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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뇰 사의 06/07 경기용 스키화 래디컬 R16 카본

06/07 시즌을 맞아 준비한 로시뇰의 제품들은 솔라(Solar)와 래디컬(Radical)을 제품 컨셉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로시뇰 사가 창립 100주년을 맞게 되므로 이 제품들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래서 로시뇰 사의 각별한 애정이 깃든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솔라(Solar).

이것은 06/07 제품의 기함(旗艦) 제품들이 보여주고 있는, 새로이 채택된 색깔입니다. 이것은 몇 년래 사용되고 있던 금색(金色), 즉 금메달(최고)을 지향하는 골든 스피릿(Golden Spirit)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솔라는 강열한 태양빛을 의미하고 있는 바, 100주년을 맞아 새로이 떠오르는 태양이 되고 싶어하는 로시뇰 사의 의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래디컬(Radical).

이 기함 제품들의 이름이 가진 의미도 역시 각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래디컬은 흔히 과격한의 의미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는 근본적(根本的)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Back to Basic의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이제 흔들리지 않고, 100주년을 버텨온 회사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랄 수 있습니다.

오늘 살펴볼 제품은 먼저 스키어와 스키의 인터페이스인 스키화입니다. 바로 06/07 경기용 스키화 래디컬 R16 카본입니다. 기존의 엘리트 레이스 프로 카본의 계보를 잇는 제품입니다.


- Radical R16 Carbon



이 색깔이 로시뇰이 주장하는(?) 솔라 칼라입니다. 제가 보기엔 오렌지색과 큰 차이가 없는데, 유럽인들이 보는 태양빛은 저런가 봅니다.(색깔을 판단하는 것도 민족마다 차이가 나니까요.) 외견상으로는 기존의 부츠와 큰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그러므로 부위별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버클. 볼수록 아름다운 버클입니다.



로시뇰의 버클은 더블 레버(double lever)가 특징이고, 이게 상당히 쓸모가 있습니다.




- 스키화의 발등에 있는 장치(?)입니다. 아래 설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 이 장치는 기존의 무른 플라스틱을 발목/발등 부위에 덧대놓은 것보다는 훨씬 더 발전된 방식입니다.

제가 항상 로시뇰의 스키화 제품에 대하여 가지는 불만이 이 부분입니다. 살로몬 등은 오래 전부터 바이인젝션(bi-injection) 기술을 이용하여, 이 부위의 플라스틱을 강한 것과 무른 것 두 가지를 한꺼번에 사출하는 식으로 만들어왔지요. 그렇게 하면, 스키화에 발을 넣을 때(신을 때)와 뺄 때 대단히 편합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플라스틱이 발등 위에 있기 때문에 버클을 채워도 그 부위가 아프지 않은 장점도 있습니다.

로시뇰은 오랫동안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발을 신기가 힘들고, 발을 뺄 때도 힘이 들며, 특히 발을 뺄 때는 발 끝에 스키화의 깔창(insole)이 딸려 나오면서 꺾어지는 문제까지 있었습니다.(전 이런 문제를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그 부위에 리벳팅(rivetting)으로 무른 플라스틱을 대는 편법(???)을 사용하여, 그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만, 그건 모양으로봐도 별로 안 좋았고, 기능도 bi-material을 사용하여 한 번에 해결하는 것과는 기술력의 차이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기존 부츠에서 로시뇰 스키화의 장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촌스럽긴해도 그런 부츠가 발등을 잘 눌러주는 장점은 있었던 것이지요.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이번에 힌지를 이용함으로써 “Easy entry, More Performance“를 주장하게 된 것입니다. 신발 신기가 전보다는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발등을 눌러주는 기능은 무른 플라스틱을 덧댔을 때보다 더 나아졌습니다.


- 발목 부위입니다. 이 부위가 참으로 중요하지요, 아래쪽 족부(足部)를 확실하게 지탱해 줘야하므로 견고하면서도 기능적이어야 합니다.

이 부위의 뼈대는 Active Cockpit입니다. 비행기의 조종석처럼 이름을 붙였습니다. 칵핏(cockpit)이라고 말입니다. 하긴 이 부위의 역할에 의해서 스키 컨트롤의 많은 것이 변화할 수 있지요. 은색으로 액티브 칵핏이라 쓰인 뼈대가 대단히 단단해 보입니다. 앞서 소개한 사진을 보면 이 칵핏의 뼈대가 앞쪽으로도 많이 뻗어 나가있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그 위에는 발목 상단 부위로 향하는 커프(cuff)와의 중간에 설치된 일종의 충격흡수기(shock absorber) 같은 것이 보입니다. 회색으로 커프 하단에 의해 눌리게 되어 있는... 발목을 앞으로 많이 굽히는 경우, 여기에 닿게 되고, 약간의 탄력을 받게 되지요. 개념은 좋은데 실제로는 생각만큼 멋지게 작동하지 않는 장치입니다.-_- 실제로 체중을 가하여 발목을 굽혀 보면 커프의 좌우가 약간 옆으로 벌어지면서 이를 누르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습니다만, 보기에는 대단한 장치로 보입니다. 일단 눈으로 보아 멋진 장치.-_-

그 위에는 발목의 각도를 조절하는 캔팅(canting) 조절 너트가 보입니다. 이 너트는 반대편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 스포일러 조절기.

영어로 Adjustable Spoiler라고 쓰인 검은색 플라스틱이 스포일러입니다. 원래 스포일러는 비행기 날개에 달린 장치로 바람의 저항을 유도하여 비행이나 선회(旋回) 등의 효율을 높이는 지향성의 격자이지요. 요즘은 자동차 뒤 트렁크 위에도 설치하여 차 지붕을 향해 뒤로 흐르던 바람의 방향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차의 뒷부분을 아래로 찍어 누름으로써 뒷바퀴의 접지력을 좋게 할 때 사용하는 장치도 스포일러라 합니다.

부츠에서는 위의 스포일러 조절기라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단지 이처럼 플라스틱 뼈대를 아래위로 조절하여, 장딴지 부위에서 그 높낮이가 변함으로써 스키어의 전후 움직임(fore-aft movement)에 영향을 주는 장치입니다. 물론 이 스포일러를 높이면 뒤쪽에서 지탱하는 힘이 커집니다. 그러므로 후경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지요.

하지만 이 장치를 잘못 사용하면 그 맹점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뒤를 잘 받쳐 주다보니 자꾸 후경화의 경험을 한다는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낮으면 스키어는 본능적으로 뒤로 빠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이 높으면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자꾸 이에 장딴지를 기대는 경향이 생기고 이것이 후경을 유발합니다. 대단히 아이러니칼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알아서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장치라고 하겠습니다.


카본이라고 안 써 놔도 웬만한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건 겉모양만 보고도 카본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큰 글씨로 carbon이라고 써 놨군요.-_- 하지만 그 큰 글씨가 촌스럽습니까? 아닙니다.^^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한 마디로 뽀대납니다. 그 비싸고도 대단한 소재인 카본이 이렇게 넓은 부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부츠가 왠지 좋은 부츠일 것 같다는 환상을 심어줍니다.

카본은 아시다시피 대단히 강하고, 그래서 필요 없는 무게를 줄일 수 있으면 탄성을 부가하는 소재입니다. 스키어의 전후 움직임에 관여하는 이 부위는 강하면서도 탄력을 줄 수 있어야 하기에 여기에 카본 판(carbon plates)이 이렇게나 많이 사용된 것이지요.




- 이너 부츠(inner boots)입니다.

이 이너 부츠는 힛 모울더블(heat moldable)입니다. 즉 열을 가하면 형태가 변화하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스키 매장에 설치된 가열기를 이용하여 가열한 후에 스키화를 신고, 버클을 강하게 채운 후에 중경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스키화 내부의 이너 부츠가 스키어의 발을 정확히 감싸는 형태로 변형됩니다.(깔창도 힛 모울더블입니다.)



커스텀 에어핏은 공기로 채워진 가볍고도 강한 육각의 벌집 구조이고, 쉽게 가열 성형되는 방식입니다.

이너의 커프 부위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전에 사용하던 것보다 더 기능적으로 변화했습니다.


- 이 “richer look”이라는 용어는 로시뇰 사가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 전과 같은 방식이고, 이것은 혀의 높이를 스키어의 요청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어서 대단히 유효합니다.




- 이 벨크로 부속을 이용하면 피팅감이 훨씬 좋아집니다. 물론 이를 사용했을 때 발이 너무 조인다면 사용치 말아야 합니다.



아래 족형(last)을 보면 우측으로 두 번째의 래디컬(리뷰하고 있는 제품)의 족형은 일반적이고, 왼편의 월드컵 출전 수준의 선수들을 위해 만드는 월드컵 부츠는 피팅감의 고려보다는 경기력에만 몰두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바로 부츠 보드(boots board)에 관한 것인데... 이 부츠 보드는 이너 부츠 밑에 깔려서 스키화의 쉘(shell)과 연결되는 부분이지요.


위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제품의 마무리가 형편 없습니다.-_- 이게 과연 한 회사의 기함 제품에 장착되는 부츠 보드의 모양인지...

그리고 예전엔 이런 식으로 부츠 보드를 제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액티브 칵핏과 같은 방식으로 쉘에 부츠 보드에 해당하는 부위에 직접 성형을 하여, 처음부터 접합이되는 방식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강하게 그 부위를 만드는 방법이지요. 그런데 왜 이번에는 리무버블 부츠 보드 방식(살로몬 등은 계속 이런 방식을 오래 사용해 왔습니다만...)을 채용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너를 제거하고 부츠 보드를 손가락으로 밀어보면 그것이 약간 움직이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이걸 3M Repositionable Adhesive 점착제를 발라 고정시킬 예정입니다.(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너 부츠 밑에 깔려서 체중을 받으면 전혀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래디컬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위에 플렉스 인덱스(Flex Index)를 비롯한 몇 가지 정보가 있습니다만, 아래 상세한 스펙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로시뇰의 모글/뉴스쿨용 스키화인 스크래취(Scratch)와 비교하면, 래디컬은 이너 부츠의 높이가 꽤 높습니다.

이 로시뇰의 래디컬 스키화는 로시뇰이 오래 전에 합병한 회사인 랭(Lange)의 경기용 부츠들과 태생이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로시뇰은 경기용 부츠를 제외한 일부 상급과 모든 중급, 초급 부츠들은 그보다 더 오래 전에 합병한 까베르(Caber/지금은 상표가 죽어있음.) 공장에서 만들어내고, 경기용 부츠는 경기용 부츠의 명가인 자회사를 이용하여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최근 몇 년간 로시뇰의 스키화를 보면 변화는 있으되 작은 변화들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경기용 스키화를 만드는 획기적인 기술의 변화 같은 걸 기대하기는 힘들 만큼 기술이 정립된 때문일 거라는 추측을 해 봅니다.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1-15 09:32)
  • ?
    조민 2006.11.10 12:28
    [ madskier@드림위즈.컴 ]

    액티브 솔이 없어졌네요. 음.

    R2006의 리뷰를 준비중입니다. 96mm의 last를 사용한 부츠입니다만, 이상하게 제 발에 맞습니다.-,.-
    튜닝이 쉽게 설계된 이너부츠역시 매우 맘에 듭니다. 아웃쉘은 조금 튜닝을 해야겠고, 갈아내야 할 곳도 보입니다. 그런데 가장 위 버클이 좀처럼 조여지지 않네요. 버클의 이동을 고려해 봐야 할 듯.^^
  • ?
    박민영 2006.11.11 18:48
    [ bumpster@@naver.com ]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박사님의 로시뇰 신상품....레이싱/데몬 스키의 프리뷰를 하루빨리 읽고싶습니다.^^
  • ?
    박순백 2006.11.13 22:28
    [ spark@dreamwiz.com ]

    [박민영 선생님] 데몬용 스키들(?)의 프리뷰는 아래있습니다. 뮤틱스는 지난 시즌의 시승 소감을 포함한 리뷰이고요.

    http://drspark.dreamwiz.com/cgi-bin/zero/view.php?id=ski_info&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97

    올해는 제가 경기용 스키로는 R9X(대회전용 181cm)만 타 보게 될 듯합니다.
    물론 그 스키를 타 보고 리뷰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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