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Keystone - 3
다음날 브레큰리지 가보겠다던 사촌은 몸살로 뻗고, 마침 아내가 아이들하고 스키 타보겠다고 해서 오전 중에 운짱 노릇하다가 느즈막히 다시 키스톤에 올랐습니다. 메인 곤돌라인 Riverrun Gondola를 타고 Dercum Mountain 정상에 올라 이번엔 내려가지 않고 옆 봉우리인 North Peak으로 향하는 Outpost Gondoal를 탔습니다. 거의 같은 높이인 봉우리들이라 가다가 좀 쳐지긴 하지만 거의 수평입니다. 리버런 곤돌라와 달리 곤돌라에는 바깥에 스키/스노우보드를 꽂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있습니다.
갈 때는 경치 감상하느라 못 찍고, 돌아오는 길에 찍은 사진.
며칠 전 강사 따라서 여기 오긴 했는데, 그 때는 아웃포스트 곤돌라 타지 않고 더쿰 정상에서 연결 슬로프를 타고 내려와 다시 노스피크로 올라가는 고속 리프트를 탔었습니다. 그 땐 고산병에 따라다니기 정신없었는데, 이날은 혼자 여유있게 스킹하니 주변 경치가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곧게 뻗은 침엽수들 사이로 좋은 설질의 슬로프들이 보기 좋게 펼쳐 있는 이곳이 백컨트리나 보울은 아니지만 나름 운치 있었습니다. 막판에 제일 후미진(?) 봉우리인 Outback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리프트에 도착한 시간에 딱 운행 시간 지났다고 입구 폐쇄하더군요. 아쉬웠지만 5시에 장모님 생일파티 예정이라 이만 접고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처형이 부른 personal chef의 가성비가 기대보다 못 해서 다들 좀 김이 샜지만, 그래도 모두 색다른 휴가를 잘 즐겼기에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다음 날 떠날 준비를 하느라 다들 바빴습니다. 우리 가족은 비행기 시간이 저녁 7시 30분이라 시간 여유가 있어서 오전 두시간 정도 스키 탈 예정으로 짐을 챙겼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머리도 아프고 기온은 영하 15도에, 새벽에 떠난 처형네가 덴버까지 길이 눈발에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내서 그냥 떠나기로 했습니다. 덴버에 가까이 갈 수록 눈은 더 오고, 이러다가 비행기 취소되는 거 아닌가 걱정하던 차에 지연 문자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새벽 1시, 그 다음에 수시로 바뀌더니 그나마 다행히 10시 30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결국 덴버에서 시간이 많이 남게 됐는데, 마땅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중식당에서 점심 먹은 후 공항 근처 Barnes&Noble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하다가 레슨 도중 강사가 다운로드하라고 한 앱을 꺼내 봤습니다. 그냥 잊고 있었는데, 그간 스키 탄 기록들이 남아있더군요. 첫날 야간스키와 다음날 오전 중에는 앱이 안 깔려 있었기에 기록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레슨 후 강사가 스킹레벨 평가도 해 줬네요.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는데, 조금 안개가 걷힌 느낌입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공항으로 향했는데, 예상대로 승객들로 붐볐지만 모든 보안심사 창구가 열려있어서 수속은 오래 안 걸렸습니다. 게이트에서 거의 5시간을 대기하다 10시 30분에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피곤해서 한 잠 잘 걸로 예상했는데, 잠이 안 와 두 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게임하다 보니 어느 새 볼티모어 공항이었습니다. 장기 주차장에서 차를 찾고 다시 공항에 돌아와 가족들과 짐 싣고 집에 돌아오니 오전 6시. 피곤하지만 즐겁고 보람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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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안전이 최고 입니다. 저도 95년겨울에 갔었는데, map을 보니 기억이 어렴픗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