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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signol 05/06 Z5, 06/07 Z9(=10D Demostyle) 시승기

DIN 3-11 짜리 Axium 110 테스트 바인딩이고 기본 사양인 TPI 리프터가 달려 있는데, 리프터 달린 스키는 처음 써 본다. Atomic Beta Carve120(=ETL120)에 붙은 Centro 310도 역시 조절식 바인딩이라 일체형 리프터가 있긴 한데. 그 높이가 10mm에 불과하였다. 170cm, R15 올라운드용이라는 것 말고 다른 정보 없이 현장에서 그냥 샀다. 상태 매우 좋은 노르디카 올라운드가 나와서 경합을 했는데, 상대방에서 37만  원을 불러서 좌절.  결국 두 대 나온 스키월드 협찬 경매 스키 중 한 남은 한 대인 Z5을 사게 된 것이다.

길이도 적당하고, 좀 험하게 아무데서나 타도 될 모델이라 맘에 든다. 뭐 어차피 초보만 겨우 면한 나에게는 다 마찬가지지만... Expert용이라는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한다. 뭐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 할 수 없고, 열심히 타야지.

해외 평가는 매우 좋다. 오프 피스테(off piste/스키장 외 설전, 능선, 계곡 지역)가 많은 환경에서는 대단한 인기 스키이다. 여러 군데서 베스트 스키로 꼽히기도 했다. 한 사이트에서는 "마술같은"  "놀라운"이란 표현을 여러 번 써 가며 칭찬을 하기까지 했다. 인터내셔날판은 허리가 72로 굵고, 앞 뒤도 더 큰 오버사이즈라 좀 다르지만, 구조는 같은 스키니까.


(스키월드 사진)





아래가 Z5 국제판이다.  위 회색이 내가 타던 것이다. 이건 아래 인터내셔널 버전(126-74-105mm)과는 옆들림(사이드컷)이 112-68-98mm로 다르다. 일본에서 테스트용으로 쓰던 것을 수입한 거니까 이것도 일본판인 듯. 05/06 Zenith Z1 TPI(R 15.8m)와 옆들림이 같다. 국내에 들어온 Zenith Z시리즈는 글자체와 등급명 등 조금씩 차이만 있고 04/05 에서 06/07 까지 빨강과 회색, 흰색을 주제로 한 아래 스키와 디자인이 같다.(몇 대만 들어온 Z3는 제외. 이건 녹색, 주황색도 있었다.)




여기까지가 작년에 Z5 를 사고 올린 글의 일부이다. 이제 시승기로. 먼저 Z5다. Z9과 Z5는 같은 라인으로,  같은 모양, 같은 크기에 재질을 달리해서 플렉스(flex)를 조절한 스키이다.(겉모습도 언뜻 보아서는 구별을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한 달 쯤 탄 Z5 얘기를 길게 쓰고, 시승회에서 타 본 D10 Demostyle(=Zenith Z9)는 주로 Z5와 다른 점을 가지고 얘기를 하련다.




Z5는 데몬용 최상급 바로 아래 단계의 스키이다. 용도는 다져진 곳 30%, 그 밖의 심설, 악설 70%로 설계된 올라운드(올 터레인/올 피스테)용 스키이다. 15m 회전 반경은 회전용과 대회전용 딱 중간쯤 되는 다목적 스키라는 것이고, 이 회전 반경은 바로 올라운드 스키의 반경이다. 대상 스키어는 중상급에서 상급으로 올라가는 스키어, 최상급자까지이다. 물론 이 최상급자라는 개념은 스키장 안에서 타는 인터 스키의 최상급자가 아니고, 스키의 용도대로 눈 쌓인 절벽이나 나무 사이(tree skiing) 등 스키장 밖에서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는 실력이란 뜻이다. 국내에서는 해당 없는 분류이나, 상급 및 전문가(advanced & experts) 정도가 대상일 거다.

타 보니, 내 키(169cm)와 거의 같아서 좀 길게 느껴진 길이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회 되는 대로 여러 가지 스키를 빌어 타 봤고 97-98년에는 컨벤셔널 스키도 탔지만, 99년 부터는스키보드(skiboard)가 주 종목이라 지난 시즌까지 120cm 짜리 아토믹 ETL120구형과 다이나스타 140cm 펀스키를 주로 탔기 때문에 처음엔 좀 버거운 듯 하였다. 하나 좀 타니 곧 적응이 되었다.

편했다. 15미터라는 회전 반경도 생각보다 짧게 느껴진다. 바인딩 앞 뒤 뭉치가 따로 움직이는 테스트 바인딩이 올라가 있었는데, 스키화와 바인딩 중간을 맞추니 중심이 너무 뒤로 물러난 듯하다. 깊은 눈이나 거친 눈이라면 그 세팅이 맞겠으나, 조작성과 공격적인 카빙을 즐기는 내 취향대로 앞으로 2cm 가까이 팍 당겨서 바인딩을 조절했다. 레일이 붙은 테스트 바인딩이라 포지션은 꽤 높아졌다.

눈이 꽤 좋았던 시즌 초 천마산(현 스타힐)에서 첫 스킹을 시작했다. 일단 길이가 꽤 길어 날 먹임, 접지력이 좋다. 덕분에 어떤 곳이든 무난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일단 처음엔 카빙 롱턴으로 내 지르기이다. A라인 카페 앞에서 출발, 간판 앞을 지나 리프트 타는 곳까지 500미터 정도를 논스톱으로 때려 밟았다.(다른 스키장에서 그런 짓을 하면 위험하지만, 오전 천마산 스타힐은 사람이 적어 괜찮다. ^^) 첫 느낌은 날이 참 잘 먹는다는 거다. 초중급들이 거의 그러하듯(^^;) 나도 미디엄 카빙 턴과 롱 카빙 턴으로 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전에 타 본 스키들과 느낌이 많이 다르다.

스키딩과 카빙을 번갈아 해 보니 날 먹임(edging)은 동급 스키에 비해 조금 나은 정도 같지만, 스키 판 전체가 바닥에 착 붙는 듯한 안정감 때문에 날 먹임이 더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오프 피스테 사용 70%를 감안한 설계"라는 태생 때문인지 녹은 눈, 뭉친 눈에서도 "뭔 일이 있었냐?"는 듯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잘 넘어간다. 같은 범프에서 아토믹 Beta Carve 120cm(=ETL120)이라면 자르고 나갔을 테고, Elan SLX라면 튀어버렸을 거다. 이는 스키 판 자체의 특성도 있지만, 스키 판 앞 뒤에 붙은 VAS 충격 흡수 장치와 엘라스토머(elastomer/연한 플라스틱의 진동 흡수기)가 붙은 TPI 인터페이스 덕이 큰 것 같다. 악설용답게 진동 흡수 능력은 대단히 뛰어나다.  대신 좀 무르고, 반응이 느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초 중급 스키의 느리고 무른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약해서 그런 게 아니라 튜닝해서 그리 만들었다는 느낌.  

그리곤 B라인 꼭대기에서 천리의 고수들 뒤를 따라 숏턴 흉내를 내며 내려 가 보았다. 바인딩 앞 뒤에 엘라스토머가 있고, 허리가 굵은 편이라 그런지 동급 스키에 비해 숏턴 반응도 빠른 편은 아니다. 언웨이팅을 하는 시점에서 리바운드가 3분의 1박자 쯤 늦게 터진다. 그 세기도 그만큼 약한 느낌이고. Z5와 동급 일반 스키의 리바운드 세기/빠르기(응답성)를 100/100이라고 할 때, 매우 빠르고 강한 회전경기용 엘란 SLX의 리바운드 세기/빠르기가 130/120이라고 하면  이 Z5는 85/75정도? 좀 빠르고 더 강하게 눌러 준다면 꽤 센 리바운드도 나올 수 있는 잠재력은 가진 판 같으나, 회전용도 아니라서 안 해 보았다. 그래서 빠르고 날렵한 카빙을 원한다면 그리 권할 만한 스키가 아니다. 올라운드용답게 대충 두루 쓰기에 좋지만, 회전 스키보다는 둔하고 느리고, 대회전 스키보다는 묵직하고 빠르지 못하다.

"회전과 대회전이 모두 잘 되는 진정한 올라운드 스키는 없다"는 진실, 바로 그 태생의 한계가 아닌가 한다. (올해엔 Mutix 같은 변신 스키가 나왔지만 -) 그래도 숏턴 성능은 의외로 훌륭하다. 스키딩성 숏턴 뿐 아니라 탑 컨트롤에 가까운 카빙 숏턴도 리듬만 잘  잡으면 부드럽게 해낼수 있다. 마침 천마산에 종종 나타나는 초 중등학고 학생 선수들이 옆에서 회전 기문 연습을 하고 있어,  그걸 곁눈질 하며 B라인 중하단을 리듬 맞춰 따라 달려 보았는데, 긴 판의 안정성과 그립력, 조금 느리고 심하지 않은 리바운드 덕에 편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리듬을 맞추니 무릎 아래가 저절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 정도였다.(선수들이 간 다음엔 혼자 하려고 하니 잘 안 되었지만- ^^;) 살로몬 데모 3V나 스트릿레이서 시리즈의 팔팔하고 감아도는 듯한 숏턴과는 매우 느낌이 다른, 안정적인 회전이 된다.

그리고 한 달을 이 Z5 스키와 함께 보냈다.  처음엔 망가질 때까지 탈 생각이었으나, 몇 가지 이유로 바꾸고 말았다. 첫째, HEAD 익스트림 카빙 스키를 하나 더 샀다. 아주 재미있는 스키이다. 두 번째, 스키 길이 때문에 아무래도 편히 다루기가 쉽지는 않았는데, 천마산리스트 동호회의 한 분이 타던 04/05 Viper X oversize(일본판 9Dox) 160cm와 바꿔 타 보고는 맘에 든다 하여 서로 맞바꾸기로 한 것이다. 나는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 느낌, 적당한 리바운드의 Z5 보다 다루기 쉽지 않더라도 딱딱하고 리바운드가 강한 스키가 더 좋았던 것이다. 한 가지 더 하자면, 코스타레이스에 이걸 신고 나갔다가 120cm 짜리 짧은 아토믹 스키보다 몇 초나 뒤지는 기록을 내었기 때문이다. -_-; 15미터 회전 반경이면 코스타레이스 기문 간격에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스키 특성이 안 맞은 것이다. 특히 크로스오버 할 때(기문 진입 직전)반응이 느려서 기록에서 손해를 본 것 같다.

이 Z5의 특성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기아 스포티지나 현대 투싼 같은 도시형 SUV라고 할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는 쏘나타 같은 중형 세단과 맞먹는 성능을, 오프로드에서는 지프 랭글러 같은 정통 SUV만큼은 안 되어도 세단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보이는 그런 도시형 SUV 말이다.(오프피스테 스키를 타 보니 노르디카에서 오프피스테 시리즈에 SUV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제니스 Z시리즈는 04/05 시즌부터 국내에 소개되었는데, Z1, Z3, Z9와 달리 Z5는 한 번도 정식 대량 수입된 적이 없다. 내가 탄 것도 스키월드에서 데스트 스키를 두 댄가 수입해서 판 것이다. Z1이 엑심에서 수입되어 대리점과 일부 홈쇼핑에서 팔렸고, Z3는 지난 시즌 말 06/07모델이 샘플 수준으로 몇 대만 수입되어 스키플러스에서 팔렸을 뿐이다. Zenith Z시리즈를 다 합하면 희귀할 정도로 적은 물량은 아닌데, 어쩐지 보기도 힘들고 시승기나 리뷰 또한 볼 수가 없었다. 탑 모델이나 특수 용도도 아니다 보니 스키어의 관심에서는 비켜나 있는 스키였나 보다. 하위 모델인 Z1, Z3는 역시 모양은 같고 재료를 달리 하여 조금씩 더 타기 편하게 만든 스키이다. 초급자에서 중상급자까지, 자기 레벨에 맞춰 편하게탈 수 있는 시리즈이다.






이제 드디어 올해 모델인 Z9 시승기이다. 지난 시즌, 그러니까 올해 초인 2월이다.

06/07 이번 시즌부터 나오는 Z9도 공식 수입상인 로시뇰/엑심에서는 동일 모델 일본판인 10D Demostyle이란 이름으로 수입하였다. 대형 스키 양판점인 A&A에서는 Z9을 수입, 팔고 있다. 내가 Z9dmf타 본 것은 지난  코스타레이스 5차전이었던가? 2월 성우에서 열린 시승회였다. 신제품인 뮤틱스와 Z9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뮤틱스는 다 타고 나갔다고 해서 남은 Z9를 신었다. 170cm, 길이는 작년에 내가 타던  Z5와 같은데 그보다 폭이 넓어졌다. 회전 반경은 15미터라고 쓰여 있다. 바인딩이 조절식으로 바뀌어 금방 발에 맞출 수 있었다. 액심의 튜닝 전문가인 탁건수(리치 베르탁 ^^) 대리님이 나와 있었으나, 그 손을 빌리지 않고도 쉽게 조절이 되었다.

나야 원래 조절식 바인딩이 달린 짧은 스키와 스키보드를 타던 사람이니 그리 편한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일반 스키를 타던 분들은 꽤 편할 것 같다. 하긴 엘란 퓨전 시스템, 살로몬 스마트랙 시스템 등 각 회사 바인딩이 조절이 쉽게 되는 것으로 바뀌는 추세이니 어찌 보면 대단한 변화는 아니다. 각 회사의 시스템이 구조도 많이 다르고 특성도 달라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디자인과 간편함은 로시뇰이 그 중에서도 좀 나은  편인 것 같다. 특히 앞 뒤 뭉치를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있어 눈 상태와 스킹 스타일에 따라 부츠의 위치를 스키판 앞 뒤로 바꾸어 가며 탈 수 있어서 매우 편리였하다. (다른 회사 것도 앞뒤 뭉치가 연동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많다.)

처음엔 그냥 권장 위치인 스키판 중심에 바인딩을 놓고 성우 브라보 코스를 달렸다. 시즌 말, 슬로프는 꽤 녹은 눈과 얼음이 섞인 상태다. 질퍽할 정도는 아니고 눈이 날리지 않을 정도였다. 첫 느낌은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Z5보다 안정감이 1.3배 정도 높아진 느낌이다. 지금까지 타 본 어느 스키보다 안정감이 좋았다. Z5와 다른 점은 타이태널(titanal) 판이 들어간 것 뿐인데, 그 때문인가? 그랜저급의 대형 세단을 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느린 느낌은 거의 없다. 작년 Z5의 리바운드 세기/빠르기를  85/75라 하면 Z9는 90/90 정도? 거의 다른 데모급 스키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립력은 내 다른 스키인 Viper X Oversize(9Dox)와 같거나 더 좋았다. 그 스키는 160cm이기 때문에 바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엔 Viper X와 Z9은 구조가 꽤 비슷한 스키이다.  듀얼텍 구조, 엘라스토머가 붙은 TPI 인터페이스가 같다.(엘라스토머 재질은 조금 달라 보인다.) 스키판의 H스트럭춰(구조. 다른 회사의 X 구조와 같은 것.)도 모양이 비슷하다. 물론 기본 구조만 같고 특성은 많이 다르다.

이어 바인딩을 다시 최대한 앞으로 옮기고 탔다. 역시 나는 거의 중간에 놓는 게 좋다. 미디움 턴에서도 부드럽게 잘 날이 먹고 돌아간다. 성우 C코스를 중단에는 미디움 턴, 하단에서는 롱턴으로 내리 질러 봤는데, 얼음 반 센 눈 반인 슬로프 상태에서도 아무 이상 없이 그냥 죽- 나간다. 역시 오프피스테 용이다. Z시리즈의 큰 형님 격이니, 그 안정감도 맏이답다.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속도도 매우 빠른데, 진동과 튐이 거의 없어서 체감 속도는 별로 빠르지 않았다. 숏턴은 Z5와 별 다를 것이 없다. 이것도 역시 회전 스키는 아니라, 조금 강하긴 해도 스키판이 절로 돌아가는 느낌은  아랫급인 Z5와 거의 같다.

날씨와 눈 상태가 안 좋고 한정된 시승이어서 긴 시간 여러 슬로프를 경험해 보지는 못하였다. 위에 말한 것처럼 롱턴에서 안정감과 부드러운 성능은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Demo라는 이름처럼 경기용과는 달리 부드럽다.(물렁하다는 것은 아니다.) 안정된 자세를 보이고 싶은 사람, 기술 연습용으로도 아주 좋은 스키 같다. 상급자용이면서도 지형과 타는 이에 대한 관용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초급자에도 길이를 잘 고르면 그리 큰 무리 없이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대상 사용자도 올라운드라고 해야 하나?  ^^)

허리가 굵고 반응이 빠른 편이 아니라 이 Z9도 170cm짜리를 숏턴 전용으론 권할 수 없다. 하나 지금까지 숏턴으로 경기용이나 월드컵 경기용을 쓰면서 체력과 정신력에서 한계를 느껴 오던 사람이라면 이 스키의 조금 짧은 것을 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데몬급 스키가  원래 그런 거 아니냐?" 하고 하는 분이 많으시겠지만, 내가 내공이 낮아 뭐라고 표현을 할 수 없지만, 이 스키는 다른 데몬급 스키와는 또 다른,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아직 짧은 길이를 타 보지 못했는데, 예년의 DOS나 DOX같은 데모급 스키와는 꽤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지금까지 로시뇰 계열(다이나스타까지 포함한) 스키는 상급자용으로 가면 매우 단단하고 성격이 분명하여  좋아하는 쪽과 싫어하는 쪽이 꽤 갈리는 편이었다. 로시뇰 계열은 데몬급이나 경기용을 탈 때 날을 세게 먹이면 스키어가 스키를 타는 게 아니라, 스키가 사람을 싣고 달리는 통에 다루기 꽤 힘들다는 얘길 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리바운드도 엘란이나 살로몬처럼 경쾌하게 팡팡 튀는 게 아니고 꾸욱- 들어갔다가 조금 늦게 퍽! 하고 강하게 돌아오곤 해서 힘들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이 제니스 시리즈는 그렇지 않다. 날은 잘 먹고, 말랑말랑한 것도 아니면서 타는 이의 힘을 참 부드럽게 받아준다.(크나이슬 스키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판도 판이지만 바인딩과 인터페이스(더비), 충격 흡수 장치 설계가 잘 된 때문 같다.

또 하나 성능과 관계 없는 이 스키의 장점이 있는데, 생산량이 많다는 것이다. 같은 재료로 만드는 스키라면 생산량이 많을수록 품질이 안정되고 원가가 적게 든다. 우리 나라나 일본은 경기용과 데몬용 스키가 인기지만, 미주 유럽은 아무래도 오프 피스테 스키들이 가장 많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이 시리즈 스키도 양이 많은 스키에 든다. 동일 성능과 품질이면 더 싸게 할 수 있고, 같은 값이라면 소량 만드는 경기용이나 데몬급 스키보다 더 좋은 재료와 공법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외 사이트를 뒤져 봐도 이 스키는 값싼 스키가 아니니, 데몬급, 경기용, 월드컵 스키보다는 가격 대 성능, 품질  비가 더 좋을 수있다는 짐작을 할 수 있다.


* 참고로 전 국가 대표 감독이신 김진록 이사님이 로시뇰/엑심의 스폰 제품으로 10D Demostyle(=Z9)을 가지고 가셨다.(로시뇰 이론 강습 시에 봤음.) 더 이상의 얘기는 앞으로 그 분께 물어 보시면 된다. ^^

---------------------- 19940/일월여신
  • ?
    한상률 2006.11.23 11:32
    [ 19940@paran.com.nospam ]

    악, 제목에 오타가... 좀 고쳐주세요.
  • ?
    신재형 2006.11.24 10:42
    [ jhshin1104@hanmail.net ]

    한상률님의 시승기 잘 읽었습니다.
    스폰을 받는 데몬들의 시승기 보다는 오히려 한상률님과 같은 중급 스키어의 시승기가 같은 기술단계의 저 같은 사람에게 더 와 닿습니다.
    이런 시승기가 더 많아 주길 바랍니다만 직접 쓰기는 수월치 않습니다.
    글쓰는 제주도 없고, 지식도 부족하고, 제 스키 수준을 알고있는 이 싸이트 폐인들의 뒷담화가 두렵고...
    글 잘쓰는 분들이 참 부럽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순전히 입만 살아서...
  • ?
    한경진 2006.11.27 06:56
    [ kjhan@ajou.ac.kr ]

    시승기 잘 보았습니다.
    10D Demostyle 162 cm (엇그제 구입했습니다)의 경우 바인드의 중간 위치가 어디인가요 ? 그리고 전후 이동에 따른 스킹의 특성 또는 상황에 따른 조절법을 알고 싶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
  • ?
    한상률 2006.11.27 10:34
    [ 19940@paran.com.nospam ]

    스키 판 가운데나 레일 가운데에 중간을 나타내는 금이 있습니다. 스키 부츠 바닥 가까운 옆면의 세로 선 또는 삼각형 표시와 그것을 맞추면 됩니다. 스킹 스타일과 눈 상태에 따라 옮길 수 있습니다. 앞으로 옮기면 조작성이 좋아지며, 뒤로 옮기면 앞으로 잘 나갑니다. 얼음, 단단한 눈에서는 앞으로 옮기고 깊은 눈, 부드러운 눈에서는 뒤로 옮기고 탑니다. 알맞은 자리는 타다 보면 알게 됩니다. 스키 특성에 익숙해지기 전엔 너무 많이(20mm이상)는 안 옮기는 게 좋을 겁니다. 자세 무너집니다.

    일반 스키어는 스킹 스타일이나 눈 상태 상관 없이 그냥 정해 놓은 가운데에 놓고 타면 됩니다.

  • ?
    조민 2006.11.27 14:22
    [ madskier@드림위즈.컴 ]

    바인딩의 위치를 조절하는 경우,
    로시뇰 바인딩은 다른 스텝인 바인딩들과 같이
    부츠와 바인딩의 뒷뭉치사이에 유격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뒷바인딩이 부츠를 정확히 잡지 못하여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뒷바인딩이, 부츠와 닿도록 조절을 해야합니다.

    많은 경우, 일반 스텝인 바인딩을 장착하던 습관대로 1~2mm정도의 유격을 두어 로시뇰 바인딩을 조절하는데, 이 경우 전압이 없어져, 이른 이탈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부츠와 바인딩 뒷뭉치간에 유격이 없어야 하고, 부츠를 장착하였을 떄 전압인디케이터의 변화를 확인해야 합니다.
  • ?
    한경진 2006.11.27 23:49
    [ kjhan@ajou.ac.kr ]

    바인딩 조절에 관한 말씀들 감사합니다. 유의해야겠군요^^
  • ?
    Craig 2006.12.13 01:05
    Thank you!
    [url=http://kifrfvuf.com/pkmz/htzz.html]My homepage[/url] | [url=http://vjxttwyc.com/kxlc/mbgx.html]Cool site[/url]
  • ?
    Felix 2006.12.13 01:05
  • ?
    Laura 2006.12.1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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