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 쫑라이딩 - 우면산(171111)
6월 24일.
MTB로 처음 산에 간 날이다.
우린 뭐 하나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 하는 성격이라서 그 후 MTB에 폭삭 빠졌다. 약 4개월 동안 두세 번의 주말을 제외한, 거의 매주말에 산에 갔으니 얼추 열댓 번 간 것 같다. 이제 스키 시즌도 다가오고, 또 다음 주말엔 다른 약속이 있어 이번 주말에 쫑라이딩을 갔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이왕이면 첫산행이었던 우면산으로 가는 게 의미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 때 힘들게 올라갔던 곳을 가 보면 그 동안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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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령 정상, 망루(정자) 부근에 차를 세웠다.
첫 라이딩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다. 가민에 트랙을 넣어왔지만 기억을 더듬으며 라이딩을 시작한다.
싱글 초입에 양봉장이 있는 걸 처음 본다. 전에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나 보다. 닭(토종닭)들이 튼실하다.
물애비약수터 팻말이 보인다. 제대로 가고 있다.
오, 좌측에 눈에 익은 오르막이 보인다.
저 오르막...
지난 8월에 왔을 땐 초입을 벗어나지 못 했었다.
그래, 힘이 있을 때 도전해보자!!
근데... 전에 보다는 더 올라갔지만 여전히 정상 정복엔 실패다. 뒷바퀴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앞바퀴가 들리기도 하고...
대여섯 번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니 땀이 쏟아진다. 바람막이와 배낭을 벗고 다시 도전.
열 번은 시도한 듯싶다. 정상 거의 도착 전에 또다시 낙엽에 미끄러진다. 물론 낙엽에 미끄러진 건 맞지만 낙엽이 없다고 해도 성공할 수 있을진 의문이다.
이 만큼 올라왔고,
이 만큼 남았다.
좋게 생각하자면 두 달 동안 이 만큼 발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남들 다 올라가는 걸 여기서 실패한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
씨댕이...
내년에 보자!!! -_-+
다시 내려와 약수터로 향한다.
이 가을엔 오두막의 연기 마저 운치있다.
가민은 코스 이탈됐다고 계속 삑삑거린다.
오늘, 넌 그냥 참고용이야.^^;;
약수터에 도착했다. 첫 MTM 라이딩 때 왔던 곳.
뭐랄까... 성인이 되어 초등학교 운동장에 다시 온 기분이랄까? 그 땐 저것도 오르막으로 보였다.
사과를 꺼내 먹는다.
아직 선.찍.후.식.이 몸에 베지 않았고, 또 갈변되어 볼품은 없으나 새콤, 달콤 아주 맛있었다.^^
좀 더 가다보니 또 다시 반가운 오르막이 나타난다.
첫 라이딩 때 오르막 연습을 하던 곳.
서너번의 실패 후 겨우겨우 올라갔던 곳.
이번엔 낙엽에 미끄러져 한 번 실패하긴 했지만 비교적 수월하더라.
여긴 헤어핀.
이번엔 뒷바퀴를 잠궈 스키딩(드리프팅)으로 내려간다.
처음엔 치익, 치익, 치익... 하며.
다시 끌고 올라와 두 번째엔 치~이~익~ 하며...
여기서 유턴하여 정상쪽으로 진행한다. 아는 길이 그 길 밖에 없으니까.
헬기장 너머로 관악산이 보인다.
8월에 땀범벅인 채로 여기서 쉴 때 산 아래에서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이 생각난다. MTB에 매료된 이유 중에 하나이다.
어느 갈림길에서. 앞쪽으로...
오늘의 목적지다.
지난 8월엔 여기까지 오느라 숨이 턱에까지 찼었다. 의자에 앉아 샐리 님이 준비하신 포도를 먹던 게 생생히 기억난다. 참 달았었다.
오늘은 편하게 올라왔다. 내 페이스 대로 설렁설렁 왔으니 당연하겠지. 좀 더 갈 수 있었으나 저녁약속 때문에 여기서 돌려야 했다.
저 앞 계단...
보기와 다르게 꽤 높다. 지난 번엔 끌고 올라갔다.
이번엔 타고 넘으려고 시도했으나 앞바퀴만 올라가고 뒷바퀴가 걸린다.
근데 사진 중간의 언덕 좌측에서 MTB 라이더가 지켜보고 있다.
끌고 가기 쪽팔려 다시 내려와 재시도, 성공했다. 저 분이 내 사진을 찍는 것 같던데 지금 인터넷 어딘가에 떠돌고 있으리라.ㅋ
여길 다시 오게 된다.
이번엔 배낭을 멘 채 다시 시도해봤다.
배낭을 메면 뒷바퀴에 무게가 실려 덜 미끄러지지 않을까 하여...
개뿔... 아까보다 더 못 올라간다. 내년에 보자. 주거쓰... -_-+
땀범벅에, 숨을 헐떡이며 남은 사과 1/4쪽을 먹는다.
주위에 직박구리며 박새가 소란스럽다.
앞니로 작게 잘라 몇 조각을 내려놨다. 이걸 먹을 수 있으려나...? 내년에 또 보자.^^
제자리에 돌아왔다.
처음 시작한 곳에서 시즌쫑을 하길 잘 했다.
올 한 해 같이 다니며 가르쳐주고, 놀아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일일이 거명하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누락된 분이 "씨댕아, 나는 빼냐?!"라고 하실까 봐 뭉뚱그려 인사드린다.
그래도 박모, 하모 님은 한 번 더 감사드리고 싶다.^^
재즈 가수 Diana Krall이 부른 When I look in your eyes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Autumn comes, Summer dies...
이 계절엔...
Winter comes, Autumn dies가 더 어울리겠다.
이젠 스키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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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데...
저 오르막에 빗자루를 가져가서 낙엽을 다 치우면 올라갈 수 있을까? 닝기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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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운동장에 다시 가 보는 듯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미션 오르막을 올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ㅠㅠ내년에도 좋은 코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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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좋은코스로(업힐 팍팍~ 날라다닐수있는..) 가시죠.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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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컴프레셔로 도로의 낙엽을 치우는 분을 봤습니다.
골프장 그린의 눈이나 낙엽 치울 때 흔히 보던 겁니다.저걸 빌려다가 오르막의 낙엽을 싹 치우고 다시 도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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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낙엽때문에 많이 미끄러워서 업힐이 더 힘드셨을 듯 합니다. ^_^;;
제가 최근 가입한 화정mtb에서는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파크의 낙엽을 저런 걸로 불어내더군요. ㅋ
그래서 싱글 타기엔 봄이 제일 좋은 계절인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울시즌이니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스킹하시기 바랍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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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가서 끝냈습니다.^^
화정 MTB가 코스 이름인 줄 알았는데 모임(카페)도 있는 모양입니다. 저도 한 번 들어가 보게 주소 좀 알려주세요.
혹시 시간되시면 스키 시즌 끝나고 상암 MTB파크 한 번 가면 안 될지요? 선생님 말씀 대로 펌핑 연습을 해야겠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두세 시간만 봐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 시간으로 되지는 않겠지만, 숙제라도 받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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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Nov 2017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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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Nov 2017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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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Nov 20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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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Nov 2017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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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Nov 2017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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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Oct 2017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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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Oct 2017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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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Oct 2017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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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Oct 2017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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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Oct 2017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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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Oct 2017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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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Sep 2017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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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Sep 2017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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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Aug 2017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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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Aug 2017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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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Jul 2017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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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Jul 2017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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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Jul 2017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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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Jul 2017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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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Jun 201720:56
올해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선자령은 못가보고 쫑하셨습니다..ㅋ
쫑라이딩은 함께했어야 되는데, 홀로하셔서 외로웠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