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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승기
2013.06.24 17:10

막스 글라스킨 저 [자전거 과학]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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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과학

 

막스 글라스킨(Max Glaskin) 저, 김계동 역

 2013/06/05 명인문화사 간

 

리뷰에 들어가면서...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된 자전거. 자동차 문화가 최고조로 발달하고 있지만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자전거가 쇠퇴하기는 커녕 무동력 스포츠, 환경 스포츠로서 더욱 각광을 받아가고 있다. 동호인들에게는 건강을 위한 재미난 스포츠로서 받아들여지고 있고, 프로들에게는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자전거 대회에서 우승하여, 수많은 자전거 스포츠 애호가들의 수퍼 스타로 군림하는 것이 꿈이 되고 있다.

 

7월이면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뚜르 드 프랑스(TDF)가 개최된다. 프랑스 빠리의 샹젤리제엔 이 경기의 시작을 보려는 수천 명의 군중들이 운집할 것이고, 수백만 명의 전세계 라이더들이 이 3주간의 경기를 TV나 컴퓨터를 통해 지켜보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 경기를 어떤 형태로든 지켜보는 사람들을 자전거 마니아로 부른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들은 무려 12억 명이나 되는 전세계 자전거 인구를 대표하는 싸이클리스트들 중 일부일 것이다.(MTB를 타는 사람들은 TDF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과연 그 마니아들 중 몇 퍼센트가 자전거를 타면서 그것에 대해서, 또는 그것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고, 고민하는 것일까? 

 

자전거에 대하여 더 많이 알고, 그걸 효과적으로 탄다는 것은 자전거 아마추어에게나 프로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동호인들은 보다 재미있게, 안전하게 이를 즐길 수 있으며, 그런 즐거움을 동반한 가운데 건강을 도모할 수 있고, 프로들은 그걸 통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포디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들 양자는 주변의 친구나 전문가들에게 많은 것을 물음으로써 정보를 얻고자 힘쓴다. 하지만 대개의 구전 정보들은 특정인들에게 한정된 효과를 지니는 개인적인 정보로서 다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거나 동일 내용을 반복할 때 같은 효과를 내지 못 하거나 계량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과학적이지도 않다. 그러므로 자전거 마니아들은 보다 전문적이고도 과학에 근거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전거는 배우기도 쉽고, 잘 타는 것도 어렵지 않기에 사람들은 이에 대하여 매우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전거는 의외로 다양한 물리학적인 이론에 의하여 움직이고, 이를 잘 이해해야만 "더" 잘 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전거를 "더 잘 타려는 마니아 라이더들이나 프로 선수들"을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깊은 정보를 지닌 좋은 책이 필요하다. 다행히 그와 같은 요청에 부응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그 책의 제목은 [자전거 과학]이다.

 

막스 글라스킨 저 [자전거 과학]의 한글판 번역서 출간

 

[자전거 과학]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막스 글라스킨에 의하여 저술되고, 연세대학교 교수 김계동 박사에 의하여 번역된 책으로서 지난 6월 5일에 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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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작은 아래와 같은 표지를 가지고 있다. 번역본도 원작의 디자인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cycling-science-cover.jpg


이 책의 원작은 Frances Lincoln(영국)/University of Chicago Press(미국)에서 각각 2012년 11월 15일과 2013년 5월에 최초 출판된 것으로서 원작이나 번역본이나 아주 고급스러운 하드 커버 장정본으로 되어 있으며, 둘 다 192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간 다른 것이라면 책의 크기인데, 원작은 25.4x23x2cm이나 번역본은 30x22x1.8cm로 되어있다. 하지만 내용은 완전히 같다.(아래는 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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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막스 클라스킨은 어떤 사람인가?


이 책의 저자 막스 글라스킨은 영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로서 지난 30년간 다양한 기사를 쓰고, 끊임 없는  저술활동을 해 온 사람이다. 그의 관심 분야는 디자인과 공학 및 기술이 우리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막스 글라스킨에 관한 자료를 보면 그가 또 하나의 앨빈 토플러와 같은 사람임을 알게 된다.(글을 쓰는 관점이나 스타일이 한 때 [Fortune] 지의 전 편집장으로서 "미국의 도전"과 같은 책을 발간하던 시절의 토플러와 상당히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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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 Glaskin's Bio Data: http://homepage.ntlworld.com/max.glaskin/

http://homepage.ntlworld.com/max.glaskin/


[자전거 과학]의 특성과 기존의 서평들

 

이 책의 제목이 [Cycling Science]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싸이클(road bikes)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번역된 제목 [자전거 과학]에서처럼 싸이클을 포함한 모든 bikes에 관해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기존에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자전거를 타면서 간과하기 쉬운 자전거와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설명하되, 이를 어려운 용어(jargons)의 나열이 아닌 쉬운 말(plain English)로 이해하기 좋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런 좋은 평가 중 하나는 이 책이 구상되고, 저술되어 열 장의 샘플 책자로만 정보가 제공된 때부터 시작되었다. 바로 저명한 [Bicycle Design] 블로그의 프리뷰가 그것이다. [바이시클 디자인]의 프리뷰어는 이 책이 기존에 쓰여진 자전거 과학서인 데이빗 고든 윌슨(David Gordon Wilson)의 [Bicycling Science]이나 이 분야의 권위자인 고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 박사에 의해 쓰여진 [Science of Cycling]과 [High-Tech Cycling] 등과는 다르다고 파악했다. 말하자면 기존의 자전거를 둘러싼 과학과 공학을 탐구한 책들은 너무 깊은 과학적 탐구에 치우쳐 일반인들이 그걸 이해하기에 힘들었고, 그래서 큰 도움이 안 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여 글라스킨의 책은 아주 쉽게 쓰여졌기에 기계공학이나 생리학 관련 학위를 가지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대단히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자전거에 숨겨진 과학을 다양한 그림이나 차트를 동원하면서 쉬운 설명을 곁들여 이해하기 좋게 했다고 [바이시클 디자인]의 프리뷰어는 평가한다.

 

cycling-science-preview.jpg  

 

또한, [보스톤 글로브] 지는 글라스킨이 엄청난 과학적인 탐구와 논문 검색을 통해서 라이더와 기계의 교호작용을 쉬운 말로 풀어냈다고 보고, 프로나 아마추어 라이더들이 가질 수 있는 과학적인 호기심을 Q&A를 통해  알려준다고 했다. 그 질문의 영역은 실제적인 "가장 효과적인 바이크 디자인은?"에서부터 골아프게 탐구해야할 "왜 플라즈마가 자전거 소재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에 이른다는 걸 지적하면서...

 

그런데 [Bikebiz.com]은 마치 리뷰어가 책도 안 읽어 본 듯이 뻔하고도 뻔한 말만 되뇌었다.(실망!!! 난 이런 리뷰어나 잡지가 제일 싫다. 출판사의 보도자료를 받아보고, 그 일부를 발췌해 싣는 그 뻔뻔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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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erican Scientist]의 David Schoonmaker는 글라스킨의 책이 대중을 위한 책과 학구적인 책 사이에 매우 효과적으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봤다. 에드워드 버크의 저서와는 달리 이 책은 모든 인간의 행동 양식과 두 개의 바퀴를 가진 이 기계가 효과적인 교통 수단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모든 기본적인 사항을 망라했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는 이 책의 최장점이 책 안에 인쇄된 수많은 그림이라고 파악했다. 

 

그리고 센트럴 커네티컷주립대학교의 N. Sadanand 역시 이 책은 커피 테이블에 올려진 많은 책들은 흘깃 들춰보는 전시용이지만, 이 책만은 다르다고 하면서, 이 책은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수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가벼운 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프로 자전거 선수나 모두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 사람 역시 이 책의 장점은 그림을 통한 설명이고, 6장에 걸쳐서 있어야할 모든 정보를 갖춘 것이므로 강력히 추천 한다고 했다.

 


- 6월 7일의 페이스북 포스팅.

 

 

여러 날에 걸쳐서 이 책을 속속들이 읽고 외우다시피한 내 경우도 위의 몇 의견과 다르지 않다. 에드워드 버크의 자전거 과학에 관한 책은 나도 읽다가 포기한 책이다. 그 책은 내가 읽어보려고 시도했던 또 하나의 스포츠 관련서로서 스키를 물리학적으로 풀어 설명하려한 책인 [The Physics of Skiing](David Lind & Scott P. Sanders)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집중을 해서 읽으려고 해도 알 수 없는 물리학 기호가 튀어 나오고, 전문 용어들이 등장하니 읽다가 기가 질려서 포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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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글라스킨의 책을 읽으면서 자전거보다 열 배 정도 스키를 더 좋아하는 난 이런 한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라스킨은 왜 싸이클리스트인가? 그가 serious한 스키어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 ......'

 

책의 기획 의도 추정, 번역, 그리고 책의 구성

 

번역된 글라스킨의 책은 한 마디로 술술 읽혔다. 문장 자체가 쉽고도 유려한 것은 아무리 글라스킨의 원작이 좋더라도 번역이 껄끄러우면 그렇지 않을 것이니 이건 번역자의 공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놀란 것은 글라스킨이란 사람이 얼마나 치밀하게 글을 전개해 갔는지에 관한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저자가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게 어떤 것인가를 모두 다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도 매우 놀라웠다. 저자는 싸이클링을 하는 사람이지만 선수도, 지도자도 아니고 단지 그걸 취미로 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책을 쓸 정도라면 분명 그는 상급 라이더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자전거 초보들이 알고 싶어할 내용들을 속속들이,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그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 사람이 자전거에 입문하던 시점부터 이 책을 쓰려고 작정을 하고, 메모를 계속 해 온 것이 아닐까???' 난 이런 생각까지 했다.

 

이 책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서론
제1장 기본 입문
제2장 견고함과 안정성
제3장 자전거의 소재
제4장 동력의 전달
제5장 공기역학
제6장 인간의 요인



용어해설
찾아보기
세부목차 

 

6장까지의 내용을 보면 어째 좀 평이해 보인다. 물론 그런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가에 따라서는 이 책이 버크의 자전거 과학 책이나 샌더스의 스키 물리학 책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글라스킨은 대중을 위한 과학 저술가로서의 방법론을 택했다. 말하자면 글라스킨은 과학저술가인 현원복 선생과 같은 방식의 글을 쓰기로 작정한 것이라 하겠다. 이 단계에서 책을 전체적으로 들춰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많은 그림들과 별로 길지 않고, 어려운 단어들도 없는 설명을 통해서 이 책이 결코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책을 직접 들춰본 사람만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음 단계에서 그 세부 내용을 보면서 좌절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장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마도 이 세부 내용을 본 후에는 위의 각 장별 제목만 본 때와는 꽤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다. '어, 이거 만만찮은 주제들인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풀어가려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런 다양한 주제를 도대체 설명과 어떤 그림을 통해서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제1장 기본 입문

자전거에 가해지는 힘 / 사이클링의 효율성
자전거 디자인의 효율성 / 남성·여성용 자전거의 차이
자전거의 환경에 대한 영향 / 자전거가 주는 이득
자전거가 발생하는 동력 / 2인용 자전거의 과학

제2장 견고함과 안정성

자전거가 지탱하는 무게 / 몸에 맞는 자전거
소재의 탄성 한계 / 탄성률의 효율성
자전거 주행시의 안정성 / 코너 돌 때 필요한 힘
프레임 강도와 형상 /페달과 서스펜션의 효율성

제3장 자전거의 소재

자전거를 구성하는 물질 / 탄소 소재 자전거의 특성
금속과 폴리스틸렌의 차이/ 합금금속의 차별성
폴리머 소재의 특성 / 플라스마와 미래 자전거

제4장 동력의 전달

자전거의 속도 내는 방법 / 라이딩에 적합한 신발
기어와 체인의 효율성 / 바퀴 무게의 중요성
스포크 장력의 역할 / 브레이크와 에너지의 관계성
브레이크의 지렛대 원리 / 마찰과 베어링의 역할

제5장 공기역학

바람을 이기는 방법 / 공기역학의 중요성과 파악 방법
자전거 주위 공기의 흐름 / 공기역학을 위한 라이딩 자세
공기역학 헬멧의 효율성 / 공기역학 프레임의 차별성
바퀴의 공기역학에의 영향 / 뒤에서 따라 타는 이득

제6장 인간의 요인

몸을 움직이는 방법 / 뇌의 중요성과 역할
라이딩에 필요한 근육 강화 / 근육의 힘 발생 방법
근육 수축 속도의 차이 / 유산소와 무산소운동의 영향
호흡이 라이딩에 주는 영향 / 피부의 영향과 효율성
고속주행시 심장의 위험 여부 / 고속주행에 필요한 요인

■ 과학의 실제
에너지의 보존 / 힘 컨트롤 방법 / 환경과의 전쟁
자전거로 산을 정복한다 / 라이더의 생각이 중요하다

■ 장비
서스펜션 / 프레임의 기하학 / 프레임 튜브 / 기어 변속
접이식 자전거/ 리컴번트 / 복장, 신발과 헬멧 / 인간의 몸 

 

과연 이 책에서 안 다뤄진 문제가 뭐가 있을까??? 자전거 라이더로서 여기서 다룬 주제 이상의 질문을 할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뭔가 따지길 좋아하는 내 경우엔 뭐든 항상  의문을 앞세우기 마련이고, 계속 공부하는 자세로 자전거를 타 왔는데,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니 그런 문제들이 거의 다 다뤄져 있고, 오히려 내가 미처 생각지 못 한 문제에 대한 답들까지 제시되어 있었다.

 

다양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대단한 심도를 가지고 있다. 어떤 주제 하나 소홀하게 다뤄진 것이 없다. 그리고 그런 주제를 다루기 위하여 저자 글라스킨은 엄청나게 많은 문헌을 살펴봤고, 자신의 글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의 180쪽에서 184쪽에는 각 장을 저술하기 위하여 사용한 참고문헌이나 논문들의 목록이 있고, 185쪽에서 187쪽에는 어렵거나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용어설명이 있다. 그리고 188쪽에서 190쪽은 "찾아보기"에 할애되어 있다. 아주 충실한 저서로서의 모든 걸 잘 갖추고 있는 책이고, 그래서 이 책이 보다 과학적인 내용일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책이란 걸 알 수 있다.

 

위의 세부 내용을 보면서 그게 이 책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책의 191쪽과 192쪽을 장식하고 있는 [세부목차]를 보면 더욱 기가 질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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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하고자하는 질문 모두가 아마도 이 책에 이미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답은 그대가 원하는 것 모두를 포함할 뿐 아니라 미처 생각지 못 한 것에까지 미칠 것이다. 아마도 아직까지 가져보지 못 한 질문들이 발견될 때 그대는 '난 아직 멀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런 미래에 해야할 질문과 답을 미리 살펴보면서 왠지 자전거인으로서 크게 성장한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전거를 효율적으로 잘 타기 위해서는 기계로서의 자전에 숨겨진 물리학적, 기계적인 움직임과 원리를 알아야 하고, 자신의 인체가 가진 과학적, 생리학적인 원리를 그에 대입시켜 가장 원활한 상호작용의 결과를 만들어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전거 과학]이 담고 있는 정보 중 상당량을 읽고, 이해하고, 외워둘 수 있는 사람은 자전거 마니아의 단계를 넘어서 과거의 자신과 같은 마니아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의 영역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들

 

이 책의 서론에서는 자전거에 관련된 과학을 이해하면 라이딩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고, 즐거움이 커져서 자전거를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커질 것임을 말하고 있다. 여러 개로 나뉜 장에서 저자는 자전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어떻게 타야 심장의 건강이나 생명 연장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자전거에 올라타고 페달질을 하여 달리지만, 이런 복합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학적인 요소가 많음을 보여줌으로써 자전거 타기를 과학적인 측면에서 분석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마련해 준다. 나아가 기계로서의 자전거에 대해서 이 책은 자전거 각 부위에 대해 낱낱이 설명하면서 각 부위가 왜 그렇게 만들어졌고, 그로써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이 어떤 것인가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알려준다.

 

다른 운동에 비해 자전거 타기가 더 효율적이고 유리한 점을 지적하고, 그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형태에 대해 설명하며, 성별에 따라 다른 골격/체격 때문에 남성용과 여성용 자전거가 달리 만들어져야 함을 역설한다. 환경친화적 운동으로서의 자전거 타기를 구호만이 아닌 수치로 보여줌으로써 보다 많은 자전거 환경론자들을 양성코자 함도 이 책의 목적 중 하나인 듯하다.

 

이 책은 [Cycling Science]이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로드 바이크로서의 싸이클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바이크 전체를 다 다루고 있으며 싸이클과 대비되는 MTB가 가진 서스펜션의 필요성 및 효율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왜 서스펜션을 장착한 MTB가 뒤늦은 1980년 대에 출현하게 되었는가를 알려준다. 그리고 브롬튼이나 스트라이다 같은 접이식 자전거는 물론 일반적인 바이시클과 바퀴 하나가 더 많은 (리컴번트 같은) 트라이시클에 대해 비교하여 각 형태의 장단점을 논하기도 한다.

 

자전거의 안정성이나 코너링에 따르는 힘, 조종 방법 같은 상세한 내용도 다루는데, 이것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동작을 분석적으로 설명하여, 보다 나은 조종 방법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생활 자전거를 제외한 모든 자전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처럼 여겨지고 있는 자전거의 무게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이 할애된다. 무게를 줄이면 속도를 내거나 언덕을 올라가기는 편해지지만 한정 없이 무게를 줄이다 보면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므로 어느 정도까지 감량하는 것이 적정선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인가를 제시한다. 그 때문에 [자전거 과학]에서는 바퀴나 프레임의 무게, 이를 위한 소재로서의 알루미늄이나 티탄 합금, 그리고 카본의 장단점을 논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소재의 탄성 한계나 인장 강도, 프레임의 기하학적인 구성이 가져오는 장점 등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키도 한다. 플라즈마를 자전거의 미래 소재로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감탄이 나온다. 그리고 현재는 공상과학 소설의 일부를 보는 것 같은 이것이 머지 않은 장래에 현실이 될 것을 독자들이 확신케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은 심각하지 않다. 라이더 모두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에 관련 내용을 읽어 갈수록 더 빠져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전거와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면은 매우 자세히 다뤄진다. 각 부품의 역할이나 체인을 통한 동력의 전달, 변속을 위한 기어의 효율성 등이 상세히 다뤄진다. 독자들은 과연 우리의 라이딩 행위에서 이 많은 물리적 현상이 복합되어 있는가에 대해 놀라게 된다. 빨리, 효율적으로 달리는 방법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방식으로 설 수 있기 때문이기에 브레이킹의 물리학과 효율적인 브레이킹에 관해서도 다뤄진다. 그리고 이런 현상들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라이더 자신은 보다 즐겁고, 효율적이며,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라이딩 방법에 대하여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라이더의 출력이라는 매우 전문적인 일에도 관여한다. 파워 미터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원리를 알려주고, 이의 중요성에 대하여 설명키도 한다.

 

사실 자전거의 속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많으나 모든 것은 공기 역학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자전거 각 부위의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역할이나 에어로 헬멧 등을 사용하는 효과, 그리고 몸에 붙는 져지나 팬츠의 역할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가 가진 공기역학적인 특성이나 풍동 시험에서의 전산유체역학을 통한 자전거나 라이더의 자세 개선에도 저자는 많은 관심을 보인다. 트랙이나 산에서의 라이딩이 가진 공기역학적 특성이나 펠로톤에서의 드래프트(혹은 자동차 경기에서 말하는 "레이싱 팩") 행위를 통한 힘의 절약이란 이득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분석이 행해진다.  

 

자전거를 타면 생리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에 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있다. 어떤 근육을 강화해야 하고,  어떤 운동 방법이나 호흡 조절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 도구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가도 설명해 준다.  이것은 결국 라이더의 건강에 직접 관련되는 중요 사항이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선수에 비해 정신적, 육체적 기량이 못 미치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운동하는 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일반 라이더나 마니아들이 그들에 필적하는 효율성을 얻어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나는 위에서 192쪽에 걸쳐있는 방대한 정보를 몇 개의 문단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고자 했으나 당연히 이 시도는 불발이다. 어떻게 그 많은 텍스트를 몇 개의 문단으로 설명할 수 있겠으며, 또 한 개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가진 설명성이 수십 쪽의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보다 효과적인데, 그걸 몇 줄의 문장으로 표현해 줄 수 있겠는가?

이 책의 특징

 

이 책은 반사가 적은 아트지를 사용하고 있고, 인쇄 상태도 매우 좋으며, 간간이 들어간 색지가 적당한 변화를 주어 읽기에 지루하지 않고, 폰트의 선정에도 무리가 없으며, 나아가 폰트 사이즈의 조절이나 볼드체 등의 사용에 있어서도 과함이 없다.(이런 데서 여차 실수하면 책이 무척 촌스러워진다.) 일러스트레이션은 매우 정교하고, 물리의 법칙을 가장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각 부품이나 부위에 대한 설명도 목적하는 부위의 색상과 그 부위를 설명하는 단어를 연결하는 선의 색상까지 달리 처리하는 등 편집에 엄청난 정성을 기울였다.  편집 시에 오타나 탈자가 없도록 번역본의 퇴고에도 보통 신경을 쓴 게 아닌 듯하다. 내가 발견한 오타는 "뒤에서 페달 돌리는 사람(stroker)"이란 부분에서 stoker라고 잘못 쓴 한 부분(36쪽)과 "그러나 먹스는"이라 써야할 걸 "그러나 그는 먹스는"이라고 대명사로 쓰려다 본명을 쓰면서 중첩시킨 부분(93쪽) 뿐이었다.

 

전문서인 만큼 이 책은 번역 이후에도 스캇코리아/스캇노스아시아의 서영노 선생님, 스페셜라이즈드 본사 SBCU의 이동건 선생님, 그리고 동호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국가대표 조호성 선수 세 분의 철저한 감수를 거쳤다고 한다.(이런 멋진 책이 번역되는 줄 사전에 알았다면 나도 열과 성을 다해 일조했을 텐데, 그런 기회를 잃은 것이 큰 유감이다.^^;) 그 때문에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라이딩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친숙한 용어나 용례를 사용하여 책을 읽기에 어색함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 이처럼 공을 들인 책이라니... 이 정도의 정성을 기울여 양장본으로 만든 책, 분에 넘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쉽게 알려주고, 그 정보를 기억하기 편하게 만든 이 책이 28,000원이라면 이건 헐값(bargain)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끝으로...

 

모든 운동은 원리를 알고 행하면 실력이 진보한다. 그걸 모르는 가운데 열심히만 탄다고 실력이 진보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건 효율적이지도 않아서 쓸 데 없는 힘만 낭비하면서 이 운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만 타면 운동이 되리라는 생각도 오산이다. 그건 인체 생리학을 무시한 행위이므로 온 몸이 골고루 발달하는 "운동"이 아니고, 사람만 피곤하게 만드는 "노동"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리에 기초한 운동을 시작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아가면 진보의 각 단계를 무리 없이 거쳐 가장 합리적이고도 과학적인 운동을 할 수 있으며 그로써 안전한 라이딩과 함께 조화로운 운동을 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람들은 즐거움을 찾게 된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나 거기서 즐거움이 빠진다면 그런 운동은 오래하게 되지 않는다.

 

제대로 배워야 잘 탈 수 있고, 잘 타야 안전함과 동시에 즐거울 수 있으며, 그래야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전제로 해야만 자전거가 육체와 정신을 위한 평생의 운동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자전거 과학]과 같은 좋은 지침서를 만난다는 것은 우리에게 대단히 행복한 일이다.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자전거에 관한 지식들을 총망라하고, 상당히 많은 미신적 믿음들을 과학과 물리학의 도움을 빌어 타파하게 해 준 책이 [자전거 과학]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완성도가 높은 책은 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라이더라면 이 책을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반복적으로 읽어 수많은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으로 가득한 책의 내용을 내재화함으로써 이 귀중한 정보들을 보다 많은 라이더 대중들에게 전달해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이 책을 집어드는 순간 그 독자는 라이더들을 위한 의견지도자(opinion leaders)로서의 소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아니, 저절로 그런 소명을 떠 안게 될 것이다.) 그로써 우리의 자전거 문화를 한 차원 고양시키는 일에 그대가 나서게 될 것이다.^^

 

525875_395444350491570_392586833_n.jpg아쉬움 하나

 

책을 읽으면서 내내 아쉬웠던 것은 번역자의 서문이나 번역 후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번역자가 왜 이 책을 번역하려고 했는지, 말하자면 번역자 나름의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있었더라면 훨씬 이 책의 가치가 올라갔을 듯하다.

 

"번역은 반역(反逆)"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반역의 느낌이 없다. 술술 잘 읽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번역자가 원저가 의미하는 바를 철저히 이해하고, 그걸 우리 말로 표현함에 있어서 가장 적절한 단어를 선정하여 매끄러운 문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이 책을 쓴 저자 글라스킨을 꼽을 수 있고, 그 다음으로는 번역자인 김계동 박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김 박사께서 이 책을 번역할 때의 어려움이나 다른 에피소드를 적어주시고, 또 자신이 본 이 책의 가치에 대한 말씀까지 해 주셨으면 그게 이 책의 독자들에게 큰 지침이 될 수 있었으리라 본다.

 

이의 개정판에서는 꼭 번역자의 서문이나 번역 후기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책 구입:

 

예스24 인터넷 서점 - http://www.yes24.com/24/goods/8959733?scode=029

알라인 인터넷 서점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803559

 

출판사: 명인문화사(펴낸이 박선영/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58-24 미주빌딩 202호 / 02) 416-3059 / myunginbooks@hanmail.net

번역자: 김계동 / https://www.facebook.com/gyedong.kim

 

 Comment '2'
  • profile
    한상률 2013.07.06 11:43
    읽고 있습니다.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보니 그런 생각이 안 듭니다. 체계적으로 정말 알기 쉽게 썼네요. 특히 일러스트레이션은 감동적일 만큼 훌륭합니다.

    잘못된 곳 있습니다. 128 129페이지에 풍동 터널이라고 나와 있는데, 이라는 한자가 굴, 터널이므로 그냥 풍동이라고 쓰든지 윈드 터널로 써야 맞습니다. 개정판에 참고하세요.
  • profile
    한상률 2013.07.06 11:48
    130쪽 15번째 줄
    어께 >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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