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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쇼핑 [헤렌] 8월호 박순백 인터뷰 by 오유리 기자(yuriege@hotmail.com)

박순백: 수필가, 언론학박사, 드림위즈 부사장, twtkr 운영자

Twitter Today: To do or not to do?


* 지금, 트위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도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당장 뛰어들어라 or 신중히 생각하라? 그 이유는요?

그런 분들에게는 지금처럼 그냥 그렇게 사시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제가 뭐라고 조언을 하건 별 도움이 안 될 듯해서입니다. 그 분들은 아직 트위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 해서 그걸 하지 않는 분들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필요성을 절감한 분들은 이미 트위터에 뛰어 들어 그걸 열심히 사용하고 있거든요.

이미 공식적으로 확인된 한국 사용자의 숫자가 50만에 가깝고, 실제로는 그 두 배 정도가 트위터를 경험했다는 시점에서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분이라면? 그 분들은 아마도 앞서 가길 포기하신 분이거나, 새로운 사회 현상에 둔감한 분이거나, 현상 유지에도 급급하신 분들일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이 트위터까지 껴안고 고민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트위터라는 게 시작이 어려운 신매체입니다. 기존 매체들과 워낙 달라서 꽉 막힌 벽을 보고 혼자 떠드는 것 같은 처음 1,2주엔 ‘이게 뭔가?’ 싶어서 어리둥절하게 되고, 한 달 정도 열심히 쓴다고 해도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하는 의문에 종종 빠지게 되지요. 그런 회의기를 거쳐서 두어 달이 지나면 ‘아, 이런 거였어?’라고 느끼게 되고, 이미 거기 깊이 함몰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땐 이미 중독이 되어버린 상황이기에 트위터를 못 하면 원인불명의 허무감이나 불안감 같은 금단증상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트위터에 투자하는 시간이 의외로 길어지게 되는데, 그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 투자를 감당하실 수 있다면 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니, 그런 의미에서 신중히 생각하셔야겠지요.


*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위터의 한글시스템을 개발하신 장본인이시기도 한데, 개발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적인 변형이나 특별히 고려하신 점이 있으셨나요?  

대개의 히트작이 탄생한 배경들이 그렇듯이 한글 트위터 시스템인 twtkr(twt는 tweet의 약자이고, kr은 인터넷 상의 한국의 약칭)은 우연하게 생긴 것입니다. 신매체로서의 트위터의 무한한 가능성에 착안한 우리 회사 이찬진 사장님의 지시로 제가 트위터 마케팅에 대한 학습을 한 후에 이를 사내 발표회에서 강의한 일이 있었지요. 그 때 블로그 개발팀에게는 “프로그래머의 입장에서 본 트위터”에 대해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제 발표가 끝난 후에 블로그팀의 대리 하나가 나와 자신이 파악한 트위터에 대해 얘기하는데, 이 친구가 말주변이 부족하니까 “Seeing is believing"의 진리를 차용, 지금의 twtkr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만한 시스템을 미리 만들어와서 그걸 시연해 버린 겁니다. 이미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트위터 시스템의 주요 기능들이 많이 구현된 것이었죠. 사장님과 저는 그걸 보자마자 거의 경악할 지경이었기에 바로 그걸 사업화하기로 결정하고, 블로그팀을 웹개발팀으로 개명하고, 거기서는 twtkr만 개발하도록 체제를 전환했지요.

twtkr의 개발 과정에서는 친숙한 한글 용어를 만들고, 원래의 트위터 시스템에서 부족한 필수 기능들을 추가하고, 기존 기능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주고, 트위터를 보다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나아가 140자로만 한정되어 있는 것을 긴 글 쓰기도 가능케 하는 등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등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 twtkr을 만들 당시, 한국에서 트위터가 이렇게 성공을 하리라고 예상하셨습니까. 트위터는 어떤 점에서 이렇게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을까요.

전 당연히 그 성공을 확신했습니다. 일단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s)의 성장세가 뚜렷했고, 그것이 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지요. 특히 SNS가 웹의 미래인 모바일(mobile computing)을 껴안고 가는 걸 보면서 빨리 그 물결을 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저희는 웹에서는 twtkr.com을 개발하고, 모바일용의 트위터 클라이언트로는 twtkr for iPhone 앱(app)을 개발하여 트위터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고, 부사장인 제가 직접 프로젝트 매니저(PM) 역할까지 담당했습니다. 말하자면, twtkr에 대한 피드백이 사장과 부사장에게 직접 오도록 하고, 제가 사용자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하면서 기획자의 입장에서 개발팀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동안에 효과적인 한국형 트위터 클라이언트를 만들어 냈고, 그것이 트위터의 성장에 힘입어 한국 사회에 트위터 사용을 확산시키는 데 큰 기여도 했다고 봅니다.

트위터가 단시간 내에 한국 사회를 뒤흔들게 된 것은 트위터가 차세대 매체로서의 속보성, 정보 전달성, 접근 용이성, 기록성, 의견 지도력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뉴스의 전달자 정도를 넘어서 생산자의 역할까지 하고 있어서 매체들이 트위터 상의 정보를 뉴스 공급원으로 사용할 정도이며, 그러다 보니 이 사회의 주도 세력들이 트위터의 역할에 주목하고, 여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 부사장님도 사용자 중에 한 분이신데요. 사용하면서 부사장님도 초창기에 생각지 못 했던 어려움을 겪으셨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에피소드 같은 건 없으셨는지요.

얼리 어답터(early adoptor)를 자처하는 저는 시류에 따라 한국 트위터의 초창기인 작년 초에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의 홈피나 블로그와는 성격이 매우 달라서 거기 적응을 하지 못 했고, 그러다보니 별 흥미를 느끼지 못 해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의 세계적인 붐과 비약적인 발전을 보면서 트위터 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고 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이지요.

요즘은 제가 트위터와 페이스북(Facebook)에 빠져 버린 바람에 1996년부터 운영해 온 개인 홈 페이지의 관리에 약간 소홀해 질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 TGIF란 단어가 새로이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게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의 약자란 것이지요. 시대를 이끌어 가는 IT업계의 총아, 4총사입니다. 공개와 참여, 협동의 시대정신을 잘 보여주는 매체들이 그것이고, 저도 이들에게 매료되어 살고 있습니다.


* 이미 여러가지 부정적인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돈주고 팔로워를 사는 상황까지, 물론 한국적인 상황만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트위터의 단점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니면 쿨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원래 도구는 중성적인 것입니다. 그것 자체는 도덕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그러므로 트위터를 둘러 싼 일이나 문제들은 그걸 사용하는 인간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고, 당연히 거기엔 인간사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긍정적, 부정적인 일들이 존재하게 되지요. 하지만 트위터는 자체 정화 기능과 자유시장의 원칙에 따라서 의외로 잘 지탱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그렇듯이 인위적인 개혁은 또 다른 함정을 파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트위터는 이미 온세상 사람들이 참여하여 만들어 놓은 거대한 생명체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생명력을 토대로 발전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 자율적인 생명체계(eco system)를 존중하면서 그걸 지키고 키워나가야 하겠지요. 빵이 필요할 때 빵집을 부수는 미련함을 지닌 대중들에게 그걸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시공간적으로 유리되어 있으나 항상 차가운 머리로 판단하는 공중(public)의 의지에 따라서 트위터가 지구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좋은 매체로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걸 염두에 두면 문제가 해결되리라 봅니다.


*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를 반드시 해야 한다면, 어떤 장점 때문일까요? 트위터를 사용하시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행복과 만족감이 있으시다면요.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단문(短文)으로 심상(心象)이나 뉴스, 혹은 다른 정보를 표현하는 매체입니다. 하지만 글이 아주 오래된 좋은 매체이기는한데, 표현 규칙이나 방법에 따라서 전하려는 내용이 달리 전달될 수도 있어서 실제로는 사용하기에 꽤 어렵다고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짧은 글은 그런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트위터에서는 부담이 적은 가운데 쉽게 글을 쓰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실로 멀티미디어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글이 아니라도 그림, 사진, 동영상과 소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방송처럼 일시에, 혹은 인쇄매체처럼 장시간에 걸쳐서 어떤 정보를 전세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집니다. 트위터가 근본적으로는 대중에게 자신을 표출하기 위한 매체라는 걸 생각하면 이런 다양성을 지닌 효과적인 매체가 어디에 또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트위터의 성격 그대로, 이것을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을 위한 친교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원하는 것 이상의 큰 만족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트위터 관련 일은 저의 하는 일에도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지요. 취미와 일이 적절히 교차되고 있는 행복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 트윗(트위팅)을 할 때, 부사장님만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주위 사람들은 부사장님이 최대한 객관적인 표현을 통해 트윗하고자 노력하신다고 하더군요.  

전 트윗을 할 때 상당히 조심하는 편입니다. 이유는 이것도 한 번 뱉으면 주워담기 힘든 말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윗에서 실언을 하거나 실수를 했을 경우, 해당 트윗을 삭제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그걸 삭제하기 이전에 그 내용이 텍스트나 화면 캡춰(갈무리)되어 개인에 의해 보관되거나, 트윗 내용 자체가 RT(ReTweet/일종의 “전달” 기능으로 동일 내용이 다른 사람에 의해 전파되는 것)되면 그 내용이 일파만파로 그 사람들의 팔로워(추종자/구독자)를 통하여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트윗하기 전에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 검증하며, 그것이 글로 표현되는 만큼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의 문법에 충실한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물론 저의 주관에 입각한 생각을 표현하나, 그것이 남에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그걸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즉각 솔직한 사과와 사실 구명(究明)을 통하여 문제를 바로 잡으려 노력하지요.


* 트윗에서의 소통을 인스턴트적이고 얕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은데요. 부사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트위터가 단문 소통이라는 면에서 그걸 인스턴트적으로 보고, 일상사를 가감 없이 짧게 표현하는 걸 보며 그걸 얕다고 보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압니다.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 촌철살인(寸鐵殺人)적인 단문 표현과 시적(詩的)인 표현을 보면서 무릎을 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지 못 한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전 신경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살라고 하고 싶은 거죠.^^ 올바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실제로 트위터가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면, 자신이 뛰어들어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되어 그걸 보다 지속적이면서도 깊은 정보를 가진 매체, 일상의 작은 얘기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매체로 변화시킬 사람들일 것입니다.

* 트위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이 매체는 정말 새로운 소통을 이끄는 훈훈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미래가 현재 진행되는 모든 것들의 결과물이라는 걸 인정한다면, 이미 트위터의 미래는 현재 속에서 발견되고 있겠지요. 이미 트위터는 단문의 부담 없는 글과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현대인의 취향에 맞는 소통 방식을 제공했고, 그걸로 모자라는 건 각종의 멀티 미디어적인 방법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매체로 변했지요. 오히려 트위터는 그런 변화의 과정에서 인류가 커뮤니케이션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해 냈다고 하는 게 옳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세상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그걸 통해 호모 파베르(도구인)로서의 인간이 사용하는 새로운 도구의 혁명에도 기여를 하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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