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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Bilbao)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에 위치한 비스카야주의 주도로 대서양에 면해있는 항구 도시입니다. 1300년대에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18세기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부존자원인 철강석을 기반으로 한 철강공업과 조선산업이 발달하여 한때 활발하고 부유한 도시였으나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철강 소재의 수요 감소와 신흥 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쇠락의 길로 접어듭니다. 우리나라 포스코의 성공이 바다 건너 빌바오에 영향을 주었다는 건 지금껏 생각 못 한 일입니다.


또한 바스크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단체의 극렬한 테러 등으로 도시는 더더욱 쇠락하여 실업률이 35%를 넘는 때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바스크 지역은 스페인과 언어, 문화적 괴리가 심해, 1930년대 프랑코의 스페인 민족통일과 스페인어 사용 강요에 반발하던 게르니카에 프랑코의 지원을 받은 독일 나치의 공습이 가해져 수천 명이 살해되는 사건도 있었고요. 게르니카는 빌바오에서 멀지 않은 마을로써 이 참사는 피카소의 그림으로 세상에 더욱 알려지게 됩니다. 몇해 전에 마드리드 왕립미술관에서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직접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땐 역사적 배경 지식이 없던 터라 그냥 입체파 화가의 그림 정도로 지나쳤습니다.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일지 저도 궁금해집니다.


주변의 사라고사, 팜플로냐, 부르고스 등의 도시와 달리,  관광자원 마저 빈곤한, 점점 쇠락하는 철강도시를 되살리기 위해 주 정부는 빌바오를 문화_예술_관광도시로 변모시키고자 도시를 관통하는 네르비온강을 재정비하고 1997년에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 건립하게 됩니다. 이건 마치 1970년대의 한강 재정비사업을 연상시킵니다. 도시재정비 사업과 구겐하임미술관 유치는 성공을 거두어 인구 35만 도시에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이를 일컬어 빌바오 효과 또는 구겐하임 효과라고 부른다고.


제가 빌바오를 방문한 이유도 구겐하임미술관을 보기 위함입니다. 현대미술에 조예가 깊기는 커녕, 유치원생이 끄적거린 그림같다는 인상을 갖고있는 그림 무지랭이가 전시작품을 보러간 건 아니고, 껍데기를 보고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해 간 것이지요. 그 껍데기 조차 예술품으로 인정받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주룩주룩 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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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바오구겐하임의 상징 조형물이랄 수 있는 Puppy가 보입니다.  꽃으로 장식된 강아지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티타늄판으로 건축된 구겐하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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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었다고 인증샷 남깁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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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보통은 같은 층에 입구가 있거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여기는 계단을 내려갑니다. 삼성리움미술관도 이런 구조지요. 계단을 내려가 입장한 후,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서 전시품을 구경하며 계단으로 내려 오는.  계단 아래에서 한 장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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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내부의 모습입니다.


전시작품은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찍을 수 있게 개방해도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디오 가이드가 있지만 짧은 영어실력에 뭔 말인지도 잘 모르고 또 안다고 해도 과연 그게 내 감성과 일치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하나의 그림(작품)을 놓고 서로 다른 비평가의 평을 듣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초딩 수준을 벗어나지 못 했다는 평과 21세기 천재가 나타났다는 평이 혼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런 게 현대미술을 즐기는 묘미일 수도 있겠구요.^^


그런데 한 작품만은 눈길을 끕니다. 제목을 본 후에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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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ne Discourses on Commodus.(구글 사진)


코모두스의 심경변화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아시다시피 코모두스는 로마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아들입니다. "마지막 5현제의 아들"에서 견적 나옵니다. 코모두스가 잘 통치했으면 6현제... 이런 식으로 불렸을 텐데 말입니다. 더구나 그는 리들리 스콧에 의해 더 조뗀 경우입니다.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글래디에이터"에서 코모두스는 아버지 아우렐리우스를 품에 안아 질식사시키고, 검투사 막시무스에 의해 검투장에서 살해되는 걸로 그려지는데 이건 사실과는 다르지요.


실제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야만족인 게르만족 정복을 위해 게르마니아 원정 중에 병사하고, 이미 부황제의 지위에 있던 코모두스가 황제 직위를 이어받았습니다. 광폭하고 문란했던 코모두스는 후에 공화정을 지지하는 원로원의 묵인하에 살해되었습니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당시 로마는 물론이고 스페인에서도 게르만을 야만족이라고 불렀습니다. 스페인은 다섯(넷?) 명의 로마 황제를 배출시켰고, 5현제 중 트라야누스와 하드리아누스도 스페인 출신이니 그럴 만도 하겠습니다.(하드리아누스  때 축조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의 하드리아누스 성벽에 가보는 게 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입니다.ㅋ)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이태리, 스페인 남부의 휴양도시에서 가장 대우받는 국민이 독일인이라고 합니다. 예약 안 한 동양인에게는 절대 내주지 않는 창가자리를 독일인에게는 쉽게 내준다더군요. 나라가 잘 살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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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가지 담론 중의 2장.(구글 사진)


여튼...


코모두스의 심정 변화를 표현한 이 그림들은 무척 공감이 갑니다.
어찌됐든 초심엔 잘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방에서의 침입, 재정적 문란, 물가폭등, 화폐악화 등으로 점점 광폭해지고 피폐해지는 코모두스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대미술이 이런 쪽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거의 200년 전에 카메라가 발명된 후, 이제는 5천 만 화소로까지 발전하여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작은 카메라로 모공 속의 먼지가 보일 정도로 대문짝 만하게 인쇄하는 게 가능해졌고, 그것도 모자라 1초에 120장을 연속으로 촬영하여 이어붙인 동영상까지 UHD로 촬영, 재생되는 시절이 됐습니다. 따라서 실물을 묘사하는 그림은 사실주의와 인상주의를 정점으로 쇠퇴하고 신맛을 표현한다든가,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의 심경 변화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현대미술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말을 씨부리게 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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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관람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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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 카페가 보입니다. 여행을 해보면 평소보다 오만 배는 더 걷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비오는 날에는 어디 앉을 데도 없어서 더더욱 카페에 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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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연짓도 막~ 하고 그럽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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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조형물, Tu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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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도 아프고, 밥도 먹어야 해서 일단 후퇴합니다.


여행 좋아하는 큰 애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유럽은 야경이다!!"


저녁에 다시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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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ll Tree and The Eye.


우리나라 삼성 리움미술관에도 같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지요.

원래는 저기 보이는 살베다리에 올라가서 미술관 전체를 조망, 촬영하려고 했으나 이넘의 비는 그치기는 커녕 점점 더 심해집니다.  다리까지는 못 올라가고 다리와 중간 쯤에 있는 Maman을 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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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an.

 영구전시 작품인지 빌바오 구겐하임 관련 사진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알을 품은 거미로써,  모성애를 표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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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촬영한 리움미술관 마당입니다. 2012년까지 이 자리에 Maman 2점이 전시되었었고,  2013년부터 Tall Tree... 로 대체 전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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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쫄딱 맞고 방에 왔습니다. 방이 난장판입니다. 입구에는 비에 젖은 우비가 보이고 바닥엔 역시나 비에 젖은 신발...

그리고 매일 밤 카메라 배터리 3, 폰 2, 블투스피커 1을 충전하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남는 건 사진이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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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파 2개와 테이블이 딸린 이런 작은 방이 대략 80~100 유로 정도더군요. 앞으론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음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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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시내 모습입니다.


오늘은 지하철을 타보려고 합니다. 인터넷에는 빌바오 재정비의 일환으로 지하철을 매우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건설했다는 글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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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수박 겉핥기 구경에 불과하지만, 서울의 대중교통 환승체계가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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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빌바오 구겐하임 구경을 마쳤습니다.


여행 얘기를 너무 많이 우려먹는 건 재미없으니 조만간 한 번만 더 소개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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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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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수 2018.05.23 11:12

    멋진 곳을 다녀오셨네요~^^ 저는 빌바오는 대학원생 때 세미나 참석 차 유럽에 갔다가 transit하러 들른 것이 전부인지라 시내 구경은 하나도 못했었습니다. 최근에 댄 브라운의 신작 "오리진"이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스페인에 한 번 더 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심히 부럽습니다. ^^

  • profile
    최구연 2018.05.23 22:23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다시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 1, 2위를 다툰다고 하더군요.
    어쩌다 보니 이번이 세 번째 스페인 방문이었습니다.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섞여 있어서 유럽인데 유럽이 아닌 듯한 풍경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다시 한 번 가볼려고 합니다.^^
  • profile
    조영길 2018.05.24 10:36

    '조만간 한 번만' 이라니요.   아니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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