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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애의 Naver 블로그 "디카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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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즌 초부터 새로운 스키 한 대가 절실히 필요했었지요. 그래서 가지고 있던 회전 스키 한 대(블리자드 월드컵 스키)를 처분하고 며칠 전에는 모글 스키 한 대(하트)마저 처분해 자금을 마련하는 중이었어요. 생 돈을 들여서 사고 싶지는 않아서였지요.

 

제가 기존에 타던 블리자드는 156cm의 여성용 월드컵 모델로 바인딩도 경기용의 꽤 무거운 것이 달려있었어요. 좀 가벼운 바인딩을 달고 싶었는데 그 월드컵용에는 처음부터 경기용 바인딩이 부착되어 나오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그걸 택했던 것이지요. 블리자드는 아시는 바 대로 아주 좋은 스키입니다. 그립력은 말할 것도 없고 에징력도 아주 뛰어난 스키죠. 그런데 제겐 많이 버거운 스키였어요. 너무 무거워서죠.(듣기로는 블리자드 월드컵 스키가 타 회사의 동급 스키보다는 훨씬 가볍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타는 스키를 보면 대개 다 제것보다는 가볍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16/17 시즌엔 스키를 바꾸기로 결심을 했었고, 그래서 새 스키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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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일인지요? '제게 스키 한 대만 꼭 내려주십사.' 기도를 한 일도 없는데 난데 없이 제게 스키 한 대가 하늘에서 뚝!^^*

 

흰 눈처럼 새하얀 스키판에 본 적도 없는 희귀한 글씨로 새겨진 로고. 그 이름, 케슬러 (KESSLER)입니다. 이번 케슬러 스폰서링은 제가 2년 전에 콜마(Colmar) 스키복을 입고, 그에 관한 리뷰를 쓴 것이 인연이 되어 만난 이경호 대표가 운영하는 KHB Int'l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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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밭 위의 새하얀 케슬러,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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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 역시 특이하고도 특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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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에 박힌 저 "K" 자는 제 아이디 Kosa의 두 문자라고 우겨도 될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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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말, 케슬러 스키 첫 시승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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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고가의 스키이고, 카본 소재의 커스텀 스키로 유명한 스위스제 스키입니다. 원래는 석 대를 가지고 시승하기로 했는데, 차에 들어가지 않아서 두 대만 싣고 왔어요.

 

먼저 회전 성향의 판도라(Pandora)만 타 보았습니다. 제가 기존에 타던 것보다 7, 8cm가 긴 163cm의 스키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제가 2005년 ‘오승준 인터스키스쿨’ 강습 시에 150cm의 스키를 타고 있었는데 오승준 데몬 님이 하도 여러 번 “더 긴 스키는 없으세요?”라고 말씀하시기에 큰 맘 먹고(^^*) 5cm 더 긴 155cm의 스키로 바꾸어 가지고 갔습니다. 헉, 근데 어제까지도 잘만 하던 숏턴이 갑자기 안 되는 겁니다. 그 날 강습이 그렇게 황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5cm의 차이가 보통 큰 게 아니라는 걸 그 때 깨달았지요. 그러니 ‘기존의 스키보다 8cm가 더 긴 스키라니 제대로 탈 수나 있겠나?’하고 근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판도라는 스키 길이가 제가 타던 155cm 혹은 156cm의 스키보다 긴 163cm인데, 타는 감은 그 스키들보다도 훨씬 더 짧은 느낌이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150cm 정도의 스키로 느껴지기까지 했으니까요. 마치 앞뒤가 없는 스키를 타는 느낌이었고, 조작이 정말 쉬워 제 마음대로 컨트롤이 가능했어요. 이제껏 스키에 끌려 다니며 스킹을 하던 느낌에서 비로소 제가 스킹의 주체가 되고 보니 이건 뭐 신세계가 따로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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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원으로 찍었더니 뒤가 확 날아갑니다. 흰색 배경에 진한 회색의 로고타입이 새겨져있다보니...

 

이 스키는 위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팁 부분이 위로 많이 말려올라가 있지 않습니다. 거의 설면에 붙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런 모양은 스키장에서 봐도 확연히 다른 스키들과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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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강남의 케슬러 코리아 샵(KHB Int'l)을 찾아 갔을 때 특이한 케슬러 로고를 새긴 간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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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인딩도 샤프하게 잘 만들었어요. 무슨 작품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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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슬러 판도라는 무게도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달달 떨리거나 흔들림도 없었고, 그립력도 뛰어나고 제가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스키였어요. 제가 이제껏 30여년간 타 본 스키 중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지요.

 

판도라는 1.47m, 1.55m, 1.63m의 세 가지 길이가 있습니다. 회전반경은 보시듯이 가변입니다. 판도라 163cm의 회전반경은 10-14m이고, 155cm의 회전반경은 8-12m, 147cm의 회전반경은 7-11m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KHB Int'l에서는 판도라 계열에서는 163cm만 수입한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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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S LE의 제원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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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날 다시 판도라보다 한 등급 위의 "판도라 S"를 타보러 갔습니다.(이 스키는 "한정판" 스키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그 숫자가 많지 않은...) 이 스키는 판도라보다 무게가 더 나가고, 판도라가 여성용으로 출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남성들이 주로 타는 스키입니다. 이미 판도라를 타 보고 이게 보통 스키가 아니란 걸 파악했던 터라 기대감은 더욱 커졌어요. 몇 번 판도라 S를 타 보고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어 버렸어요. 무거워서 못 타겠다며 팔아버린 블리자드 월드컵 스키의 무게는 6.5kg이었고, 판도라는 5.9kg, 판도라 S는 6.3kg이었지요.

 

그간의 저의 생각 대로였다면 저는 가벼운 무게를 생각해서 당연히 판도라를 선택해야만 했던 것이었어요. 그런 제가 흔들리고 있었던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판도라와 판도라 S는 전혀 다른 스키라는 점 때문이었지요. 판도라만 타 보았을 때는 제가 컨트롤하기 좋은 최고의 스키를 만난 것이라고 좋아했는데, 판도라 S를 타 보고는 이 스키의 "설면을 꽉 물고 가는 그립력"을 느끼면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날카로운 칼날의 느낌 그대로 무섭게 파고드는 감이었어요. 이 역시 스키의 앞뒤가 줄어든 느낌 그대로라 컨트롤면에서도 판도라와 큰 차이가 없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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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스펙과 판도라 S는 완전 동일 스펙인데 단지 더 단단하고 무거울 뿐입니다. 여성용 스키인 판도라는 카빙보다는 부드럽게 달리는 크루징 스키 성향이 강하고, 남녀공용인 S는 카빙과 레이싱 성향이 더 강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스키 자체가 그 길이에 비하여 훨씬 짧게 느껴지기 때문에 스키를 컨트롤하기가 쉽습니다. 이건 이제까지 그 어떤 스키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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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 S(왼쪽)와 판도라(오른쪽)

 

판도라 S는 여성용 스키라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직 데몬들 중에서도 판도라 S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판도라S는 남녀 공용으로 탈 수 있는 스키로서, 판도라보다는 그립력이 더 좋고, 무게감도 더 느껴지는 스키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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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 S와 판도라. 블랙의 K 로고는 판도라S, 그레이의 K 로고는 판도라입니다.

 

스키의 테일은 전형적인 네모 타입으로 양쪽 끝부분만 살짝 둥글려 놓은 형태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런 형태는 스키의 날이 끝까지 물려 돌아나가는 스킹을 가능케 하지요. 뒤를 흘려 타시는 분들은 이런 형태를 싫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에지 그립이 회전 후반까지 계속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뒤를 흘려 타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튜닝을 할 때 양쪽 날을 살짝 죽여놓아야(edge dulling)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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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슬러 스키는 KST란 특별한 스위스 특허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회전반경을 6~16m로 가변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특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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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울이고 강한 압력을 주며 날을 세우면 턴의 길이가 짧아지고, 반대로 덜 기울이고, 압력을 풀면 턴의 길이가 길어져 마음 내키는 대로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스키인 것입니다. 이 기능 환상적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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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 PR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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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도라 S용 FFP12

 

바인딩은 둘 다 오스트리아의 Tyrolia에서 OEM으로 납품받은 바인딩인데 여기에조차 케슬러의 로고를 자랑스레 써 넣고 있는 것이 남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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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조각을 한 세련되고도 정교한 로고 및 로고타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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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까지도 기계조각을 한 고급 스키, 케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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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글자 하나하나를 잘라내고 그걸로 기계조각된 공간을 메워 로고를 완성합니다.

 

무게 때문에 스키를 바꿔야만 했던 저입니다. 그런데 판도라 S의 뛰어난 그립력과 에징력이 주는 안정감으로 결국 저는 처음 예상과는 달리 판도라 S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타던 스키보다 200g이나 가벼운 스키라는 것에 위안을 삼기도 하면서요.^^* 163cm의 스키이므로 한 대의 스키로 숏턴, 롱턴도 쉽게 커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스키가 2001~2007년 사이에 나왔더라면 제가 KSIA 준강사 시험을 (6수) 7년만에 붙는 비극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소박한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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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상하기도 한 스키, 케슬러 스키는 제 앞에 우연찮게 나타난, 후손에게 대물림 하고 싶은 ‘제 인생 스키’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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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관련 문의: KHB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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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시승기"란의 같은 글에 댓글로 달린 소순식 선생님 권유에 따라 장난을 쳐 봤습니다. Kessler의 K자 로고를 활용하여 제 이름 고성애의 줄인 말인 Kosa라는 단어를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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