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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은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단풍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이지도 않았고

 

예전의 '난 한 놈만 패'라는 집요함의

못돼먹은 성질이 되살아났는지...

그저 주변의 코스모스 사진만을 담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 비친 코스모스,

쓸쓸한 비, 스산한 바람이 덮친 코스모스,

가을 저녁의 노을 빛을 담은 코스모스,

어둠 속 달빛을 의지한 코스모스,

달을 품은 새벽 하늘에 잠긴 코스모스.

 

메모장의 짧은 단편들은 아직도

바깥 세상을 향해 제 소리를 못내고

여름에 쓰다 남은 완성되지 못한 글들이 아우성을 치고...

 

글을 쓰기 위해 모니터를 들여다 보다가도

꼭 밀린 숙제인 마냥 하기 싫은 억지스러움에

이내 다시 컴퓨터를 꺼버리기의 반복...

 

쓰다만 여름이야기는

너무 늦어버린 것 같고

새로 쓸 가을 이야기는

너무나도 생소하고...

 

이렇게 가을마저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만 하고 있었습니다.

 

 

1. 관계의 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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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어느 곳에도 생년월일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추석 언저리 즈음이 지나고

"생일 축하해"라는 메세지와 전화가 오고...

 

요즘 많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기도 했지만

결국에 생일 당일 아주 오랜만에 술이 빠진 저녁 식사를 함께 했고

 

생일이 일주일 이상 지난 어느날

기어히 늦은 생일빵을(?) 하러 도시로 나간다.

 

약속 시간에 맞춰 작업실을 나서면서

새로 개통된 경강선을 타러 가는 길에

길가에 핀 코스모스 사진을 찍어본다.

 

아놔!

생일이 뭔 대수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

기분 좋게 술을 마시며

즐거운 얘기를 나눌 생각에...

뭐 이런 핑계거리라도 있는게

그래도 좋은 거 아니겠냐며...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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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색해져 배 곯을 때는

그저 남이 베푼 한 술의 밥에도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운 것인데...

어느새 배 불러지면

반찬 타령한는 것이

욕심 많은 삶의 타박이려니 해도...

 

나는 여전히 그저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속정 깊은 사람이 내 곁에 남아있어 준다면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다.

 

싸구려 옷 한 장 걸쳤다고 해서

타박주는 사람보다는

여전히 옷빨 잘 받는다며

웃으며 소주 한 잔 따라주는 그런 사람이 고맙다.

 

내 주제에 맞게 끔 사 입고

내 능력에 맞게 끔 사 먹으려

노력했다는 것을

그나마 알아주는 네가 있어

나는 참으로 기쁘다.

 

나름 어울리는 옷을 갖추고

저렴하나 맛난 안주를 주문하고는

오늘도 나는 너를 설레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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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오랫동안 만난다는 것...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더불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을

내가 더 아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도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먼저 벗어나야 합니다.

 

오랫동안 그 사람과 함께 하려면... 

 

상대방을 나에게 맞춰달라고 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를 상대에게 맞춰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늘 나만의 관점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상대의 관점으로

내 행동방식을 맞춰보려는 것에는

많이도 서툴죠.

 

누군가를 아주아주 오랫동안 사랑하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의견을 존중할 줄 알아야하며

끊임없는 관심과

이타적 배려심이 필요합니다.

 

신뢰함으로써

신뢰받을 수 있고

존중함으로써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도 다 어려우면

최소한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그 사람에게 미루거나 요구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것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어쩌면 최선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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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틀린게 아니라

다르다라는 것으로 인지해야 해.

그렇게 다양성을 인정함으로써

비로서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 거야.

 

특별하다는 것은 아주 소중한 거란다.

특별해야 알고 싶어지고

알고 싶어져 다가서는 것이란다.

그리고 점차 다가서다 깊게 빠져드는 거지.

 

다름은 관심이다.

관심은 점차 끌림이고

끌림은 결국 빠짐이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사랑에 빠져 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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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능력이 있으니까...

그래서 당신을 이용해 먹을 수 있는 거야.

그만큼...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고...

 

울림은 있는데

메아리로 되돌아 오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그건 그만큼 상대와 꾸준하게 오르지 못해

교감이라는 골이 깊고 넓지 않았을 뿐이고

그래서 큰 울림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그냥 하던대로 꾸준히 해내면 될 뿐 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들어.

 

어느 순간 우리가 높은 곳에 올라

저 멀리, 저 깊은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을 때

그 때 힘껏 소리쳐보면

당신의 외침이 깊고 깊은 골짜기를 맴돌아

다시 우리의 귓 속으로 젖어들고 있을 테니...

그 때야 비로서 네 삶속에서

거르고 걸러낸 진실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거다.

 

난 그런 것을 '관계의 여과'라 말하고 싶다.

 

억지로 힘들여 걸러 낼 필요가 없는

자연스럽게 솎아낼 수 있는 혜안이

어느 순간 만들어져 있을 거야.

 

관계에

속상해 하지 말고

실망할 필요도 없고

늘 하던대로,

열심히,

꾸준하게,

나만의 방식대로...

 

'어찌됐든 그윽한 향기를 뿜어대던 꽃에는

여전히 벌과 나비가 모여들 뿐이다.

또한 비바람에도 벌은 꿀을 찾아 끊임없이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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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는 먹으면 먹을 수록

내성이 생긴다고 해.

 

감정도 그런 것 같아.

 

미칠 듯이 져몄던 슬픔도

반복이 될 수록

조금씩 덜 저릿하고

죽을 듯이 아팠던 고통도

되풀이 될 수록

조금씩 참을만 했고

신열에 들 뜬 애틋함도

하루에 하루를 계속해서 덮어 나가도

어느새 미지근하게 식어고 있었고

환하게 피어나던 행복함도

얹히고 얹히면

식상함으로 별 감흥이 없어지더라구.

 

혹여 감정이 지쳐가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건 지친다기 보다는

소비에 따른 내성이 아니었나 싶어.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 수록...

감정이란 걸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해 주고 싶어서...

 

축 쳐진 애처로운 꽃들도

다시 싱그럽게 밝아진 꽃들도

나는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단다.

 

그것만 기억해주었으면 해.

 

 

2. 가을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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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들어줄 께 뻔한 부탁인데...

그렇게 부탁해버리면...

내가 너무 미안해지잖아!

 

어찌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미안스럽게 그런 부탁은 왜 하니?

 

그래도 다시 한 번 부탁한다.

 

오늘 같이 맑은 하늘 속에서 활짝 피어

그 아름다움...

늘... 변하지 말아라...

 

때마침 바람이 불어온다.

 

마치 그럴 수는 없다며

꽃은 고개를 흔들흔들 가로짓는다.

 

그렇게 '가을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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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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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은...

너를 미칠 듯이 안아주고 싶을 때가 있어...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낙엽이 깔려서가 아니라

네가 걸으니 그곳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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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내려 앉은 곳이 아니라

네가 걸으니 그곳이 레드 카펫이다.

 

너는 언제나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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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설봉산 조각 공원 내

작품 : 영원의 배

 

영원의 배를 타고

나는...

떠난다.

 

전혀 다른 세상의 대한 경계심,

도저히 알 수 없는 막막한 두려움,

남겨진 내 삶의 조각들에 대한 아쉬움.

 

그건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힘겨운 노 저움,

깨닫지 못한 채 어느새 넘어버린

이승과 저승과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또한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이승에서 저승만큼의 한 없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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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 뿌리

 

네가 나를 처음 보았을 때

너는 어떻게든 부정하고 싶어했으나

너의 근본은 나로 인해 시작되었다.

 

삶의 끝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며

결국에 너는 나를 처음으로 만났다.

 

이젠 끝이라며 고개를 떨군다...

허나 너만 슬픈 것이 아니다.

네가 삶을 불태우고 있을 때

나는 늘 조마조마 했었다.

마지막이라고 행해지는 이별이란 건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너무나도 큰 아픔이란 것을...

영생이라는 것은 결코 웃으며

반길 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나는 차디찬 어둠속에 웅크리어

너를 닮은 또 다른 생명의 잉태를 기다린다.

 

잊지 말아라.

너의 본질은 나로부터 시작했고

나는 네 삶의 뿌리이다.

그런 너를 먼저 보낸다는 건...

어쩌면 내가 더 많이 아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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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

 

그 한 마디에 왈칵하고는

눈물이 쏟아진다.

 

그저 누군가가 지금의 내 심정을 알아준다는 것이...

 

위로도, 격려도 아니었고

감동스러운 말도 아니었는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위로라는 건...

아픔을 보다듬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을 이해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다...

 

가을이 불면...

나는 나를 볼 수 있다.

가을이 불면...

나는 나를 느낄 수 있다.

가을이 불면...

그래서 나는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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