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 스타힐리조트
2005.01.10 20:50

스타힐 수도원의 또 다른 이름

조회 수 5823 좋아요 276 댓글 9
화창한 월요일이였습니다.

올해들어 최저 온도라는 뉴스도 있었으나
낮에가서 타면 따뜻한 햇살과 함께 산사와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맛 볼수 있는 스타힐입니다.

분위기만 산사가 아닙니다.
타는 사람들도 수도승 분위기입니다.

스키만 열중해야쥐 시끄럽게 떠들다간 한구탱이
쥐 터질것 같은 경건하고 진중한 학습분위기 만빵입니다.

굴하지 않습니다.-.-;;;

먼저 B코스

자주 애용할만한 코스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너무 거리가 짧아 올라가는 보람을 느끼기가 좀...

리프트에서 내리는 순간
미처 앞으로 나가기도 전에 뒤에서 사정없이 손살같이
달려오는 리프트가...

날 도로 의자에 앉혀...

이대로 타고 내려가는 건
뉴스에 나올 일!

용감하게 2ft 높이에서 도약
숫자가 좀 약한가?? 600mm에서 도약

흔들림없는 착지

음화화화

앞으로 나도 익스트림 스키어로 불러줘.

A 코스

먼저 그냥 A코스라고 하면 안되고 대망의 A코스라고 불러야.

올라갔습니다.
시즌권 산지 네번째 출정만에 이뤄 낸 이 정상의 감동

리프트에서 딱 내린 순간
인정머리 없는 주체측의 무분별한 코스설계가
시야에 펼쳐졌습니다.

호기심 그리고 하루강아지성 스키어에게 보여주지 않는
이 편협한 아량성을 보라.

하다못해 쥐도 궁지에 안 몰고
적도 퇴로를 열어 줘야 하는 법인데

양측 두 코스 다 비슷한 경사도로 만든 이 사람 누구야.

리프트를 다시 올라탔다는 이야기는 금시가 초문이고
또 설사 선례가 있다 한 들 나도 쇼샬 포지션이 있지.

숲사이로 조그많게 모 EXIT 이런거 하나 써 놓고
나무 계단 같은 거 하나 만들어 노면 쥑였는데
(밑에 한글로 직원용 내진 자재운반시설 모 요로코롬 쓰고)

첨엔 완만한 경사로 사람을 현혹하다가
중반쯤해서 니 죽어라 나 모른다 식 코스설계도 아니고
첨부터 이런 무지막지한 경사도를 펼쳐노면
보는 사람이나 타는 사람이나 억하심정이 안 들겠냐고

더구나 분위기나 좋으면 말을 안해요.
모 아조씨 아줌마들 아그들이 마구 뒹굴며 내려간다든지
예비군복 기지바지 등산바지 울긋불긋하면 말도 안해

여기 태능이여
왜 옷들은 다 그렇게 똑같이 입은 사람만 있으며
중간에 시계들고 왜 시간재는 사람들이 이리 많어

눈가루 휘 날리며 영화 찍는데서
스탭도 아니면서 홀로 서 있는 그 외로움.

뒤에서 질주해 오는 보드의 사운드가 틀려요 벌써.
세~ 에엑 쉬~에엑 아니고 쫘~쫘쫘짝 쫘~아~악

공포감 조성하는거여 시방?


R 코스

역시 모니 모니해도 당신은 아직도 내 사랑.

적당히 완만하게 시작하는 경사부터
격렬한 긴장감을 주는 중간 코스
초급과 맞물려 휴식기를 주는 배려감까지.
더구나 코스도 젤 길잖어

구지 단점으로 지적하자면 밑에서 만나는 초급자들
(어~쭈구리 많이 컷다)

퀴즈 : 이 코스에 가는 또 다른 이유는?

역쉬 눈치 빠른 당신!
카페가 있어서...  정답입니다.

사심없는 맑은 맘으로 고백하자면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저번 제 글을 읽으셨는지
진한 화장까지 하고 계시더군요 -.-;;;

미션 임파서블 같은 첩보물을 보면
주인공이 그냥 슬쩍 지나가면서도 주변 환경을
다 읽은 걸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훈련의 결과겠지요.

길가다 좀 이쁜 여인네가 있다고
눈알이 돌아가 사시가 된다든지
아예 고개를 쭈욱 빼고 본다든지
더 더욱 이미 지나갔는데 목이 빠져라 고개를 돌려서
다시 한번 본다든지.

이런거 다 아조씨들이나 아마들이 하는겁니다.

프로는
시내에서 시속 100킬로 달리는 순간이나
스키장에서 슬립나서 넘어지는 순간
타이밍을 놓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해 뒤늦게 바라 보는
아주 찰라적인 순간속에서도

전체를 다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눈깜박하는 순간에도 봄과 동시에 대뇌에서

음...

망사스타킹, 원피스속 가슴부조화, 눈썹문신,
루즈선 에러, 메이컵베이스 약해,  4:6 5:5 6:4
(무슨 숫자나구여? 상체 대 하체의 비율입니다)

이게 동시에 파악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이게 안되니 자꾸 눈 목 몸이 돌아가고
상대로 하여금 증상악화 조기치유불가능 상태불안
재발병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자세 중요한 단어져. 꼭 스키에서만 필요한 단어가 아닙니다.

오늘 화장빨 아니였습니다.

젠장 이 말 한마디 할려고 이 난리를 치다니...

Comment '9'
  • ?
    윤철수 2005.01.10 21:25
    스키에 대한 진지한 고찰에서..작업에 대한 자세...-_-
    당신을 새로운 강호십강(江湖十强)에 임명하오..^^
    덧붙여 절대 나의 아래가 아니구료..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다니..
    박사님은 금분세수 하시지요..
  • ?
    손정현 2005.01.10 21:36
    읽으면서 입꼬리로 슬슬 배어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는 글이었습니다. 파안대소하게 만드는 글이 아니라 keep smiling 하게 하는 즐거운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참고로 A코스 이라고 표현하신 곳은 카페 있는 쪽이 A라인, 반대쪽이 B라인이고, 1번 리프트로 올라갑니다. A라인이 쪼금, 아주 쪼금 경사가 덜합니다. B코스라고 표현하신 곳은 음...2번 리프트고, 요즘은 AB 통합라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 ?
    박성준sj 2005.01.10 22:20
    즐거운 글 읽는 시간입니다.^^
  • ?
    배정민 2005.01.11 00:10
    1번 리프트에서 내려오는거...정말 무섭더군요...ㅜㅜ 몇번타보고, 엣지상태, 눈상태 좋을때마 타기로 했습니다.ㅡㅡ; 언제나 맘편히 탈 수 있을지...
  • ?
    김도형_co 2005.01.11 02:43
    ^^ 참 재미있습니다. 넘치는 유머감각속에 왠지모를 삶의 여유같은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기대하겠습니다.^^
  • ?
    오제혁 2005.01.11 05:01
    어떤이는 스타힐이 스키라는 '학문'을 탐구하는 도서관 같은 분위기라고 하더군요...
  • ?
    조부근 2005.01.11 06:48
    아침부터 웃음짓고 갑니다~~~~~~~잘 읽었습니다~^^
  • ?
    조동연 2005.01.11 11:57
    글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요. 굳이 한마디하자면 누군지 거의 모두들 알고 있는 여자분에대한 성희롱에 가까운 표현은 혼자만 음미하고 공표를 안했어야 하지않았나 싶네요. 본인이 이 글을 본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 ?
    한상률 2005.01.11 12:02
    카페의 알바생에 대해선 희롱이라고 할 내용은 없는 듯합니다. 그 이외 얘기도 웃자고 하는 얘긴데...
    천마산 카페의 당사자도 자기 이야기가 여기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공지 기타 시즌방이나 콘도 관련 글은 "시즌방" 게시판에, 시즌권은 "장터"에 올려주세요. file 박순백 2021.12.17 2113 0
872 [전] 스타힐리조트 스타힐리조트 슬로프 상황문의 2 김진범 2006.01.13 2768 224
871 [전] 이글밸리 대구에서 수안보 사조스키장까지 1시간 40분 소요 1 김승곤 2006.01.13 3121 281
870 잡담 서울 근교 스키장 중 어디가 좋은가요? 비교 부탁드립니다. 6 임규형 2006.01.13 3734 156
869 [전] 스타힐리조트 최근 스타힐 슬로프 상황이 궁금합니다~ 4 최규상 2006.01.13 2338 214
868 잡담 비 안오는 스키장은 없나요? (오늘) 8 김수한 2006.01.13 3539 151
867 모나파크 용평리조트 함께 보고 싶습니다 이쁜 눈 ^^ 정욱철 2006.01.12 2602 187
866 모나파크 용평리조트 이제야 시작한 용평의 겨울!!! 2 file 정욱철 2006.01.12 2687 150
865 [전] 스타힐리조트 오늘도 건재한 스타힐 리조트 3 고성애 2006.01.12 2775 251
864 [전] 스타힐리조트 요즘 스타힐 눈 상태 어떻나요? 5 신명근 2006.01.12 2117 170
863 [전] 이글밸리 최상급자 슬로프 개장 2 김승곤 2006.01.11 3511 339
862 휘닉스 평창 [서준호/모글스키팀] 모글 코스 전경 - 동영상 5 박순백 2006.01.11 3067 277
861 해외 스키장들 휘슬러 스키장 가려하는데 조언 부탁드려요 2 윤준용 2006.01.11 2484 213
860 [전] 스타힐리조트 모글 스키팀의 모글 스킹 강습 - 1/4 박순백 2006.01.10 2335 253
859 [전] 스타힐리조트 지난 1월 7일, 정말 타기 힘들더군요 12 천경욱 2006.01.10 3022 109
858 [전] 양지파인 밤 11시 넘어서 매표소에 줄이 바글바글해서 감동했었는데... 5 이상훈 2006.01.10 2753 127
857 비발디파크 [Kosa] 아주 뒤늦은(05/12/28) 비발디 정보 박순백 2006.01.10 2445 125
856 [전] 스타힐리조트 지난 토요일(01/07)의 스타힐 풍경들 5 박순백 2006.01.09 3206 162
855 [전] 스타힐리조트 [추천] 렌탈샵과 식당 - 스키 아카데미와 진미식당 12 박순백 2006.01.09 3298 107
854 [전] 알프스리조트 알프스 이용 후기~~☆ 3 윤일주 2006.01.09 3409 255
853 지산포레스트리조트 지산 1월 7일(토) 그리고 FISCHER RX9 6 성제용 2006.01.09 3087 2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56 257 258 259 260 261 262 263 264 265 ... 304 Next
/ 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