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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4 12:38

아이들은 태어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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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94 추천 수 0 댓글 6

제목이 좀 이상하다. "아이들은 태어나는 건가?"라고 하니... 원래 이런 제목을 쓴 의도는 "아이들은 각자 그들의 운명이 있고, 태어날 때부터 그 나름의 재능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라는 것.

 

항렬로 따져 맏이네 집안에 태어난 난 어린 시절에 이미 할아버지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아니, 이 나이에 무슨 할아버지지?'하는 의아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뭐 그런 집안에 태어났으니 어린 할아버지의 운명을 그냥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또다시 그 할아버지란 소리가 영 거슬리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런 소릴 듣기엔 아직 20여 년은 더 있어야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던 40대부터이다. 그리고 환갑을 앞둔 50대 시절에서부터는 더더욱 그런 호칭이 거슬리게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놈이 일찍 결혼을 해서 50대 말에 진짜 할아버지가 되고 나니 아들놈 탓을 해야할지, 맏손녀딸을 탓해야할지 모를 상황이 되었고, 그때부터는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그 호칭에 익숙해 질 수밖에 없었다. 기분상 팍 늙어버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난 손녀딸 애들이 마냥 예쁘지만은 않았다.ㅋ 그리고 전부터 지나치게 자식이나 손녀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나중에 저렇게 추한 꼴은 보이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했었다. 아무리 좋아도 남들 앞에서는 속으로만 좋아하기로...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대하는 내 태도가 대체로 덤덤하여 그게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이는 적도 있는 모양이다. "아이가 안 반가우세요?" 애들이 태어났을 때 들은 소리. "할아버지답지 않게 애들을 별로 귀여워하지 않으시는 거 같아요?" 애들이 좀 컸을 때 들은 소리다. 어찌 그렇겠는가? 천륜이란 게 있는 법인데...

 

하여간 얘기가 좀 빗나가긴 했지만, 손녀딸들을 보면서의 내 느낌은 그랬다. 사랑하는 것도 않는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그렇게 밋밋하지만 그래도 변명을 하자면 속으로는 깊은 사랑이랄 수 있는...

 

손녀가 둘이고, 이제 더 생기지는 않을 듯하다. 그 예솔이, 예린이 두 놈 뿐이다. 근데 우리가 자랄 때도 그랬지만 걔네들은 아직 어린데도 둘의 성격이 판이하다. 하난 이제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또 하난 이제 네 살이다. 큰 애는 나와 제 아비를 닮았다. 말하자면 잘 웃지도 않고, 수줍어하고, 과감성이 없으며, 생각이 많은 내성적인 타입이다.(현재의 내 모습은 그렇게 태어나 세상을 살려니 불편한 것이 많아서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바꾼 것이다.) 그런데 작은 애는 큰 애랑 판이하다. 작은 애는 아주 잘 웃고, 쾌활하고, 외성적이라 남들과 쉽게 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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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작은 애는 항상 웃는 애다. 그리고 자기 표현을 잘 한다. 유아기를 지나 말이 트이는 애를 보면서 '어디서 저런 놈이 나왔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는 짓이 "우리 박 씨 같지 않은 애"라고 집사람과 나는 평을 했다. 근데 그게 우리만 그리 느끼는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우릴 잘 아는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큰 아이는 제 아빌 그대로 닮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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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큰 애 예솔이가 지금의 작은 애 나이였을 적에 찍은 사진인데, 오른편의 제 아비와 똑같은 폼으로 서 있다는 면에서 부전여전의 상징성을 지닌다.^^

 

작은 애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하긴 함께 있는 사람들과 쉽게 친하고, 예쁜 짓을 해대니 걔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앤 예쁜 짓을 잘 한다. 정말 잘 한다. 근데 그걸 누가 가르친 게 아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예쁨을 받을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듯이 행동한다. 잘 웃고, 묻는 말에 잘 대답을 하고, 뭘 해보라고 하면 잘 해보려고 노력하면서 시키는 대로 다 한다. 대부분의 애들이 그러하듯 TV 보길 즐기고, 언니와 경쟁하며, 예쁜 옷을 좋아하되 이 어린 것이 개성이 있어서 칼러플한 특정의 옷(치마)에 집착한다던가하는 이상행동(?)을 자주 보인다. 다른 애들처럼 TV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도 따라 추는데, 그게 일반적이지는 않다. 좀 심하게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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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엔가 길거리에서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 사람이 작은 아이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다한다. 그리고 명함을 주고 갔단다. 요즘 그런 짓을 하는 사기꾼들이 워낙 많으니 며느리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 에이전시 사람이 전화 연락을 하라고 했지만 당연히 전화를 안 했고... 근데 2년이 지난 얼마 전에 다시 연락이 왔단다. 2년 전의 그 애가 어떻게 컸는지 좀 보고 싶은데 사진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그래서 그 회사에 대해서 알아보니 나름 건실한 업체이더란다.

 

아이는 그 2년간에도 별나게 자랐다. 사진을 찍을 때 애답지 않게 모양을 내고 찍고, 어떤 때는 모델들이 취하는 동작까지 연출을 했다. 그래서 "쟤가 왜 저러니?"하고 아들이나 며느리에게 물으면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쟤가 혼자 저런다고 했다. 가끔 TV에서 특별한 포즈를 취하는 모델들을 보면 TV 앞에서 혼자 그런 포즈를 잡아보기도 하고, 나중엔 그런 포즈를 응용한 다른 포즈로 variation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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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모델 에이전시에서 원하는 대로 최근 사진을 보냈더니 거기서 아이를 직접 만나보고 스튜디오 사진을 찍었으며, 그 사진들을 자기 회사에 어린이 모델 DB에 등록해 놓고, 관리를 하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며느리는 좀 별난 구석이 있는 애이기도 하고, 왠지 재미난 일인 듯하여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고... 그 후 아이는 그곳의 스튜디오에서 몇 번 촬영을 하여 더 많은 사진을 남겼단다. 그리고 에이전시는 작은 아이에 대한 프로모션을 했고, 그러다가 아동복 회사에서 작은 아이를 모델로 쓰고 싶다고 하여 아동복 모델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근데 아동복 모델의 시간당 촬영비에 대해 들으니 그건 네 살박이 애가 받을 만큼의 금액이 아니다. 큰 언니, 오빠들이 알바를 하여 받는 시급과 비교해도 그 몇 배나 될 만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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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재능을 타고 나는 것 같다. 그런 재능이 일찍 발현이 되는 수도 있고, 대개는 늦게 발현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작은 아이 예린이는 어쩌면 너무나도 일찍 자기가 갈 길을 발견한 것 같기는 한데, 그냥 평범한 애로 키우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일단 자기가 좋아하고, 재미나 하는 일이니 당분간 그렇게 두는 게 좋은 건지... 아직 그 건 아무도 모른다. 현재는 제 부모에 의하여 후자 쪽이 선택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난 그에 대한 의견이 없다. 내 일이 아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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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6'
  • profile
    한상률 2016.10.24 12:49

    장래에 모델(연예인?) 출신 스키 데몬스트레이터(집안 내력으로 보아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 ?
    윤일중 2016.10.24 15:34

    애를 모델로 내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 말 들어보면 다시는 그런 일 안한답니다.

    모델료가 비싼 것 같아 보이지만 애를 완전히 잡는 답니다.

    뭐 끼가 대단한 아이는 그게 즐거울 수도 있겠지만요.

  • profile
    박순백 2016.10.24 16:51
    예, 그렇군요.
    며느리에게 윤 선생님 말씀을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수 있을 듯해요.
  • profile
    하성식 2016.10.25 00:53
    제가 광고촬영을 다녀봐서 아는데...애가 애가 아니라야 버팁니다.
    진짜 끼가 없으면 어렵죠.
    그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해 드릴게요.
  • profile
    한상률 2016.10.25 01:24

    아 참,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 나라에는 어린이 연예인 보호에 관한 법이 제대로 있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 연기자들 밤샘 촬영이나 혹사가 자주 일어났다 합니다. 어릴 때부터 나온 아역 배우들이 자야 할 때 제대로 자지 못하는 바람에 키가 작았다는 얘기도 있고...(양동근 등)

  • profile
    박순백 2016.10.25 12:03
    애를 혹사시키는 그런 일이 있으면 당연히 그런 일은 안 시켜야지.^^
    지네 부모가 잘 알아서 할 거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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