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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대관령 힐 클라임 대회


아직 자전거 경력은 얼마되지 않지만, 1시간 정도를 자전거로 대관령을 올라야 하는 대단한 도전을 해보기로 하였다.

시간 나는 대로 집 앞의 남한산성을 오르며 나름 업힐을 즐기는 법과 극복하는 법을 몸에 조금씩 익혀갔다.


1달전의 남산 다운힐에서의 큰 사고로 정신적인 두려움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 했고, 태어나서 가장 심하게 부상을 입어 상처 치료에 많은 시간을 보내며, 어느덧 8월의 마지막 주가 돌아왔고, 33도의 땡볕 속에 대관령 정복의 각오로 나는 스타트를 끊고 있었다.


이제 시작될 1시간 가량의 나와의 싸움...

이번 대회에서 나 자신의 실력과 기량을 체크하고 싶었다. 물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기고 싶었고...


2월에 로드 바이크를 구입하고 나서 3번 정도의 50km 이상의 로드, 그리고 가벼운 한강 로드와 남산, 북악, 남한산성 오르기 정도의 총 로드 길이 600km 정도의 초짜의 경력에 테크닉은 꽝이지만, 다리 힘 하나만을 믿고 대관령을 오르기 시작했다.


작년 여자 1위 기록은 1시간 2분가량...

이 대회는 작년 1위 시상자에게 1번이 달린 배번표가 주어진다. 뒤에서 본 그들의 배번표에서 빛이 난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위 보다는 목표를 한 시간으로 생각하고 타임 스타트~~


거친 숨을 몰아내며 사력을 다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 속에서 나도 열심히 페달을 밟고 또 밟았다.

숨이 거칠어 지고 심박이 요동 칠수록 나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대관령은 남한산성에 비해 경사도가 많이 심하진 않지만, 갈수록 더욱 더 높고 긴 경사가 있기에 마지막 3분의 2 부분이 가장 힘든 것 같다.

이 부분 즈음해서 자전거에서 낙차해서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 잠시 오르길 멈추고 중간에 있는 계곡으로 뛰어드는 사람, 너무 힘들었는지 아예 내려서 자전거를 밀고 뛰는사람...
여러 풍경이 스쳐 지나가고 나도 잠시 자전거에서 내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른다.


'힘들다.'란 생각이 들 무렵... "이제 1km 남았어요." 란 소리를 들으며 57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를 보며 조금씩 조금씩 속도를 높여본다.



'1시간 안에... 간다. 그러고 싶다.....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나에게로의 최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1시간의 기록은 이루지 못 했다.



민은실: 1시간 28초... 여자 싸이클 2부 1위...

김하나:  59분 36초... 여자 싸이클 1부 1위...



자전거에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하나와 기록 차이를 줄이는 것도 작은 목표였는데 역시나 하나는 뛰어난 힐클라이머이다.~!!!  


그래도 부상없이, 한 번도 페달을 멈추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게해준 내 각오와 튼튼한 다리, 그리고 뜨겁게 요동치는 나의 심장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아직 오를 곳이 많고 도전할 것도 많다는 게 정말 좋다.



지금은 한강에 나가면 인라인 보다는 월등하게 자전거가 많다.

마치 2002년도의 인라인 붐 때의 모습 같다.

그리고 대회도 많아지고, 순위, 상금 이런 것보다는 이런 자전거 대회가 있는 것 만으로 모두가 축제 분위기다.

올해에는 뚜르 드 코리아도 열리고, 챔피언 랜스도 한국을 방문하고~~ 처음 인라인 월드팀이 한국에 왔을 때를 생각나게 한다.

물론 인라인과 자전거를 병행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이번 대회 역시 많은 인라이너들이 참석하였고, 인라인 관련 업체들도 자전거 대회의 스폰서가 되고 있다.

인라인과 비슷한 근육을 사용하는 자전거이기에 인라이너들이 적응하기도 쉽고 물론 성적도 좋다.


이번 대회에서 롤러블레이드 데몬 이정호 군도 5위, 자이로의 이준희 군도 10위권으로 짧은 경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내었다.  





* 박순백님에 의해서 " ICT 사랑방"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8-27 20:49)
Comment '5'
  • ?
    박순백 2007.08.27 17:51
    [ spark@dreamwiz.com ]

    하여간 민은실 선수, 대단합니다.^^
    그렇게 이루어가는 가운데, 삶의 의미가 그 무게를 더해 갑니다.
    삶을 더욱 의미있게 하는 값진 땀방울.^^
    축하합니다.
  • ?
    정란미 2007.08.27 20:29
    [ leah322@hotmail.com ]

    정말 대단하고도 멋진분이라 생각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느새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중에 꼭 맛있는 커피 마실수있는 기회를 기대해봅니다..

    뚜르드코리아에도 나가시나요?..
    암스트롱과 멋진 포즈를 보여주세요..
    그리고 좋은 성적과 멋진 모습을^^

    화이팅입니다~
  • ?
    유진복 2007.08.28 08:47
    [ tjdgus304@paran.com ]

    업힐과 다운힐 속도가 같다니!!! 상상이 안돼내요^^*


    잔잔한 감동을 주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1등으로 완주하신걸 축하드립니다.
  • ?
    박순백 2007.08.28 13:29
  • ?
    임형택 2007.08.29 01:22
    [ htlim@itline.com ]

    와~ 축하드립니다. ^^ 1등이라니.
    내년엔 저도 참석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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