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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에 관한 "질문"[스키 Q&A]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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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6334 좋아요 0 댓글 6

제가 튜닝을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1980년대 초에 매직 왁서(Magig Waxer/다리미)와 더블 바이스(Double Vice)를 포함한 토코의 팀용 튜닝 세트 일습을 구입하여 그 때부터 항상 튜닝을 생활화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책을 보고 독학한 튜닝이나 1990년 대 초엔 토코의 튜닝 강습 캠프에도 참가하여 본격적으로 튜닝 수업을 하고, 일반 스키어들의 튜닝에 대한 욕구가 생기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스키 동호회인 이글루가 (구) 성우 리조트에서 주최한 캠프에 제 튜닝 도구를 모두 가져 가서 최초의 튜닝 교습회를 열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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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제 개인용 스키는 에지를 정성스레 월드컵 튜닝 방식으로 갈았습니다. 경화된 에지를 다이아몬드 숫돌로 갈아내고 줄로 거칠게 깎은 후에 그걸 다단계에 걸친 오일 스톤 경면 가공으로 얼굴이 비칠 정도로 광을 내고, 베이스를 닦아내고 약간이라도 파인 곳이 있으며 그걸 정성스레 때우고 다시 평탄 작업을 한 후에 핫 왁싱을 하는 방식으로 성심을 다 해서 튜닝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엔 지금처럼 회전 스키를 주로 애용하지 않고 회전과 대회전 스키를 함께 스키장에 가지고 가서 매번 그걸 갈아탔습니다. 사람이 뜸한 오전에 속도가 빠른 대회전 스키를 타고, 오후에는 회전 스키를 탔었던 것입니다. 당시에는 얼마나 정성이 뻗쳐있었던지 겨우 한 나절씩 타는 그 스키 두 대를 집에서 튜닝해서 자동차 지붕 위에 설치된 랙에 실어 스키장에 가져갔고, 두 세트의 스키를 주차장에서 스키장까지 가져 가느라 힘이 들어 죽을 뻔 했었지요.-_-

 

그러다 스키와는 진행방향이 다른 보더들이 많아진 복잡한 슬로프에서 대회전 스키를 타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점차로 대회전 스키를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들고 회전 스키를 주로 타게 되었습니다. 대회전 스키를 튜닝하지 않게 되니 편해졌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전엔 집사람이 튜닝에 관심이 없었기에 시즌이 시작되면 한 번 튜닝해 주고, 어쩌다 살펴보아 상태가 좀 심하게 안 좋으면 한 번 더 해주는 것으로 만족했었지요. 그러던 집사람이 제가 대회전 스키를 튜닝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서 "왜 내 스키는 튜닝을 안 해 줘요?"하고 묻게 된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 "넌 안 해도 되잖아?"라고 답하면 그건 싸우자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할 수 없이 대회전 스키가 빠진 자리를 집사람의 회전 스키가 파고 들게 되었습니다.ㅜ.ㅜ

 

어쨌든 두 세트의 스키를 매번 스킹하러 갈 때마다 튜닝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두 가지 일로 튜닝의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저의 인라인 스케이팅 관련 장비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제가 정비실로 사용하던 방이 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그 방에서 정비를 할 공간이 부족할 정도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정비를 하기가 쉽지 않게 되니 굳이 스키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된 것이지요. 즉, 스키를 스키장에 맡겨놓고 다니는 게 더 편해진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튜닝의 빈도가 더욱 줄어버렸습니다. 당연히 스키의 상태는 전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안 좋아지게 되었지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작은 다각도용(variable) 샤프너(이지 파일 홀더) 하나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이드 에지만 갈았습니다. 버(burr)의 제거는 사치(?)였고, 사이드 에지의 날카로움(sharpness)만 유지하는 것으로도 감지덕지였습니다. 그리고 핫 왁싱을 하던 베이스는 토코나 홀멘콜의 액체 왁스로 대체되었습니다. 참 한심스러운 상황이었으나 어쩔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버틸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은 매번 스키장에 가서 간이 튜닝을 하는 걸로 낙착을 봤습니다. 사이드 에지를 갈고, 액체 왁스를 바르는 것보다는 좀 나은 방식을 선택하고, 그걸 에지나 베이스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안 좋다 싶으면 곧바로 해결을 해서 스키를 타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장비들을 항상 부츠 가방에 휴대하기 시작했습니다.(아마 저처럼 하는 분들의 수가 적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과연 저와 같은 장비나 소모품을 사용하시는지는 의문입니다. 그게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가 집에 베어리어블(다각도) 샤프너만 20여 개가 있습니다. 토코, 브리코, 스놀리, 홀멘콜, 쿤즈만, 콩퀘스트, 비스트, SKS, 스키맨, 스윅스 등등 각 회사의 제품을 한두 개씩 사놓은 바람에...(처음엔 필요에 의해서 사고, 나중에 그게 수집 취미로 바뀌는 바람에...ㅜ.ㅜ) 그 중에서 휴대하기가 편한 걸 가지고 다니다가 생각이 바뀌면서는 약간 귀찮아도 효율성이 높은 걸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몇 가지의 장비와 소모품을 한 개의 케이스에 담은 것이 아래 소개하는 Dr. Spark's Portable Tuning Set입니다.

 

그 세트는 제가 항상 저의 테크니카 부츠 백 상단의 큰 포켓에 넣어가지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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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츠 가방 위의 검정색 부위가 큰 포켓입니다. 원래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넣을 수 있게 한 수납공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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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포켓의 지퍼를 열면 하드 케이스가 하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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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하드 케이스를 정방향으로 돌려 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자브라(Jabra) 케이스입니다. 이 회사를 아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되는데, 이게 헤드셋으로 유명한 덴마크 회사입니다. 이 하드 케이스는 제가 재작년까지 사용하던 자브라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담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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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헤드셋 케이스는 26cm-22.5cm-6.5cm의 크기입니다. 그 안에 아래와 같은 물건들을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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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 뚜껑에는 원래 이어폰 줄을 넣을 수 있는 작은 포켓이 달려있고, 오른편에 여러 가지 물건들을 한꺼번에 넣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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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그 안에는 고무 소재의 도트(dot) 무늬가 있는 작업용 장갑도 한 켤레 넣습니다. 이게 없이 작업하다가는 날카롭게 연마한 에지에 손을 베일 수도 있고, 날을 갈다가 손을 베일 수도 있기에 이런 장갑은 작업에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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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여기에 넣은 것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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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스토퍼를 고정하는 쿤즈만 스키 바인딩 스토퍼 홀더입니다. "Stopper holder 접이형"이라고 불리는 것이지요.

 

이 제품은 튜닝을 할 때 걸리적대는 스토퍼를 위로 당겨 고정하는 장치입니다. eT 튜닝 용품을 사면 따라오는 둥근 고무줄 같은 것은 스토퍼를 고정할 때 한 쪽을 걸기는 편하지만 반대편을 걸고 거기서 손가락을 빼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건 한 편을 둥글게 만들어진 고무줄로 건 후에 당겨서 반대편은 고리로 걸고 홀더를 접어놓으면 되니까 걸기도 쉽고, 나중에 작업하기도 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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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퍼 홀더를 걸고 손잡이를 접은 모습입니다.

 

위와 같은 상태에서 한 손으로 스키가 흔들리지 않게 잡고, 샤프너를 이용하여 사이드 에지를 깎으면 되는 것이지요. 초벌깎이는 아래와 같은 장비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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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홀멘콜 베어리어블 샤프너는...(홀멘콜이란 로고 밑의 큰 나사는 줄을 고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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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도에서 90도까지 다각도로 조정할 수 있는 홀더를 가진 샤프너입니다.

 

위의 샤프너에는 다양한 10cm의 줄을 끼워서 사용할 수 있으며 당연히 다이아몬드 숫돌을 끼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홀멘콜 샤프너에 줄이나 숫돌을 끼울 때는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게 좀 귀찮습니다. 그리고 사이드 에지를 깎거나 연마할 때는 줄과 다이아몬드 숫돌을 바꿔 끼워야 하기에 이렇게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바꾸는 샤프너는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전 이 샤프너(홀더)에는 이 줄만 끼워서 사용하고, 다이아몬드 숫돌을 끼우는 샤프너는 따로 다른 것을 사용합니다.

 

이 샤프너에는 아주 강한 줄을 끼워놓았습니다. 이게 워낙 강한 줄이어서 경화된 에지를 다이아몬드 숫돌로 갈고 난 후에 날을 가는 정상적인 과정도 무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즉,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 쿤즈만 텅스텐 카바이드(Kunzmann Tungsten Carbide) 초경 줄은 소매 가격이 무려 28만 원이나 하는 것인데, 웹에서 25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비쌀까???' 그만큼 훌륭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 줄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줄입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날카롭습니다. 조금만 힘을 잘못 주어 스키 날을 갈면 날이 움푹움푹 파인 톱니 모양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힘을 주고, 가볍게 밀면 원하는 작업을 단번에 처리하는 게 가능합니다. 제가 사이드 에지를 초벌로 깎을 때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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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퍼를 올려서 바인딩 스토퍼 홀더로 묶어놓고 스키를 옆으로 세운 후에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샤프너를 밀어 날을 깎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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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안쪽에 텅스텐 카바이드 초경 줄로 깎아낸 에지 부스러기들이 보이는군요. 길게 깎여서 실 끊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보이고요.

 

깎은 사이드 에지는 면이 거칠기 때문에 이를 다듬어야 합니다. 그걸 다듬을 때는 오일 스톤 등도 사용할 수 있지만 그건 오래 사용하면 스키 에지에 의해 쉽게 파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거칠기의 다이아몬드 숫돌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그 다이아몬드 숫돌은 거칠기를 조절하기 위하여 바꿔 사용하면 더 바람직하지요.

 

그럴 때 사용하는 것이 스놀리 II 베어리어블 샤프너입니다. 이 역시 85도에서 90도까지 각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텅스텐 카바이드 초경 줄을 사용하는 홀멘콜 샤프너와 동일한 각도로 맞춰놔야겠지요. 전 그 둘을 89도에 고정시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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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줄이나 다이아몬드 숫돌을 끼울 때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고, 손잡이(상단의 까만색)에 달린 나사를 돌려서 고정하거나 뺄 수 있어서 편합니다. 원할 때마다 쉽게 줄이나 숫돌을 교환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전 이걸로는 숫돌만 물려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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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다이아몬드 숫돌은 무조건 eT 제품만을 선호합니다. 이유는 DMT나 브리코 등의 (크롬판에 다이아몬드 칩이 박혀있는) 다이아몬드 숫돌은 이런 샤프너 홀더에 물려서 앞뒤로 갈아내다 보면 스키 에지에 의해서 쉽게 홈이 파여 못 쓰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eT의 다이아몬드 숫돌 제품은 열경화성 플라스틱 위에 접착된 강한 스티커에 다이아몬드 칩이 촘촘하게 붙어있는 것이어서 이 숫돌을 홀더에 끼우고 앞뒤로 맘껏 문질러도 홈이 파이는 등의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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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용하는 자브라 헤드폰 하드 케이스 뚜껑엔 지퍼가 달린 메쉬 포켓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제가 eT의  다이아몬드 숫돌을 몇 개 넣어두었습니다. 200방(mesh), 400방, 그리고 600방 두 개. 200방은 아주 거칠고, 400방은 덜 거칠며, 600방은 비교적 고운 것이지요. 물론 1,200방, 2,400방의 월드컵 경면 가공(mirror-processing) 수준으로 사이드 에지를 갈기 위한 숫돌도 있지만 이건 아마추어들에게는 과잉살상 정도의 수준이라 전 600방에서 머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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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거칠게 깎을 때는 200방을 사용하는데, 대체로 400방의 숫돌에 물을 묻혀서 갈아내는 정도로도 견딜만한 수준은 됩니다. eT의 튜닝 세트에는 작은 물병(원래는 약물을 담는 플라스틱 병)이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 물을 넣어두고 튜닝 시에 이 물을 숫돌에 몇 방울 떨어뜨려서 에지를 연마하면 되는 것이지요. 전 샤프너 홀더에 이 물병의 물을 여러 번 떨어뜨려 흠뻑 스며들게 한 후에 사용합니다. 아니면 여러 번 에지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귀찮은 작업이 필요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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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돌을 장착한 샤프너는 아래와 같은 식으로 올려 놓고 여러 번 상하로 왕복해서 문질러 주면 됩니다. 스키용 줄들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한 방향으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비하여 이건 왕복하며 사용하므로 매우 편리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줄을 사용하지 않고, 스놀리 II 같은 한 개의 샤프너에 순차적으로 거친 숫돌로 시작해서 고운 숫돌을 물려 갈아내는 방식도 권장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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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스놀리 샤프너는 위의 나사 손잡이를 돌려서 줄이나 숫돌을 고정하는 방식이어서 그걸 쉽게 교체할 수 있기에 매우 편합니다.(그래서 이런 용도로 사용할 때는 절대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하는 홀멘콜 방식의 샤프너를 선택하지 않아야겠지요.) 또한 다이아몬드 숫돌이나 줄을 한 번 고정한 상태로 여러 번 사용하면 그 면이 닳아버리게 되므로 자주 에지에 닿는 위치를 바꿔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스놀리 방식의 나사 손잡이 방식이 매우 유리한 것입니다.(텅스텐 카바이드 초경 줄의 경우는 한 번 고정해서 여러 번 써도 별 문제가 없기에 제가 홀멘콜 샤프너 홀더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줄로 에지를 깎아내거나 물을 칠한 숫돌로 갈아낸 후에는 아래와 같은 주방용 휴지를 사용해서 잘 닦아내야 합니다. 숫돌로 갈기 전에 깎아낸 에지의 부스러기들이 베이스에 묻어있는 상태에서 숫돌을 고정한 샤프너가 움직이면 그 부스러기 때문에 베이스가 많이 상할 수도 있기에 그걸 휴지로 미리 잘 닦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물론 물칠한 숫돌질을 한 후에 물과 함께 검게 갈려나온 에지 부스러기도 휴지로 잘 닦아내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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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에서 간이 튜닝을 하면서 베이스 에지를 깎거나 베이스를 손 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작업은 어쩌다 한 번 베이스의 상태가 아주 안 좋아졌다고 느낄 때 집에 가지고 와서 작업을 하던가 스키장 내의 튜닝 샵에서 작업을 해 줘야겠지요. 그래서 간이 튜닝 시에는 그런 작업은 생략하고 액체나 젤(gel) 왁스를 발라주는 정도로 끝을 내게 됩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는 제가 "토코 러브-온 왁스 - 간이용 콜드 불소 왁스 제품"이라는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아래의 스틱 왁스를 사용합니다. 이의 성능에 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를 클릭하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믿을 만하며, 의외로 이 하나의 스틱으로 꽤 여러 번의 왁싱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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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스틱 왁스는 놀랍게도 불소(fluoro) 왁스이고, 그래서 성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히 훌륭합니다. 뚜껑을 열면 아래와 같이 흰색 초 같은 모양의 왁스가 나오고 그걸 스키 베이스에 상하로 문질러 바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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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베이스에 바른 왁스는 왁스 코르크나 써모 패드(thermo pads)로 여러 번 문질러 표면을 고르게 하고, 왁스를 베이스에 침투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집에 있는 토코 왁스 코르크를 사용해 보니 효과가 별로여서 전 예전에 사용하고 난 빈 홀멘콜 액체 왁스통을 잘라서 거기 붙어있는 써모 패드를 사용해 문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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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통인데, 위 뚜껑과 아래 뚜껑을 잘라버려서 짜리몽땅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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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왁스가 많이 묻은 이 써모 패드는 쇠솔, 혹은 놋쇠솔로 닦아주면 좋습니다.

 

그리고 전 이번 시즌부터는 스틱 왁스 만으로도 부족해서 자도즈(Zardoz) 포켓 퍽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순수한 액체 불소를 스키 베이스에 바르는 것입니다. 불소 제품이므로 이 제품의 성능 역시 월드컵 레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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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액체 불소 왁스는 검정색 통 아래 쪽의 빨간 뚜껑을 밀어 따면 나오는 자도즈 Notwax의 작은 통을 열고 거기서 나오는 액체를 검정 뚜껑을 돌려서 나오는 빨간색 패드(felt 천으로 만들어져 있음.)에 여러 방울 떨어뜨려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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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을 보면 오른편의 빨간색 패드에 자도즈 낫왁스 액체가 많이 스며들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액체는 뚜껑을 열고 상온에 두어도 날아가지 않으므로 사용량을 잘못 조절해도 평소에 뚜껑만 닫아놓아 오염만 방지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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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도즈 왁스는 스키 베이스에 바르기만 하면 됩니다. 왁스가 칠해지지 않은 베이스에 발라도 되고, 왁스를 칠한 후에 그 위에 덧발라도 됩니다. 이 왁스는 사용하기 간편한 것이 특징인데, 이것은 토코의 스틱 불소 왁스 이상의 효과를 내는 듯합니다. 제가 지난 주에 중국 흑룡강성 클럽 메드 야불리 스키장에 갔을 때 영하 20도에서 30도의 건설(dry snow) 상태에서도 사용해 봤습니다. 원래 그런 설질에서는 스키 베이스와 설면 사이에서 스키어 하중의 압력으로 생기는 윤활용 물기가 많아야 스키가 잘 나갈 수 있는데, 낮은 온도에서는 그게 쉽게 얼어버리니 그럴 수가 없지요. 그래서 스키가 잘 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틱 왁스 위에 자도즈 낫왁스를 바른 제 스키는 아주 잘 나가더군요. 정말 만족할 만했습니다. 일반적인 스킹에서는 하루종일 스키를 탄다고 해도 한 개의 자도즈 왁스로 열댓 번 정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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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코의 스틱형 러브-온 왁스만 사용해도 그 성능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데, 자도즈까지 덧바르면 이건 간이 튜닝을 한 것 같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레이스에서 사용하면 아주 좋을 듯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린 바, 여건 상 본격적인 튜닝을 하기 힘든 튜닝 매니아라면 제가 하는 정도의 간이 튜닝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혹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하고, "Tuning, Dr. Spark's Style"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전 이런 기회를 통하여 저 같이 튜닝에 집착하는 다른 튜닝 매니아들의 경험담도 좀 듣고, 그걸 통해 새로운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물론 전문가들의 의견도 환영합니다.)

 

 

Comment '6'
  • ?

    전 더 간단하게...스키를 루프박스에 싣고 다니기때문에 2~3주에 한 번 핫왁싱을 하는 편입니다.

    (주말 스키어가 2~3주에 한 번이면 짧으면 3일 정도, 길면 6회 정도인데 스키를 번갈아 쓰기때문에 실제로는 더 짧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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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놀리 사의 멀티가이드와 토코 월드컵 파일을 조각낸 것, 그리고 스놀리의 반달줄

    고무숫돌과 홀멘콜 다이아파일, 그리고 스토퍼 홀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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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도를 0.5도 간격으로 조절 가능하고 베이스와 사이드 엣지 양쪽으로 가능합니다.

    한 손에 쥐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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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스 엣지 정비하던 상태입니다.

    이 가이드는 제가 자주 가는 몬타나스포츠의 사장님이 쓰라고 주신 건데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토코의 월드컵 파일은 냉동실에 얼려 망치로 때려 부러뜨린 겁니다.

    (그런데 같은 방법으로 브리코의 파일은 부러지질 않더군요. 그래서 그건 그냥 집에서 씁니다.)

     

    박사님 말씀 대로 한번 밀고나면 가루를 잘 털어야 하는데 이 가이드는 다이얼로 간단히 고정가능해서

    그냥 파일을 빼서 툭툭 쳐서 털어냅니다.

    다이아파일은 경화가 있는 부분만 밀어주고 버는 고무숫돌로 슥슥 밀어버립니다.

     

    어차피 휴대용은 임시로 정비하는 것이고 차에 두고 다니는 장비로 제대로 할 때엔 집에 들고 올라옵니다.

    스타힐이 아닌 원정스키장에 가서 정비할 일이 있을 때만 쓰는 거니까요.

    왁스는 토코의 물왁스를 씁니다만 핫왁싱 주기가 짧아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왁스기가 빠지는 일은 잘 없습니다.

    (사실 왁스기 빠진 스키는 다른 스키로 바꿔 타버리지요. 루프박스에 스키를 네 대씩 싣고다니니...)

  • ?
    skiski 2014.01.20 08:40

    유용한 글이네요,

  • ?
    대설경보_황대욱 2014.01.20 11:09

    박사님 사이트에 하루에도 몇번씩 들락거리며 정비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생각처럼 잘 하고있지는 못한 "자칭" 중급 스키어입니다.

    저도 박사님,  하선생님이 사용하시는 것과 거의 동일한 기구들을 이용해서 간이 튜닝을 하고 있는데요,

    최근 좀더 간단한 방법을 찾다 본 것이 있어 여쭤보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다이아몬드 스톤이 200방 짜리까지만 판매가 되는데

    외국 사이트들을 보자면 100방짜리 다이아몬드 스톤이 있고,

    사용자 리뷰들에서 파일링을 생략하고 다이아몬드스톤 100 - 400 - 600으로 해도 간이정비로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들이 꽤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100방 다이아몬드 스톤을 구하였고 한번 해볼까 생각중인데,

    아무래도 여러 선배님들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잘 될까요?

     

     

    **눈길 운전조심하십시오.

     

     

     

  • profile
    Dr.Spark 2014.01.20 17:12
    줄(files) 대신 다이아몬드 숫돌만으로 정비해도 됩니다.
    100방짜리는 충분히 거칠기 때문에 초벌 갈이(깎기가 아닌...^^)에도 적당합니다.
    그리고 100-400-600방 순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만, 꼭 물을 칠해서 사용하십시오.

    황 선생님이 구하신 다이아몬드 100방짜리 숫돌은 여러 번 사용하면 스키 에지 자국이 파입니다.
    그러니 조심해서 사용하십시오.(뭐 조심을 해도 그렇게 되는 건 필연적인 거라서...-_- 그래서 국산
    인 eT 숫돌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
    도전왕 2014.01.20 12:31

    우와 대단들 하십니다. ㅎㅎ

    저는 가끔 집에서 정비하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 profile
    일월여신|한상률 2014.01.21 16:23

    저도 저 뻘건 스놀리 파일 가이드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바닥 날 가변 파일 가이드는 쿤츠만(스놀리와 쿤츠만은  상표만 다르고 같은 것이죠.) 것이 따로 있긴 한데 갖고 다니기는 불편해서 뻘건 거 하나로 다 합니다.

    토코 프리시전 파일가이드에는 다이아몬드 파일이나 오일 스톤을 끼워 쓰고, 뷘터스타이거(Wintersterger) 파일 가이드에는 브리코 반달 줄을 끼워 놨습니다. (Wintersteiger제품 중 일부는 사출물 색만 다르고 홀멘콜 제품과 같습니다. OEM 공급이죠.)

     

    스키 정비를 직접 한 건 본격적으로 1미터 남짓한 짧은 스키인 스키보드를 타기 시작한 98-99년부터인데, 당시엔 스키가 짧기도 하여 그냥 판을 바닥에 놓고, 책 같은 거 받치고 작업했습니다. 그러다 접이식 알루미늄 도배 받침과 월드컵 스키 바이스를 사서 정비 테이블을 꾸민 게 대회전 스키를 많이 타기 시작한 5~6 시즌 전인데, 정비바이스가 있고 없고 차이가 엄청나더군요. 작업 효율이 두 배 가까이 되고 스키를 꽉 잡아주니 작업도 정밀해졌습니다. 항상 날 잘 갈고, 왁싱 잘 한 것만 타다 보니 왁스기 없고 날이 잘 안 선 스키는 잘 몰지 못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생기고 말았습니다만...

     

    스키 정비도 중독성이 있습니다. 안 하면 괴로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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