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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키장 정보란: [1], [2], 해외 스키장 정보: [1], [2], 김도형의 미국 스킹 후기, 클럽메드 야불리 원정 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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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말 다녀온 후기입니다)

스키어와 보더에게 해외 원정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비행기로 두세 시간만 날아가면 샴페인 파우더를 탈 수 있는 일본이 있고, 5~6시간 거리에는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에 원정지가 개발됐다. 

 

국내의 스키장에서 비용과 대기 시간, 슬로프 컨디션 등을 생각하면, 해외 원정을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을지라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을 정도이다.

 

해외 원정을 다니는 스키어나 보더는 비용과 시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현지에서의 일정. 기술보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조언처럼 일주일 내내 스킹과 보딩을 하기에는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대부분 해외 스키장은 마땅한 주변 연계 관광지를 찾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이런 면에서 터키의 에르지예스(Erciyes) 스키장은 그 자체보다 주변 여건으로 더 빛나고 선택받을 수 있는 목적지가 될 듯하다.

해발 3,916m의 에르지예스 산(Mt. Erciyes)에 예로부터 아나톨리아의 올림푸스라 불릴 정도로 성스럽게 여겨졌고, 일 년 내내 눈을 갖고 있고 중부 터키 지방 어디에서나 눈 덮인 정상을 볼 수 있다.
 

에르지예스산 2,000~3,000m에 자리 잡은 스키장은 유럽에서 가장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리조트이다.
( https://www.yna.co.kr/view/AKR20130822049300805?input=1179m )

IMG_31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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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한국어 인사말.jpg

(반가운 한국어 인사말)


5년 전부터 시작한 이 일대 대규모 개발 덕에 최신 시설로 설치된 14개의 곤돌라와 리프트로 한 시간에 2만 6천여 명을 실어 나를 수 있고, 150개 넘는 제설기는 최고의 설질을 보장한다.
최신 시설의 리프트.jpg


해발 고도 2,100m에서 3천m까지 펼쳐진 34개 슬로프의 길이는 102km 정도. 이탈리아 돌로미테의 슈퍼스키를 연상하는 긴 활주 거리는 든든한 허벅지를 절로 만드는 곳이다.
터키 국기가 아니라면 알프스 어느 스키장인 줄.jpg

 

넓은 슬로프는 자유 그 자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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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m가 넘는 슬로프 길이는 여유로운 스킹과 보딩을 보장.jpg

곤돌라 내부에 그려진 에르지예스 스키장 지도.jpg

(곤돌라 내부에 그려진 스키장 지도)


네 곳의 입장 게이트가 있는데, 하루 한 곳을 베이스 삼아 스킹과 보딩을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새로 개발된 스키장답게 시설도 현대화되어 있다. 터키 스키 인구가 많지 않아서 슬로프는 붐비지 않지만, 터키에서 첫 번째, 두 번째를 다투는 스키장이라고 현지인들은 평가하고 있다.
렌탈하우스도 깔끔.jpg

(깔끔한 렌털 하우스)

깔끔한 최신 시설의 렌탈하우스.jpg

넓고 쾌적한 카페테리아.jpg

(카페테리아)

스키장 숙소에 있는 터키식 사우나.jpg

(스키장 인근 숙소의 터키식 사우나 'Hamam')

에르지예스 스키장의 숨은 매력은 비압설 지역에 있다. 에르지예스 산은 수백만 년 분화했던 휴화산. 수목 한계선 위쪽에 위치해 있어 슬로프 주변의 드넓은 비압설코스까지 합산하면 유럽의 여느 스키장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아래 사진은 3월말이라 베이스 기온이 영상 10도까지 올랐던 때임을 감안하고 봐주세요)
슬로프가 아닌 비압설 구간에서 아무도 타지 않은 눈을 밟으려 예릊예스 산을 오르는 스키어와 보더.jpg

슬로프를 벗어나 에릊예스산을 오르는 스키어.jpg

궤도 차량을 이용해 비압설 구간에서 스킹을 준비.jpg

비압설 대사면에서 하강하는 스키어.jpg

스키와 보드를 들고 오르는 고난의 시간이 있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가르는 맛은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한 산악스키 전문가는 스키장의 즐거움도 좋았지만 에르지에스 산을 오르는 희열이 더욱 좋았다고 평가할 정도이다.

에르지예스 스키장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는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호가, 2017년 에르지예스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며 평창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했던 곳이다.
( https://www.yna.co.kr/view/AKR20170305049751007?input=1179m )

IMG_3178.jpg

(비압설 대사면의 면적이 넓어 카이트 보딩을 즐기는 사람도 많더군요)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1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는 유럽이라면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등 알프스의 스키장보다 비교 우위를 점할 곳이 어디 있을까?

 

'역설적'으로 에르지예스는 스키를 타지 않을 때, 혹은 가족이나 일행 중 스키를 타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가장 훌륭한 스키장일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네브셰히르와 괴레메, 카이세리 등 에르지예스 화산의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거대 협곡과 계곡 지역을 말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카파도키아에서 형형색색으로 떠오르는 대형 열기구 사진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일생의 한 번은 꼭 해봐야 할 것을 꼽는 각종 조사에서 빠지지 않은 곳, 강렬한 이미지로 터키 관광의 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카파도키아에서의 열기구 탑승 만을 위해 터키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카파도키아 지역의 명물인 열기구 투어.jpg

(사진 출처 터키 관광청)

카파도키아 겨울철 열기구.jpg

(사진 출처 터키 관광청)


열기구 이외에도 카파도키아의 볼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버섯 모양의 바위와 지구가 아닌 듯 드넓은 계곡에 펼쳐진 기암괴석, 그리고 기독교인들의 고난 시절을 보여주는 지하도시까지. 
카파도키아 괴레메마을.jpg

(카파도키아 괴뢰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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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 괴뢰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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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 로즈밸리)

 

카파도키아를 방문한다면 고민에 빠질 것이다. 스키를 더 타야 할까? 카파도키아에 다시 와야 할까? 


터키를 찾는 관광객에게 빼놓을 수 있는 카파도키아가 바로 에르지예스 스키장에서 불과 90km. 보통 닷새에서 일주일 정도의 원정 중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하면, 그 하루에 지상 최고의 관광지를 한 시간이면 방문할 수 있는 셈이다.


에르지예스 스키장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접근성이다. 이스탄불에서 800km 남짓 떨어져 있지만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공항에서 짐을 찾아 스키장에서 부츠를 갈아신는 데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해발 3천m가 넘는 고지대이지만, 공항에서 스키장까지 왕복 4차로의 도로가 뚫려 있어, 유럽의 어느 스키장보다 공항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항에서 스키장까지 4차로, 30분이면 도착.jpg

(공항에서 스키장 바로 앞까지 4차로 도로로 연결돼 있다)


이 같은 접근성은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지역의 중심 도시인 카이세리 시내에서 스키장을 오가는 일정도 가능하게 한다.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있고, 시내 주요 호텔 등에서는 셔틀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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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세리 중심에서 보이는 에르지예스)


로마의 영웅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폰토스’(지금의 터키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승리를 거둔 뒤 원로원에 보낸 승전보 “Veni, vidi, vici”에서 알 수 있듯이 터키 중부 지역의 중심 도시 ‘카이세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곳. 카이세리라는 도시 이름도 로마제국 시대에 ‘황제의 거리’를 의미하는 카이사레아(Caesarea)라고 명명했던 것에 유래할 정도이고, 6천 년 역사에 실크로드가 지나던 곳에서 머물며, 낮 동안 스킹과 보딩을 즐기기에도 충분한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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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세리 시내)

이슬람 최고의 건축가로 불리는 ‘미마르 시난’의 고향(Ağırnas)도 에르지예스 스키장에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작은 시골 마을, 좁은 골목을 돌아 만나는 미마르 시난의 집은 그가 건축했던 오스만 제국의 웅장했던 쟈미(모스크)와 궁전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지만, 가장 위대했던 건축가의 시작을 소개하고 있다.

미마르 시난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마을에서는 지하 도시를 둘러볼 수도 있다. 괴뢰메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어 지하도시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스크린샷 2019-01-12 오후 7.21.36.png

(미마르 시난의 고향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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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마르 시난의 생가)

 

에르지예스 스키장을 가기 위해서는 이스탄불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 10분을 이동해야 한다. ‘인천-이스탄불-카이세리’로 이동하는 일정에서 이스탄불에서 인/아웃 할 때 길게는 하루 이틀, 짧게는 반나절 정도 동서양이 만나는 이스탄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짠다면 유럽 어느 스키장보다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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