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어게인(171119)
오늘 우면산에 다시 갔습니다.
지난 주에 못 올라갔던 오르막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려고.
http://www.drspark.net/index.php?mid=bike_gallery&document_srl=3550275
못 올라가면 끌고 올라가도 되고, 올해 못 올라가면 내년에 올라가면 되겠지만 한 번 목표했고, 또 내 실력에 비해 그리 멀지 않은 목표를 포기하면 겨울 내내 생각날 것 같아 다시 한 번 도전하러 간 것이지요. 오늘도 못 하면 다음 주중에 다시 올 각오로.ㅋ
여깁니다. 문디같은 자슥이 애를 멕입니다.
우선 인스펙션^^차 걸어서 올라갑니다.
지난 주에 비해선 낙엽이 살짝 걷혔습니다. 수북히 쌓인 곳은 발로 좀 걷어 냅니다.
시작합니다.
역시나 앞바퀴가 자주 들립니다.
그러다 보니 앞바퀴 조향이 안 돼 직선 주행이 안 됩니다. 길 좌측의 물골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 오른쪽 절반으로만 가야 하는데 조향이 안 되다 보니 앞, 뒤 바퀴가 낙엽 쪽으로 들어가 이내 뒷바퀴가 슬립되어 낙차하게 됩니다.
서너번 오르락내리락 했더니 더워집니다. 오늘 낮 기온이 2~3도였는데 말입니다. 웃통, 아니 자켓을 벗습니다. 배낭은 계속 맸습니다. 배낭은 등보호대의 역할도 하니까요.
오늘은 클릿 페달을 끼고 나왔습니다. 지난 주 라이딩 때 뒷바퀴 슬립이 많았었는데, 낙엽의 영향이기도 했지만 급격한 페달질도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원활한 원운동을 만들기 위해 클릿 페달을 낀 건데 6시 전후 방향의 힘전달 공백을 막아주는 순기능도 있는 반면, 역기능도 있더군요. 평페달은 사망 직전, 마지막 순간까지도 페달질이 가능한데 반하여, 클릿은 넘어질 것 같으면 먼저 신발부터 비틀게 되더군요. 이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랜 경력자도 마찬가지일 듯합니다.ㅋ
여튼, 다시 도전.
몇 번의 시도 끝에 지난 주만큼 올라 왔습니다.
앞바퀴는 나무뿌리를 잘 넘었는데 뒷바퀴가 걸리며 슬립됐습니다.
이만큼 남았습니다. 저 앞의 나무뿌리가 신경쓰입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좀 더 올라왔습니다.
여기 올라갈 때는 제발, 제발... 이러면서 올라왔습니다.ㅋ
첫 번째 초록색 구간을 지난 후, 두 번째 구간이 문제입니다. 초록색으로 가면 S라인이 되서 조향이 부담스럽고 직선으로 가기에는 나무뿌리가 부담스럽습니다. S라인을 선택했는데 그만 낙엽더미로 들어가 실패합니다.
요만큼 남았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건 될 것 같아서 입니다. 체력을 요하는 긴 오르막은 당장 나아지기는 어렵겠지만, 여기는 토크 보다는 요령, 즉 전후 무게이동 방법만 체득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십여 회 삽질을 하니 다리에도 무리가 옵니다. 내려가서 좀 쉽니다.
폰을 나무에 기대 놓고 셀카도 찍고,
초코바도 하나 먹고,
뻘샷도 남깁니다.ㅋ
다시 시작.
이번엔 앞뒤 바퀴 바람을 뺍니다. 잔차 시작한 이후 제일 많이 뺀 것 같습니다. 빵꾸나면 돌아 갈 요량으로.
지금껏 제일 많이 올라왔습니다. 뒷바퀴가 슬립된 자국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클릿을 제때 빼지 못해 잔차와 함께 쓰러졌습니다.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안장도 오른쪽으로 돌아갔습니다. 배낭을 뒤져보니 평소엔 잘 갖고 다니던 멀티툴이 안 보입니다. 드롭퍼 포스트가 돌아갔으면 그냥 집으로 가야 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다행히(?) 시트 포스트가 돌아갔습니다. 자전거를 눕혀 놓고 강제로 안장을 돌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미쳤습니다.ㅋ
팬티 라인이 쫌 야합니다.^^
요 걸 못 넘고 미끄러진 겁니다. 저것만 넘으면 끝인데 말입니다.
대략 스무 번 오르내렸나 봅니다. 서서히 지쳐갑니다.
먹을 것도 없고, 포카리만 들이킵니다. 또 다시 퍼질러 앉습니다.
고목에 직박구리가 앉아 있습니다. 얘네들이 원래 무지 시끄럽습니다. 더구나 까치들 하고 다툼이 있는지 양쪽 다 지지 않으려고 고래고래 소릴 지르고 있습니다.
나무 사이에 청설모가 지나길래 찍은 건데 원본을 봐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ㅋ
또 시작합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드디어 올라 왔습니다. 브라보 !!!
어떻게 이렇게 쉽게 올라왔는지?!
슬립도 안 되고, 앞바퀴가 흔들거리지도 않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똑바로 올라 왔습니다. 특별히 달리진 것도 없는데 실패할 때와는 완전 딴 판입니다. 뭐가 달라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신기하기도 해서 내려가서 다시 시도했는데 두 번의 실패 후 또다시 성공합니다.^^b
가벼운 마음으로 약수터 한 바퀴 돕니다.
제자리로 돌아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걸어서 올라가 봅니다.
사진 하단엔 바퀴 미끄러진 자리가 선명합니다.
여길 못 올라갔으면 스키 시즌 내내 찝찝했을 텐데 이렇게라도 끝낼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여름, 가을 내내 전력투구했던 MTB를 이제 제대로 마무리한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이젠 스키입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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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그 어렵다는 싱글 업힐에 도전하시는 모습이 대단히 감명 깊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안 탄지 제법 되었지만, 제 예전 모습이 생각나 짧게 남깁니다.
사진 정도의 나무뿌리는 사실 체력만 있으면 강력한 패달링으로 돌파가 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조금 더 어려워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죠. 보통 싱글 업힐에는 몇 가지 요소가 요구됩니다. 체력, 정신력, 그리고 기술이 그것입니다.
그중에서 체력과 정신력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어서 기술적인 요소에 대해서만 적습니다.
먼저 싱글 업힐과 같은 테크니컬한 코스는 단순히 "패달을 저어 앞으로 간다"는 평면적인 사고는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앞에 나무 뿌리가 있을 때, "체중이동으로 앞휠 살짝 리프팅 --> 핸들바 푸시 -->앞 휠 통과 & 뒷 휠 통과"과 같은 시퀀스로 체중이동과 상체 근력으로 통과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좀더 입체적인 사고로 코스 공략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중심이동의 미묘한 감각을 익힐 필요도 있습니다. 앞휠이 들린다는 것은 과도하게 체중이 뒤에 남아 있다는 의미이고, 뒷휠이 슬립이 난다는 것은 뒷휠의 트랙션을 잃을 정도로 앞에 체중이 쏠려 있다는 의미이니까 그때그때 필요한 정도의 체중이동은 연습을 통해 감각을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익히기 위해서는 역시 스탠딩, 매뉴얼, 윌리, 노즈 다이빙(a.k.a. 잭나이프)와 같은 기술들이 유용합니다.
처음에는 스탠딩으로 출발하시고(평지, 업힐, 다운힐 모두 연습 필요), 앞 휠 리프팅, 뒷 휠 리프팅 등으로 진행하시면 될 것 같네요.
연습하실 때 꼭 보호장구 착용하시고, 특히 매뉴얼, 윌리를 연습하실 때는 바이크용 척추보호대가 있으시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줄일 수 있어 유용할 것 같습니다.
요즘 동영상이 넘쳐나므로 동영상을 참고하셔도 좋고, 책으로 익히신다면 역시 브라이언 롭스(Brian Lopes)의 "Mastering Mountain Bike Skills"도 참고할만 합니다.
舊版을 민주형님도 가지고 계신 것으로 기억하고, 저도 한권 가지고 있는데 아마존에서 구입하시는 것이 귀찮으시면 제게 메일 주시면 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클리어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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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올핸 많이 타셨는지요?
저는 드론과 MTB에 빠져서 올해 너댓 번 나간 것 같습니다.^^;;
함께 MTB 타는 분들도 많은 조언을 주시는데 몸이 미쳐 못 따라가네요.
말씀주신 내용들도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 이맘 때는 좀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추천도서는 아마존에서 주문했습니다. 올해 3판이 출간됐군요.
이렇게라도 가끔 소식 들을 수 있어서 참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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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Jan 2020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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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Jan 2020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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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Jan 2019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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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Jan 2019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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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Jan 201922:24
울 칭구 장하네. 그 어려운 것을 열심히 땀흘린 결과로 성공을 하고... 나는 지난 주말에 잔차 보다 덜 힘든 오토바이 연습하느라 시간 보냈음. 연습 종목은 브레이크 180도 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