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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552 좋아요 7 댓글 8


어제(2/11, 일) 대명에서 열렸던 티칭2 검정에 다녀왔습니다.
검정에 참가하는 4명의 친구들 얼굴도 볼 겸, 어떻게들 타고 또 어떤 스킹이 높게 평가받는지도 볼 겸 새벽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티칭2가 무지 어렵다고 합니다. 레벨보다 더 어려워서 레벨2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만큼의 티칭2도 레벨2에 떨어질 수 있겠지만. 여튼 호승심이 발동합니다. 작년, 올해 각각 거의 30번 정도 출격할 정도로 열심히 타고 있는데 티칭2가 어렵다니 한 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검정 종목도 평소 타는 스타일이니 별 부담이 안 됩니다. 가서 분위기 한 번 보고 내년에 참가할 생각이었습니다.


여기부터 말이 짧아집니다.^^;;



L1200776.jpg

- 아침 8시 풍경.

  항상 10:30 버스를 타고 12시가 넘어서야 스킹을 시작했는데 오늘은 6:40 버스를 탔다.  슬로프 정상에 해가 가려져  스키장은 마치 해뜨기 전의 새벽 풍경같다. 코로  깊이 숨을 들이쉬면 콧속이 쩍쩍 얼어붙는, 그런 건조하고도 낮은 기온이다.  낮은 기온으로 다져진 눈은 뽀드득거리다 못 해 빠각빠각거리는 쇳소리가 난다.


제일 오른쪽 슬로프가 오늘의 검정이 치뤄지는 힙합 슬로프다.

힙합슬로프는 보통 스키장의 중급 정도 되는 슬로프다. 길이가 길고 폭도 넓어서 이 슬로프 하나에서 4개의 검정(베이직 숏턴, 베이직 롱턴, 카빙 롱턴, 종합활강)이 치뤄진다.  하지만 경사가 너무 낮아 변별력이 떨어져 보인다. 적어도 숏턴과 카빙 롱턴은 좀 더 경사가 있는, 테크노(상급) 정도에서 하면 더 좋을 텐데 말이다. 물론, 스키장 입장에서 슬로프 2면을 할애하긴 어렵겠지만.


L1200777.jpg

- 커피 한 잔 마시고 슬로프에 나오니 8:23이다. 평소 8:30 개장이나, 이날은 검정 때문에 그 전에 리프트를 돌렸다고 한다. 테크노리프트를 타고 올라 간다.


L1200778.jpg

- 힙합슬로프가 시작되는 곳에서의 카빙 롱턴. 힙합 리프트 하자장이 피니쉬 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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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들. 일단 출발하면 머릿속이 하얘지지만, 저 때는 만감이 교차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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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스타트에서 폴질을 강하게 해서 속도감을 어필하기도 했었는데 밑에서 보니 폴질은 보이지도 않더라.^^


피니쉬 라인으로 가기 위해서는 테크노 슬로프로 내려가서 다시 힙합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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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노 슬로프(상급). 이제서야 산 위로 해가 올라와 콘도와 스키하우스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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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노 슬로프 위를 지나는 힙합 리프트. 2기의 리프트가 있으나, 두 대 모두 속도가 느려 평소에는 이용률이 저조하다. 오늘은 간만에 두 대 모두 제 역할을 하고 있다.^^


L1200791.jpg

- 힙합 리프트 위에서 본 검정 슬로프, 힙합.

노란색 칠한 코스는 베이직 패럴랠, 파란색은 베이직 숏턴, 빨간색은 종합활강이 치뤄지고 있다. 노란색 위에서는 좀 전에 소개한 카빙 롱턴이 치뤄지고 있다.


L1200793.jpg

- 좀 더 가까이서 찍은.


L1200794.jpg

- 힙합리프트 2기가 운행되는 것도 처음 보고,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것도 처음 본다.


L1200798.jpg

- 카빙 롱턴 5인 심사위원 부스. 좌측에 LED판을 설치해 점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L1200801.jpg

- 대여섯 턴 정도 나왔던 것 같고 20초 정도가 걸렸던 듯.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를 제외한 3명의 점수가 합산되고, 240점이 기준점이 된다. 대략 20%~30% 정도가 기준점 이상을 받았지 싶다.


심사위원석에 붙어서 30~40명은 본 것 같다.

처음엔 내 예상 점수와 심사위원 점수에 차이가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차이가 줄어 들어 최소한 합, 불합격은 일치하게 된다.  참가자 1,000명을 다 보기만 해도 보는 눈이 엄청 늘 것 같다. 심사위원들을 못 미더워하는 분들도 가끔 계시지만, 내가 보기에는 믿고 맡겨도 될 듯하다. 조금 야속한 말이지만  붙을 사람 붙고, 떨어질 사람 떨어지더라.


L1200810.jpg

- 다음 코스로 이동 중. 그 짧은 거리에서도 열공 중인 응시자들.


L1200812.jpg

- 기초 패럴랠 대기자들.


L1200813.jpg

- 기초 패럴랠 스타트 라인.


가장 점수가 안 나온 종목일 듯하다. 철저한 외향경을 요구하고 에지 전환구간의 플랫, 폴 체킹 타이밍, 스키딩 턴 여부를 보는 듯. 나는 평소 내 스킹 중, 기초패럴랠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검정회에서 요구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 보였다. 굳이 외향경 안 해도 잘 돌아가고 잘 미끄러지며, 대충 폴 체킹하면 됐으니 말이다. 다음에 스키장에 가면 내 모습을 한 번 찍어봐야겠다.


L1200814.jpg

- 베이직 숏턴 대기자들.


L1200815.jpg

- 숏턴 스타트 라인.


점수가 가장 후했던 종목이 아닌가 싶다. 대충 기준점 이상이고 조금 깔끔하면 3~4점 이상은 얻고 간다.

보통의 일정한 리듬, 템포, 사이즈로 업/다운이 있는 턴을 하면 된다. 경사도 완만해서 다들 높은 점수를 받더라. 여기서 벌은 점수로 기초패럴랠에서 까먹은 점수를 메꾸고 나머지 두 종목을 이븐하게 가면 합격되는 분위기.


L1200821.jpg

- 숏턴과 기초 패럴랠 코스 사이의 이동 통로. 폭이 좁아 다들 사이드슬리핑으로 내려가서 반질반질하다.


L1200822.jpg

- 종합활강 스타트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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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턴 3턴, 숏턴 5~6, 나머지 미들턴 2~3으로 구성하는 듯. 설질이 예술이다.


L1200817.jpg

- 종합활강 피니쉬 라인으로 이동한다. 근데...


오른쪽 가장자리에 붙어 스키딩 미들턴 정도로 내려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억~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가 엄청 쎄게 쎄려박는다. 밑에 깔려 한참을 밀려내려갔다. 여자면 책임지라했을 텐데 남자다. 20x 번 선수. 연신 미안하다, 안 다쳤냐, 정말 안 다쳤냐... 미안해서 어쩔줄을 모른다. 미안하다는데 어쩌랴? 다행히 다친 데는 없는 것 같고. 그 와중에도 몇 종목 봤냐고 물어 본다.ㅋ  한 종목 봤고 이븐이란다. 난 괜찮으니 잊어버리고 셤 잘 보라고 했다.


긍데...


아침에 일어나니 엉치 부위가 멍들어 있다. 내려오면서 무릎으로 내 엉덩이를 깠거나, 내가 엉덩이로 넘어질 때 그 분 스키가 내 엉덩이 밑에 있었나 보다. 그리고 고개를 돌릴 때 마다 왼쪽 목이 아프다.


20X 번 선수, 혹시 붙었으면 대명에 와서 커피 한 잔 사시라. 안 오면 떨어진 걸로 알겠다.^^


L1200829.jpg

- 종합활강 피니쉬 라인.


롱턴, 미들턴은 다들 비슷비슷하다. 롱턴에서 숏턴으로 연결하는 부분과 특히 숏턴 시연에서 점수가 갈린다. 오승준 데몬(지금 대명 부장이지만 난 데몬으로 부르는 게 더 좋다.^^)이 시험요강 발표할 때 어설픈 카빙 숏턴보다는 스키딩 숏턴이 낫다고 했다지만 다들 카빙 숏턴으로 내려온다. 베이직 숏턴 다음으로 좋은 점수가 나오는 듯했다.


검정 중간에 위아래 빨간 스키복을 입은 선수가 내려 온다. 롱턴에서 숏턴 연결 부위는 물론이고, 카빙 숏턴이 예술이다. 거의 다 내려와서야 비브를 안 입은 전주자인 걸 알았다. 너무 멋지게 타서 박수쳐줬다. 폴로 탁.탁.탁...^^


L1200832.jpg

- 스키장 전경.


좋은 스키장, 완만한 슬로프, 흠잡을 데 없는 설질, 쾌청한 날씨와 기온. 핑계거리가 없을 정도의 환경이었다. 다들 실력발휘하는 모습이었다.


L1200837.jpg

- 스키장 베이스의 스키들.


대부분 회전(계열) 스키를 쓰고 있다. 카빙 롱턴과 종합활강에는 조금 강한 게, 숏턴과 베이직 롱턴은 조금 약한 게 나을 듯. 한 대만 골라야 하니 경기용 보다 살짝 낮은 등급의 회전스키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L1200834.jpg

- 스키114 부스에는 뜨거운 물과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엄청 미인, 진짜 엄청 미인이 서있길래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겠냐고 물어 보니 헬프 유어셀프 하랜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대략 11시 정도에 마무리했다.


집에 돌아와 들은 소식은 3명은 여유있게 붙었고(+7 받은 선수가 주재혁이란 건 다 아는 비밀.ㅋ), 1명은 11시까지 2종목 이븐이었는데 그 후 소식이 없다. 만에 하나, 떨어졌을까 봐 먼저 연락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검정에 응시하신 분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요??

관두기로 했습니다.

4명 중, 1명 정도 붙었으면 폼잡기 위해서라도 내년에 봐 보겠는데 거의 다 붙은 시험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떨어지면 쪽팔리기만 하고...ㅋ

   

--------


오타 수정할 겸 다시 읽어봤습니다.

이건 완전 훈수꾼의 전형.^^;;

  

Comment '8'
  • ?
    마데 2018.02.13 11:03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저도 뒤늦은 나이에 올해 한번 티칭시험 볼라고 했는데..

    시험 코스 슬롶이 넘 심심해서(흠,, 거만하기 짝이없구먼) 안봤어요,,,

    최소한 락코스 정도는 되야지 긴장감도 있고 ... ㅋ

     꾸~~벅~ ^^   =3=3=3

  • ?
    최구연 2018.02.13 22:27
    완사면에서 보셔도 충분히 떨어지... =3 =3 =3
  • profile
    Dr.Spark 2018.02.13 16:18

    "엄청 미인, 진짜 엄청 미인이 서있길래"

    근데???

    근데 왜 사진이 없어?

    없을 리가 없잖아?????

     

    그거 찍어두고 혼자 보면 좋냐?^^;

  • ?
    최구연 2018.02.13 22:30
    그 사람 나만 볼 수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
    내 마음 속 깊이 담아 놀 거에요.

    그니까, 신경 끄세욧! -_- +
  • profile
    Dr.Spark 2018.02.13 22:48
    참, 나... 더럽고 치사해서...ㅜ.ㅜ
  • ?
    호가니 2018.02.14 05:34

    이 댓글 보고 본문 읽어 봤네요. ㅋ... 
    그리고, 구연 쌤 눈이 낮으실 거야 라고 생각하믄서....ㅎ.

  • ?
    지인 2018.02.13 17:18

    ^^ 이번 티칭2는 슬로프가 무난해서 그런지 유난히 쉬워 합격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티칭2 합격율이 16.9%...  (실기시험 면제로 합격자 18명 제외) 

  • ?
    최구연 2018.02.13 22:32
    와, 합격률이 그것 밖에 안 되나요?

    오늘 락커의 젊은 친구들 얘기를 들으니
    그 팀은 7명 중, 5명 붙었다더군요.

    붙은 분들이 대단히 잘 탄 거네요.

    저는 관두길 잘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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