰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길이 175cm에 회전반경 15m의 올라운드스키라고 할 수 있는 스키입니다.

 

반호석 선생님의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http://www.drspark.net/index.php?document_srl=2705530&mid=ski_review

 

이 스키는 X-RACE LAB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분명히 레이싱스키입니다. 그것도 양판용의 그런 레이싱스키라기 보다는 월드컵사양의 스키에 준하는 제작방식을 도입하고 있고, 실제 제작도 레이싱부서에서 하고 있는 경기용의 스키입니다. 

 

하지만 그 길이와 회전반경은 FIS의 어떤 규정에도 맞지 않는 말 그대로의 올라운드스키라고밖에 할 수 없는 그런 모양의 스키입니다. 

 

아토믹의 REDSTER XT로 시작된 이런 스펙의 스키는 짧은 회전스키, 그리고 길고 회전반경이 부담스러운 대회전스키를 타기엔 부담스러워하는 그런 스키어들에게 의외의 호평을 얻고 있고, 저도 이번 시즌 183cm의 대회전스키를 대신하여 이 스키를 선택하는 변화를 주게하였습니다. 저는 기술선수권에서 이 스키를 대회전 GATE 종목과 미들턴, 그리고 종합활강종목에서 사용하였고, 183cm의 길이에 26m의 회전반경을 가지고 있는 대회전스키는 롱턴종목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실상 남자선수 그중에서도 상위권의 선수가 아닌 이상 부담스러운 길이의 스키보다는 이런 올라운드스키의 회전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고속안정성이 뛰어난 스키가 종합활강이나 미들턴과 같이 좀 더 공격적인 카빙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스킹에서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것은 실제 스킹에서도 당연히 잘 표현됩니다. 

 

이 스키는 우리나라이외의 나라에서는 FIS의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MASTER급의 레이싱스키로 소개되고 있는 바, 굳이 규정을 준수하여 어려운 스키를 타지 않아도 되는 스키어들이 어려운 GS스키를 타기보다는 이 스키를 타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는 스킹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프리스킹을 할 때 가장 손이 먼저가는 스키. 

 

제 락커에는 대략 5대의 스키가 들어있습니다.

183cm의 대회전스키, 168cm의 모글스키, 157, 158의 회전경기용 스키, 그리고 175cm의 이 스키입니다. 

 

제가 혼자 스킹을 하는 시간에는 어떤 스키를 가지고 나갈까? 라는 생각을 항상 락커앞에서 하게 되는데요.

생각을 하다가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이 바로 이 X-RACE LAB 175cm입니다. 

잘 정설된 눈에서 빠른 대회전을 할 수도 있고, 조금 망가진 사면에서 숏턴을 재빠르게 할 수 있고, 깊은 미들턴으로 원심력을 느끼며 스킹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한대를 가지고 나가면 중간에 스키를 바꾸지 않도고 다양한 연습과 훈련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항상 고민의 끝에는 이 아이가 제 손에 들려있습니다. ^^

 

그럼 사진을 좀 보면서 이야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01.jpg

이 스키를 처음으로 탄 날 찍은 사진입니다. ^^ 새 스키를 락커에서 뜯는 기분. 이 기분이 시즌 초에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지요.

바인딩은 X16 바인딩을 선택하였습니다. 

 

02.jpg

저는 이 기분을 느끼려고 바인딩작업을 할때 비닐을 다 벗기지 않고 이렇게 세팅을 하거든요. 

세팅은 남편인 조민(madskier)선생이 해주었습니다. 

 

03.jpg

비닐을 벗기면, 이 스키에는 이렇게 왁싱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살로몬의 LAB 스키들은 경기용스키만을 생산하는 부서에서 별도로 생산되고, FACTORY TUNE이라는 에지의 튜닝과 베이스 왁싱이 되어서 출고가 됩니다. 사이드에지는 87.5도 베이스는 1도로 가공되며, 에지는 0.1mm off-set이 잡혀서 눈과 접촉되지 않는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출고가공이 되어서 나오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스키는 비닐을 벗기고 바로 스키를 타도 되는 그런 스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따로 왁싱을 하거나 에지 튜닝을 하지 않고 그냥 이 상태로 바로 슬로프로 향했습니다. 

 

3. 조작성은 회전스키인데 안정감은 대회전스키네.

 

04.jpg

슬로프로 나와서 스킹을 하러 갑니다. 

목표슬로프는 바로 레드. ^^

이 글을 위한 사진도 찍기 전에 먼저 타기부터 합니다. 

 

사실 이날이 첫 만남은 아니었습니다. 

 

두 시즌 전 처음으로 나온 아토믹의 REDSTER XT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의 XT도 타보았고, 지난 시즌의 X-RACE LAB 175도 사실 살로몬 데모팀들에게는 지급된스키가 있어서 빌려서 타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스키로 X-RACE LAB 175는 이날이 처음. 어떤 느낌으로 15/16시즌용이 만들어 졌을지는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첫스킹은 언제나처럼 기초기술로 편하게 내려오고 싶었고, 기초 패러럴정도로 내려올려고 했는데...

이 녀석이 달리라고 합니다. ^^ 잘 돌아가 줄테니 달리라구요. 그래서 두세턴을 기초로 하고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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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 달리던 모습이 용평리조트의 페이스북담당자의 사진에 찍히고 말았어요. ^^ (photo by Parkjunwook)

 

네 이 스키로 아마 첫 슬로프를 내려오는 모습을 찍힌걸꺼에요. 

레드의 중반부부터는 그냥 달렸거든요. ^^

 

175cm이라는 길이는 제가 보통쓰던 183cm보단 짧지만, 안정감이 레드정도에서는 그다지 부족한 느낌은 아니에요.

하지만 회전반경 15m라는 이 짧은 회전반경이 주는 조작성은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시즌초에 26m의 대회전스키로 레드를 타는 건 정말 부담되는 거거든요.

 

05.jpg

탑부분만 보면 회전스키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X-RACE LAB 175는 회전스키같은 조작성으로 시즌초부터 대회전연습이 가능하게 해주는 그런 스키입니다. 

회전스키처럼 다루기 쉽지만 대회전스키같이 안정적인 그런 스키. 저는 맘에 쏙 들었습니다. 

 

4. 굳이 힘든 월드컵대회전 스키를 타야할까? 

 

저와 몇년간 용평에서 같이 스킹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스키는 제가 꽤나 많이 추천해 드렸습니다. 

레벨3이상의 기선전을 출전하는 남자 스키어들에게도, 꾸준히 강습을 받으시며 스키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도 어려운 180cm이 넘는 대회전 스키들 대신 175cm의 이 스키를 추천해드리곤 했습니다. 

 

그 분들이 타보시곤 다들 대 만족. 이 스키를 주력스키로 쓰시는 분들이 제 주변에는 꽤 계십니다. 

 

다들 180cm대의 대회전스키를 고르시기 보단 이 스키를 고르시고, 더욱 롱턴이 재미있어졌다고들 하십니다. 

광활하게 넓은 슬로프라면 물론 180cm이 넘는 스키가 더 좋겠지만, 한정된 사면과 사람이 많은 슬로프에서 롱턴을 즐기기엔 이 스키의 짧은 길이와 짧은 회전반경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된다고들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13.jpg

이렇게 잘록한 스키이기때문에 이 스키는 참 잘 돌아가거든요. 

 

하지만 레인보우같은 슬로프에서 넓은 롱턴을 하기에는 이 스키는 좀 잘 돌아가고, 잘 말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넓은 슬로프에서는 긴 대회전전용스키가 훨씬 유리하겠죠. 당연히 월드컵 대회전 스키를 눌러서 잘 휘게 할 수 있는 기선전상위권 남자스키어들도 26m급의 대회전스키가 더 안정적일겁니다. 

 

하지만 저 같은 여자스키어나 일반 남자상급자들이 제가 평소에 훈련하는 용평의 레드, 그리고 올해 기선전이 열리는 알펜시아정도에서 스킹을 한다라면 이 스키가 월드컵대회전스키보다는 확실히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5. 레벨테스트용으로도 이 스키의 장점은 많습니다. 

 

흔히들 레벨테스트용의 스키를 추천해달라는 글에 단골로 달리는 것이 170cm대의 올라운드스키한대. 라는 답입니다. 

저는 자신있게 다룰 수 있는 어떤 스키라도 좋다라고 답을 드리지만, 그래도 위의 올라운드스키라는 답을 받으신 분들에게 이 스키는 축복과 같은 스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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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스키와 대회전스키의 장점만을 갖고 있는게 올라운드스키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반면, 둘의 단점만을 갖고 있는게 올라운드스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단점을 언급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회전스키처럼 예리하지도 않고, 대회전스키처럼 안정적이지도 않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스키라고 올라운드스키를 이야기하시지요. 

 

하지만 제가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게, 이 스키는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합쳐놓은 스키라는 것입니다. 회전스키처럼 예리하고, 대회전스키처럼 안정적입니다. 따라서 기술의 표현에 주저할 것이 없이 적극적인 스킹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관용도가 좀 낮고, 실수를 하면 바로 반응을 하며, 조금은 무겁다는 월드컵스키들의 단점을 함께 갖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 단점들이 기술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과거의 올라운드스키들의 문제였던 조금은 둔하고, 무언가 반응이 늦고, 거기에 조금 덜 안정적인 부분이 없기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만 하는 레벨테스트에서 이 스키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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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mm의 Tip은 턴의 초반부에 어김없이 눈을 잡아주어서 대회전스키처럼 도입이 어렵지 않습니다. 65.5mm의 회전스키같은 Waist는 민첩한 스키의 반응과 깔끔한 폴라인을 그릴 수 있게하구요. 98mm의 Tail은 카빙종목에서는 깔끔하게 빠지는 턴 후반부를, 스키딩계열종목에서는 걸리지 않는 테일컨트롤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상적인 Sidecut을 가지고 있는 스키입니다. 

 

08.jpg

이 스키에는 SL이라는 프린팅이 되어 있습니다. 회전스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부분은 대회전 스키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MASTER용의 대회전스키로 네이밍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처음엔 그 용도가 애매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만큼 이 스키는 숏턴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잘 됩니다. 

제가 이 스키로 회전스키만큼 편하게 숏턴(아주 샤프한 카빙숏턴은 아니지만...^^;)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남자 스키어들은 더 쉽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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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의 X-RACE LAB 175는 아토믹의 REDSTER XT 175와는 다르게 더블덱이 적용되지 않은 스키입니다. 그 이유로 아토믹의 XT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 있으며, 좀 잘 휘는 스키의 느낌이 있습니다. 남편의 XT175와 이 스키를 번갈아 타보면서 느낀 점이니 아마 틀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강한 스키를 원하신다면 XT를 좀 더 잘 휘는 스키를 원하신다면 X-RACE LAB을 고르시면 되시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6. 저에게 FIRST SKI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작년까지는 회전스키를 주력스키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올해부터는 이 녀석입니다. 

그래서 이 녀석을 제가 첫 리뷰/시승기용의 스키로 고른 것이구요. 

 

FIRST CAR가 다용도로 쓸 수 있는 패밀리세단이라고 한다면 FIRST SKI는 숏턴 롱턴을 모두 할 수 있는 X-RACE LAB 175 라고 하겠습니다.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쬬이     kevin     전준영  
  • ?
    돌돌이이빠 2015.12.25 08:07
    아직 스키초보라 잘 모르겠지만 구매해봐야 겠네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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