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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많이 다친 이가 전화를 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견뎌내고 있는 그사람이 안쓰러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는 그냥 들어주는 거다.

 

그리고는 생각이 너무 깊어져서

시야가 흐려져 몹시도 휘청거릴 때는 

잠시 붙잡아 주는 거다.

 

'잠시만 흔들려라'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의 극한에 이르러 

필요 이상의 자학이 시작될 때면

이끌어 주는 거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

 

쏟아내는 한탄으로 네가 제대로 숨쉴 수 있다면 

얼마든 토해내고 뱉어내라.

 

'바람에 놀란 가지와 잎이 아우성 치는 것 뿐이지 뿌리는 흔들림 없이 고요한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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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야기만 들으니

네 이야기만 들린다.

 

어쩌면...

다른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이야기가 들릴 수도 있어.

 

네 스스로 평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그 이야기의 객관화가 부족할 수 있어.

감정이 다분히 섞인 본인의 이야기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 방어적 본능을 배제하기가 어려워지니

다소 일방적이 될 수 밖에 없단다.

 

그래서 '그 사실'보다는

'나만의 이야기'가 되어질 수 있다.

 

감정을 심하게 건드리는 예상치 못한 일에는

너무 깊게 들여다 보려하지 말고

조금은 가볍게 생각해봐.

 

말을 할 때보다는

행동을 할 때에

더 신중해야 해.

감정에 지배된 행동은

공감보다는 반향이 더 거세질테니

행동은 이성에 의해 움직일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해.

 

'바람이 불면 풍경은 그저 소리만을 낸다.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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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

"나도 그랬는데..."

 

더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위로가 아닌

이해를 한다는 건...

 

예전의 너의 아픔이

지금의 나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게...

당신한테는 너무 미안스럽지만...

'나는 많이 많이 고마워'

 

'너만 괜찮아진다면...'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바람에 모든 꽃잎은 흔들리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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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분당 정자동에 3년 만에 재오픈 한 '나루'라는 곳을 방문하다. 

 

사람들을 만났다.

비록 내가 정한 약속은 아니었지만

기꺼이 모두들 나와 주었다.

약속 장소의 분당까지

주최자는 지방에서 KTX를 타고 올라오고

나는 금요일 오후 엄청나게 막히는 시간대에

이천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겨우겨우 도착을 했고

칼 퇴근하고 시간 맞춰 달려 온 사람도 있고

가정사를 내팽개치고 힘들게 달려온 이도 있었고...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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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정하면 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니 어떻게든 만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쉬운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주저없게' 되었다.

 

주변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긋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렇게 저렇게 날짜를 조정하고 시간을 할애해도

결국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머뭇거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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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이란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극적인 관계로 이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연한 만남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끊임없는 관계에 대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몫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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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저녁에 잠이 들어 아침에 눈을 떠보니 부재중 전화가 들어와 있다.

정오 쯤 되어 전화를 한다.

 

"휴일 오전 혹여 늦잠을 깨울까 싶어 지금 전화했다"

 

"어제 저녁 근처를 지나다가 전화해 봤어요"

"오랜만에 술이라도 한 잔 할까 싶어서..."

 

"하필, 간만에 일찍 잠이 든 저녁 때..."

 

"어쩔 수 없죠 뭐..."

 

"당장 날짜 정해. 이번에는 내가 너 있는 곳으로 갈께"

 

이것이 모처럼만에 다가온 인연을 붙잡는 나만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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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고 서먹하더라도...

 

왠만하면...

'미안해'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자주 연락주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가끔 찾아주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그럴 때는 차라리...

'고마워'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잊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지금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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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위를 올려다보고

앞을 바라보며 살라한다.

 

마음은 항상

아래를 내려다보고

뒤를 돌아보라 한다.

 

세상의 이치대로 살다보면

산다기보다는 살아내는 일 같고

마음이 원하는대로 살면

산다기보다는 살아지는 일 같다.

 

세상의 이치대로 살다보면

평온보다는 조바심이 가득하고

마음의 이치대로 살다보면

소박한 여유스러움이 스며든다.

 

사람은 비로소 살아질 때

여유스러움이 생겨 나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듯 해.

그리고 서로 맞잡은 손에 힘이 실릴 수록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듯 하다.

 

'태양 아래에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찾을 수 있는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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