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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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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목 : 아무리 하찮은 일도... / 박순백 - 2001-06-21 13:27:40  조회 : 3632

 

아무리 하찮은 일도...

작년 7월 1일 토요일.
딸내미와 둘이 강촌에 갔다.
우리가 속한 동호회의 MT에 가느라...

가면서 지연이와 많은 얘길했고,
둘이 제일 먼저 갔기에
점심을 먹으며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지연이의 펌프 실력도 보고...

어릴 땐 내가 모든 걸 가르쳤지만,
펌프 춤은 나도 못 하는 건데,
걘 그걸 놀랍게도 잘 했다.
'신세대 딴 애들은 그걸 다 해도
우리 앤 그런 걸 못 하리라.' 생각했는데...
의외였고, 그래서 기뻤다.

동호회의 1박 미팅을
딸내미와 함께 한 건 처음이었다.
남들 몰래 가끔 딸내밀 쳐다보곤 했다.
동호회의 일원으로서의 딸내밀 보았다.

MT 행사 중 하이라이트였던,
저녁 식사 만들기 대항전에서
걘 참 즐거워했다.


- 고기 굽느라 얼굴이 빨개졌던 지연이.(나중에 이명희 선생의 얘길 들으니, 고기는 안 굽고 열심히 집어 먹었으며, 맥주를 한 잔 마셨다고 하더군요.^^)

학생들과의 웍샵에 갔다가
저녁 늦게 참가한 엄마를 만나
함께 웃고, 떠들며,
지연인 MT내내,
즐거워했다.
그 애가 즐거워하는 걸 보는 게 난 좋았다.

올해의 MT는 일찍 개최되었다.
5월 19일 토요일, 같은 장소.

하필 지연이가 아파 입원을 했기에
지연인 그렇게나 가고 싶었던,
MT에 빠졌다.
우리 부부는 지연이 없는 MT에 가고 싶지 않아
토요일엔 집에 있었다.
그러다가 일요일 아침에 강촌에 갔다.
지연이가 없다는 걸 생각하니
참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일 지라도
살아 있다면 언제라도 해소될 수 있다.
그 아쉬움 때문에 나중엔 그게 더 큰 기쁨이 되니...

하지만,
이제 지연인 다시는 강촌에 가지 못 한다.
내년 MT를 기약하지 못 한다.

그게 아쉽다.
아무리 하찮은 일도
아무리 사소한 일도
이제 내겐
진하디 진한 아쉬움.
작은 듯, 서글픔.
그러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커다란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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