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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트의 진실 =

은 승 표
정형외과/스포츠의학 전문의
코리아 정형외과
blog.naver.com/kosmed

해마다 수 많은 다이어트 방법들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진실은 무엇이고 바람직한 방법은 어떤 것인지, 다이어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알아 보자.

# 다이어트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가?

요즘 서점에 가면 가장 큰 섹션이 다이어트 책들이 모여있는 매장. 거의 매일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는데, 모두 더 이상의 방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방법이 많다는 것은 절대적인 방법이 없고 다 그저 그렇다는 의미.

그 동안 소개 된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 중, 굶는 단식, 한 가지 음식만 먹으라는 ‘one food diet’, 또 특수한 효과의 보조 식품을 구입하여 집중 섭취하라는 다이어트 등은 사실상 유지할 수 없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들은 항상 나왔다가 한탕하고 사라진다고 해서 ‘유행 다이어트(fad diet)’라고 부른다.

이런 사이비 방법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음식의 성분을 조절하는 식의 다이어트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저지방 식과 저탄수화물 식이다. 즉, 지방을 덜 먹는 방법과 탄수화물을 덜 먹는 방법 두 가지가 대세.  

# 저지방식은 어떤 방법인가?

저지방식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던 계기. 1980년대 초, 당시 미국에서는 식생활 변화로 인해 급증한 비만 환자와, 사망률 1위로 올라 선 고혈압, 심장병 등의 질환을 줄이기 위해서 지방을 덜 먹자는 ‘저지방 캠페인’의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끼는 것이 문제이니까 그 원료인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안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정부에서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 지방 섭취를 줄일 것을 홍보하였다.

모든 식품에 '성분 분석 표'를 부착하여 지방 함량을 소비자들이 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TV에서는 지방은 나쁘니 무조건 빼고 먹어야 한다고 공익 광고가 나왔다. 지방 연소 작용이 있는 조깅이 붐을 일으킨 것도 당시 이런 분위기를 탔던 것.

그런데 결과는 완전 실패. 저지방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지난 30년 간 미국의 비만 인구 비율은 오히려 더 올라가서, 약 1000만 명의 비만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하루 이틀은 몰라도 사람이 맛 없는 음식을 평생 먹고 살 수는 없는 것. 그 동안 버터를 듬뿍 넣고, 기름에 지글지글 튀겨 만든 고소한 음식을 팔던 식품 회사들은 지방이 졸지에 원수 취급을 받으니까 음식에서 지방을 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저지방 음식은 맛이 없고, 맛이 없는 음식이 안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이내 식품 회사들은 음식에 ‘정제된 탄수화물’을 증가시키기 시작하였다. 설탕, 밀가루, 백미 같은, 알갱이를 잘게 갈아서 부드럽게 만든 탄수화물은 맛이 달고 흡수가 빨라 소화도 잘 된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은 혈당을 빨리 상승시켜서 반사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만성적으로 증가시킨다. 결국 고혈압,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 등의 만성 질환에 지방보다도 오히려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포장에는 '저지방, 무지방'이라고 쓰인 건강한 식품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나쁜 탄수화물'이 증가한, 또 다른 '나쁜 음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지방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까 지방이 많다고 알려진 고기, 달걀, 유제품 등의 자연 식품 대신, '나쁜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가공 식품들을 장 바구니에 담는 잘못된 선택을 하였다.

결국 사람의 몸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만든 정책의 실패였던 것이다.

# 저탄수화물식은 어떤 방법인가?

그래서 반대로 등장한 것이 탄수화물을 덜 먹자는 저 탄수화물식. 소위 이야기하는 ‘황제 다이어트’가 여기에 해당. 고기, 튀긴 음식 등 지방은 마음껏 먹어도 밥은 먹지 말자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앳킨스라는 의사가 널리 퍼뜨려 유명해졌다.

그런데 탄수화물을 덜 먹으면 일단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방법이다. 최초의 다이어트 책은 1862년 영국의 윌리엄 밴팅이 쓴 ‘뚱보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밴팅은 자기 신발 끈을 묶을 수도 없던 심한 비만 환자였다고 한다. 각종 다이어트에 실패를 거듭하던 중, 밀가루, 설탕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방법을 시도하여 극적으로 정상 체중을 회복하였고, 그 과정을 책으로 발간한 것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저탄수화물식 다이어트’의 효과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밴팅'이라는 단어가 아예 '다이어트'의 의미로 쓰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 용어가 아직도 사용되는데, 체급 선수들이 시합에 직면하여 허겁지겁 체중을 줄이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밴팅 요법'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제 선수들은 '밴팅 요법'의 빠른 감량 효과를 알면서도 이 방법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점. 이런 식으로 급하게 체중을 줄이고 나면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힘이 없어진다. 과거 프로 복싱이 한참 인기였을 때, 평소 마냥 놀다가 몸이 불어버린 인기 절정의 세계 챔피언이 계체량 검사를 가까스로 통과한 다음, 정작 시합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져 버리던 장면. 바로 '밴팅 요법'에 의한 급격한 체중 감량의 결과였던 것이다.

결국 저탄수화물 방식은 극단적으로 갑작스럽게 체중을 줄이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계속하면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쓸 수 없는 방법이다. 탄수화물만 줄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 주장하던 앳킨스 박사도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각종 만성 질환에 시달렸다는 후문.

# 저지방식, 저탄수화물식 둘 다 아니라면 바람직한 디어어트는 어떤 것인가?  

결과가 보여주듯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완벽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 지방을 줄여도 나쁜 탄수화물 음식을 많이 먹으면 더 나쁘고, 무작정 밥, 빵을 안 먹고 고기만 먹으면 좀 빠지는 듯 하다가 잘못하면 고지혈증 같은 더 큰 합병증 생긴다.

그러면 어떤 것이 바람직한 다이어트인지 대략 정리하자면.

1. 다양한 음식을 섭취한다.
2. 신체 활동량과 균형을 맞추어 먹는 양을 조절한다.
3. 곡식류, 야채, 과일을 많이 먹는다.
4. 지방, 특히 포화지방(saturated fat)과 콜레스테롤(cholesterol)을 되도록 적게 먹는다.
5. 설탕은 적당히 먹는다.
6. 소금은 적당히 먹는다.
7. 알콜성 음료는 적당히 먹는다.

그래서 학자들은 오래 장수하는 지역 사람들의 식습관을 참고로 하는데, 지중해 지역 사람들의 식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아래에 있는 크레타 섬 사람들의 식생활을 보면. 좋은 지방으로 불리는 올리브 오일을 듬뿍 뿌린 야채 샐러드, 파스타, 과일 디저트 등 가공을 덜 한 자연식 위주. 또 고지대에서 많이 걸어 다니는 생활 패턴 등이 특징. 이 지역의 심장병 발생률은 50% 이상 낮다. 결국 자연식 위주로 골고루 먹으면서 운동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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