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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 12시경에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된 슈퍼스타 K2 ...

우연히 이 두 사람의 연주와 노래를 듣고서는...

경악과 전율속에 한참을 멍하게 앉아있었다.


요즘들어 런어웨이 등의 미국식 다양한 스타발굴 쇼프로가 모방되고 난립하면서...

예술성을 갖춘 스타발굴 프로젝트를 모티브로 한 예술성, 상업성과 오락성의 묘한 공생관계의 유치한 프로들을

식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고 전율이었다.

아!그래서  이프로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 두 사람의 순수한 음악적 열정에 감동받았다는 이야기이다.

둘중의 하나가 떨어져야되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서인영의 댄스곡을 탱고적 리듬에 블루스와 재즈를 가미한 기막힌 편곡에...

서로 이기기 위한 견제와 갈등과 대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완벽한 하모니 그리고 더불어 멋진 기타연주...

정말 이노래 하나로 이 두사람의 순수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었기에

또한 진정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감동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즐긴다는 것...

억지스러움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무언가 틀에 박힌 모습이 아닌

자유스러움을 그 자유스러움을 부러운 눈빛으로 잠시나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음악을 사랑했다.

중학교 때 필기시험 60점을 받아온 음악점수에 경악하신 부모님이 피아노를 배우라고 했다.

남자가 무쉰 피아노냐며 으악이 들은척도 하지 않자...

어느날 저녁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가지고 오신 기타.

중학교 때부터 으악이는 딴따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으악이만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기타들고 하모니카 목에 걸고 실기시험을 보았다...캬캬캬

당근 음악점수 98점, 울 고등학교 음악실기시험 중 역사상 최고점수...캬캬캬


으악이는 블루스나 재즈음악을 좋아했다... 허나 그당시 그게 뭔지도 사실 몰랐다.

걍 들으면 즐겁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기에...


으악이는 정말 학교때 모범생중의 모범생(?)이었지만...캬캬캬

우선 공연중에는 패션을 쌩날라리 패션으로 간다.

으악이는 벌써 이때부터 반팔속에 긴 후드티를 입고(요거 요즘 유행한다)

머리는 빠박으로 밀었고(그래서 모자를 쓰고 있다)...

직접 안경점에서 주문제작한 무테 썬글라스를 쓰곤했다.(요거는 3년 후에 전국적으로 유행이 되었다.)

또한 찢어진 청바지쯤은 유치했고 단계적(계단식으로)으로 물을 뺀 청바지를 입었다.(일명 '그라데이션')

요거입고 학교가던 중 길거리에서 어느 아주머니가 그바지 어디서 샀냐고 묻지를 않나...

모든사람이 기웃기웃 날 계속 쳐다보았고 학교 정문앞에 들어서자 마자 아는 사람들이 달려와

난리도 아니었다. 일명 쪽팔려 죽는줄 알았다.

심지어 교수님이 탤런트라고 낄낄낄 웃으시며 으악이를 친소 맞이해 주셨다...캬캬캬

이런 스타일의 바지와 웃도리 1년 후 길거리에서 난리도 아니었다.

으악인 파란색이었는데...

분홍색도 나왔고 노란색, 그린색도 나와 전국적인 유행을 이끌었다...캬캬캬

하긴 지도교수님 환갑 때 으악인 4버튼의  에띠끄하며 클래시컬한 검정 슈트에(이때의 유행은 3버튼이었고)

머리에는 빨강색, 노란색, 초록색 신호등 브릿지를 하고

장충동 신라호텔에 등장한 으악이를 상상해 보라.

우리 교수님들 허허허!!! 하시면서도 정말 멋진 놈이라고 칭찬해 주셨다...캬캬캬

아마도 공부도 못하고 쌩날라리 양아치처럼 대학 생활을 했다면...

아마도 저런 싸가지... 저런 미친놈... 저쉐이는 원래그래...라며 비웃음 받았겠지만...

믿거나 말거나 으악이는 정말 학창시절 모범생이었다...캬캬캬

그런 놈이 가끔해주는 아마추어리즘의 멋진 이벤트는 사람들을 정말 즐겁게 해줄 수 있었다.

아! 저놈한테 저런 엉뚱하면서도 기발하면서도 멋진 면도 있구나 라고하는...

가끔씩 이런 일탈과 무엇엔가 미칠 수 있다라는 것... 정말 해볼만한 것이다...캬캬캬


우리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젊은 시절...

그 한없는 희망과 꿈으로 가득했었고

무언가에 미칠 수 있었던 그시절...

그 시절이 너무도 그리웠던 지난 금요일 밤이었다.


지금은 무언가에 쫒기 듯 하루하루의 생활을 겨우 겨우 연명(?)해 나가고...

어느날 나를 미칠 듯이 덥쳐오는 이 숨막히는 공간으로 부터의 자잘한 일상탈출을 꿈꾸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떠나보기로 했다.

너무나 오래되어 잊혀져 버려졌던 아름다웠던 내 세상을 향해

그렇게 모든 나의 찌질했던 일상들을 잊어버리고 멋진 여름속으로 추울~~~발...


노래 : 김동률의 '출발'

부제 : 그 끝없는 자유로움 속으로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통영시)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연화도의 연화산)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연화도의 용머리)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이녀석이 향하는 이나무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강원도 영월의 청룡포)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강원도 영월의 선돌)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강원도 영월의 몰운대 고사목)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통영의 만성식당에서 졸복지리를 먹으며 연실 "아! 맛있다~~~아"를 외치며

또한 굴밥집에서 먹은 굴숙회와 굴전도 역쉬 "아! 맛있다~~~아")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주변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는 산이란?)

(원주 십자봉 원정때)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해질무렵의 설봉산)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으악인 지도 대신 술과 안주거리들...캬캬캬)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너무나도 멋졌던 연화도의 용머리에서)


제가 쓰는 글에 제사진을 잘 올리지 않습니다만...

창피함을 무릅쓰고 제 독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으악이의 혐오스러운 민낯 용서해주세요.


연이은 태풍...

끝없이 내리는 비...

그리고 간간히 내리쬐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빛...

하지만 어느덧 서늘한 바람을 타고 소리없이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울하고 짜증스러운 변덕 심한 날씨에 두곡의 노래가 조그마한 청량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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