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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을 산 나리가 떠난 후에 8살이 되고, 혼자 남은 보라를 위하여 3개월 된 아이를 입양한 게 줄리(Julie)다. 추운 겨울에 입양하여 집에 데려 온 지 며칠 만에 감기에 걸려 생과 사를 넘나들던 녀석이다. 다행히 몇 주 전에 5차 예방접종까지 마치게 되어 '이제 아무 문제가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얘가 또 귓병이 생겼다. 내가 목욕을 시킬 때 주의를 게을리하여 귓속에 물이 들어갔던 모양이다.ㅜ.ㅜ(나중에 알고 보니 마르티스 종은 귓속에 털이 많은 애들과 거의 혹은 전혀 없는 애들이 있는데, 줄리는 귓속에 털이 많아 그것 때문에 쉽게 귓속으로 물이 들어가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줄리가 귓병이 생기니 그게 보라에게도 옮겨져서 두 아이를 데리고 3일 주기로 계속 동물병원에 가야했다. 며칠 전에 보라는 귓병 완치 판정을 받았고, 줄리는 아직도 더 치료를 하고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여 내가 동물병원에 계속 데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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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조그맣던 앤데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성견만해 졌고, 생김이 거의 비슷한 마르티스 종이라 보라와 구별이 잘 안 갈 정도이다. 감기가 들어 골골하던 초기에 동물병원에서 일단 얘가 건강해야 하니 먹이를 좀 더 많이 주라고 한 바람에 큰 놈이 먹는 것 만큼 먹였더니 식성이 좋은 Julie가 그걸 다 먹었고, 결국 6개월 된 놈이 성견 크기가 된 것이다.

 

IMG_1504.JPG
- 동물병원의 세 원장님 중 한 분이 포르쉐 카이엔(SUV)를 타시는 바람에 더 친하게 됐는데, 그 분이 노란차가 오면 한 번 보여달라고 하셨기에 오늘 처음으로 옐리 4S를 끌고 갔다.

원장님은 이 차를 보시더니 "아, 포르쉐라고 해도 SUV는 그냥 차였군요. 이게 진짜 포르쉐네요."라고 말씀하셨다.^^ 자신은 포르쉐가 좋아서 카이엔을 산 것이 아니고, SUV를 사면서 카이엔이 좋아보여서 산 거라고 하셨던 분이다. 하긴 포르쉐와 관련해서 얘기한다면, SUV 카이엔과 승용차 파나메라는 기존의 포르쉐 팬들에게는 반칙이다. 돈의 노예가 된 "포르쉐의 타락"으로 그 두 차종이 나온 거라는 타박도 한다.

하긴 나도 포르쉐는 스포츠 카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난 그보다는 좀 더 넓게 생각하기로 했다. 포르쉐가 스포츠 카만 고집하다가 1990년대 초처럼 회사의 존폐를 걱정할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보다는 잘 팔리는 차를 만들어서 존속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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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사에게 스포츠 카만 만들라는 것은 소비자들의 횡포이다. 그 회사가 살아남아주는 것이 포르쉐파일들에게는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젠 포르쉐 브랜드를 소유했다고 하여 그 모두가 포르쉐파일이던 시절은 영원히 가버렸다는 것이다. 포르쉐가 스포츠 카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그리고 그 차의 숫자가 적던 시절에는 그 소유자들 간의 유대가 참으로 끈끈했었다.

 

2000년에만해도 우리나라의 포르쉐의 총 숫자가 250대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 땐 길을 가다가 포르쉐가 눈에 띄면 서로 상향등을 켜거나 작은 경적으로 인사를 하는 촌극도 있었다. 길에서 다른 포르쉐를 만나면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서로 인사를 하며 지나치면 마음이 훈훈해 졌었다. 그리고 포르쉐 관련 모임들이 종종 있었고, 그 소유자들의 대부분이 그런 모임에서 만나 서로를 알고 지냈다. 하지만 연간 포르쉐 차량이 1,000대 이상이 판매되고 있는 지금은 그런 유대도 없고, 소유자들 서로가 알 턱이 없으며, 그 중엔 포르쉐파일이 아닌 승용차와 SUV 사용자들까지 있어서 이젠 상황이 전과 다르다.

SUV로 포르쉐 브랜드를 사용하던 동물병원 원장님이 "이게 진짜 포르쉐네요."라고 감탄하시는 걸 보면서 포르쉐의 진정한 영역은 스포츠 카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Comment '4'
  • ?
    카이 2013.06.24 11:54

    안녕하세요 박사님 ㅎㅎ 4S 가 멋져보이긴 하지만 ^^ 전 왠지 줄리가 더 끌리는군요

    이쁘게 잘 컸군요 ㅎ 한미모 하네요 ㅎ

  • ?
    강정선 2013.06.24 22:04

    이런 이야기 하면 포르쉐 타시는 분들 안 좋아 하시겠지만 박사님은 절대 그런 분이 아니라는 걸 아니 안심하고  하지요.^^

     

    오늘 저녁  분당 동서네 다녀 오다가  외곽 고속도로에서 마구 달리며 끼여들기[칼질]하는 포르쉐를 만났습니다.

    옆에 있던 와이프가 조금 놀랄 정도로 깜박이도 안 켜고 끼여들었다 바로 튀더군요.

    제대로 운전하는 포르쉐도 있지만  꽤 많은 숫자가 양아치 운전을 한다고 보여 집니다.

    차가 너무 잘 나가  그리 만드는 건지?

     

     사회생활 열심히 해서 자기 힘으로 벌어 포르쉐 타면 좋은데 버릇없는 부잣집 자식들이 그런 차 타면서 포르쉐 망신 다 시키는 것 같습니다.

     

    박사님께서 기회가 다면 그런 놈들 교육 좀 시켜 주십시요... 양아치 같은 놈들.......

     

  • profile
    Dr.Spark 2013.06.25 04:24

    그런 양스러운 녀석들 다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전 포르쉐를 남들보다 훨씬 더 자주 보는데(희한하게 제 눈엔 무지 잘 띕니다.) 아직 그런 양아치는 못 봤습니다. 보면 당장 사진 찍고, 포토샵으로 번호판만 살짝 가린 후에 여기저기 자동차 사이트에 올려서 그 나쁜 녀석 망신 좀 주고 싶군요.^^;

     

  • ?
    신명근 2013.06.25 15:46

    봉고끼리 만나면 인사하는건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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