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키에 관한 "질문"[스키 Q&A]에 하시기 바랍니다.
profile
조회 수 10574 좋아요 12 댓글 16

꿈의 휴가 여행은 클럽메드에서... dynastar.png eyedaq.png pella.png

 

오늘 대한스키지도자연맹(KSIA)에서 "2017년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최종 선발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그걸 보며 다른 때와는 다른 감정이 하나 맘속에서 일었다. 말하자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뻤고, 뭔가 내 오랜 열정 중 하나가 보답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여자 데몬 명단에 포함된 이름 하나가 날 그렇게 만들었다. 원윤정. 하나있는 친여동생의 딸이 바로 그 애다.

 

yoon_jung143.jpg

 

윤정이는 말하자면 스키를 탈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 애인지도 모른다. 외삼촌인 내가 일찍 스키를 시작했고, 줄기차게 스키를 타왔고, 지금까지도 스키에 미쳐살고 있으며, 그 병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니 말이다.-_- 윤정이네 친가는 원래 스키를 안 타는 집안이었는데, 제 엄마가 내 영향으로 스키를 타왔으니 윤정이도 자연적으로 스키를 접하게 된 것이다.  

 

yoon_jung140604124.png

 

하지만 나나 제 엄마의 영향은 딱 거기까지만이다. 그 이후엔 오로지 윤정이 본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걔가 어릴적부터 스키 타는 걸 워낙 좋아했었고, 정말 걘 스키에 목을 맨 듯 열심히 스키를 탔던 것이다. 우리 형제들의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스키장에 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때가 되면 밥을 먹으러 콘도로 돌아오는데 윤정이 하나만 안 들어왔다. 아침에 나간 애가 저녁이 되어야나 돌아왔고, 콘도에서 저녁을 챙겨먹고는 또 야간 스키를 타러 나가곤 했다.

 

yoon_jung140604125.png

 

그렇게 스키를 좋아한다고해서 스키 데몬스트레이터가 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스키 강사들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스키어가 데몬스트레이터인 셈이니... 그래서 윤정이가 데몬스트레이터가 된 것은 본인 자신만의 기쁨이 될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다. 내겐 물론 스키가 좋아 KSIA의 레벨 2 자격증을 딴 집사람에게도 그건 큰 기쁨이 될 수밖에 없다. 집사람도 항상 윤정이 걱정을 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yoon_jung140604126.png

 

윤정이가 어쩌다 지나가는 소리로 내게 이런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전 제가 스키를 잘 타도 외삼촌과의 관계를 상대가 알고나면 그 때부터는사람들이 그걸 당연한 듯 여기는 게 참 이상해요." 세상에 뭐 그런 일이 있나??? 맞는다, 그건 참 이상한 일이다. 걔가 스키 잘 타는 데 내가 도움된 일이 없으니 말이다.^^; 스키는 걔가 좋아해서 타는 것이고, 그래서 열심히 탄 것인데... 스키를 좋아하는 윤정이가 겨울만 되면 스키장에 진을 치고 살다가 강사 자격증을 딴 이후에는 스키 강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중 어떤 사람들은 "걔는 스키 강사 안 해도 될 애가 왜 그걸 하고 있는 거야?"란 소리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 얘기를 듣고 윤정이가 살짝 의기소침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윤정이 스스로는 자기가 스키 프로페셔널인 것을 자랑스레 여기며 살아오고 있던 참인데...

 

yoon_jung140604127.png

 

기왕지사 조카애가 스키에 몸을 담은 상황이고, 스키 강사가 되어 한국스키지도자연맹의 전국기술선수권대회나 데몬스트레이터 선발전에도 출전을 하는 것이니 항상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랐다. 윤정이가 스키 정강사(레벨3)가 된 이후에는 데몬 선발전이 있을 때마다 데몬스트레이터로 선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벽이 어찌나 높은지 윤정이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어떤 때는 정말 시쳇말로 한 끝발 차이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본인의 아쉬움이 제일 컸겠지만, 주변의 몇 사람도 그런 아쉬움을 함께 나눴을 것이다. 내색은 안 하지만 실망하고 있을 윤정이에게 우리가 해 주는 말은 "데몬이 아무나 되냐? 그건 스키 선수 출신이라야나 좀 바래볼만하고, 최소한 체육대학 출신의 운동 선수들에게만 가능한 거지..."였다. 대개 그 정도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데몬스트레이터가 되어 왔기 때문이다.(하긴 오래 전에 순수한 동호회 출신의 박수철 데몬 같은 예외가 있기는 했었다.)

 

그러므로 이번 2017 데몬스트레이터 명단에서 윤정이의 이름을 발견하는 건 정말 남다른 기쁨과 즐거움이 있었다. 그 배경엔 본인의 기쁨이 가장 크겠으나 정말 기뻐해야할 자격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 바로 윤정이의 남편인 "조민"이다. 다년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윤정이의 이번 쾌거는 8할이 남편의 외조이다. 겨울이면 "서울 홀아비 생활에 횡계의 주말 부부 노릇"을 하면서 살아왔으니... 치과의사로서의 바쁜 일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횡계로 달려가 윤정이를 위해 동영상을 찍고, 스키 기술 분석을 해주고, 새로운 스키 정보를 알려주고 월요일 아침에 서울로 향하는 진정한 조언자 노릇을 해 온 것이니...

 

스키계에서는 "한 번 데몬이면 영원한 데몬"이란 소리가 있다. 한 번 데몬스트레이터로 선발되면, 그 사람에겐 평생 데몬이란 영광스러운 호칭이 붙어 다닌다는 것이다. 이번 여자 데몬 선발자 명단 중에서 윤정이가 최연장자라고 한다. 그리고 최연소 기선전 출전자와는 띠동갑이란다.-_- 참 미련하게도 오랫동안 데몬 선발 대회에 출전한 것이 아닌가? 내 모토가 "질긴 놈이 이긴다."는 것인데, 윤정이도 참 미련하달 만큼 질기게 스키를 타 온 듯하다. 혹, 그런 과정에서 데몬이 되지 못 하는 것에 관한 한(恨) 같은 것이 있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혹, 그랬다면 이제 한국 데몬스트레이터로서의 사명을 끝내는 때부터는 그런 오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스키를 즐기는 한 사람으로 남기를 바라는 바이다.

 

PS: 그간 윤정이를 잘 지도해 주신 펠라코리아 대표 김준형 데몬에게 감사드리고, 또 첫 살로몬기선전의 여성부 우승자인 윤정이를 지금까지 계속 후원해 주신 아머/살로몬에도 감사드린다.^^

 

Comment '16'
  • ?
    최구연 2017.04.17 15:36

    원 데몬은 나랑 준강 동긴데 저도 희망이...ㅋ

    원 데몬, 조 원장 두 분 모두 크게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황인혁 데몬도 축하합니다.
    황 데몬은 초딩 2~3학년 때 내가 꽈자 사주고 그랬는데...ㅋ

     

    여튼, 참 기분좋은 소식입니다.^^

     

  • ?
    오뚜기박용호 2017.04.17 15:56

    우아~~~~ 우리 친구가 레벨 취득은 엄청 일찍 했구나. 최고!!!!!!!  레벨 2라고  다 같은 레벨이 아니지.. 아문.^^*

  • profile
    Dr.Spark 2017.04.20 19:27
    같은 레벨이여. 시험 본 연도만 다를 뿐.ㅋ 물론 먼저 딴 사람의 실력이 지금은 더 낫다고 보는 게 정상일 듯.
  • profile
    Dr.Spark 2017.04.20 19:25

    아, 구연이 네가 윤정이와 같은 해에 준강 시험을 봤었구나.^^
    그 중에 데몬도 나오고 괜찮은 일.

  • ?
    오뚜기박용호 2017.04.17 15:54

    이거 진심으로 축하해야 할 일이고 스파크 가문의 영광,  칼럼의 영광입니다.^^* 

     

    좀 더 빨리 데몬이 되야 했었는데    그동안 저도 속이 많이 상했었습니다.^^;

  • profile
    Dr.Spark 2017.04.20 19:28
    내가 스키를 좋아해도 우리 집안 쪽에서 스키 데몬스트레이터가 출현하리라고는 생각지 못 했었음.ㅋ
  • ?
    지혜로운자 2017.04.17 17:59

    남자부  '우석' 데몬과  여자부 '원윤정' 데몬 (천마산 식구들 ^^)의

    17년 데몬스트레이터 선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 profile
    Dr.Spark 2017.04.20 19:28
    우석 데몬이야 이미 고참 데몬이지요.^^
  • ?
    김경호 2017.04.17 23:23

    원윤정 데몬과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 profile
    Dr.Spark 2017.04.20 19:28
    감사합니다.^^
  • ?
    윤일중 2017.04.18 15:30

    축하합니다.

     

    혹시 준강에서 데몬이 되기 까지 가장 오래 걸린 기록도 해당되지 않을까요?

  • profile
    Dr.Spark 2017.04.20 19:30
    그건 누구도 모르지요.^^ 그에 대한 집계는 않으니...
    가장 오래 걸린 기록이면 좋겠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좋은 선례가 되니 말입니다.

    꿈 꾸는 자, 언젠가 이룬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꿈이 있다면...
    그 꿈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 ?
    황성욱 2017.04.20 17:27

    저도 어제 결과를 알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원 정강님이 되신 것이 몇 년 전이고 그때도 굉장하다 생각했는데, 데몬이 되시다니.

    엄청난 열정과, 결과로  만들어진 놀라운 실력에 그저 감탄할 뿐입니다.

  • profile
    Dr.Spark 2017.04.20 19:31
    황 선생님, 감사합니다.^^

    윤정이와 함께 우리가 전에 함께 갓산에 가지 않았던가요?
    (혹 다른 해인가요, 그건?^^;)
  • ?
    황성욱 2017.06.13 15:47
    박사님. 생업에 바빠 사이트 방문을 한참 못했습니다.

    2007년인가 8년인가 처음 갓산을 갔을 때 원데몬이 동행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 박사님은 강사로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었구요.

    그때도 원데몬의 스킹 실력이 남달라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
    쏠플 2017.08.28 21:57

    몇 번 아는 분과 끼어서 같이 탄 적도 있고, gkl  모글 행사 때도 같은 반이었는데....

     

    이제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된 거 같네요.   아무튼 데몬이 된 거는 너무 너무 축하할 일이예요~~~

     

    축하한다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67 KSIA 레벨2 검정 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 1 file 박순백 2018.10.24 1085 2
166 KSIA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지도자들을 위한 18/19 휘닉스평창 싱글권(대인권) 특가판매 1 file 박순백 2018.10.17 1034 1
165 KSIA 박재혁 전 부회장, 새로운 KSIA의 회장으로 당선 1 file 박순백 2018.06.22 2178 1
164 KSIA 박재혁 현 KSIA 부회장, 회장선거 후보자로 등록 file 박순백 2018.06.14 1853 0
163 KSIA 대한스키지도자연맹 회장 선거 일정 공고 - 06/11(월)~06/12(화) file 박순백 2018.06.08 1845 0
162 KSIA 대한스키지도자연맹 회장 선거인단 후보자 모집안내 file 박순백 2018.06.01 2232 1
161 KSIA 2018/2019 시즌 업무 협약식(K.S.I.A. & 휘닉스 평창) file 박순백 2018.05.29 2634 1
160 KSIA KSIA 데몬스트레이터 명단 10 file 박순백 2018.04.26 5629 3
159 KSIA 17/18 KSIA 기술선수권대회 후기 지난 2월 27일 ~ 3월 1일 웰리힐리파크에서 개최된 쿠첸컵 기술선수권대회에 다녀왔습니다. 궂은 날씨 속 참가하여 잘 타는 분들 스킹도 구경하며 이것저것 느낀 ... 10 서정우 2018.03.07 3650 10
158 KSIA [어홍준] KSIA Level 2 합격기 - 10년 공들인 레벨 투 10 file 박순백 2018.03.06 3231 13
157 KSIA [김현민 인터스키스쿨 ] 김현민/추주연 데몬의 레벨2 대비 모글 원포인트 레슨 영상 1 file 박순백 2018.02.23 1375 5
156 KSIA 인터스키는 한국이 중국보다 선진국이라고 해도 좋을 듯.^^ 7 file 박순백 2018.02.09 2539 8
155 KSIA 전국주니어스키기술선수권대회 - 2018/01/22~23 스타힐리조트 file 박순백 2017.12.21 650 0
154 KSIA KSIA 17/18 시즌 행사일정 안내 1 file 박순백 2017.11.17 1079 1
» KSIA 조카 윤정이가 KSIA 데몬스트레이터가 되다. 오늘 대한스키지도자연맹(KSIA)에서 "2017년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최종 선발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그걸 보며 다른 때와는 다른 감정이 하나 맘속에서 일었다. ... 16 file 박순백 2017.04.17 10574 12
152 KSIA [스포츠 조선-2017/02/27] 국내 스키동호인 최대 축제 "스키기술선수권대회" 1 file 박순백 2017.03.09 3069 1
151 KSIA 쿠첸컵 기술 선수권 대회 기념 스키지도자연맹 회원(레벨1 이상) 대상 쿠첸 제품 프로모션 소식 쿠첸 회장님이 스키협회 부회장님이랍니다. 지도자 대상으로 통 크게 쐈습니다. ^^ 쿠첸 전 제품 대상 50% 할인으로 1인당 1개씩 구입 가능하답니다.   참고로, ... 10 한상률 2017.03.02 2630 0
150 KSIA 두 선수가 이렇게 점수가 10점이나 차이가 날까요??? 내용을 삭제 하겠습니다. --- 본 건과 관련된 연맹의 공지가 있네요. 참고하세요. http://www.ksia.co.kr/solution/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744 20 전선표 2017.02.27 5923 13
149 KSIA 16/17 KSIA 행사 일정 안내 file 박순백 2017.01.11 1716 0
148 KSIA 변경된 KSIA 레벨1 진행 방식입니다. 1 file 김기태 2017.01.11 2541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 12 Nex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