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Urban Farmer III / 도시농부의 가을걷이
An Urban Farmer III
[2020/10/09, 금] 올들어 세 번째로 당진 항곡리의 "도시농부" 주말농장에 갔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 도시농부 차두현 선생님께서 "과일이 제대로 익으면 한 번 더 놀러오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근데... 한글날 연휴 사흘이 시작되는 바로 그날이다. 원래는 토요일이 덜 밀릴 듯하여 토요일에 그곳에 가기로 했다가 그날 사진가 신미식 작가 펜션에서의 1박 스케줄이 생기는 바람에 당진에 먼저 가기로 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침 6시에 출발했다. 늦게 떠나면 분명 차가 많이 밀릴 것이기 때문이다.
일찍 간 길에 당진 고대면에 도착하여 고대의 황금들판을 맘껏 즐겼다. 집사람은 사진교실의 과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이번엔 몽타주 기법으로 사진을 만들어야하기에 어떤 주제를 가지고 100장 정도의 사진을 겹쳐 작품 하나를 만드는 연습이란다. 고대면 초입의 들판을 떠나 아침을 먹고자 대호방조제나 전엔 한 번 들른 왜목마을에 가기로 했다. 가다보니 왜목마을을 좀 더 지나가야 대호방조제란다. 그래서 왜목마을의 한 수산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해변을 걷고, 하늘과 바다와 해변의 사진을 찍고나서 코스모스 핀 가을 길을 달려 항곡리 도시농부 주말농장에 도착했다.
수많은 과실들이 우리를 맞았다. 으름과 다래를 난생 처음 맛봤다. 지금껏 그 식물이 자라는 과정은 봤지만 그게 익는 시절에는 만나보지 못 했기에 처음 그걸 맛봤다. 으름은 생각 만큼 감동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다래는 참 맛이 있었다. 서양식 키위와는 많이 달랐다. 종자 개량을 통해서 과실의 크기를 좀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보다 좀 늦게 떠난 차경순 아델라캐시미어 대표님은 두 시간 이내에 올 수 있는 당진을 무려 다섯 시간 반이나 걸려 도착하셨다.^^; 우리가 일찍 부산을 떨고 달려온 것이 다행이었다. 그 덕에 일찍 도착하여 가을의 황금들판과 파란하늘 아래 동해처럼 푸른 물을 가진 왜목마을 해변을 걸어볼 수도 있었으니까...
이 날은 차두현, 차경순 두 남매의 자제들이 손자들을 동반하고 놀러와서 "도시농부"에서는 아주 활기찬 광경이 연출되었다. 차에 관심을 보이는 세 아이들을 위한 "택시 드라이빙"을 해주었다.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우린 거기서 또 페퍼민트와 애플민트를 수확해 왔다. 차로 만들 예정이다. 이들 수확된 허브의 건조는 나중에 집에서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애플민트와 로즈마리 화분을 만들기 위해 그 두 식물을 뿌리와 줄기가 튼튼한 걸 골라 흙과 함께 퍼왔다.
그리고 도시농부의 대부대가 우리가 전에 들렀던 당진 읍내리의 도담찜닭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역시 그 식당의 음식은 맛이 있었다. 또한 주인의식에 기반한 서비스로 투철한 여사장님은 전처럼 친절하셨고...^^ 그렇게 멋진 가을의 하루를 당진에서 보내고 왔다. 우리만 즐기기엔 많이 아쉽고, 어쩌면 다른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한 그런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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