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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쯤 있었던 일이었다.

전 날 내린 비로 노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던 어느 대회, 뛰는 내내 푸쉬 끝이 맥 없이 새어버려 앞 사람을 따라가는 게 힘이 들었다.  가끔 내리막 코너라도 있을라치면 잔뜩 긴장되어 온 몸의 신경이 발에 쏠리는 듯 했다.  결국,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고, 처음으로 쓰고있던 휠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쓰고있던 xx사의 휠을 포기하고, 범식 군이 전부터 추천했던 "공포의 노랑휠", 매터 쥬스 f1을 쓰게 되었다.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충격적이었다. 바닥을 잡는 그립감, 푸쉬 끝에서 느껴지는 반발력, 왜 이런 걸 진작에 쓰지 않았을까하고 후회가 될 정도였다. 그 뒤로 현재까지, 매터 쥬스 F1은 대회 때도, 연습 때도, 내가 가장 즐겨 쓰는 휠이 되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매터 수퍼 쥬스 EMT F1".  매터가 기존의 쥬스 EMT를 더 발전시킨 제품이다.  그립력과 내마모도를 높였다고 한다.  지난 3년간 매터 쥬스 EMT F1을 참 만족스럽게 사용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어왔는데, 그 제품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니,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휠 케이스 안에 담긴 휠>

매터의 휠 케이스.  참 마음에 드는 포장이다.  트랙과 로드를 고루 타기에, 항상 두 가지 휠을 갖고 다니는데, 이 케이스는 그 때마다 참 요긴하게 쓰인다.  대문자로 표기된 "GET A GRIP"이라는 글에서 매터 사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프린팅과 허브 색상의 변화>

케이스를 열어보니, 이렇게 멋진 휠이 나온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허브의 색상이다.  기존의 쥬스 휠은 어두운 회색의 조금 무거운 느낌이었는데, 이번 모델은 경쾌한 느낌의 노란색이 강렬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준다. 기존의 모델보다 프린팅도 더 심플해졌다.  매터 사의 로고와 수퍼 쥬스의 로고, 국적, 그리고, F1/110mm/132g 이라는 휠에 대한 친절한 정보가 깔끔하게 프린팅 되어있다.

"132g". 110mm 휠로서는 매우 가벼운 무게이다. 매터 쥬스의 다른 모델인 할로우 코어 제품도 136g으로 매우 가벼운데, EMT는 그보다도 4g이 더 가볍다.  허브의 형태에서 오는 차이인 듯 하다.  사실 '장비의 소소한 무게 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라고 생각하지만, 휠의 사이즈가 100mm에서 110mm로 커지며 느껴지는 저항을 떠올려보면, 이 가벼운 무게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MT 휠의 가는 빗살 모양의 허브는 얼핏 보면 단순히 무게를 줄이기 위한 방법 같지만, 다각도로 보면, 휠의 중심에서부터 바깥쪽으로 갈수록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낮아지는 형태가 대나무 살과 같은 모양과 더불어 탄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MT도 'Energy Management Technology'의 약자라고 한다.


<시크한 All Black FX-4 부츠와 아이원 프레임, 그리고 신형 쥬스 휠의 조합>

스케이트에 장착.  밝고 경쾌한 색상이 내 사랑스러운 All Black FX-4 부츠와 어우러져 강렬한 느낌을 준다.  프리스핀을 시켜보았다. 부드럽고 떨림 없는 회전. 제대로 만들어진 휠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당장에 나가서 스케이팅을 해야 할 것 같은 좋은 느낌.

백문이 불여일'승'. 직접 타보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카메라가 따라잡지 못한 스피드....( _ _)...>

첫 시승은 반포종합운동장 트랙에서 해보았다.  조금은 거친 느낌의 아스콘 바닥 400m 트랙이다.  
가벼운 지속주. 좋다.  익숙한 매터의 느낌.  너무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적당한 느낌으로 로드에 최적화된 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눌러서 세게 밀어보았다.  푸쉬의 끝까지 살아있는 그립과 힘을 주는 만큼 돌아오는 반발력이 스케이팅을 경쾌하게 만들어준다.

두 번째는 한강 자전거도로.  일반적인 마라톤대회 코스와 같은 아스팔트 도로이다.
매터 쥬스 EMT의 능력이 더 제대로 느껴진다.  강한 스프린팅에서도 그 그립과 반발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역시 매터는 매터구나...’하는 생각.




전체적으로, 참 완성도가 높은 휠이다.

MATTER의 기술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훌륭한 그립력과 반발력으로 로드 경기에 최적화된 휠이다.  휠의 무게가 꽤 가벼운 편이라, 장거리 경기에서 더욱 그 진가가 드러날 듯 하다.  

MATTER SUPER JUICE EMT F1.

워낙에 만족하면서 써오던 MATTER 쥬스 EMT F1 휠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라, 단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보니, 온통 칭찬 일색의 리뷰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제품이다.




p.s... 생각지 못 한 사고와 부상으로 한동안 스케이팅을 쉬게 되었습니다.  
한창 재미를 붙여가는 중이었고, ‘언제까지 이렇게 즐겁게 스케이팅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스케이팅하는 매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렇게 뜻하지 않게 강제 휴식에 들어가게 되니,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그냥... 제 기나긴 인라인 인생에 잠시 쉼표 하나 찍는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언능 나아서 다시 복귀하겠습니다.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Comment '7'
  • ?
    김태진 2012.05.10 15:54
    [ taejinp@nate.com ]

    잘 읽었습니다............감동이 밀려와요 .>> >>>>>..(<카메라가 따라잡지 못한 스피드....( _ _)...>)ㅋㅋㅋㅋ 굿 입니다
  • ?
    박순백 2012.05.10 17:37
    [ spark@dreamwiz.com ]

    "카메라가 따라잡지 못한 스피드"

    곧 죽어도 "사진 잘 못 찍었다."는 소리는 자존심 구겨서 못 하는 사람들이...ㅋ
  • ?
    이용준 2012.05.10 23:12
    [ skuni-coda@hanmail.net ]

    잘 읽었습니다. 안그래도 저도 하나 지를려고 준비 중입니다. ^^*
    쉴 때 푹 쉬고 언능 나아서 멋진 경기 보여주세요.
  • ?
    김승옥 2012.05.13 00:29
    [ kci13@naver.com ]

    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직접 타보고 싶은 마음이 막 생기네요ㅋ치료 잘 받으세요^^
  • ?
    김승용 2012.05.13 10:58
    [ yongdoo@gmail.com ]

    색상이나 모양이 예전 슈퍼소닉과 흡사하군요.그에따라 이름도 SUPER EMT. ^^
  • ?
    이태화 2012.05.15 15:41
    [ azaz545454@ hanmail.net ]

    왕중씨 리뷰 잘 봤습니다.언능 나아서 복귀 하세요.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김윤기 2012.06.08 18:02
    [ physiyoonki@hanmail.net ]

    이글 보고 질렀습니다. 사자마자 한강로드, 역시 대만족입니다.
    다른건 잘 모르겠고(실력이 좋지 않아 이것저것 논할 입장이 아니네요^^), 휠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스케이팅이 훨씬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무게.. 쪼금 가벼운것 같고..
    그립.. 쪼금 더 지면을 움켜쥐는 것 같기도 하고..
    반발력.. 솔직히 여기까진 저도 잘 모르겠고...
    (이 휠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제 실력이 좋지 않아서 잘 느끼지 못하는....^^)
    그런데, 스케이팅시의 전반적인 느낌은 바로 전날 쥬스휠로 한강로드 할때보다 훨씬 가볍고 경쾌한 느낌입니다.

    저 역시 쥬스휠을 쓰던 사람으로서 이번 슈퍼 쥬스는 앞에 "Super"가 괜히 붙은것이 아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휠 입니다.
    [이왕중선생님]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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