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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이상 살아온 은행나무 아래 샘물 안에

그 노란색 은행잎이 깊이 동면하고 있었다.

그 깊은 노란색을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한 채...

겨울 그 시작점...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은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순수를 바탕으로 하는 감동의 시작은

우리의 오감을 통한 자극을 지극히 단순화하는 작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의문점, 의구심을 가지고 그 본질에 더욱 깊숙이 다가섬으로써 그 순수는 사라지고

보편타당한 지식이라는 무미건조한 실체 앞에서 그 감동을 잃어버린다.  

으악인 활짝 웃어주며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해내는 그런 사람이 좋다.

보는 그대로 감동 받을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을...  



세상의 모든 가을이 내 발밑으로 떨어지고...


'안녕. 차갑지만 머리를 맑게 하는 백색의 바람,

투명한 햇살 그리고 떨어진 낙엽 위에 키다리 아저씨

소원을 말해봐.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며 여유를 가지고

잠시만 기다려봐. 그 소원이 이루어 질 테니...캬캬캬'


낙엽 위로 길게 늘어진 나의 그림자를 한참을 바라보다...

사진찍고 MMS 문자 전송.


'로또...ㅋㅋ

살다가는 그날까지 내가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게 해주세요'


그리고 내게 온 답신.

살짝 미소 짓게 만드는 조금은 가식적이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의 조합...캬캬캬


2010년 11월 16일. 현대성우리조트.

이틀간의 반짝 추위가 오고 잠시 폐장되었던 스키장이 다시금 개장하였다.

원주에서 오후 교육이 있는지라...

일찍 서둘러 오전, 이곳을 살짝 들러준다.

올 시즌 으악이의 첫스킹은 성우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역시 대기시간 제로.

비록 초급 슬로프인 알파 덜렁 하나이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첫스킹을 시작한다.



2010년 5월부터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새벽 6시부터 한 시간 수영을 하고

7시 10분부터 8시 40분까지 이천의 설봉산, 도드람산을 달렸다.

자연스레 5kg이 빠지고 근지구력이 상당수준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그렇게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10-11 지산의 새소식을 홈페이지로 접했는데 그 새소식에...

지산의 새벽 스키가 주말과 공휴일에만 열리고 주중에는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에효!!!

이른 아침을 여는 으악이의 새벽 스킹 일지가 물론 사라지게 된다라는 말과 같다.


이천과 서울에서 무료 셔틀이 운영되는 성우리조트.

그래서 새벽 그 이동 시간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다시금 이른 오전 성우 챌린지와 에코에서 으악이의 미친 활주가 자주자주 목격될 것이다.

그렇게 다시금 나 자신을 독려한다.(지산, 성우 시즌권 구입 완료)




항상 겨울의 시작점은 지금 이곳에 내비치는 투명한 햇살과도 같이

언제나 생기 발랄하고 희망적이고 사방 곳곳이 행복함 투성이다.


하얀 세상 속에서 간혹 저런 푸르름이 살짝 드러나도 그 역시 그 시작점이기에...

역설적으로 얘기하자면 끝점에서 드러나는 저런 푸르름은 절망과도 같은 곤혹스러움으로 다가설 수도 있을 테니...

감정이란 같은 것을 보고서도 그 드러남이 상반될 수도 있다는 생각.


정설 차가 저 하얀 대륙을 쉼 없이 내달릴 때

또다시 우리들의 끝없는 질주가 시작될 것이다.

겨울... 그 시작점에 서다.


점심은 둔내시내에 있는 으악이 단골 막국수 집에서...캬캬캬



'하얀 서리맞은 억새가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하네.

장맛비를 온몸으로 받아내어 고개를 푹 숙인 강아지풀 사진을 보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서리맞아 고개를 푹 숙인 억새 사진이 이 뜨거웠던 한해를 잘 마무리하라 한다...캬캬캬'



2010년 11월 18일 수능일.

그 길이 떨어진 낙엽으로 모두 가려져 있다.



스산한 겨울의 길목에서...



수능일 오후.

오전 분당과 서울을 오고 가며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청담동에 있는 아머스포츠 A/S센터에 들렸다.

지난주 두 번이나 전화가 왔다.

작년에 베이스 불량 난 아토믹 SL를 새 스키로 교환해줄 테니 꼭 들려달라고...

정말 찾아가는 서비스. 이런 거에 으악인 또 한 번 감동한다.

고객의 리스트를 미리 정리해놓고 잊고 있었던 으악이에게 먼저 전화를 주고 새 스키로 교환하라고하니...

그리고는 길이와 스키종류를 미리 말씀해 주시면 준비해 놓고 있겠다며...

으악이가 지금껏 타본 스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스키가 있다면...

아토믹과 헤드 스키였다.

역시 아토믹...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다.

대부분 월드컵 스키와 경기용 회전스키를 타온 으악이가 올 시즌은 다운 그레이드 하기로 마음먹고

데모 S 타입으로의 교환이 가능하냐고 물어본다.  

쓰시던 바인딩이 빨간색인데 파란색 스키하고....

그래도 괜찮으시냐고 되려 걱정 반으로 물어본다.

40대의 으악이 이제는 내 몸에 대해서 잘 알게되었다.

직진성향, 빠르고 민감한 반응속도, 그리고 그립감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은 있겠지만...

경기에서 늘 항상 숏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으악이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해본다.

사실 아마추어로서 그 힘든 경기용 스키를 타온 것에 대해 요즘 후회가 밀려온다.

조금 더 젊었던 시절이야 긴장하고 버티고  겨우겨우 힘들게나마 스킹을 해왔다지만...

지금의 근력과 피로 회복 속도로는 더는 경기용 스키를 가지고 오랫동안 즐길 수만은 없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그래서 즐길 수 있는 조작성이 더 나은 스키로의 선택을 하게 되었다.



세팅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보니 파란색 스키에 빨간색 바인딩...

나빠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준다.(단지 으악이만의 생각일지도...캬캬캬)

기다리는 내내 즐거웠다.

항상 웃으며 친절히 상담해 주셨던 아머코리아 A/S센터 박기범님(이름이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수능일 저녁.

오랜만에 서울을 와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한동안 보지 못할 친구들을 향한 나의 발걸음이 시작된다.

명동 신세계 백화점에 들러 맛나 보이는 만두를 사고 그 만두를 친구에게 건네주고

한 시간 가량의 대화를 마치고 아쉬워하는 눈빛을 뒤에 두고 다시금 영등포를 향한다

그리고 다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맛있게 보이는 호떡 열 개를 주문하고

그 잠시의 시간을 기다려본다.



직접 만들어 파시는 도넛과 꽈배기에 침 한번 흘려주고...


따스한 정종 한잔이 생각나게 하는 오뎅들에 대해 또다시 침 한번 질질 흘려보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따스한 오뎅 국물을 마시는 예쁘장한 꼬마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CF 모델처럼... 컵하나로 얼굴이 다 가려진당...캬캬캬


그렇게 사간 호떡을 받고 서로서로 나누어 먹는 모습속에...

또 한번 너무 잊고 있었던 녀석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책과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도 마음 다시 한번 추스르고

이것들아! 영광인 줄 알아.

으악이가 이렇게 친히 납시어 주셨으니...캬캬캬


어찌 요즘 들어 날씨가 거꾸로 가는 것 같더니만...

아! 글씨... 작업장 앞 매실나무에 살짝 꽃망울이 맺혀 있다.

이게 도대체가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이얌...캬캬캬  

야! 임마!!!... 봄 아니야. 겨울이란 말이야...캬캬캬



2010년 11월 23일.

새벽 4시...

평상시보다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났다.

수영장을 가기에도 너무 이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스키복을 꺼내고...

차에 스키를 두 대(회전, 대회전) 싣고...

수영장에 들려 한 시간 수영 빡세게 하고는...

바로 휘팍으로 뜬다.

상급슬로프인 챔피온이 오픈 되었다는 소식을 알기에...

대회전 스키를 꺼내 든다.

인생 뭐 있어. 걍 한방에 갈라버리는 거야...캬캬캬

호크 슬로프에서 5차례 질주를 마치고...

적당한 온도, 눈부신 햇살, 적당한 방문객, 그리고 뽀송뽀송 눈탱이들.

행복하당...캬캬캬


이글 리프트를 타고 몽블랑 정상을 향하면서...

대회전 스키를 3대 가지고 있다.

오가사카, 아토믹 그리고 엘란...

지난 시즌 중반까지는 오로지 회전반경 21m 이상의 순수 대회전 스키만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지난시즌 중반 아토믹 월드컵 183 대회전 스키로 겁나 쏘고 있는데...

어라! 안 밟히네. 안 돌아가네라며 이 악물고 낑낑대며 겨우겨우 스키를 돌리고 있었다.

아! 이젠 이것마저도...캬캬캬

그래서 지난시즌 중반 중고 장터에 나온 05-06 엘란 GS demo 178, 회전 반경 18.3m의

올라운드 대회전 스키를 구입하게 되었다.

이 스키를 타고나서 첫 번째로 든 느낌은 가볍고 쉽고 편하다였다.

초반 회전 도입도 빠르고 가볍지만 에지 그립력도 나름 괜찮고 조금은 경쾌한 활주를 해준다는 느낌.

하지만 역시 반응속도가 조금 맘에 들지 않고 쫘악 깔리며 앞으로 쭈욱 뽑아주는 직진 성향 역시도

또한 턴 후반부 쑤욱 올라와주는 텐션의 느낌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체력과 근력이 조금 떨어지고 대회전을 이제 시작하는 여성 스키어와 40대 이상의 남성 스키어에게는

이런 데모계열의 올라운드 대회전 스키를 추천해볼만 하다.

월드컵... 회전이든 대회전 스키이든 그건 정말 힘든 스키다.

레이싱과 기선전 50 이내의 상위권 입상을 원하지 않는 이상은 데모계열 스키로도 충분할 듯 싶다.    


'날씨 조오코, 사람 없고, 눈탱이 끝내주고...캬캬캬

휘팍 챔피온을 한방에 가르다...캬캬캬'

이 사진과 함께 염장성 문자를 날려보내고...캬캬캬


오전 9시 40분경의 휘팍 챔피온.

으악이 말고 쪼오기 한 분 더 계신당...캬캬캬

저 앞선 이가 으악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여기서부터 이글 리프트까지 한 방에 쏜다.

오빠 달려. 듁을 때 까정 끝까지 달려...캬캬캬


10시가 넘어서면서부터...

보더분들과 엉켜서 함께 달린다.

이제는 안전확보 차원에서 리프트까지 3번에 나누어 활주한다.

챔피온 슬로프의 단점이라면 아래쪽으로 점점 좁아지는 곡선 주로와 우측 그늘진 곳의

슬로프 상태에 대한 시야 확보가 조금 어렵다는 것에 있다.

오늘 으악이도 좌측에 서 있거나 앉아있는 분들을 피해  

우측 슬로프 쪽으로 한방에 달리다가 그늘에 가려져 미처 보지 못한 둔덕에 걸려

쓩 날랐지만, 중심을 잘 잡았는데...

떨어지는 위치 바로 앞에 다시금 조그마한 웨이브를 피하지 못하고 꽈당...캬캬캬

다행히 안쪽으로 쓰러지면서 넘어져 구르지는 않았지만... 가슴을 쓸어 내렸당. 휴~~~우!!!

그래서 대부분의 스키어 보더분이 좌측으로 가는가보당...캬캬캬

안전 또 안전. 안전하게 스키타세요...캬캬캬  





파란 하늘,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근두운, 그리고 작렬하는 밝은 태양빛,

그리고 하얀 슬로프엔 행복한 사람들.


마지막 활주를 마치고 펭귄 슬로프를 한번 바라본다.

저렇게 초급자 슬로프에서 탈 때가 젤로 잼났었는데라며...

지금의 새로움이 없는 식상함에, 열정도 조금은 사라져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으악이를 다시 한번 질책한다.



이상. 그 겨울의 시작점에 서 있었던

으악이의 특별한 이주일의 행보를 보고합니다.

모든분들 안전스킹 행복한 스킹되소서...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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