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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녀석이 나에게 물어보더라구.

 

"죽으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것이 요즘 너무 궁금해요"

 

"우리가 꿈이라는 걸 꾸지?"

"그 꿈이 현실에 반영 돼 우리는 사후 세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건 살아있는 뇌가 현실에서의 행복함, 아쉬움 등의 특별한 감정을 기억해 내고 있다가 무의식의 순간에

자정 작용으로 우리에게 꿈이라는 형태로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래서 꿈의 연속 선상에서 사람들이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만들어 낸 것 같고..."

"그런데 사람이 죽으면 뇌도 역시 함께 죽어버리기에..."

"슬프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해"

 

옆에 있는 사람이 갑작스레 내 얘기를 막아낸다.

"아니야! 나는 사후 세계를 믿고 윤회를 믿어"

"살아있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착하게 살면 죽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고"

"나쁜 일을 많이 하고 못돼게 살면 죽어서도 죄를 받고"

"나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온 것처럼 사후 세계를 믿어"

 

죽어보지 못해서 알 수가 없고 죽었다 살아난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고...

 

그나저나

'진짜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면...'

'어후야! 큰일났네!'

'이제부터라도 진짜 착하게 살아야겠다'

'그런데 요즘 많이 하는 말로... 이번 생은 틀린 것 같아...캬캬캬'

 

그나저나 이 녀석 이제 많이 컸구나.

자아가 형성되어 삶을 들여다보며 고민할 만큼 훌쩍 커버렸네...

 

기특함과 더불어 살짝의 긴장감이 생겨버린  

다 큰 어린 놈과 아직도 더 커야할 어른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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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껏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문제 삼을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앞으로 더 잘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지어온 죄 이상으로

더 많이 갚아나갈지도 모르는 일이고

또는 기어히 삶의 밑바닥까지 떨어져 더 고통스러워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온갖 악행을 저질러 가며 주변인을 더 힘들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하지만 그래도 그 죽음만은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 젊은 죽음을 나는 또다시 목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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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무미건조하게 대하는  것과

공포로 느끼는 감정이란 건

엄현히 다른 거야.

 

죽음을 궁극적으로

참아내기 힘든 삶의 굴레에서

마지막 선택으로 생각하 듯이

공포란 결국에

몸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방어기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

 

난간에서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보며

극한의 공포를 느낄 수 없다면

그건 이미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저 눈 질끈 감고 발디딤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건 마음이 너무 아파 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벗어나 버린 거라 생각해.

 

그런 생각과는 달리 극도의 공포감은 몸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거지. 

그게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거야.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너무 나무라지만 말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죄를 지었으면 살아 벌을 받고

삶이 고통스러우면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고

또한 우리는 주변에 너무 아픈 사람이 있지 않나하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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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특별함을 찾으려 하지 말고

가장 보편 타당한 것을 찾음으로써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낯선 그곳도

내가 사는 이곳과

특별히 다르지 않음을 인지한다면

더욱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는

아쉬움에 대한 간절함으로

모자람에 대한 절실함으로

그렇게만 다가선다면

유한이라는 생에서

마치 한계치에 다달은 것처럼 느껴졌던

미온적 삶을 게속적으로 다독이며

치열하게 나아갈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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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아서 관심받지 못한다면

소외된 평범이 주는 고요함을 느껴보라.

 

주목에 도취되는 것보다는

오히려 무관심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이 낫고

주목에 들뜨기보다는

차라리 무관심의 차분함에 빠져보는 것이 낫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말한 어느  시인처럼

화려한 색채는 눈을 피곤하게 하고

짙은 향기는 결국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함이란

두고두고 보아야 문득 찾아낼 수 있으며

그윽한 향기로 잔잔히 가슴을 적셔온다.

 

살며시 스며들어

어느새 푹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평범함이 주는 치명적인 매력...

 

그게 바로 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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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경한 것들에 대한 친근한 두근거림...

이건... 떨림이다.

 

가던 길을 멈추게 만들고

뒤돌아보게끔 만들고

왔던 길을 되돌릴 수 있을 만큼

나를 이끄는 것들...

 

그게... 떨림이다.

 

어쩌면 이 떨림이 고단한 삶을 견디어 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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