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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2(일) 중국 클럽 메드 야불리 스키장 방문 첫 째날

 

후기를 시작하면서...

 

지난 시즌(12/13)에 중국에 세 번을 갔다. 한 번은 백두산 천지로부터의 스킹을 위한 방문으로 백두산으로부터 20여 km 떨어진 곳에 새로 개장한 만달(Wanda) 스키장 방문도 겸한 것이었다. 두 번째 방문은 요동반도의 대련(Dalian) 안보 스키장과 환락설세계 스키장을 방문한 것인데, 전자에서는 스노우 페스티벌 연례 행사에 코스모 스키 데몬팀(현 노르디카/블리자드 스키 데몬팀)을 인솔하고 가서 데몬 쇼와 일반 스키어 대상의 강습을 한 것이고, 또 한 번은 환락설세계 스키장 강사들을 대상으로 강습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두 가지 활동을 통해서 한국 인터 스키(Inter Ski)의 도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대련스키협회가 내가 일하고 있는 대한스키지도자연맹(KSIA)과의 교류 및 자매결연을 원하여 지난 여름에 KSIA 임원진을 초청했고, 그 결과 이번 시즌의 2014 한국기술선수권대회 등에 대련스키협회의 임원진들이 대거 방문하여 한국 스키를 현장에서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일을 뒤에서 가능케 한 숨은 인사 하나가 있으니 그 분은 현재 중국 길림성 길림시에 거주하는 맹혈/맹렬 스키어인 김윤식 선생이다. 서울대 경제과를 나와 부친이 경영하는 회사의 중국 특파원격으로 나가있던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능통하여 동시통역이 가능하고 거기에 불어까지 구사할 수 있는 이 다재다능한 분이 중국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통역을 담당해 주었던 것이다. 한동안 중국에서 식품 수출입 관련 무역업에 종사하던 김 선생은 중국인 처녀를 만나 결혼해 가정을 이루었으며, 현재 그곳에서의 생활이 10년에 이르고 있다. 김 선생은 길림시 부근 베이다후(北大湖/북대호) 스키장을 베이스로 스키 활동을 하고 있으며, 겨울이면 귀국하여 대명 비발디 혹은 지산리조트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형 스키어이기도 하다.^^

 

지난 해의 성과에 고무된 우리 두 사람은 지난 가을 서울의 광진 트랙에서 거의 한 달여 간 수 차례에 걸쳐 13/14 스키 시즌에 대비한 인라인 스케이팅 훈련을 함께 하기도 했다. 우리는 새로운 시즌을 맞으며 대련의 스키장에 대한 관계 지속은 물론 다음으로 공략할(?) 중국 스키장으로 베이다후나 흑룡강성(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야불리(Yabuli) 스키장을 꼽고 그와 관련한 대화를 계속해 왔던 터이다. 야불리 스키장은 연변이 소재한 길림성보다 더 북쪽에 위치하고 러시아와 가까운 흑룡강성에 위치한 동계 아시안게임과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른 바 있는 대단위의 스키장으로서 만달 스키장이 개장하기 전까지는 중국에서 가장 큰 스키장이었던 곳이다. 세 번의 중국 스키 여행에서 흑룡강성 출신의 스키어들을 만나기도 하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 중국에서 스키를 가장 잘 타는 스키어들이 그쪽 스키어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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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세우면...

 

그런데 대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뜻을 세우면 길이 보이기 마련이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실로 그랬다. 새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에 클럽 메드 코리아(Club Med Korea)측으로부터 모험여행가인 김민욱 선생(닉네임 Max)을 통해 연락이 왔다. 흑룡강성 야불리에 클럽 메드가 운영하는 스키장이 있는데 부부동반으로 거길 다녀오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클럽 메드는 Club Mediterranean의 약자로 우리 말로는 "지중해(地中海) 클럽"을 의미하는 1950년에 Gérard Blitz란 전 워터 폴로 챔피언에 의하여 프랑스에서 시작한 휴가여행 전문 회사의 이름이다.(이사회 의장이 전 프랑스 대통령인 지스카르 데스텡이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를 "지중해 구락부(地中海 俱樂部)"로 호칭하기도 한다.(구락부는 "클럽"을 발음하기 힘든 일본인들이 그렇게 표기하기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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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클럽 메드 야불리 관련 가이드에 쓰여있는 주소이다. 지중해구락부의 "락"자는 중국의 간자체로 쓰여있다. 그 아래엔 "중국 흑룡강성 상지시의 야불리스키관광촌"을 의미하는 주소가 쓰여있다.(야불리에는 클럽 메드 스키장와 지척에 몇 개의 스키장들이 함께 모여있다.) 

 

'클럽 메드의 야불리 스키장 초청이라니??? 어, 이건 뭐지???' 그러잖아도 거길 가보려던 참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하지만 이런 문제의 결정에는 내 중국 파트너인 김윤식 선생의 의견을 구하지 않을 수 없어서 우리가 항상 대화하는 SNS인 마이피플로 연락하니 김 선생 역시 그 공교로움에 놀람을 금치 못 한다. 김 선생은 나의 야불리 방문을 적극 권했다. 그리고 자기도 내가 야불리를 방문하는 동안 모든 일을 폐하고 자비를 들여서라도 조인하여 통역이라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감동!!!)

 

클럽 메드 측에 초청 수락 의사를 밝히고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클럽 메드가 김윤식 선생도 공식 초청자 명단에 넣겠다고 한다. 그러므로 야불리 원정대는 나와 집사람 고성애, 맥스, 그리고 김윤식의 네 사람으로 구성되는 것이었다. 올림픽 공원 앞의 내 개인 집필실인 초당에서 첫 번째의 사전 미팅이 있었다.

 

- 초당에서의 사전 미팅 첫 번 째.(사진 왼편부터 맥스 김민욱, 고성애,그리고 클럽 메드 코리아의 최희령 이사와 신길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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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보면 클럽 메드 야불리는 "흑룡강성 상지시의 야불리 스키 관광단지" 안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야불리 스키장의 로고에는 큰 시계탑이 있고, 뒤에는 스키 슬로프를 가진 산이 있으며 별(stars)과 눈송이(flake)가 있고, 뭔가 중국을 상징하는 등이 걸려있으며 아름다운 연꽃(?)이 있다.^^ 나중에 확인한 바, 별과 눈송이는 스키 스쿨의 레벨 표시였고, 시계탑은 클럽 메드 야불리 스키장의 상징으로서 동계 아시안 게임과 유니버시아드대회, 그리고 흑룡강성 기업인들의 모임을 기념하는 시계탑이었다. 그리고 중국식 홍등은 메인 식당 등 여러 군데 걸려있었고, 여기저기 꽃 장식(연꽃도 포함)이 되어있기도 했다. 야불리의 로고는 야불리를 방문하고서야 그 상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김 선생은 중국에서 야불리 스키장과 관련한 많은 정보들을 보내오고, 나도 주변의 야불리를 다녀온 많은 스키어들로부터 그곳에서 겪은 일들이나 경험에 대하여 직접 들었으며, 클럽 메드 코리아의 최희령 이사님과 신길우 씨(우리는 "신기루 양"으로 호칭.^^)는 또 한 차례의 사전 미팅을 통하여 많은 관련 자료를 내게 건네주었다.

 

내가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들을 간략히 종합하면 이랬다.

 

야불리는 무지하게 춥다. 무려 영하 30도에 달하기도 하는 강추위를 자랑하는 곳이다.

야불리에 웬 클럽 메드 스키장이 다 있냐??? 그런 얘긴 들은 바도 없다.

흑룡강성 스키어들은 스키를 잘 타지만 거긴 레이싱(경기 스키) 위주의 스킹 형태 뿐이고 (생활체육 스키로서의) 인터 스키 방식으로 스키를 타는 스키어들은 없다.

 

영하 30도라니??? 이런 추위는 지난 시즌에 백두산 천지에 올라가서 경험한 것밖에는 없는 강추위이다. 영하 30도에서 바람까지 불면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정도로 느껴지고, 스키복으로 무장하면 스키를 타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사진을 찍으려고 장갑을 벗고 10여 초만 지나면 손이 얼어와서 바로 장갑을 끼고 한동안 손을 녹힌 후에 다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정도의 상황이었다.

 

백두산 정상도 아닌 곳에 있는 스키장인데 영하 30도의 추위라니 흑룡강성의 위도가 참으로 높은 곳임이 실감되었다. 하지만 그곳에 아시안 게임 등의 공식 행사를 치른 대단위 스키장이 있는 걸 보면 모든 상황이 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라 생각되면서 오히려 도전심이 우러났다.

 

집사람은 국산 매그넘(Magnum) 발열장갑에 시다스(Sidas) 발열깔창까지 구입, 설치했고, 충전이 가능한 산요(Sanyo) 복대는 물론 스티커가 부착된 발열팩도 한 박스나 구입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나야말로 추위에 약한 사람이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여 집에 있는 최고 성능의 써믹(Therm-IC) 발열장갑조차 안 챙겨 가기로 했다.(나 고집있는 사람이야!-_-)

 

클럽 메드 코리아의 최희령 이사가 전갈을 보내왔는데 자신도 클럽 메드 야불리엔 가 본 일이 없어서 이번에 기회가 되면 우리와 함께 갈 수도 있으리라 한다. 하지만 밀린 일이 많아서 떠나기 전날까지도 확답을 하진 못 한다고 했다. 김윤식 선생은 중국에서 내가 클럽 메드 야불리에 간다는 소문이 나서 흑룡강성 하얼빈의 스키어들이 내가 체류하는 동안에 인터 스키 강습을 해 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물론 난 원칙적으로는 그런 일을 환영하는 바이나 클럽 메드 측의 입장이 있으니 그곳에 문의해 보고 그게 가능하다면 하겠다고 답변했다.(클럽 메드 코리아는 그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해 왔다.)  

 

드디어 출발.

 

원래 야불리로의 출발 스케줄은 12월 초와 1월 중순의 두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클럽 메드 측에서는 모든 슬로프가 개설되는 후자를 권했고, 우리도 그에 응했다. 드디어 1월 12일(일) 출발하는 날이다. 인천 공항에서 10:05에 출발해야 하니 일찍 일어나 전날 꾸려놓은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난 해외여행을 할 때 항상 짐의 숫자로 짐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항공화물로 보낼 스키 세트와 수트 케이스, 기내로 지고 들어갈 스키 가방들, 그리고 숄더 백 등을 포함하여 우리 부부의 짐은 일곱 덩이나 됐다. 미리 짐의 무게를 재보기도 했는데, 작년부터 한 사람당 짐의 숫자가 한 개로, 그리고 무게가 20kg 이하로 제한되어 있으니 스키를 지참해야 하는 우린 이미 오버웨이트의 상태였다.

 

공항에 도착하여 발렛 파킹을 통해 장기 주차를 신청하고, 우선 커피를 샀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공항까지 운전을 하니 약간 피로했기 때문이다. 공항의 대한항공 카운터 부근에 있는 커피 빈은 대체로 괜찮은 커피 맛을 제공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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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케팅을 하기 위한 대한항공의 수많은 부쓰들은 사람들이 그득했다. 20개 정도의 카운터가 바쁘게 돌아가는데도 대기선은 줄어들지를 않고 있었다. 집사람과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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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집사람은 야불리가 춥다는 바람에 노스페이스의 긴 덕다운 코트까지 구입하기도 했다.^^

 

집사람은 툭하면 내가 작년 여름에 구입한 샘소나이트의 28인치 대형 여행 가방이 쓰잘 데 없이 크다고 구박을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짐이 많아서 그게 없었더라면 어찌했나 싶을 정도로 요긴했다. 마치 이 여행에 대비해 구입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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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를 눌러쓰지 않아 군밤장수 스타일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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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은 꽤 더웠다.

 

근데 겨울에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대한항공의 발권 카운터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긴 대기줄에서 기다리는데 이건 한도 끝도 없다. 다행히 대한항공의 안내원이 다른 카운터 쪽으로 안내해 주어 거기서 짐을 부쳤는데, 당연히 예상했던 대로 초과 수하물이 나와서 오버 차지(over charge)를 내기 위해 20번 창구에 갔는데 거기도 줄이 길었다. 하지만 짐은 좀 전에 부쳤어도 오버 차지 금액을 내는 20번 창구에서 비행기 티켓을 수령하게끔 되어 있으니 다른 대책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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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차지로 7만 냥이나 내고 드디어 발권을 했다. 그 직후에 우리 부부는 휴대폰 데이터 로밍을 하기 위해 SK와 Olleh 부쓰 두 군데로 뛰어갔다. 탑승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데이터 로밍을 하려는 사람 또한 그리 많을 줄이야.ㅜ.ㅜ 거기서도 한참을 지체했다.

 

궁금했던 클럽 메드 코리아의 최 이사님으로부터 그제야 SMS 연락이 왔다. 자기도 함께 출발하게 됐고, 탑승 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모든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나니 거의 탑승이 끝났어야 할 시각이다. 공항면세점에서 뭘 좀 살게 있었지만, 그럴 시간은 커녕 탑승장까지도 뛰어야할 판이다. 집사람과 부리나케 20번 탑승 게이트를 향해 뛰어 가는데 대한항공의 여직원이 "무단장 가실 손님 계신가요?"하고 외친다.-_- "맙소사!!!"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탑승을 한 상황이다. 내가 비행기 여행을 하면서 항상 뒤늦게 탑승하는 일부 인간들을 보며 속으로 나무라곤 했는데, 이 날은 내가 그 꼴이었던 것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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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승 게이트 앞에 클럽 메드 코리아의 최 이사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릴 반겨줬다. "제가 비행기 붙잡아 놓고 있었어요."라고 조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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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이사님이 붙잡아 놓은 대한항공의 비행기가 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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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스키팀의 코치복 같은 긴 덕다운 코트를 입은 집사람이 저 앞에 스키 가방을 메고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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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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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는 요동반도 쪽을 거쳐서 장춘(Changchoon)과 하얼빈(Harbin) 항로를 거쳐 무단장으로 향한다. 어머나... 무단장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보다도 더 위쪽에 있다.

 

무단장(Mudanjiang)은 목단강(牧丹江)을 중국어로 발음(Mǔdānjiāng)한 것이다. 그리고 잘 아다시피 목단은 "모란"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무단장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옛 노래 가사속의 모란강 바로 그곳인 것이다. 흑룡강성의 모란강 지역엔 일제치하에서 만주로 이주했던 1세대 조선족 동포들이 다시 이주한 곳으로서 지금도 그곳엔 많은 조선족 동포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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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드디어 무단장 공항에 도착했다. 비교적 작은 공항이다. KE의 728 비행기의 날개 끝이 휘어올라가 있다. 그게 공기역학적으로 저항을 없애기 위하여 독수리 날개 끝의 세로 올라간 깃털을 보고 시뮬레이션하여 만든 최첨단 과학의 소산이라고 하니 최 이사님은 해외여행을 그렇게 많이 했지만 비행기 날개 끝이 저렇게 올라가 있는 걸 인식하지 못 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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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비행기에서 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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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단강 비행장"이라 쓰여있는 공항버스를 타고 우린 공항 청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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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국 수속을 끝내고 공항 청사 앞 주차장으로 나왔다.

 

공항 청사 내에서 도착한 우리를 반긴 세 사람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김윤식 선생이고, 두 사람은 클럽 메드 야불리에서 온 분들이었다. 김 선생은 원래 길림에서 하얼빈행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더 편한데, 우리를 무단장에서 만나 함께 하기 위하여 무려 13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그곳까지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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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춥긴 춥다. 공항 청사 밖으로 나오니 맹추위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백두산이 북위 42°인데, 흑룡강성의 위도는 무려 북위 43°26'에서 시작하여 북위 53°33'에 이르고, 야불리는 거의 흑룡강성의 최상단 쪽에 위치하니 이곳이 얼마나 추운 곳이겠는가? 앞서 KE의 비행 항로에서 보았듯이 무단장 공항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보다도 북위로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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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주차장의 한 켠엔 이렇게 눈을 치워놓은 곳도 있었다. 눈의 양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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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단장에서 야불리를 향해 달리는 고속도로변과 그 주위의 풍경이다. 온통 눈으로 덮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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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 주변은 눈이고, 도로의 양편에도 제설된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가끔 바람이 심한 곳을 지날 때면 마치 눈이 오는 것처럼 주변의 쌓인 눈이 날려 눈보라(블리자드/blizzard)를 지나는 듯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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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식 선생이 하얼빈 산 보리음료와 하얼빈의 명물이라는 수제 소세지를 사 왔다. 야불리로 가는 도중에 먹을 양식이라면서... 사진의 보리음료는 우리의 보리음료와는 아주 맛이 달랐지만, 달달한 게 아주 맛이 좋았다. 소세지는 우리가 기내음식을 먹은 지라 배가 부른 상태여서 먹지 못 했다.(그 소세지들은 귀국 시에 우리가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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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야불리의 나들목이 500m 전방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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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불리 톨게이트이다. 한자로는 "아포력"이라 쓰여 있다. 무단장에서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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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게이트를 지나서 국도를 15분 정도 달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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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멀리 야불리의 여러 스키장 중 우리가 향하고 있는 "클럽 메드 야불리"가 소재한 선 마운틴 스키장(Sun Mountain Ski Resort)이 보인다.(정상에 있는 건물과 그 아래 스키 슬로프들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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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메드로 향하는 곳 중간중간에 저런 숙박시설들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시설들은 야불리 스키 관광 단지 내의 민간 시설들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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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밖으로 야불리의 선 마운틴 스키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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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클럽 메드 야불리의 메인 빌딩 앞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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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앞에서 짐을 내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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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해가 넘어간 시점이어서 온도가 많이 내려가 있었다. 대략 섭씨 영하 24도 정도인데, 그 시각에도 어린이들이 밖에 나와 눈장난을 하고 있었다. 강적들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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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비에 들어서자 여러 명의 클럽 메드 GO들이 나와 환영해 준다. 추위 속에 달려온 우리들을 위하여 생강 차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다.

 

클럽 메드의 직원들 중 GO는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다. GO는 "고"로 발음하지 않고 "쥐오"로 발음하는데, 그것은 "Gentle Organizer"의 의미이다. 이들은 단순한 직원들이 아니라 일인다역의 르네상스맨들로서 클럽 메드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손님 접대로부터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실로 다양한 일을 아주 멋드러지게 해내는 수퍼맨 & 우먼들로서 국적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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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들의 대표로 젊은 부촌장이 환영 인사를 하면서 각자가 자신들을 소개했다.(클럽 메드는 그 리조트를 "촌/village"으로 부르며 운영자를 "촌장(Chef de village)로 호칭한다.) 아주 밝고도 사교적인 인상을 한 사람들이고,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밴 국제인(international people)들이란 인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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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에서 세 번째에 있는 분은 한국인 GO였다.

 

4층의 방(1447호)을 배정 받아 들어가서 탁자를 보니 이런 손으로 쓴 환영사가 두 장이나 있다. 하난 나를 위한 것이고, 또 하난 집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 정성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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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사진을 클릭하여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메시지는 맨 마지막에 보니 빈센트란 사람이 썼다.(내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고, 집필실 초당의 대문을 그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으로 전체 도배를 하고, 아래 메시지를 받은 집사람은 휴대폰에 "Starry starry night..."하는 Don McLean의 노래 Vincent가 신호음 대신 나오는 걸 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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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메드의 룸들은 디럭스급 이상이라고 한다. 꽤 넓은 방에 샤워실과 욕조가 따로 있는 큼지막한 욕실이 있었다. 여장을 푼 후 잠깐 쉬었다가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클럽 메드 건물의 1층은 로비가 2층에 있기 때문에 왠지 지하 1층 같은 기분을 주는 곳이다.

 

식사는 그곳의 무단장에서 하기로 했다. 이곳은 이름처럼 중국식의 음식을 위주로 하는 곳이다. 여기서는 간단히 야채 국수를 먹기도 하고, 샤부샤부를 할 수 있는 뷔페가 마련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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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놓인 야채와 생선, 고기 등을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아가면 그걸 국자처럼 생긴 철망통에 쏟아 매운 냄비와 맑은 냄비 두 개 중 하나에 넣고 익혀준다. 식성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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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그 때까지도 기내식을 먹어 배가 불렀기에 왼편과 같이 야채를 조금 담아갔더니 그곳의 GE(Gentle Employee/현지 채용 직원)가 "아니, 겨우 요만큼만 먹을 거냐?"도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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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메드 스키학교

 

클럽 메드 야불리의 패키지에는 특이한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건 바로 스키 강습이다. 가족이 오는 경우, 아이들은 모두 스키 스쿨에 맡겨 무료 강습을 받게 하고, 성인들은 스키 강습을 받던가 아니면 원하는 슬로프를 골라 스키를 즐기면 된다. 스키는 자신이 타던 걸 가져가도 되고, 렌탈 코너에서 유료로 빌려서 써도 된다.(물론 이 경우, 최고급 스키는 없으므로 중급자용 스키를 렌탈해서 쓰게 된다. 그러므로 상급 스키를 사용하던 사람이나 스키 상급자들의 경우는 자신의 스키를 지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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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층에는 스킹 예약 부쓰가 있는데 성인들은 매일 저녁 7시부터 8시 반까지 한 시간 반동안 다음 날 스킹을 위한 예약을 하고, "Ski Pass"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는 약간 번거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클럽 메드 야불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습 신청을 하기 때문에 많은 강사들이 효율적인 반 배정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므로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하지만 미리 싸인 업을 못 한 채로 다음 날 아침에 스키를 타겠다고 해도 그 친절한 GO들이나 강사들이 "절대 안 돼!!!"라고 손을 저을 것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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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강습을 원하는 경우, 아래 표의 각 레벨을 잘 파악한 후에 신청해야 한다. 스키 실력에 따른 여러 가지 레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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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클럽 메드 야불리"의 로고 중에 별(star)과 눈송이(flake)가 들어가 있는 이유를 알게 된다.^^

 

어린이를 위한 스키 및 스노우보드 강습 교실은 위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스키의 경우, 눈송이(Flake)급이 1과 2 레벨이 있고, 스타 급이 3가지의 레벨이 있다. 플레이크 1은 4-5세로 눈 정원에서의 놀이를 위주로 하고, 플레이크 2는 전혀 스키를 안 타 본 아이들이 대상이다. 그리고 스타 1은 전에 한 차례라도 스키를 타 봐서 설(stop) 수 있고, A자(플루그/pflug)회전이 가능한 아이들이 대상이다. 스타 2는 A자 회전을 하고, 경사가 낮은 곳에서 스키를 11자로 모으는 평행회전이 가능한 아이들이 대상이다. 스타 3은 평행회전을 잘 하고, 높은 경사에도 적응할 만한 아이들이 대상이다. 물론 이 강습들은 모두 강사 1:다수(多數)의 어린이 스키어의 강습 방식이다.

 

그 외의 1:1 상급 강습을 원하는 경우엔 유료 강습을 신청해야 한다. 강사들은 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스키학교(ESF: Ecole du Ski Francais) 출신의 프랑스 스키어들을 주축으로 일부 중국과 기타 나라(한국 포함)에서 온 GO들로서 이들은 다년간의 스키 강사 생활을 한 프로 스키어들이거나 스키 GO들이다. 대개의 교습은 영어와 불어로 이뤄지며, 중국인들은 중국어로 교습받을 수 있다.(아직 한국인 스키어 고객은 드물지만 한국인 스키어 GO도 두 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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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메드 스키학교의 강사진 명단이 스키정보 센터의 접수용 부쓰 뒤에 게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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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학교장(한자로는 "활설학교교장"이라 쓰여 있다.)은 프랑스인 그레그(그레고리의 애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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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가 1:1 유료 개인 강습 관련 공지이다. 2시간에 인민패 1,400원, 4시간에 인민패 2,800원이며, 언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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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메드엔 두 개의 스키학교가 있다. 하난 클럽 메드의 ESF가 운영하는 것이고, 또 하난 클럽 메드가 운영하고 있는 선 마운틴 스키장의 부설 스키학교가 운영하는 것이다. 클럽 메드의 스키 강습은 무료이므로 ESF의 강습을 받으면 된다. 이 두 스키학교는 강습을 원하는 손님들이 많은 경우 서로 협조하는 체제를 유지하는 듯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 ESF 스키학교장인 그레그가 찾아왔다. 우리 스키 장비를 넣어둘 수 있는 VIP 스키 락커용 카드 키를 전해 주고, 그곳까지 안내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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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고성애, 김윤식, 그레그, 그리고 최희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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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을 내려가면서 오른쪽을 보니 탁구대가 세 개 있었고, 사람들이 그걸 사용 중이었다. 가족과 함께 와서 일부는 탁구를 치고 일부는 주변의 소파에 앉아 경기를 볼 수 있는 아주 편한 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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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커로 가는 도중에 보니 스키복이나 장비, 기타 액세서리를 파는 부띠끄 샵이... 이런 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착 시에 클럽 메드에서 나눠주는 자료에 포함된 바우처(voucher)를 들고 리셉션 데스크에서 신용 카드로 미리 디파짓(deposit)을 하면 된다. 클럽 메드 내에서 사용할 화폐를 환전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이다. 유료의 사용료를 내거나 샵에서 물건을 살 때는 이 바우처만 통용된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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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를 빌리는 경우나 부띠끄 샵에서 물건을 사는 등, 인클루시브 비용 이외의 계산을 할 때는 꼭 이 디파짓 카드를 지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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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커로 가는 도중에 있는 게임용 PC들이 놓인 복도와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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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실 복도에는 서고가 있고, 중간에 스키 관련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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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들은 클래식 스키와 관련한 것이어서 스노우보드 그림은 없었다.^^ 스노우보드는 탄생한 지가 오래지 않아 이런 오래된 그림엔 포함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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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보니 클럽 메드에서 유명한 포레스트 바(Forest Bar)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 바에서는 주스나 커피 등의 음료를 무한정 무료로 시켜 마실 수 있고, 그 음료에는 맥주나 기타 술도 포함되어 있다. 이건 뭐 술꾼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랄 수 있는 곳이 아닌가??(여기선 아마도 와인만은 유료가 아닌가 싶은데, 내가 술꾼이 아니다 보니 그걸 확실하게 파악하지는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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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레스트 바, 저녁엔 더 붐비는 곳이고 자주 행사가 열리는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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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메드에서는 운영자를 촌장으로 부르는데, 바의 한 구석에서는 촌장(村長/village chief )인 빈센트(불어로는 "뱅상") 씨가 와플을 구워 고객들에게 직접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어? 빈센트????? 그럼 바로 우리에게 환영 편지를 쓴 사람이 아닌가???' 그렇다, 그 사람이 바로 고흐와 같은 이름을 가진 뱅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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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러운 미소의 뱅상 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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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스키 락커로 가다 말고 여기 포레스트 바에서 음료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난 까뻬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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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레스트 카페의 무대에서는 GO들이 어린이들과 놀아주고 있었다. 여긴 가족이 오면 부모들이 정말 편하다고 한다. 아이들을 GO들에게 맡겨 두고 어른들은 방에서 쉬거나, 스키를 타거나, 바에서 서로 대화를 하거나, 짐(Gym)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작은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거나, 스파(유료)를 하거나 맘껏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천국인 이곳에 오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있기 싫어할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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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학교장 그레그에게 2013 KSIA 기술선수권대회 DVD를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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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KSIA의 기념품으로 그레그에게 선물한 연맹의 각급 스키 레벨용 뱃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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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이재학 선생이 준 PEC DVD이다. 이 DVD는 KSIA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나 한국인들이 스키를 타는 여러 방법 중 한 가지가 DVD로 출시되었다는 자랑을 하기 위해 선물로 가져간 것이다. 이 DVD는 현재 김윤식 선생이 중국어판으로 번역을 하고 있는 중이고, 1/3 정도 작업이 진척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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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식 선생이 그레그와 함께 포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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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레스트 바의 한 구석엔 당구대도 있다. 이곳에 있는 오락 시설들은 꽤 다양한데 이런 시설들이 다 잘 활용되고 있는 것도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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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나 어른이나 열심히 오락기 앞에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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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여러 대의 PC들이 있는데, 손님들이 자신들이 클럽 메드에서 찍은 사진들을 이 모니터들을 통해서 보기도 하고, 유료로 사진 프린트를 하기도 한다.

 

다른 건물(동)에 있는 스키 락커로 가다 말고 포레스트 바에서 대화를 하던 우리들은 기왕이면 장비를 가져다 놓자고 다시 2층 로비의 짐 보관소로 갔다. 로비는 또 단체 손님들이 도착했는지 수트 케이스들이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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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보관소에서 스키를 가져 오는데, 굳이 스키학교장 그레그 씨가 자기가 스키를 운반해 가겠다고 하여 할 수 없이 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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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의 GO가 메고 오는 우리 스키 백에는 저와 집사람의 스키, 두 세트가 담겨있어서 무거운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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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 보니 벽에 걸린 그림에 멋진 여성 스키어가... 간단한 그림인데 어떻게 이처럼 우아한 여성 스키어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걸까??? 부러운 재주가 아닐 수 없다.(글을 잘 쓰려면 이런 이중 부정을 하지 말라는데, 그래도 이런 경우엔 괜히 그렇게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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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바인딩인 쇠줄로 스키화를 걸어매는 칸다하식 바인딩을 그린 그림도... 이건 남미에 있는 스키장인 모양이지? Santo Stefano d'Aveto, 즉 "아베토의 성 스테파노"란 의미의 스키장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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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이 아닌 그 옆의 다른 동에 있는 VIP 스키 락커이다. 이 락커에 스키를 두고 락커 휴게실에서 스키를 갈아 신고 문을 나서면 바로 스키장 곤돌라 쪽으로 나갈 수 있다.

 

스키장들 중에는 객실에 스키를 가지고 가지 못 하게 하는 곳도 있지만 클럽 메드는 스키를 방으로 가져가도 된다. 단지 그것이 번거로운 사람들은 스키 락커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스키 락커 바로 옆엔 스키 강사들의 방이 있고, 그 건너편 로비 쪽에 있는 두 개의 방에는 스키 튜닝 룸이 있다. 그 안에 가 보니 빈터슈타이거(Wintersteiger) 스키 튜닝기 두 대가 있었다. 하난 왁싱기이고, 또 하난 에지 및 베이스 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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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 락커에서 돌아오는 복도에 보니 "유아 스키방"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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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도 앞서 스키 싸인업 부쓰에서 본 레벨표가... 여긴 플레이크 1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오는 곳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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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서 조금 오니 1층에 비앙꼬(Vianco)란 이름의 식당이 있다.

 

비앙꼬는 클럽 메드 야불리에 있는 세 개의 큰 식당 중 하나이다. 비앙꼬는 원래 Lo Bianco란 이탈리아의 성(family name)에서 나온 말로 "희다(white)"는 의미이다.(혹 롯데제과에서 나왔던 "비앙꼬"란 아이스크림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는지??) 여긴 좀 고급 식당이고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연다는데, 미리 예약을 해놓고 오면 된다. 물론 여기도 패키지에 포함된 것이라 사용료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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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칸다하 바인딩이 설치된 예전 스키들(conventional skis)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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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메드는 항상 그날의 드레스 코드가 있다. 이 날은 "매우 엘리건트"한 옷을 입어야 하는 날. 하지만 꼭 이 드레스 코드를 지키지는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하긴 휴가를 온 사람들이 옷 차림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겠지.^^ 하지만 모임에서 이 드레스 코드를 따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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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음 "모자 매니아"이다. 집에 모자가 꽤 많다.(내가 툭하면 "너무 많으니 좀 버려라!"고 하지만 들은 체도 안 하는...-_-

 

집사람이 클럽 메드 내의 샵에 진열된 모피 모자를 보고 눈독을 들이기에 내가 바로 사라고 했다.(어차피 제 돈 내고 사는데 내가 반대할 이유는 없으니 생색이라도 내려고...-_-) 이 모자는 닥터 지바고에서 여주인공인 "라라"로 나오는 줄리 크리스티가 썼던 러시아식이다. 아주 우아해 보이는 진짜 모피로 만든 모자이다. 우리 부부는 이걸 "이은아 모자"로 부르기도 하는데...(전 국가대표 이은아 씨가 스키를 안 타는 날 스키장에 올 때 이런 모자를 쓰고, 클래시컬한 보그너 스키복을 입고 나타나곤 했었다.^^) 집사람은 샵에서 첫 날부터 이 모자와 다른 모자 하나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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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샵의 두 마네킹은 "내일의 드레스 코드"를 보여주기 위해 다음 날 입을 옷을 전시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드레스 코드는 캐주얼인가???

 

가는 길에 우리는 클럽 메드의 메인 무대가 있는 서커스장에 들렀다. 거기서는 매일 뭔가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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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보니 이곳은 특별한 공연이 없는 날은 서커스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단다

 

안전하게 아래쪽에서 GO 한 사람이 비레이(belaying)를 해서 위험할 때 당겨주는 식으로 조치를 하여 고객들이 안심하고 트래피즈(trapeze/공중곡예)를 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의외로 이런 서커스 체험에 관심을 가진 고객들이 많아서 이곳엔 항상 사람들이 오는 모양이다. 난 이런 건 영 자신이 없어서...^^; 내가 고소공포증 같은 게 있어서 높이 올라가는 놀이기구나 다리 위에서 발을 고무줄로 묶고 뛰어내리는 번지 점프 같은 것은 돈받고 하는 것이라고 해도 안 한다.(하지만 설산에서 스키 신고 뛰어 내리라면 그건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난 스키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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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쪽에서는 아이들이 플라스틱 방방이를 뛰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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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에 들어와서 아까 봤던 환영 편지 옆을 보니 아주 조그만 마트료시카가 보인다. 그 옆에 세워진 카드를 보니 이게 고객들에게 주는 기념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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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올 때 클럽 메드의 선물로 가져 온 러시아 기원의 목각인형이다. 중간을 돌려 빼면 또다른 인형이 나오고, 그 인형을 열면 또 다른 작은 인형이 나오는, 마치 속을 드러내지 않는 러시아인들을 상징하는 것 같은 자작나무 인형.

 

클럽 메드의 룸은 아래 사진들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도착 후에 짐을 여기저기 풀어놔서 좀 어지러워 보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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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은 올라오자마자 좀 쉬어야겠다면서 퀸 사이즈 베드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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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한 구석에는 이런 PC용 테이블이 있고, 여긴 랜이 깔려있으며, 두 개의 전기 콘센트가 있는데 그건 어떤 전기 플러그라도 꽂을 수 있는 국제형이었다.

 

잠깐 쉰 후에 저녁을 먹기 위해 좀 전에 본 비앙꼬로 향했다. 전에 볼 땐 비어있어서 허전했는데 저녁 시간에 내려가 보니 벌써 여러 사람들이 와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촌장 뱅상 씨의 초대로 그곳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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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이다. 이 메뉴의 음식들 중 일부는 그곳에 차려진 뷔페에서 손님들이 직접 가져 오고, 어떤 음식은 GO에 의해서 서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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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이사님과 뱅상 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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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의 이름이 비앙꼬인 것은 비앙꼬가 눈(snow)의 색깔인 흰색을 의미하는 것이기 당연한 것이라 하겠지만, 프랑스 기반의 회사의 클럽 메드에서 운영하는 식당의 이름이 불어인 블랑(blanc/흰색)이 아닌 건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그에 관해 물어보니 이곳은 원래 이탈리아 식당으로 기획된 곳인데, 결국은 프랑스 쉐프가 만든 프랑스 음식 위주로 변하다 보니 그 비앙꼬란 이름만  남고 프랑스 식당으로 변한 것이라 한다.^^ 건물은 매우 공간이 컸고, 내장은 파스텔톤의 프랑스 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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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집사람이 뷔페에서 가져온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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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의 하일라이트는 프랑스식 치즈 뽕듀(cheese fondue)였다. 바게트를 잘라 끓는 치즈에 담갔다가 먹는데, 의외로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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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제가 가져온 음식들이다. 돼지고기를 안 먹는 내가 가공된 돼지고기류는 매우 좋아한다는 이 아이러니는 도대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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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팔목의 이 띠는 인식표이다. 클럽 메드 손님임을 알리는... 하지만 우리가 클럽 메드에 머무는 동안 아무도 이걸 보자는 사람이 없었다. 일부러 보여줄 필요도 없고... 그래도 이게 인식표라는 바람에 우리는 4박5일 중 첫 날과 둘 째 날에만 이 띠를 매고 다녔었다.^^;(혹 보자는 사람이 있을까봐... 그러나 이틀간 아무도 그러질 않아서 풀고 다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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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딩도 먹고...

 

저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아깐 불이 꺼져있던 유아스키방에 불이 켜져 있다. 거기엔 유아용 스키들을 보관하는 보관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나증에 보니 여기서는 사전 스키 연습과 준비 운동을 하고, 밖으로 나가 곤돌라 승차장 부근의 극히 경사가 낮은 슬로프에서 스키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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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아이들이 유아 스키방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저녁을 마치고 2층 로비에 가서 우리는 하얼빈에서 우릴 찾아온 스키어 두 분을 만났다. 이 분들은 내가 야불리 지역에 온다는 소식을 사전에 듣고 우리가 서울을 출발하기 이전에 야불리에 있는 동안에 특별한 스키 강습을 요청했던 분들이다. 사실상 스키 스쿨이 두 개나 있는 스키장에 와서 아무리 무료 강습이지만 스키 강습을 한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야불리행 이전에 그에 관한 허락을 클럽 메드 코리아 측을 통하여 득한 바 있었다.

 

비앙꼬 식당에서 후식을 먹은 후에 우린 거기서 커피나 차를 마시려다 차 맛이 매우 훌륭한 포레스트 바로 올라가서 마시기로 했었다. 그래서 포레스트 바에 가서 커피 두 잔을 시켰는데, 마침 그 때 하얼빈 스키어들이 우릴 로비로 찾아왔다는 소식이 들렸고, 그래서 차도 못 마시고 로비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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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1층 한 켠의 포레스트 바에서 커피를 시켜놓고 급히 2층의 로비로 올라왔는데, 바의 GO가 친절하게도 커피를 들고 물어물어 로비로 커피 배달을 왔다.-_- 이런 감동 서비스라니...(하얼빈에서 온 손님을 옆에 두고 그 GO의 지극한 정성이 담긴 더블 샷의 에스프레소를 급히 마셔야했던 김 선생의 찡그린 얼굴 표정이 가관이다.ㅋㅋㅋ 어렵게 손님을 찾아 로비까지 배달을 온 GO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쳐다 보고 있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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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릴 찾아 온 하얼빈의 장 선생과 정 선생이다. 우리가 클럽 메드 야불리에 오는 걸 대련의 8.1팀/부대(이 팀을 우리나라의 상무팀이라고 보면 되고, 그 팀은 스키 선수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들은 팀에서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을 "동지"라 부른다고 한다. 북한식, 공산주의식 용어로 하면 "동무(comrade)"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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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부터 하얼빈에서 온 정 선생과 장 선생, 그리고 길림에서 온 김 선생, 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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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얼빈에서 오신 분이 한 분 더. 나와의 기념촬영인데, 내가 들고 있는 것은 그 분들이 우리 일행에게 선물한 보이차가 든 쇼핑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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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들에게도 대한스키지도자연맹의 강봉수 사무국장께서 전해 주신 2013 기선전 DVD 여러 개와 KSIA 뱃지 기념품, 그리고 이재학 선생이 만든 PEC DVD를 선물로 증정했다. 

 

아래는 하얼빈 스키어들이 선물한 보이차다. 보이차의 고장인 운남성에서도 유명한 "노동지"란 이름의 차이다. 노동지(老同志)의 의미는 늙은 동지라기보다는 "오래된 동지"의 의미일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름은 중국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모택동이 일본군과 싸울 때, 그리고 장개석 군대와 싸울 때 함께 한 동지들을 노동지로 호칭하는 걸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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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이런 이름의 차를 선택하여 선물하는 것은 그들과 우리가 "오랜 스키 동지"로 함께 가기를 원한다는 반증이겠지?^^ 실은 나도 같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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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50년 간이나 보이차를 만들어 온 명인이 빚은 차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셔야겠다.

 

이렇게 클럽 메드 야불리에서의 첫 날이 막을 내렸다. 외국 여행을 하면 잠을 잘 못 자는 난 희한하게도 그 첫 날 저녁에 아주 잘 잤다. 징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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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
    맥스 2014.01.29 12:17

    ㅎㅎ 지중해 구락부란 이름이 참 재밌습니다. ㅎ 그리고 정선생님과 장선생님 맨얼굴을 처음 뵙네요..^^;;; 스키장에서 고글쓴 모습만 뵙다가요.. ㅎㅎㅎ

  • ?
    김유복 2014.12.04 18:16

    잘 봤습니다. ^^

  • ?
    백파 2014.12.14 17:33

    잘보앗습니다.

  • ?
    푸른하늘2000 2014.12.14 22:47
    잘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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