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 사랑이 뭘까?
"사랑이 뭘까?"...
누군가 물어본다.
"글쎄...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정의를 내리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미묘해서 어려운데..."
"그런거 있잖아. 느낌은 알겠는데..."
"딱히 뭐라 꼭집어 얘기하기 어려운 것들..."
"그런가?"
"대신에...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건' 잘 알 수 없지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구나' 라는 건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아"
"내 느낌대로 표현하자면..."
"그 사람이 힘들어할 때 토닥여준다 거나... 그 사람이 아파할 때 위로해준다 거나..."
"그런게 아니라... 차라리 내가 그 사람 '대신' 힘들고 아팟으면 좋겠다라는 안타까운 마음같은 것들..."
"또한 내가 느끼는 지금의 사랑이란 그 깊이를 알 수는 없는 것 같아..."
" 대신에 지나고나야 그 사랑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을 때..."
"길을 걷다가도 가슴이 '쿵'하고 떨어질 때..."
"당분간의 반짝 아픔이 아닌 세월을 얼마나 더 장기복용해야 하는 시간의 넓이 같은 것들로..."
사랑이란...
지나가고 난 후에야 더 또렷해지며 그 깊이를 알 수 있다.
'그래도 있구나'와 '이제는 없구나'에서 느껴지는 그 간절함의 차이라고나 할까...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사라지고 나니...
그제서야 귀한 줄 알게 되었습니다.
꽃내음도, 사람도,
그리고 사랑도...
사랑 그게 뭐라고...
사랑을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사랑을 하고 싶은 게 더 기억에 떠돌고
사랑을 해버린 게 더 가슴을 흔든다.
사랑을 위한 간절함에
사랑한 후의 애절함에 눈물짓는 것.
이것이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사랑의 정의다.
그리움에 그리움을 더하고
거기에 더한 그리움이 얹히면...
그건 '사무침'이 되는 거야.
어느날 부터인가...
나는 사무침을 늘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었던 듯 싶다.
불현듯 그리움이 떠오르는 날이면
갑작스런 불안감에 숨이 막혀온다.
그런 나를 무작정 떠나게 만드는...
'사무침'
푹절어 곰삯은...
하지만 결코 담아내지 못하는...
'사무침'
어찌보면 '사무침'이란 건...
내 길떠남의 시작이 되었고
내 사유의 원천이었다.
이제사 생각해보니...
나는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그 사무침을 탐닉한 것이었다.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녀석이
감성을 묘사하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고...
글을 쓸 줄 아는 녀석이
마음을 담을 줄 모르지는 않을 것이고...
노래를 부를 줄 아는 녀석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지는 않을 테고...
시를 지을 줄 아는 녀석이
그리움이란 걸 알지 못하지는 않을 텐데...
아무리 아닌 척, 모르는 척 해봐도
가슴 한 켠에 자꾸만 쌓여가는 것이 있을 거야.
그게 바로 '사무침'이야.
어느날 나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사무침을 놓아주러 길을 떠난다.
그리고는 길을 걷다 잠시 멈추어 서서는...
감성을 묘사하고, 마음을 담고, 감정을 표현하고는
그리움으로 내던진다...
'깃듬'
어스름이 깃들고
고요함이 깃들고
그속에서...
조급함이 깃들고
날개짓이 깃든다.
깃듬으로
어느새 설렘이 드러나고
기어이 멈춤으로 끝이난다.
어둠이 뚝뚝 떨어지던
여름 깃든 어느날...
'깃듬 스며듬 그리고 젖어듬'
어느새...
숲에는 햇살이 깃들고
나무에는 바람이 깃들고
꽃에는 벌과 나비가 깃든다.
살며시...
햇살이 깃들어 눈부심이 스며들고
바람이 깃들어 반짝임이 스며들고
벌과 나비가 깃들어 향기가 스며든다.
세상이...
어느새 깃들고는
살며시 스며들어
함초롬히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 사랑이 그랬다.
그 사람이 어느새 내 눈에 깃들고는
살며시 가슴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순식간에 함초롬해졌다.
빛을 찾았는데...
바람이 보인다.
숲이 넌지시 이야기한다.
찾으려 말고 보려하지 말고
그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기다린다. 바람의 노래를...
담아낸다. 바람의 몸짓을...
표현한다. 바람의 감정을...
나는 오늘도
그 바람의 노래를
먼저 귀로 듣고
마침내 눈으로 듣고
비로서 가슴으로 듣는다.
가끔씩
바람이 스칠 때
기억을 깨워
추억으로 함께 날려 보내니...
너는
'그 바람의 노래를 들어보라'
바람에 전하는 말...
가끔은 힘들고
어쩔 때는 아팟지만
'한 번이라도 후회한다' 말한 적은 없노라.
분명 그 끝을 의식했으나
그럴 때마다 아픈 열정을 더했다.
'가뭇없이'...
그렇게 사라지는 게 싫었기에...
나는 너를...
그렇게 사랑했었다.
저 멀리
너를 보고 있으면
가을이 아닌데도...
가을이 느껴져.
어느 순간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가을이 아닌데도
가을이 스며들고 있어.
살며시 너를 안고 있으면...
가을이 아닌데도
가을 향기에 빠져들어.
너는 늘 가을을 품고 사는 것 같아.
가을이...
보고싶다.
무척이나...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좋아요 | ||||
---|---|---|---|---|---|---|---|---|---|
144 | 회상(回想)... 그 그리움의 출발역... | 박기호 | 2010.08.31 | 2769 | 163 | ||||
143 | 향... 그 이끌리는 내음 | 박기호 | 2010.09.19 | 2516 | 158 | ||||
142 | 하얀 그리움, 그속에 투명한 미소(HEAD TEAM TECH ART 첫 공식훈련. 지산, 용평리조트) | 박기호 | 2010.12.16 | 3368 | 96 | ||||
141 | 출발... 그 끝없는 자유로움 속으로... | 박기호 | 2010.09.06 | 3085 | 166 | ||||
140 | 진한 커피향, 그리움, 그리고 떠나보기... | 박기호 | 2009.11.03 | 2512 | 133 | ||||
139 | 죽음의 최후 순간까지 | 박기호 | 2011.03.16 | 4119 | 110 | ||||
138 | 제2회 지산배 오픈 스키 챔피온쉽 2부... 최후의 결전 | 박기호 | 2010.02.09 | 4207 | 122 | ||||
137 | 제2회 지산배 오픈 스키 챔피온쉽 1부... 별들의 하얀전쟁 | 박기호 | 2010.02.08 | 4204 | 199 | ||||
136 | 제1회 아토믹배 스키 기술 선수권 대회 | 박기호 | 2010.02.11 | 3951 | 181 | ||||
135 | 안개... 두개의 시선... 그리고 겨울 | 박기호 | 2010.10.28 | 2479 | 194 | ||||
134 | 안개... 그리고 길 | 박기호 | 2010.09.15 | 2533 | 230 | ||||
133 |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II(2010년 10월 설봉산과 명성산에서) | 박기호 | 2010.10.19 | 2599 | 234 | ||||
132 |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 박기호 | 2009.10.19 | 3028 | 241 | ||||
131 |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2010년 10월 지리산 천왕봉) | 박기호 | 2010.10.10 | 3104 | 230 | ||||
130 | 스타힐 리조트와 스타힐 모글스키팀과의 합의사항. | 박기호 | 2009.01.22 | 3201 | 129 | ||||
129 | 소백의 능선길, 그 불어오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박기호 | 2010.06.09 | 2849 | 243 | ||||
128 | 색(色) 그리고 봄... 그렇게 봄을 보낸다. | 박기호 | 2010.06.19 | 2692 | 177 | ||||
127 | 빛... 고운날, 가을애상이 겨울의 애잔함에 덮히우다. 3 | 박기호 | 2012.12.16 | 2386 | 13 | ||||
126 | 빛... 고운날 그리고 바람기억 1 | 박기호 | 2012.11.04 | 2864 | 18 | ||||
125 | 빛... 고운날 그리고 가을 편지 2 | 박기호 | 2012.11.14 | 2032 | 25 |
계속 그렇게 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