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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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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따져보는 것이 존재론적 접근 방법이라면
‘어떤 게 좋은 소리인가’라는 명제는 인식론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겠지요.

실은, ‘오디오에 무슨 어울리지 않는 철학 나부랭이냐’고,
‘그 따위 이야기는 앞으론 하지 말라’는 박사님의 엄명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만 두려고 하는데 막상 때려치우려니까 참 서운해서,
떠나는 사랑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 씩 닦듯
마지막으로 그녀의 이름을 한번만 더 불러본 겁니다.

“잘 가라 개똥철학!”
“잘했다. 치타!”

소리 자체야 누가 뭐랄 게 있겠습니까.
이 소리는 이 소리이고 저 소리는 저 소리일 뿐 선악(善惡)은 없습니다.
물론, 아무 소리가 안 나는, 용각산 따위도 있을 수 있거니와
좋고 나쁘고는 어디까지나 사람이 기준-호오(好惡)의 차원이 되는 겁니다.

아이 참. 미련 남네. 한번만 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프로타고라스.

오디오에선 절대 이 점을 간과하시면 안 됩니다.
어떻게 보면 “오디오”라는 그 험난한 역정은
“좋은 소리-내 귀에 좋게 들리는 소리”를 찾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니 좋은 소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똥꼬 아리는 모색이 없다면
동굴의 벽에 어리는 그림자를 보고 실재(實在)로 착각하는 오류를 저지르게 됩니다.

“좋은 소리란 무엇이냐!”

‘알파에서부터 오메가까지, 모든 것을 배음으로 치부해버리는 환원주의자 필립’이라는 비난을 각오하고 말씀드리는 바
좋은 소리란 배음의 장난 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실은 이 말씀을 드리기 위해 여태의 오디오 잡설을 계속 늘어놓았습니다.
스펙트럼의 주파수 막대기가 하나 뿐인, 순음(純音)만으로 이루어진 소리는
오디오의 세계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오디오의 종단(終端)-스피커를 통해 우리가 듣는 모든 소리는
주파수가 복잡하게 어울려진 화음(和音)-배음의 집합-입니다.
(화음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불협화음과 협화음입니다..
일반적으로 협화음을 줄여 화음이라고 말하는데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둘 다 포함하는 광의의 화음입니다.)
심지언, 앰프에선 순음을 만들어냈다손 치더라도
스피커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것은 화음뿐입니다.
스피커의 진동판이 떠는 순간 잡티는 바로 끼어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는 그 잡티를 왜곡이라고 부르는 한편 이걸 죽일 놈 취급을 합니다만
양과 높낮이만 다를 뿐 앰프가 되었건 시디플레이어가 되었건
오디오의 모든 파트에서 이 잡티가 끼는 숙명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오디오 잡설을 통해 제가 목 놓아 부르짖거니와,
하이파이의 정신이란 어디까지나 이데아일 뿐입니다.
현실에선 어떤 것이라도 순수한 건 없습니다.
사랑하는 그녀가 목욕탕에서 벗긴 때처럼.......

더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잡티가 낀 소리를
인간은 경우에 따라선 순수한 소리보다 더 예쁘게 느끼는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아래 그림을 통해 그 이론에 대한 현상을 고찰해 보겠습니다.

image17.jpg

 

 
위의 그림은 2대3의 주파수 비율을 가진 두 개의 톱니파를 합성한 그림입니다.
톱니파는 기음에 모든 차수의 배음을 앞 배음의 절반크기로 합해서 만듭니다.
제1배음(기음)+제2배음+제3배음+제4배음.....+무한대 배음....... 이런 식으로요.

지금도 그 이론에 대해선 반론이 없거니와,
정수배의 주파수는 잘 어울린다는 것을 기원전 5세기 무렵에 피타고라스가 발견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처럼 2대3의 주파수를 혼합하면 도와 솔의 화음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악전(樂典)에서 완전5도라고 이야기하는 음으로서,
“하느님이 주신 평안의 소리”라고까지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합성파형의 스펙트럼을 잘 살펴보십시오.
골고루 감쇄되던 각 주파수의 배음이 합성되는 순간
짝수차 배음이 홀수차 배음에 대해 월등하게 커진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특히 4의 배수에 대한 배음은 기음보다 더 큰 게 나타날 정도입니다.
이런 특징을 보이는 대표적인 악기가 금관악기입니다.
그래서 금관악기는 반짝반짝 광채가 빛나고, 밝고 달콤하고 화려하며,
쭉쭉 뻗는 느낌이 듭니다.

음향심리학 상으로 봤을 땐
기음에 홀수차 배음이 많으면 싫고 거친 느낌
짝수차 배음이 많으면 달콤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듭니다.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묻진 마십시오.
포도주 안주에 텐더로인이 잘 어울리는 까닭이 뭐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그걸 어찌 알겠습니까. 맛있으니까 맛있는 게지요.
물론 삭힌 홍어회에 먹는“무똥 로쉴드”가 최고라고 말씀하셔도 반론을 낼 수는 없습니다만
제 아버지 빼곤 그런 분은 아무도 안 계실 겁니다.

“아버지. 홍어회 드세요.”
“그래? 아까 네가 먹다 남은 포도주도 같이 좀 가져와 봐라.”

그래서 거칠게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소위 음악이라고 일컫는 소리의 집합은
‘잡티들의 향연’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겁니다.
단지 그 잡티가 좋게 들리느냐 나쁘게 들리느냐 그 차이일 뿐이지요.
모두(冒頭)에서 인식론이란 헛소리를 꺼낸 것도 그것 때문이고요.
잡티가 예쁘게 끼면-배음이 곱게 실리면-좋은 소리.
지저분하게 실리면 나쁜 소리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중간에 왜곡 어쩌고 하면서 좀 왔다리갔다리 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하여튼 오늘의 결론 내겠습니다.
짝수차 배음이 많이 실린 소리가 “좋게 들리는” 소리입니다.

“난 그런 느낌이 안 든다.”고요

그럼 홍어회를 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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