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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키장들
2018.03.12 10:35

레벨스톡 스키장 여행기: 셋째 날 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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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셋째 날 아침. 언제나처럼 화려하고 맛있는 아침식사가 나왔다. 재료 하나 하나의 이름만 보자면 특별할 것 없지만, 이렇게 맛있고 만족감이 드는 이유는 주인의 정성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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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은 날이다. 오늘도 North bowl에서 glade를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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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지기도 해서 Stoke체어리프트에서 내려 횡으로 가면서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고 약간씩 위로 올라가려 애썼다. 매번 Meet the neighbor 입구로 들어갔으나 새로운 입구를 살펴보았다. 더블블랙 슬로프인 Unlimited assets슬로프다. 확실히 난이도가 더 높다. 좌우로 암벽이 나와 있고 폭이 좁고 경사가 급해서 점프턴으로 내려가야 한다. 사이드 슬리핑으로만 내려오기에는 스키가 많이 걸려서 위험해보인다. 돌아서 들어가는 루트가 없어서 최초 진입할 때 잘 조절해서 급경사로 진입해야 한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진입할 수 있다는 확신도 들고 스키가 지나갈 길이 보인다. 문제는 아내가 내려올 수 있느냐다. 루트를 알려주고 해야 할 동작을 알려주었다. 잠깐의 고민 끝에 해보겠다고 한다. 약간 걱정이 되긴 한다. 분명히 할 수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있지만 아내는 한 번 긴장하기 시작하면 조금 패닉이 되는 경향이 있다. 제일 어려울 줄 알았던 급경사 진입은 아무렇지 않게 해냈다. 들어와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내려왔다. 약간의 계획과 다른 동작변경은 있었지만 큰 무리없이 내려왔다. 역시 급경사에서 어려운 것은 스키가 걸리지 않도록 하면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아내는 휘슬러에서도 한 두 번 비교적 쉬운 더블블랙슬로프로 내려온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신 있고 안전하게 내려왔다. 어느 정도 내려온 뒤에 지나온 길을 보니 서로 감개가 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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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큰 도움이 된 것이 블루투스 인터컴이다. 여러 가지 제품들이 있으나 너무 비싸지 않고, 귀를 누르지 않으면서, 너무 부피가 크지 않은 물건을 고른 결과, 중국제 제품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2인용 8만원정도에 구매했다. 탁트인 공간에서 500에서 1킬로미터까지는 통신이 가능하고 한쪽 귀에만 이어셋을 끼우면 되고, 주머니에 넣어서 쓸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유없이 소리가 작아지고 이유없이 소리가 커지며 전반적으로 연결이 불안정하다. 해서 지금은 소니에서 발매한 Nysno-10이 할인판매에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무전기를 쓰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는데, 매번 버튼을 눌러서 이야기해야 하고, 버튼을 누른 뒤에도 1초정도 기다려야 하며, 단방향 통신이라는 단점은 너무 컸다. 강습이면 몰라도 트리런을 하면서 “오른쪽 나뭇가지 조심하고 지금 여기는 갑자기 급경사로 이어진다”라는 정보를 무전기로는 줄 수가 없다.

 

이후에는 계속 glade를 탔다. 아내는 “역시 스키는 트리런이지!”라고 하며 훨훨 난다. 분명히 사정봐주지 않고 내려왔는데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따라와서 딱 붙어있다. 그리고 또 얼른 내려가라 한다. 어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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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Mackenzie outpost에서 먹기로 했다. 이곳은 간단한 햄치즈 파니니와 수프, 간단한 스낵류와 음료수를 판매한다. 그리고 2시에 닫는다. 파니니와 수프를 받아들고 바로 옆에 있는 휴식공간으로 들어갔다. 작은 공간에 많은 스키어와 보더들이 옹기종기 모여 쉬고 있다. 이곳은 벽면이 유리로 되어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해가 오랫동안 비추기 때문에 실내는 매우 따뜻했다. 많은 사람들은 밖에서 경치 구경을 하면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 햄치즈 파니니는 의외로 아주 맛있다. 수프는 Revelation lodge에서 먹었던 그 토마토비스크수프다. 약간은 허름한 듯 해도 편안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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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또다시 Separate reality와 Tasty glade를 탔다. 그리고 또다시 긴 Last spike를 내려왔다. 슬로프 하단부에 보니 슬로프 옆 택지를 분양하고 있다. 솔직히 여기에 집을 짓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팻말을 보니 프라이빗 헬리패드 사용가능이라고 되어있다. 헬리패드라....헬리패드....음....좀 무리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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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려와서 택지쪽을 보니 지어져 있는 집들이 조금 있다. 그런데 크기가 좀 많이 크다. 난 저택일지도 모르겠다고 했고, 아내는 저게 단순한 집일 리가 없다고 한다. 조금 검색해보니 개인주택은 아니다. 일류쉐프와 메이드, 컨시어지가 같이 기거하고 실내등반연습장과 스파시설이 완비되어있으며 헬리패드를 이용해서 근처로 헬리스키를 갈 수 있는 객실4-5개짜리 11명정도가 대절해서 사용하는 랏지다. 일주일에 3천5백만원정도......음......그렇군.....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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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동차는 숙소 앞 집 차량인데, 주인이 포기한 듯 싶다. 봄에나 보자꾸나. 5월이나 되어야 할 텐데.

 

오늘 저녁식사는 미리 예약해둔 레스토랑이다. 시내에 있는 호텔중에 가장 인기있는곳이면서 유서깊은 곳이 Explorer’s Society Hotel이다. 이곳이 광산개척지일 무렵부터 있었던 곳인데, 벽면에는 당시 사진들이 있고, 지하에 있는 보일러실은 이벤트룸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흑백사진을 보면 마치 서부시대 선술집같은 느낌이다. 현재는 완전히 리뉴얼해서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사용중이다. 이 호텔의 레스토랑인 Quartermaster eatery는 스테이크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중 하나다.

먼저 간단한 무알콜칵테일로 건배를 했다. 쌉쌀하고 새콤한 향에 살짝 그을린 로즈마리를 더해 풍미가 아주 좋다. 피곤함으로 굳어진 위장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전채요리로는 두껍게 썬 베이컨을 주문했다. 유럽식으로 살코기부분을 두껍게 썰어 익힌 베이컨을 달콤한 메이플딥과 같이 먹으니 오랜만에 좋은 음식을 먹는 느낌이 난다.

메인으로 나는 드라이에이징 안심을 주문하고 아내는 부위는 기억나지 않지만 브레이징한 소고기를 주문했다. 아....아주 맛있다. 보통 풀만 먹고 자란 소고기는 특유의 냄새가 있어서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냄새가 기분좋은 풍미만 남아있고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도록 조리했다. 게다가 양도 약간 과할 정도로 많다.

기분좋게 과식을 했지만 이런 곳에서 디저트를 안먹을수는 없다. 어차피 이렇게 과식한 거 과감하게 크로넛을 주문했다. 둘이 나눠먹기 좋은 양으로 나온다. 크로와상을 도넛처럼 튀긴 것 같은 빵에 설탕과 계피가루를 넉넉히 뿌리고, 과일과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되어있다.

맛없을수가 없는 디저트로 마무리를 하고 밤거리를 아내와 같이 걸었다. 여전히 식당에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길거리에는 행인들이 많지 않다. 적당히 춥고 적당히 운치 있는 거리. 오늘도 기분좋게 마무리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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