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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섬진강 자전거 여행 다녀왔었지요.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종료지점에서 종주도장을 받게 됩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차용하였으리라 생각되는 산티아고 순례길 얘기나 좀 하려고...


Camino de Santi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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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야고보(Santiago)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산티아고(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까지의 순례길을 일컫습니다. 여러 길(route)이 있지만 전체 순례자의 70% 이상이 프랑스길을 걷는다고 하며, 프랑스 남부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하여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의 팜플로나, 부르고스, 레온 등을 거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약 800km의 길입니다. 산티아고에서 더 서쪽으로 진행하여 로마시대에 땅끝이라고 불렸던 Fisterra까지 갔다오면 대략 1,000km 정도 됩니다.  참고로, 유럽대륙의 진짜 서쪽 끝은 포르투갈의 까보다 호까입니다.


얼마 전에 산티아고 길의 주요 도시인 부르고스와 팜플로나에 갔었습니다. 순례길이라서 간 건 아니고,  거기에 가서야 순례길의 주요 거점 도시인 걸 알게 됐습니다. 두 도시에서의 사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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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에서 부르고스성당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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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고스 대성당.

대단히 웅장하고 화려한 고딕양식의 성당입니다.  프랑스식 고딕에, 후에 독일 석공들이 화려한 첨탑을 더하고, 은세공 기술자들이 섬세한 조각을 추가한 약 400년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여행은 공간의 이동이 아닌, 시간의 이동이란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기단에서 시작되는 간결하되 투박한 듯한 양식이 상층부의 화려한 양식으로 전개되는, 400년의 세월을 느끼게 합니다.


내부는 더 화려합니다. 스테인드 글래스, 회화, 성가대석을 비롯한 각종 조각품들이 입을 다물지 못 하게 합니다.  또한 옛날 카스티야 왕국의 수도였던 탓에 내부엔 카스티야 왕들의 묘 뿐만 아니라 엘 시드의 묘도 함께 합니다. 스페인의 북부까지 치고 올라 온 무어인(이슬람세력)에 맞서 싸운 스페인의 장군 말입니다. 얼마 전에 케이블 티비에서 영화를 하더군요. 찰톤 헤스톤과 소피아 로렌이 나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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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에서 자전거 라이더를 만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 길을 간답니다.  가슴에서 뭔가 불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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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편에도 잔차 그룹이 보입니다.  또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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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자 상에서 같이 사진 한 장.  무릎 깨진 순례자의 모습이 긴긴 여정의 험난함을 말해줍니다.

야고보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다시  동쪽 내륙으로 이동하는데, 땅끝에서 온 순례자라는 표식으로 가리비 목걸이를, 그리고 물을 담은 조롱박을 지팡이에  매달고 걸었답니다. 그런 연유로 지금의 산티아고 순례자들도 가리비 껍질을 배낭 등에 매달고 걷고 있지요.


여기에 온 기념으로 순례자여권( Credencial, 끄레덴시알)을 하나 샀으면 해서 가게 몇 군데에 물어봤는데 언어 소통도 제대로 안 되고 잘 아는 사람도 없어 다음 방문도시인 팜플로나에서 다시 물어보기로 합니다.



걸어서 9일 걸린다는 팜플로나까지 3시간만에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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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사진.


팜플로나는 매년 7월에 열리는 소몰이행사인 산 페르민 축제로 유명합니다.  도시의 수호 성인인 페르민 성인을 기리는 축제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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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게엔 63일 22시간... 남았다는 시계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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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기간엔 이런 테이블을 다 치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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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엔 산 페르민 축제 관련된 기념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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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800미터 떨어진 소 사육장에서 출발하여 이곳 투우장까지 달리는 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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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해보면 걷는 거리에 비례해 카페를 찾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지친 다리를 쉬기 위함이기도 하고, 길거리 사람들을 구경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헤밍웨이가 즐겨 들렀다는 어느 카페에서 종업원에게 사진 한 장 부탁했는데 모르는 사이에 찍혔습니다. 긍데 이런 게 더 자연스럽네요.ㅋ


당 보충하고 더 둘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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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골목이 참 이쁩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건물들인데도 신구의 조화를 깨뜨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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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플로나 시청.


대성당으로 갑니다.

보통 오래된 도시에 가보면 (대)성당이 중심에 위치하고 그 앞엔 큰 광장이 있으며 그 둘레에 관공서 등이 위치합니다. 즉 대성당이 항상 중심에 있으므로 어디를 가야할지 모를 땐 대성당으로 가면 그 도시의 역사와 주요 유적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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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 종탑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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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도 순례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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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옛날 나바라왕국의 수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단지 멋진 회랑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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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동전을 기부하고 촛불(양초)을 봉헌했는데, 요즘은 동전을 넣으면 전기 촛불이 켜지더군요. 화재 예방과 냄새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짐작되지만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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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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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구에  Buen Camino를 각 나라 말로 번역해 놓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Buen은 스페인어로 "좋은"을,  Camino는 "길"을 의미합니다.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되라는 기원 정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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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자동번역기를 돌렸는지 우리말은 궤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가면 고쳐달라고 하겠습니다. 근데 뭐라고 해달라고 해야 되죠?


성당에서 나오니 순례자여권이 생각납니다.  순례자를 붙잡아 물어 봐도 모르고,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물어 봐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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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기념품점에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는데 여기서 알려줍니다.


아주 가까이 있는 알베르게(Albergue, 순례자 숙소)에서 살 수 있답니다.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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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준 대로 가니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체크 인 시간이 되지 않아 잔차 라이더가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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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팻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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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자 표식, 가리비껍질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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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절묘하게 타이밍을 잡았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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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피탈레라에게 얘기하니 끄레덴시알에 스탬프(Cello, 쎄요)까지 찍어줍니다. 2유로. 내부 구경 부탁했는데 청소 중이라서 안 된다고.



산티아고길 곳곳에는 순례자를 위한 숙소가 많이 있습니다. 지자체나 교구에서 운영하는 공립 알베르게는 5~10유로 정도하고 사립 알베르게는 10~15유로 전후라더군요. 저녁은 순례자 메뉴가 10~12유로 정도 하고, 주방이 있는 곳에서는 해 먹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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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사진, 팜플로나 공립 알베르게. 좀 시끄럽고 냄새가 나긴 해도, 낮에 걷느라 피곤해서 세상 모르고 잠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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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경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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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길을 표시하는 가리비 문양. 가리비 모양이기도 하고, 모든 길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모인다는 뜻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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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레덴시알입니다.

자전거종주수첩의 원형쯤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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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길이 지나는 마을의 알베르게, 성당, 카페(bar) 등에서 도장을 찍어 준답니다. 최종 도착지인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에서는 걸어서 100km, 자전거로 200km 이상을 왔으면 완주증(La Compostela)를 발급해줍니다.


완주증을 받는 사람은 1년에 약 30만 정도. 그 중 반 이상이 100km 정도를 걷는다고. 프랑스령인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약 12만 명이고 그중 6만명 정도가 800km 완주한답니다. 전체 30만명 중에 한국인은 약 6천 정도.(2017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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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다녀오고 싶은 길입니다.

자전거로 가면 서쪽 끝 피스테라까지 1,000km. 보통 16일 예정하지만 대도시인 팜플로나, 부르고스, 레온, 산티아고에서 하루씩 더 관광하면 20일. 오가는 데 4일, 간 김에 포루투갈 포르투에서 며칠 보내면 거의 30일.


가고싶은 마음 반.

이게 왠 쌩고생이냔 생각 반.


고생은 젊어서 해야지 하는 생각 반.

그 시간에 더 편히, 더 멋진 곳으로 가자는 생각 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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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관련 영화는 두 편이 유명합니다.


하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했던 "나의 산티아고"로, 지금도 유튜브나 네이버에서 1천 원에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The Way"로 DVD 발매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지만 화질이 안 좋고 영어 자막도 좀 엉터리입니다. 근데 우리 뭐, 자막있어야 영화 보나요? 입모양만 봐도 알 수 있죠.ㅋㅋ


https://youtu.be/OA6aq85Wh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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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2'
  • ?
    박상배 2018.12.28 12:00
    근황이 뜸하시더니 여행 다녀오셨네요.부럽습니다.^^
    2019는 30주년이니 저도 어디든 계획 잡아봐야겠습니다.
    비발디 시즌권은 구매하셨죠? 저도 올해도 끊었는데 집 앞 셔틀버스가 없어져 버린 것 같은데요...ㅠㅠ
  • profile
    최구연 2018.12.29 16:08
    오, 신기.^^
    저도 내년이 30주년입니다. 5월이구요.
    30년 수고하셨고, 나머지 30년도 건승을 기원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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