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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애의 Naver 블로그 "디카로 그리다", 캐시미어 코리아 블로그, 캐시미어 코리아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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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남편은 11년을 몰았던 내 차 그랜저를 처분하고 이제는 좋은 차를 타도 될 나이라며 에쿠스 VS380을 사 주었다. 사실 2000년 대 초만 하더라도 그랜저를 몰고 학교에 가면 여기저기에서 썩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말들이 들려왔다. 그렇게 좋은 차를 타도 되느냐고 하는...


당시에 나는 내심 상당히 마음에 드는 차가 한 대 있었다. 노란 색 ‘뉴 비틀’이었다. 클래식 하면서도 밖에서는 아주 작아 보이지만 타 보면 의외로 실내가 넓어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차였다. 그렇지만 그 시대에는 외제차를 탄다는 건, 그것도 학교 선생님이 탄다는 건 좀 눈 밖에 나는 시대였었다. 그래서 나는 그 차를 포기하고 그랜저를 선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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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에쿠스를 사 주었을 때 나는 그 차가 그렇게 큰 차 인 줄은 집에 차가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 아파트는 97년에 입주했기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많이 굽어져 있고, 몹시 좁다. 그랜저로도 겨우 내려가는데 에쿠스를 타고 오르내리는 건 바로 새 차에 기스를 내는 일과 별반 다를 바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주상복합이라 상가에 오가는 차들이 얼마나 많으며, 무대뽀 운전자가 얼마나 많은지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절대 모른다.


나는 지레 겁먹어 내가 필요한 날 아들 차를 빌려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어느 날 새벽에 아들과의 카톡 메시지다.


“아들, 내일 네 차 써도 되겠니? 넌 에쿠스 타라.”

“엄마, 에쿠스 팔자. 이거 끌고 다니기 힘들어요. 차가 있어도 사업 상 골목길

을 다녀야 해서 걸어 다녀야 돼요.“

“그래? 알았어.”


그런 일이 있은 후, 나는 바로 그 날로 차를 몰고 나갔다.

“오늘 처음으로 에쿠스 타고 나갔다가 돌아 와 무사히 주차장에 세웠다.”

“그래요, 엄마. 처음이 어렵지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고 세 번

이 네 번 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엄마가 에쿠스를 끌고 다닐 듯.ㅋㅋㅋ“

아들에게서는 이렇게 격한 격려의 글이 날아왔다.^^*('두 번이 세 번 되고'

까지만 써도 될 것을 '세 번이 네 번 되고' 까지 써 댄다.ㅋ)


드디어 난 1년 만에 에쿠스를 몰게 된 것이다. 남편이 오르내리는 연습을 여러 번 해서라도 차를 타고 다니라고 회유해도 소용이 없던 일이다. 그런데 난 아들의 “힘들다는, 골목길을 걸어 다녀야 한다“는 그 말 한 마디에 마음이 아파 큰 결심을 한 것이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뭘 못 하겠나. 해 보는 거야.’


그렇지만 그 좁은 주차장 길을 올라가는 것은 그래도 나은데 내려갈 때에는 이 넘의 차가 덩치가 너무 크다 보니 아주 아슬아슬 비켜가기가 일상 다반사이다. 어느 날은 너무 차를 내 쪽으로 붙이다 보면 뒷 바퀴가 코너에 물려 다시 빠져 나오기도 힘들었다.


c16.jpg



그렇지만 나는 2월 15일부터 에쿠스를 잘 몰고 다니고 있다. 지금도 주차장 길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집에 가까이 오면 일단 듣던 음악부터 끈다. 정신을 초집중해서 운전을 해 내려온다. 다 내려오고 나선 ‘휴~ 오늘도 무사히 왔구나’ 감사해 한다.


지난 가을 친구들과 가을 여행을 떠났었다. 내가 운전을 했는데, 회장님 차를 태워주니 이건 뭐 그냥 스르르 나간다고 아주 좋아들 한다. 정말 이 차가 승차감은 최고 아니던가. 다음 번 여행도 예약이 들어와 있으니 그것도 즐거운 일이다. 또 하나 즐거운 일은 에쿠스의 오디오가 기대 이상으로 좋다는 것이다. 이 차를 탈 때마다 절로 흥얼거리며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하나, 특이한 사항이 있다면 에쿠스에는 운전자가 차선을 이탈 시, 시트 벨트를 조여주는 기능이 있다.(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그것 뿐인가. 계속 차선 이탈 시에는 발에도 ‘두두두’ 큰 진동이 오게 해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오늘도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잘 가려고 정신을 집중해 본다. 그렇게 갑자기 시트 벨트로 가슴을 조이는 게 가끔은 두렵기도 하다.


‘아, 벨트야, 좀 적당히 조여라. 숨이 막히잖아!’ 이 애로 사항 하나만 제외하면 요즘 난 렉시콘 (lexicon) 사운드에 빠져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아들 덕분에 이렇게 즐거운 운전을 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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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6'
  • profile

    전에 거래처 방문했는데 1층에 폭스바겐 매장이 있더군요.
    창가에 노란색 뉴 비틀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찌나 이쁘던지...


    집사람 생각이 나서 매장에 들어가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생각 외로 마감재나 문짝 등이 날림인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때 안내해주던 영맨이 지금도 문자를 보내는데
    혹시 뉴 비틀 사시면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ㅋㅋ


    Screenshot_2014-12-19-15-25-45 copy.jpg


  • profile
    고성애 2014.12.19 16:09 Files첨부 (1)

    그 영맨 대단히 집요한 분이로군요. 그런 정성으로 차 수십 대는 더 팔 수 있을 거에요.

    뉴 비틀은 벌써 14년 전 이야기지요. 이제 에쿠스를 타 보니 이걸 1년 세워 두었던 게
    어찌나 억울하던지요.ㅋ


    새로 차를 구입한다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되겠지요. 에쿠스도 너무 좋아진 사양이 많아서.
    Head Up Display 같이 정보를 윈드쉴드 글래스에 투영해 주는 것과 사각지대 내에 차량
    이 접근 시 경보를 알려주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 첨단 기능에 마음이 갑니다.


    c18.jpg




  • profile
    박순백 2014.12.20 15:14

    무조건 좋은 차 선물한다고 그게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저 놈의 차를 통해 알았음.ㅜ.ㅜ 하긴 나도 직접 그걸 몰아보고서야 차가 큰 걸 알았으니까... 나중에 생각해 보니 현대 차 중 여자가 운전하기에 적당한 한계가 그랜저인 듯하다. 제네시스 윗급은 모두 운전에 애로가 많을 듯하다. 그리고 외산 차로는 비틀이나 미니 정도가 최적인 듯.

     

    남편은 허당인 게 그 걸 그렇게 타라고 해도 안 타고, 옆에 붙어 앉아 주차장 내려가는 연습까지 시켜도 안 타더니만 아들 놈 말 한 마디에 생각이 달라지다니... 역시 엄마에겐 아들. 하긴 내겐 최고의 서포터가 어머니 아니었던가?

     

    속썩이던 내가 효도 비슷한 걸 했을 때 좋아하시던 어머니. 근데 뭐 커서도 속 많이 썩여드렸었다. 물론 지금은 많이 후회가 되는데... 어쨌건 엄마에겐 아들이고, 아들에겐 엄마다. 딸도 그런가?

  • profile
    한상률 2014.12.24 11:40

    우리 집에선 주차하다 차 긁어 먹는 건 항상 접니다. ^^;   레이를 하나 더 살까 하는 생각도 들고, 오래 되어 600만원대로 값이 싸진 기아 엘란을 살까 고민도 합니다. 경차 규격인 레이는 말할 것도 없고, 엘란은 차가 작은 데다 긁어먹으면 수리하기 오래 걸려 조심할테니 망가뜨리지 않고 탈 것 같기도 하고요.

  • profile
    고성애 2014.12.29 23:21
    명희가 어떤 여자인데 차를 긁겠어요? 그나저나 명희 너무 보고싶어요. 린이 가르칠 때
    명희도 함께 오도록 하세요. 세린이가 바빠져서일까요? 네 식구 함께 스킹하는 모습이
    보고 싶네요.
  • profile
    한상률 2014.12.30 10:55
    두 사람 다 나름 바쁜지라...조만간 데리고 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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