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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14.07.07 12:05

솔모로cc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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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6713 좋아요 0 댓글 16
목요일 점심을 먹다가 전 직장 후배인 오부장이 드디어 골프를 시작했다, 첫 라운딩을 얼마전에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급 구장을 잡아 주말에 한게임 하기로 하고, 내가 구장을 잡았는데...
 
잡다보니 솔모로CC 가 걸렸고, 이왕 거기까지 가는 거, 극악의 난이도로 유명한 체리퍼시먼을 잡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통화중 잠시 120돌이와 100돌이가 있는데 이거 괜찮을까 했지만, 결국 그 생각은 구석으로 밀려났고,
어디까지나 본인의 과욕으로 사태가 벌어졌음을 숨길 생각은 없다. ㅎㅎㅎ
 
주말 오후, 찌는 더위의 골프장에 도착해서, 오부장과 전과장의 연습스윙을 보면서 '아 이건 아닌데...'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ㅠㅠ
 
퍼시먼 코스로 시작한다.
퍼시먼 1번홀 Par3 230yd.
 

 

20140705_132002.jpg

 

 

솔모로CC 는 많은 홀이 이렇듯 소나무가 도열해 있다. 위압감을 주면서도 이쁘면서도 뭐...
화이트티 210m를 보라는데.
 
오부장은 드라이버 뒷땅 헛스윙 콤보로 나중에 다시 치라고 하고.
나머지 두 분은 무난하게 드라이버로 그린 근처로 보내고.
 
나는 20도 하이브리드로 샷한 것이 하이드로우로 날아가서 핀 왼쪽에 런도 없이 원바운드로 섰다. 아... 불안.
왜냐하면 첫 티샷이 넘 잘풀리면 라운딩이 잘 안풀리는 징크스가... ㅋ
 
그리고 묘하게 빠르기를 알 수 없는 그린때문인지 더위에 풀죽은 퍼팅감 때문인지 그 10m도 안되는 퍼팅을 쓰리퍼팅을 한다.
이미 오늘의 망침은 여기서 예견. ㅋ
 
 

20140705_164537.jpg

 

 

 오부장의 티샷 모습.
 
필드 두번째 치곤 스윙은 나쁘지 않아 보이나.
스윙전 30초간의 기도는 동반자들의 멘탈을 사정없이 무너지게 한다.
보다보다 이렇게 신앙이 깊은 골퍼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대략 내가 티샷을 하고, 세컨을 할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10분은 되지 싶다.
지사장님은 잘 치시긴 하지만 거리가 짧고, 나머지 두 사람은 티샷을 한번에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두세번을 쳐야 IP근처로 온다.
 
이쯤 되면 내가 정말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왜 이런 델 잡아서... 오부장 정말 미안해... ㅠㅠ
 
전반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지나갔고...
 
 
그늘집에서 한숨 돌리고 후반 체리코스.
 
유명한 3M 벙커가 있는 홀이 두개가 있다.
그중 첫번째 체리 3번홀.
 
 
 

20140705_164836.jpg

 

 

티샷이 잘 나와서 핀까지 40여 미터가 남은 상황.
핀 앞에 공포의 3M 벙커가 보인다. 게다가 앞핀이다.
 
 

20140705_165006.jpg

 

 

사진으로 보면 위압감이 덜한데. 깃대의 길이와 벙커의 벽을 비교해보면 그 깊이가 가늠이 된다.
조금 넉넉하게 쳐야 안전하니까... 조금 크게 쳐야지 하고 세컨샷... 을 했는데.
 

 

 

20140705_165103.jpg

 

 

아놔 이런. ㅠㅠ
핀을 한참 지나 2단그린 위쪽 판에 있다.
3M 벙커에 볼을 빠뜨리고 ㅆㅂㅆㅂ 하면서 걸어오는 오부장이 보인다. ㅎㅎㅎ
이 홀에서 페이스를 여는 법과 벙커샷의 요령을 알려 주었더니 잘 탈출을 했다. 흐뭇.
 
저 까다로운 브레이크를 잘 보내서 붙여서 파. 체리코스 첫 4개 홀까지는 파을 지켰다... 만.
 
문제의 5번홀이 문제다.
 
 

20140705_171144_1.jpg

 

 

프로들도 투운이 어려운 걸로 소문이 난 체리코스 5번홀.
일단 논두렁을 지나 그늘집을 넘겨 티샷을 하는 것도 부담이고... 일단 170m가 넘지 않으면 코스에 올라가질 않으니 비기너는 부담이 된다.
우리팀 비기너 두명은 연달아 그늘집을 맞히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 그늘집 앞엔 방호용 목책이 있는데 그걸 쾅 쾅 두번 연달아 맞춤.
 
사진의 파란 라인으로 가면 안전하게 페어웨이에 올라가지만 오른쪽 멀리보이는 높은 소나무에 막혀 그린이 안보인다. 그 소나무숲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그린이 있는 도그렉홀.
사진의 빨간 라인으로 가서 260m 이상을 왼쪽 러프로 빠짝 붙여서 가야 그린의 왼쪽 끝자락이 보이게 된다.
 
빨간 라인 방향으로 너무 왼쪽으로 노리다가 숲속 러프에 볼이 걸렸고, 레이업 후 여차저차... 보기.
이 홀에서 보기면 파나 다름 없을 듯.
 

 

 

20140705_171211.jpg

 

 

멘붕된 세 분이 작전을 짜고 있으나...
세분 다 볼이 분실되는 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ㅋ
 
윗 사진과 다른 각도인 이 사진을 보면 페어웨이의 오른쪽 절반이 보인다.

 

 

20140705_173502.jpg

 

 

체리 6번홀. 전과장의 티샷. 나름 잘 치긴 하는데 오랜만에 쳐서 그런지 후반에 급격히 무너졌다.
지사장님은 구력을 보여주면서 유연하고 무리없는 플레이를 하시고.
 
듣던대로 어렵긴 하지만, 이번 같은 변수가 없다면 그렇게 와장창 점수 안나올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다. 물론 엄청 신경써서 치긴 해야 하겠지만.
 
일단 페어웨이로 볼을 보내면 다른 구장 대비 크게 어려울일은 없다. 문제는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회복이 어렵다.
높은 나무나 러프 근처의 숲이 레이업을 선택하게 만들고 무리해서 레귤러온을 시도하다가 나무에 맞고 참사를 부른다.
깊은 벙커로 유명하지만 막상 3M 벙커는 두개 홀에만 있고, 그마저도 벙커샷을 제대로 할 줄 알면 탈출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아주 운나쁘게 벙커 끝에 박히면 모르겠지만...
 
실제 어려운 점은 벙커 때문에 핀하이를 노리지 못하고 길게 온을 시키게 되는데, 그린이 언듈레이션이 심하니 쓰리펏을 하게 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막상 점수를 까먹는 요인은 이것이었다. 이번 라운딩에서 벙커는 한번만 들어갔는데 (그것도 어이없는 실수로) 쓰리펏은 꽤 많이 한 듯 싶다.
 
막 머리올린 사람과 치는 게 너무 오래간만이라 새삼 느꼈는데... 동반인 3명을 모두 침몰시키는 괴력을 발휘한다.
더구나 기도 30초 습관은 정말 안된다, 빨리 고치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기다려 주느라 리듬이 깨지고, 칩샷이 그린 좌우너머로 날아다니니 집중이 안되고, 볼도 같이 찾아주다 보면 몸도 지친다.
모두가 비기너를 배려하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각자 본인의 게임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이게 전부 다 이런 구장을 잡은 내 잘못이다. ㅋㅋ 다음번엔 쉬운데로 잡아서 데리고 가기로 하고 즐거운 모임을 마쳤다.
 
Comment '16'
  • profile
    Dr.Spark 2014.07.07 13:44

    솔로몬인 줄...ㅋ

    솔모로라니...

     

    들쑥날쑥하는 실력을 가진 분들은 솔모로 같은 데서는 완전 죽음일 듯.ㅋ

  • profile
    반선생 2014.07.07 13:47

    소나무가 모인 동네라는 뜻의 우리말이랍니다.
    실력과 멘탈이 다 받쳐줘야 잘 칠 수 있는 곳 같아요...

  • profile
    Dr.Spark 2014.07.07 13:51

    내 여동생(조민 장모/원윤정 엄마)이 골프 싱글인데 언제 기회가 되면 스파크 골프에 끼어서 한 번 쳐 보라고 해야겠어. 57년 할머니지만 아직도 싱글임.

  • profile
    반선생 2014.07.07 17:31
    저희야 영광입니다. ^^
  • ?
    조거사 2014.07.07 14:23

    이야~

    강 샘, 쉰털이형 또래네요.


    뭔 할머니?

    그 정도면 아주 젊으시죠.


    형들들이 잘 해주실 거로 믿어요.

  • ?
    유신철 2014.07.07 18:10

    입문한지 20년이 넘었지만 홀인원, 이글 한번 못 잡아봤고
    핸디캡 제출하라면 아직도 "18"이라 적어야 안심이 되는
    전형적인 "골프치"인데...

    같은 나이에 박사님 여동생분은 싱글을 치신다니...
    말만 들어도 옴매 기죽어...네요.
    혹시라도 SPG에 오실 기회가 있으면
    깎듯한 고수 대접을 해드리겠다는...^^

    그나저나 일반적인 갱년기 남성 골퍼들이 그렇듯이
    3-4년전부터는 드라이버 아연 거리도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으니
    이제는 더 이상 골프 핸디캡 줄이기는 틀린 것 같다는... ㅠ.ㅜ

    그죠그죠 앞으로 드라이버 비거리 180 미터 이상만 유지하고
    파3에서는 드라이버 잡을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_-

  • ?
    snowtogolf(박정민) 2014.07.07 19:28
    캬악 ~~~비기너들을 저런코스에 델꼬가다니ㅠ
    저런건 고냥이파들이나 씨x씨x하면서 조지는 코스죠ㅋ
  • profile
    반선생 2014.07.07 22:11
    제말이...
    핸디 18이상 입장금지 정도 해야할듯요...
  • ?
    강정선 2014.07.07 19:29

    솔모로가 10여년전 한일CC였을때 꽤 오래 회원으로 있었는데

    좀 멀어서 그렇치 8분 티업에 관리 잘하고 난이도 있는 좋은 곳이지요.


    반 샘이 올려준 사진과 후기를 보니 예전 생각이 무럭 무럭

    저때는 화이트 기준으로는 파 5에서 투온 많이 노리고 첫 이글도 어느코슨지 첫번째홀 파5에서

    투온에 딱 붙여서 거의 오케이 이글.

    요즘은 투온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3온만 되면 행복..


    박사님 동생분 오시면 제가 대적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전 못치다가도 여자분들과 치면 잘치는스타일인데 오비 나면 알을 까서라도 잘침니다.^ ^

  • profile
    반선생 2014.07.07 22:10

    같이 한조 하시죠. ㅋ
    윤정이 어머님 한번 뵙고 싶었네요. 윤정이랑 순백형님께 말씀을 많이 들어서. ㅎ

  • ?
    snowtogolf(박정민) 2014.07.07 21:20
    아 씁....
    그런데 저 코스 탐난다~~~아.
  • profile
    반선생 2014.07.07 22:10
    함 같이가요.
    100돌이님들은 멘붕될거고 재미도 없을거고...
    평타 8중 이하 멤버로 팀 짜면 잼나게 칠만할듯 합니다.
  • ?
    출두거사(박영수) 2014.07.08 09:45

    도전의식을 느끼게 하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우째 후기 올라오는 골프장 마다 다 가보고 싶네요 ㅜㅜ

  • profile
    반선생 2014.07.08 10:08
    도전하는 골퍼라면 가봐야 하는 곳이죠 ㅎㅎ
  • ?
    최경준 2014.07.08 11:47

    기도 30초 하니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한 때 우리 팀장 이었는데

     

    결재할 때 이리 저리 뜯어보고 결재 할려고 하다가

    "최주임 이거 이렇게 한번 해볼까?"를 3~4번 반복

     

    포커를 칠 때 제가 레이스를 하면

    죽지도 않고 장기간 기도.

     

    골프 입문하더니 셋업 자세에서 1분간 묵념 ㅋㅋㅋ

  • profile
    반선생 2014.07.08 12:07

    아 골프 습관중에 젤 안좋은게 그거 같아요... 셋업 자세에서 묵념.

    동반인들을 동반침몰 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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