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2036 좋아요 0 댓글 7

 

 

1. 처음 그리고 마지막...

 

233CDA4853E9A1323211B3

며칠 전,
TV에서 우연히
'세계 최초의 현수교'인
브루클린 브릿지를 보게 되었다.

'현수교'...
그것도 이 세상 '처음'의...

기한이 지난 여권을 확인하고
새로이 여권을 발급받고는
책상 위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놓아둔다.

언젠가는...

 

2750FD4C53E99F6A1694F4

한 여름...
뜬금없는 소낙비에
한량을 꿈꾸다.

 

"야 임마! 뭘 꿈꿔. 지금 너 하는 꼬라지 보면 처음부터 한량 맞어"

 

그 예전...

술 친구의 외침이 귀에서 한참을 맴돈다...캬캬캬 

 

2611314653EA0C070A3496

영단에 안치된 젊은 여자의 영정.

 

'생일'...

 

갑자기...

울컥하는 깊은 슬픔이 다가선다.

 

미처... 끝내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고...

끝내... 하지 못한 것도 많을 것이고...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은 더 많을 것이고...

 

가슴이 저며온다.

나의 어제가 후회스럽고

나의 오늘이 안타까웁고

나의 내일은 허망스럽다.

 

어느새 저녁 예불을 올리기 직 전의

범종 소리가 산사에 울려펴진다.

 

미처, 끝내, 그리고 아직...

후회, 안타까움, 그리고 허망함이...

저멀리 함께 밀려난다.

 

여기 그 '처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마지막'을 함께합니다.

영면하소서.

 

2333CB3F53EA0CB6267FB0

'마지막'이란 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거다.

왜 모르겠느냐.
바보가 아닌 이상에...
그냥 느낄 수 있기에...
그냥 아는 거다.

그래서그래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거다. 

 

마음이 하는 일은...
마음이 아는 거다.
마음이 느끼는 것은
마음으로 전해지는 거다.

그래서 '처음'은 젖어들기 전까지
잘 알 수 없어도
'마지막'은 그냥 바로 알 수 있는 거다.

2558633F53EAB516203A0B

돌아보면...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것들이란게

사람도, 사물도, 풍경도 아니었고

'처음' 바로 그 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그 호감가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을 때...

처음으로 그토록 원했던 것을 소유했을 때...

처음 가본 그 눈부시게 아름답던 풍경들이란 게...

 

'처음'

그것이 우리의 가슴을 뛰게하고

우리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듯 해요.

 

그에 반해

'마지막'

그것은 답답함을 넘어 가슴을 저미게 하고

애절함을 넘어 마음을 간절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처음이 가슴 뛰는 설렘이라면...

마지막은 가슴 저미는 간절함인 것 같아요.

 

 

2. 길나섬 그리고 생각.

 

243D554353EAB804358588

기분 좋은 길 나서기를 행함에 있어서...

 

날 좋은 날이야

'늘상' 있었던 일.

 

날 궂은 날이야

'어쩌다' 있었던 일.

 

우연처럼 맞닥드리는

예상치 못했던 부딪힘이

더 기억에 남게 되는 건...

 

늘상의 안정된 반복보다

어쩌다의 불안정의 변수에는

새로운 떨림이 있기 때문이다.

 

그 떨림이 흥분이든

아니면 두려움이든

실상 중요치는 않다.

 

그냥그냥 그 자체를 인정하고

그저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일 뿐...캬캬캬

 

26290C3353E99D25117D13

장마철이
비는 안 쏟아내고
한 여름이
빛만 쏟아낸다.

오늘의 희망 날씨는...
비도 좋고
빛도 좋고...
뭐 아무렴 어때!!!...캬캬캬

 

2773EB4F53E9CE291B32AC

와 물안개로 가득한
두물머리를 상상하며 달려갔는데...

비내림은 멈추어 버리고
물안개는 다 흩어져 있었다.

 

아쉬움 가득한 눈빛으로
다른 편을 돌아보니

 

오히려
초록이 가득하고
빗물이 가득하고
풍성함이 가득한

세상 속에 서 있었다.

 

21199C4253EAB9972E9B29

그냥그냥

나의 생각이

내가 했던 말들이

내가 했던 일들이

당신에게 작은 디딤돌 같은 것이였으면 해.

 

그 당시 그 순간...

당신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었다고...

그렇게 기억해주었으면 해.

 

늘 돌이켜보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욕심이 앞서고는 했지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래도그래도 나로 인해

당신이 고민 하나 살짝 벗어났고

나 역시 당신으로 인해

잠시 잊혀졌던 긴장감으로

온몸이 즐겁게 움직였던...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즐거웠고 행복했던 그 한 때라고...

그렇게 인생의 작은 쉼표로 기억해주었으면 해.

 

2544E74153EABB0F0FF819

'지금'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 있어.
당신은 '나중에'라며 얘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을
할 수 없었다면...
그건그건 더이상 우리가 인연이 아니라고...
나는나는 그렇게 생각해.

인연...
그 또다른 환상을 꿈꾸며...캬캬캬

 

이 세상 처음의 현수교를 보기 위해 다시 만든 여권...

결국에는 엉뚱한 곳을 향하다...캬캬캬

 

2534323D53EABC881BF1BE

하지만 지금 꼭 해야만 했던 일이였다고...

결정을 내리고 이틀 후에 바로...  

 

2235B83D53EABE4A1EC297

2224944053EABECF10C448

275B2E4153EABF5E06F249

245D124653EAC00A049AA2

2633EF4253EAC16C2D18ED

어디를 가도 나란 녀석은...
딛고 걸어야 할 땅을 똑바로 보기보다는
닿지도 못하는 하늘만 늘상 쳐다보는구나.

내 발걸음이 가끔씩 휘청거려도
어쩔 수 없는 건...
잡을 수 없는 저 허상을 어느새
동경하기 때문인 것을...

어쩌지 못한다.
아직도 조심스런 발짓보다는
허망스런 손짓을 더 좋아하기에
오늘도 난 기우뚱기우뚱 거리고 있는다.

 

2433AB4053EAC2580DB677

253FC93553EAC3B3212924

로 가는 길이 틀릴 뿐이고
서로 뜻이 다를 뿐이지
너를 미워한다는 것은 아니야.

화를 참지 못하고
머리에 담긴 생각을 꺼내어보면...
결국엔 '아차!'하는 후회스러움만
남게 되는 거고...

잠시만 앉아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 충분히 그럴 수 있었겠구나...'
그렇게 가슴에서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야.

그렇다면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다!'
'아님 말구...캬캬캬'

그럼 된거야.^^

 

2562D73D53EAC9DE17C1A6

적당한 선에서 신경써주고

적당한 선에서 무관심한 듯 해주는 거야.

 

세상 어느 누구든지

꼭 지켜줘야 할

판도라의 상자 같은 것이 있는 거야.

필요 이상의 호기심으로, 더한 집착으로

또한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간에

상대방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보는 순간

그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짐짓 모른 척도 해주고

그렇게 지켜주어야 하는 거고...

 

아는 것 만큼 보인다구?

보이는 것만큼 또한 힘든 거야. 

 

 

3. 언젠가는...

 

2725CA3F53EA07CB22EBDB

언젠가...
나에게 돌아올거지!

아니
언제든...
내게로 돌아와!...

아니아니
보고 싶고
만나고 싶거든...

'어떻게든...'
내가 그리로 갈께!

바람 속으로 흘려보낸
내 마음의 속삭임은...

 

'어떻게든...' 

 

27094C3353EAC50B262572

'언젠가...'

늘 꿈꾸지만 다가가기 쉽지 않은
그런 날...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내 마음을 옥죄이게 하던
그런 날...

하나의 언젠가가 바로 오늘이 되었고
또다른 언젠가는 기다림으로
주변을 늘 서성인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의지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늘 언젠가로 남고 말겠지.

남아 있는 자는 무심할 뿐이고...
단지 떠나는 자만이

'언젠가...'

 

24334F3F53EAD04425D78C

2712EB4253EAD37604CCEC

256CC54253EACE5824501D

237F744653EACEA61C3453

원히 멈추었으면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한 장면, 그 한 장면...
눈동자 한가득 담아내고픈 그 시선이 있습니다.

영원히 멈추었으면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몸짓 하나, 그 몸짓 하나...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픈 그 몸짓이 있습니다.

영원히 멈추었으면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한 마디, 그 한 마디...
듣고 싶지 않은 그 순간이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 무력함의 순간...
가끔은 세상의 시간을 멈추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린 늘 기약없는 약속을 남겨둡니다. 

 

'언젠가는 다시...'

 

Comment '7'
  • ?
    유신철 2014.08.13 15:53

     어떤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이 노래로 위안이 될런가 모르겠습니다.

  • ?
    으악(박기호) 2014.08.14 11:57

    며칠 째 편두통으로  계속 고생 중이라...^^;

    겨우겨우 써내려간 글이

    더한 휴유증을 남겨

    이젠 활자만 봐도 머리가 터질 듯이...켜켜켜

     

    바람이 제 주변을 스치는 건... 

    누군가가 '나 잘 있으니 걱정말아요'라고

    알려주고 싶었던 건 가 봅니다.^^

     

    형님. 감사합니다. 

     

     

  • ?
    Dr.DJ 2014.08.28 23:21

    오~~ 필발에 감동 하나 얹고 갑니다....

  • ?
    으악(박기호) 2014.09.01 12:41

    저... 필발이 무슨 의미인지를 잘 몰라서...^^;

    그래도 감동 얹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
    눈속을가르며 2014.09.02 08:55

    박기호 작가님의 글은 이 사이트에서 종종 읽었지만 처음 댓글을 남깁니다.

    작가님의 글을 보면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쉽게 써졌다고 말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는 글.

    그래서 커피 한잔이 꼭 필요하지요.^^

    덕분에 항상 맛좋은 커피을 음미하고 있습니다.


    답글로 '쉽게 씌어진 시'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해도 될런지요?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
    으악(박기호) 2014.09.02 14:12

    작가님이라 칭하신 것도 쑥스러운데...
    제글을 읽으시며 고 윤동주님의 '쉽게 씌어진 시'가
    연상되어진다는 말씀에는 한없는 부끄러움이 스며듭니다.^^;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건방지게도 조금 아주 조금 그 의미가 제 가슴으로 저며옵니다.

    저는 답글 대신에...
    마음에 드실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하루종일 이글을 쓰면서

    또한 하루종일 들었던 노래 한 곡 올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
    눈속을가르며 2014.09.02 21:06

    마침 비오는 저녁과

    노래 잘 들었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24 2016년 봄... 봄이 꼬드기다. 박기호 2016.05.10 356 0
123 15-16 겨울... "같이 걸을까?" 박기호 2016.05.10 164 0
122 15-16 겨울... So, why not come back!!! 박기호 2016.05.10 136 0
121 15-16 겨울... 오늘이 좋습니다. 박기호 2016.05.10 105 0
120 15-16 겨울... 아프지 마라... 박기호 2016.05.10 149 0
119 2015년 가을... 편지 그리고 이야기 박기호 2015.11.02 433 0
118 2015년 여름... 사랑이 뭘까? 1 박기호 2015.08.30 548 0
117 2015년 봄... 봄은 그래도 적절했다. 1 file 박기호 2015.06.01 484 0
116 2015년 봄... 빛나던지, 사그라지던지... 박기호 2015.05.12 377 0
115 14-15 겨울... 겨울을 벗겨내다. 박기호 2015.05.12 343 0
114 14-15 겨울... 그리움이라는 게... 박기호 2015.05.12 238 0
113 14-15 겨울... 살아내는 일이란... 박기호 2015.05.12 230 0
112 14-15 겨울... 푹! 빠지다. 박기호 2015.05.12 228 0
111 14-15 겨울... 다시 만나다. 박기호 2015.01.17 853 1
110 2014년 가을... 뒤적뒤적... 1 박기호 2014.11.28 494 0
109 2014년 가을... 일기예보. 박기호 2014.10.26 1128 0
108 2014년 가을... 어쩌다보니... 4 박기호 2014.09.15 1373 0
» 2014년 여름... 언젠가는... 7 박기호 2014.08.13 2036 0
106 2014년 여름... 길을 걷다. 2 박기호 2014.07.01 1149 0
105 2014년 봄... '떨어... 지다.' 8 박기호 2014.06.02 1489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