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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산소 운동의 두 얼굴 =

은 승 표
정형외과/스포츠의학 전문의
코리아 정형외과 원장
blog.naver.com/kosmed

선수들은 경기력을 위해서, 일반인들은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유산소 운동.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에서 달리기 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유산소 운동 하면 달리기가 먼저 생각나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생각 보다 부상도 많은 것 같다. 유산소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유산소 운동이란 어떤 운동 방법이며 왜 유산소 운동이라고 부르는가?

유산소 운동이란 용어는 1960년대 중반, 미국 공군 군의관으로 있던 Kenneth H. Cooper 박사가 처음 붙였다. 당시 쿠퍼 박사는 군인 들의 체력을 조사하던 중에, 덩치가 큰 근육맨들이 오래 달리기는 오히려 마른 사람들보다 못하는 현상을 발견. 그 이유를 연구하다가 천천히 오래 운동을 지속하는 능력은 근육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 하면 조깅, 자전거, 노젓기, 수영,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저강도 운동을 오래 지속하는 힘은 심장과 폐가 산소를 얼마나 많이 흡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렇게 에너지원으로 산소가 필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래서 근력을 비교할 때는 얼마나 들 수 있느냐를 척도로 삼지만, 유산소 운동은 최대 산소섭취량이란 것을 능력의 척도로 삼는다. 태릉 선수촌에서 보면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러닝 머신을 뛰는 모습이 바로 유산소 능력을 측정하는 모습.

# 유산소 운동의 운동 효과는?

유산소 운동은 그 방법에 따라서 다양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달리기를 하던, 자전거를 타던 유산소 운동의 강도는 맥박수로 표현하는데, 220에서 나이를 뺀 숫자를 최대심박수라고 부르고 분당 심박수가 이 숫자의 70-80%로 뛰면 심폐지구력 강화 효과, 60~70% 정도면 체지방 연소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보통 선수들은 심폐지구력 훈련을 위해 좀 스피드를 내며 달린다. 하지만 일반인이 살 빼려고 운동할 때에는 오히려 너무 빨리 뛸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런데 실제 운동하다 보면 이런 계산은 귀찮아서 못한다. 요즘은 가슴에 부착할 수 있는 심박수 측정기나 러닝 머신에도 손만 대면 심박수를 감지하는 장치가 보편화 되어있지만, 역시 좀 사용하다 보면 잘 안 쓰게 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심폐 지구력 강화 훈련 목적이면 약간 호흡이 가쁠 정도로 달리고, 체지방 연소 효과를 기대하려면 강도를 낮춰서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며 땀이 송송 맺힐 정도가 적당. 그래서 살 빼기 목적이면 달리기보다 오히려 속보 정도가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여기서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 지방을 태운다는 체지방 감소 효과. 건강 유지 및 다이어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 유산소 운동이 붐을 일으킨 것은 70년대에 미국에서 절정이었다. 계기가 된 것은 당시 식생활이 변하면서 나날이 늘어가는 고지혈증에 의한 심장병, 고혈압 사망률을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혈액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려면 지방을 덜 먹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 그래서 정부에서 저지방 식단을 권장하고, 쿠퍼 박사가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규명한 이후에는 지방 연소 효과가 있다는 유산소 운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게 된 것.

국내에 유산소 운동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던 것도 이 시기. 1979년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이 방한했는데, 다음 날 아침 반바지 차림으로 조깅하는 사진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대통령 하면 정장 입은 근엄한 모습만 보다가 모두들 신선한 충격. 이후 국내에도 조깅 열풍이 불었다.

# 유산소 운동 중에도 부상이 생기는가? 어떤 부상이 생기는가?

이렇게 잘 나가던 유산소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하나 미국에서 발생한다.

1980년대 초반 미국에 달리기 전도사라 불리던 짐 픽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신이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을 줄인 경험을 살려 달리기에 대한 책을 쓰고 방송을 타면서 유명해졌던 분. 매일 아침 TV에 나와 사람들에게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끊임 없이 달리라고 이야기 했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짐 픽스를 따라서 조깅을 했다. 포레스트 검프와 비슷한 상황.

그런데 이 사람이 어느 날 조깅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죽어버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 오래 살려면 달려야 한다던 ‘달리기 전도사’가, 바로 그 달리기를 하다가 죽어버리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도대체 달리기가 건강에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

이 문제는 결국 아무리 좋은 운동도 과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다. 우리 신체의 각 기관은 적당히 쓰면 더 좋아지지만, 역으로 운동 강도가 너무 지나치면 닳는 기계적 수명이 있다는 것. 자동차처럼 적당히 쓰면 길이 들지만 너무 많이 쓰면 마일리지가 적용된다.

심지어 유산소 운동의 창시자인 쿠퍼 박사도, 자신이 만성적인 무릎 부상과 아킬레스 건염에 시달리다가 결국 운동량을 대폭 줄이고 말았다는 후문. 한마디로 과유불급.

# 유산소 운동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유산소 운동의 칼로리 소모량은 10분 당 약 100 kCal 정도. 30분 뛰면 밥 한 공기 소모. 단 최소 20 분 이상 지속해야 지방 연소 효과가 나타난다. 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야 유산소 운동의 의미가 있다. 이 부분에서 부상의 위험이 발생. 순간 강도는 높지 않은 유산소 운동이지만, 같은 동작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과사용성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이미 관절염이 있는 사람들은 무리하게 운동하다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강도 조절이 중요한데, 무리하지 않기 위해 처음에는 주 3-4회, 1시간 이내로 시작하는 것이 적당. 마라톤 같은 시합 목표로 하더라도 시작 첫 해에는 완주는 무리다. 거리를 줄인 5킬로, 10킬로 등 짧은 거리부터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과사용성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 신발 같은 장비의 선택, 심지어는 노면의 선택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짐 픽스처럼 심장마비 같은 치명적인 일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에 입문하기 전에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혈액 검사, 심전도, 초음파 등의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중요한 문제들을 미리 걸러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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