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4 월] 마치터널 앞 먹골배 직매장과 설날 전날의 스키장
어젠 비가 오는 바람에 스키장에 가지 못 했다. 일요일인데 집에서 쉰 흔치 않은 날이었다.-_- 웬간한 비는 그냥 맞고 타면 되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상황을 보니 그럴 수 없겠다 싶어서 아침부터 TV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등으로 소일을 했다. 시즌이 종반으로 치닫는 이 때 비라니??? 다음 날이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이라 내린 건가?
- 어젠 휴일에 스키장에 못 가니 무료하여 할 일을 찾다가 낡은 영문 전용 키캡(key cap)을 가진 체리(Cherry) 키보드에 필코 마제스터치(Filco Majestouch)의 여분의 새 한글/영문 키캡으로 교체. 근데 청축의 이 키보드가 키캡 만을 교체했는데 터치감이 달라졌다. 더 무딘 느낌. 경쾌한 소리가 아니라 약간 소리의 빛이 죽은 느낌. 키캡만으로도 타자하는 소리의 변화가 생기다니...
전날 비가 내린데다 기온도 높은 날이다 보니 스키장 상황이 안 좋으리란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안 가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혼자 스키장으로 향했다. 가면서 주변 산을 보니 왠지 봄기운 같은 게 느껴진다.-_- 그냥 기분이겠다 싶긴 했는데 입춘일 전날 비가 내려서 그 빗물을 목말랐던 나무들이 열심히 빨아올려서 그런지도 모를 일이었다.
지난 1월 11일(금)에 채정호 선생님이 이런 글을 쓰셨다. 나를 포함한 몇 분이 답변을 남겼는데...
* 스타힐 가는 길 근처 먹골배직판장 ==> http://www.drspark.net/index.php?mid=resort_info&page=2&document_srl=4343078
채 선생님이 궁금한 것은 거기서 파는 먹골배가 맛이 있느냐는 것이지요.^^ 그 먹골배 직판장은 호평동 언덕에서 마치터널을 향해 가다가 터널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지요. 가는 길이고 그 생각이 나서 거기 들러봤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왼편엔 싱싱한 딸기가 놓여있습니다. 입맛을 확 끄는 비주얼입니다. 그리고 그 오른편에는 배 상자들이 많이 놓여있었습니다.
- 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배즙과 도라지즙도 있고, 제주 감귤도 있다.
배는 한 상자에 4만 원을 하고 배즙은 한 상자에 2만 원인가 하는 듯합하다. 일단 난 먹골배가 맛이 있는가를 확인하러 왔으므로 3개에 만 원이라기에 그걸 샀다. 그리고 배 한 조각을 잘라 먹어봤다. 맛은 상당히 달았다.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 아니라 시원한 맛이 덜한 것이 약간 흠이고 맛은 매우 좋았다.
- 이렇게 한 조각을 잘라 먹고 계속 스키장으로 달려갔다.
배는 상당히 당도가 많은 것이었고, 숙성이 된 단맛이었다. 뒤끝에서는 꿀의 향 같은 것이 살짝 느껴지기도 하는 정도였다. 이걸 냉장고의 냉장실에 잠깐 넣어뒀다 먹으면 달면서도 시원할 것이니 그럼 더할 나위가 없겠다 싶었다.
- 마치터널을 지나 경춘 가도 왼편 묵현리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정면에 천마산이 보인다. 먼 산에서까지 봄기운이 느껴졌다.
- 길 건너편에 몇 주 전에 오픈한 농민식자재마트 마석점이 보인다. 이 직거래 장터가 생긴 이후에 길 옆에 주차된 차들이 많다 보니 어떨 땐 이 부근이 혼잡하여 빠져나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때도 있었다.(아마도 주말에만 그런 것일 듯.)
- 오늘은 마트 바로 앞의 주차장에도 빈 자리가 있는데 주말엔 저기가 꽉 차있고, 그쪽으로 회전하려는 차 때문에 막히기도...
- 역시 맑은 날씨에 기온이 높다보니(베이스의 온도는 영상 3도) 설질은 좋을 리가 없는데... 보기만 해도 즐거운 광경이...^^
- 이분들은 마석 공단에서 일하는 동남아에서 온 분들이라고 하는데, 설날 연휴를 맞아 함께 스키를 타러 온 것이다. 그중 한 분은 레이서의 턱 포지션(tuck position)을 흉내내기도 하고...
눈이 없는 동남아에서 온 분들은 눈밭에서 하는 운동이 매우 신기할 것이라 생각된다. 저분들이 오늘의 저 한 때를 한국에서 지낸 좋은 한 때로 기억하기를 바란다. 전에 한 번은 저 초심 연습장에서 강습도 없이 스키를 타는 분들이 안쓰러워서 스키를 타다 말고 그들에게 가서 스키 기초를 알려준 일도 있다.
- 장업협회의 행사표가 보인다. 이 역시 시즌말의 행사인데...
- 연휴엔 언제나 그렇듯 스키장은 비교적 한산한 것 같다. 다들 고향에 내려가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열심히 스키를 탔다. 설질은 역시 생각한 대로였다. 전날의 비로 그늘진 곳엔 빙판들이 좀 나왔고, 햇볕이 드는 곳은 표설이 좀 녹아서 뭉쳐있다. 그래도 사람들이 적어서 거칠 것이 없기에 여러 번 롱턴으로 달렸다.
- 스키장 베이스는 오후가 되면 이렇게 물이 보이기도 한다.
- 제주도에 살고 있는 조카가 아이를 데려와서 장난감 스키를 태우고 있었다. 왼편의 아이가 조카네 아이인데 서울에 살고 있었으면 벌써 스타힐의 꼬마 스키어 중 하나가 되어있을 (박)병록이다.
- 스스로 미끄러지지는 못 하고 눈위에서 걷기만 하는 정도.^^
- 친구와 함께 놀고 있다.
- 오른편에 조카가 보인다. 친구네 식구와 함께 왔다고 한다.
- A라인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며 내려다 보니...
- 나중에 보니 언덕으로 데리고 올라가는 모습도 보인다.
- 나중에 보니 또 다른 조카의 딸내미 수아도 와 있었다.
-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때마다 내려다 보니 계속 초심 슬로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 세 시간 정도 열심히 스키를 탔다. 이제 해가 산등성이 바로 위까지 왔다.
- 세 시가 넘으면 B코스 상단의 기온은 점차로 내려가면서 설질이 좀 나아진다. 앞산, 천마산의 나무들도 왠지 전날의 비를 맞아 물이 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봄이 가까운 게 아니라 내가 봄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입춘이라니...
- 스키를 끝내고 베이스로 돌아오니 초심 코스에 있던 애들이 놀고 있다.
- 왼편의 병록이 친구 애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표정과 제스쳐가 남다르다.^^ 귀여운 녀석이다.
내일은 설날이라 원래 스키를 못 탈 것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동생이 차례를 지낸 후에 스키를 타러 온다고 하여 오후에 다시 스키장을 찾게 될 것 같다. 모레 6일엔 당연히 오게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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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전의 남은 기간이라도 좀 추워야 스키를 탈 수 있을 텐데...^^
하긴 모글 스킹은 3월 내내 가능하니까 그 이후에도 모글을 열심히 타면 되긴 하지만... 이번 시즌엔 많이 탔으니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는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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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저는 휘팍에 묵고 있었는데 이른 아침 창 밖의 비를 보면서 어느덧 시즌 후반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예년처럼 칼바람 눈보라를 맞으면서 타지도 못 했던 겨울이었는데... 이러다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본문 사진에 있는 동남아분들처럼 해외에서나 눈밭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먹골배는 저도 조만간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저쯤 가면 항상 마음이 바빠져서;; 어쨌건 저곳이 스타힐의 이정표중 하나인 건 분명한 듯 합니다.^_^ -
지구 온난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온난화가 된다면서도 의외의 강추위가 오기도 하는 걸 보면요.
하지만 그런 강추위가 북극으로부터의 강한 찬 제트 기류에 의한 것이란 얘기가 있는 걸 보면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건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그 찬 기운이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의미이고, 그건 불가역적인 일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그럼 그런 일시적인 한파도 갈수록 사라지고, 전세계가 열대화되는 일도 생길 것이니 말입니다.
안 그러길 빕니다. 인류는 실은 간빙기에 있는 것이고, 거기서 지나친 온난화를 걱정하는 것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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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골배 직판장이 보이면 스타힐에 다 왔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박사님이 맛까지 확인해 주시니 다음 번엔 한번 들러야 겠네요.
미국은 북극의 제트기류가 남하하는 바람에 최근 중북부가 섭씨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 추위로 몸살을 앓았는데 어제부터 캐나다 밴쿠버와 울 동네까지도 영향을 받아서 동네에 눈 오고 얼어버려서 학교 문 닫는 바람에 아그들 신났습니다요... ㅋ -
집사람이 제가 만 원에 사 온 세 개의 배를 보더니 그게 시내의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싼 것이라고 하더군요. 맛은 더 좋았구요.
북극 제트 기류 얘기는 제가 위의 채 선생님에 대한 댓글에서 했는데, 그게 앞으로도 지속되겠지만 결국은 길게 보면 일시적인 현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걱정입니다. 자연은 항상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인간이 관여하면서 급격한 변화가 초래되고, 결국 그게 예측불가능한 일들로 귀결되니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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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가에 다녀 오는 차 안에서 집사람과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햇살이며 산중턱에 걸려있는 옅은 구름에서 봄기운이 느껴진다고요.
그래도 경칩은 되야 본격적인 봄이랄 수 있으니 아직 한 달은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