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질문과 답' 칼럼에서 이번 시즌 웰리힐리파크에서 기초 패럴렐 턴부터 배우려고 하는 어떤 스키 초보자분이 스키 강사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질문을 주셨고, (저 또한 스키 초보자이지만, 동변상련이랄까요) 제가 감히 답변을 해보았습니다. 기왕 시간을 들여 쓴 글이므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심껏 답한 것을  보다 많은 스키 초심자/초보자분들과 정보 공유 차원에서 글을 여기로 옮겼습니다. [참고로, 질문한 분은 지난 시즌에 스템 턴까지 배웠고, 이번 시즌에 기초 패럴렐 턴부터 시작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까지 웰팍(웰리힐리파크)에서 수년 간 (취미로) 스키를 타면서 시즌강습도 여러 해에 걸쳐 지속적으로 받았었습니다.

강습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댓글의 내용만 보고 몇 가지 팁을 드릴까 합니다.

Parallel 패럴렐(카빙턴이 아닌) 턴을 익히려는 단계에서는 굳이 최고 명성의 강사(비용 비쌈)까지 안 가더라도, 레벨 2 강사에게 배워도 큰 상관이 없을 듯합니다. 가성비도 좋고요. 왜냐하면 아무리 중요한 기술이나 내용을 설파하더라도, 강습생이 정신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못 받아들이면 쓰는 돈과 시간에 비하면 거의 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수의 실력을 자랑하는 강사가 강습생의 처지를 고려하여 (대충?) 적당히 가르쳐 준다면, 그건 레벨 2 강사들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고요. (유명 강사들 중에는 강습 스케줄이 매우 빡빡한 경우가 많아 본인 자신이 힘들기 때문에, 강습 시 몇 마디 해주고 시켜보기를 몇 번 반복한 뒤 그래도 강습생이 잘 못 따라온다 싶으면, 시즌 내내 적당히 강습시간을 때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몇몇 유명 강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강습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초 패럴렐은 처음에는 완/중경사에서 익히다가, 어느 정도 되면 상급 슬로프로 가서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급경사에 적응하면서 패럴렐을 익히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즉, 강사가 아무리 일류라도, 본인이 강습에 잘 따라오지 못 하면 잘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타는 요령과 중요한 몇 가지 키포인트만 짚어주면 되는데, 이는 웬만한 레벨 2 강사님들도 잘 합니다. (정말 운이 나빠 강습 센스가 별로 없는 강사를 만나지 않는 한. 그런데 레벨 2 강사들 정도의 강습이라면, 그런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과 잘 맞는 좋은 강사를 만나는 것도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합니다.

웰팍이라면 일단 2가지 선택방법이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 김정훈 스키 아카데미의 시즌강습입니다.(박순백 사이트의 스키 항목의 스키강습정보에  시즌강습 공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거기서 데몬강습 또는 레벨3 강사의 강습은 주로 레벨1 또는 레벨 2 이상의 강습생들을 대상으로 기술선수권/아마추어시합 또는 레벨2 검정 등을 목표로 강습합니다. 그래서 기초 패럴렐을 익히려는 단계에서는 레벨2(때때로 레벨3) 강사의 단체강습이 무난할 듯합니다. (시즌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하루 4시간 강습으로 강습비는 8~10회 기준 100만 원을 약간 넘습니다.)

두 번째는 웰팍의 스키학교(매표소 정문에서 건물로 들어와서 왼쪽 데스크)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1일 강습도 있고, 시즌강습도 있는 걸로 압니다. 본인의 시간과 예산에 맞추어 신청하면 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거기서도 1대1 강습은 비용이 꽤 비싼데, 1:3이나 1:5 이상의 단체강습을 신청하시면, 운이 좋으면 그 시간대의 강습생이 적어 단체강습비로 소수 또는 1:1 강습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시즌 내내 동일한 강사님의 일관된 지도와는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패럴렐 턴의 요령을 잘 모른다면 일단 어떻게 타는지 가르쳐 주기는 할 테니, 가성비 면에서 보면 괜찮을 듯도 합니다. 일단 요령을 배운다음, 자신이 여러 번 타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잘 타는 친구나 동호회 등 옆에서 누가 자세를 봐주거나 영상촬영을 해줘서 본인의 스킹을 확인해 본다면 더욱 좋고요. 저는 강습 외에는 같이 연습할 사람이 제 주위에 따로 없고 평소에 거의 혼자 연습하기 때문에, 그런 혜택을 별로 못 누린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스키는 스노우플라우 턴(A자형 턴) -> 스템 턴(A자형과 패럴렐을 혼합) -> 기초 패럴렐 턴 -> 카빙 턴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 와중에 숏턴(스키딩 숏턴 -> 카빙 숏턴)을 섞게 되고, 또한 모글이나 레이싱을 가미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반 동호인들 중에 멋진 카빙 숏턴에 이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웰팍은 시즌 동안 좋은 설질을 유지하는 기간이  경기권보다는 길며, 용평/휘팍/하이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그런데 웰팍은 타 스키장에 비해 큰 장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스키 시즌 락커(Locker)입니다. 스키장 리프트로 나가는 입구(지하 1층 스키보관소로 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시즌 중에 운용됨)의 지하 1층에 꽤 넓은 넓이에 락커의 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시즌보관에 40만 원 정도 하는 4인용 락커는 금방 자리가 마감되지만, 보다 저렴한 3인용과 2인용 락커도 있고, 특히 1인용(스키나 스노우보드만 보관) 락커는 단 몇 만 원의 싼 가격으로 시즌보관을 할 수 있고 그 수도 매우 넉넉합니다. 그래서 스키는 스키장에 놔두고 부츠와 헬멧만 들고 다니면 되기 때문에, 시즌 동안 타는 데 매우 편리합니다. 대한민국 스키장 중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락커의 개수와 접근성 면에서 웰팍만큼 스키 시즌 보관 락커가 잘 되어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또한 웰팍 지하 1층 스키 락커 옆에는 일반인용 스키나 보드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과 넓은 대(일본말로 '다이'라 부르지요.)가 3개 나란히 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강사들의 스키 정비 장소는 다른 곳에 따로 있음.) 즉, 3개의 대 양쪽으로 해서 동시에 6대의 스키나 스노우보드의 날을 갈거나 왁싱을 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 자신이 바이스(Vise)와 장비를 가지고 가면, 스키의 날(Edge; 에지)을 갈거나 대 위에 있는 콘센트에 다리미를 꽂고 왁싱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키 정비는 아직 직접 안 하실 줄로 생각합니다만, 종종 레벨 1이나 2 이상의 동호인들은 자신의 구미에 맞게 자신이 직접 날을 갈거나 왁싱을 합니다.

이상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난 수년 간 스키강습을 받으면서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보았기에 일종의 측은지심(님이 측은하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 초보스키어의 부족한 스키 정보에 대한 비애와 측은함입니다.)에서 몇 글자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