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그 아이가 보고싶다.

by Dr.Spark posted Jul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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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일로 인해 갑자기 다시 큰 슬픔이 몰려왔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보고 싶어졌다.

Jenny, My Lovely Jenny.

 

아이의 여고 졸업 사진을 꺼내 보다가

그 옆에 있던 사진들까지 다시 보게 됐다.

 

지나간 날들이 다 아쉽다.

세월은 강물이고, 강물은 흘러간 이후엔 예의 그 강물이 아니다.

 

Untitled-1.jpg

- 가운데 있는 집사람이 엄마, 오빠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아마도 대학 신입생 시절일 것이다. 우리 아이는 제 엄마가 이런 모습을 했던 것과 같은 나이에 우리를 앞섰다.

 

Untitled-3.jpg

- 아이의 엄마가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경희대 본관 뒤에 올라가 찍은 사진이다. 주변 풍경으로보나 집사람이 스키용 스웨터를 입은 것으로 보아 늦가을이거나 초겨울일 것이다. 아직 결혼 전의 사진이다. 수제 카드의 장식을 하느라 구입한 펭킹 가위로 사진의 테두리를 잘라냈었는데, 지금 보니 매우 촌스럽다.-_-

 

Untitled-5.jpg

- 역시 같은 날 찍은 사진. 엄마가 될 여자의 앳된 얼굴이로구나.

 

Untitled-2.jpg

- 인화된 사진의 뒷면을 보니 1987년이라 쓰여있다. 왼편에 Carrera Sportsglass를 쓴 엄마가 있고, 오른편에 Carrera 헬멧과 Cebe 스키 선글라스를 쓴 일곱살 된 Jenny가 있다. 당시엔 우리가 선택할 다른 브랜드로는 Uvex밖에 없었고, 그래서 지연인 나중에 그 헬멧을 쓰고, 3살 어린 아들 현근이는 누나의 까레라 헬멧을 물려받아 썼었다. 그래서 우리 스키 가족에게 친숙한 브랜드들. 까레라, 우벡스, 세베 브랜드는 Jenny를 떠올리게 한다.

 

Untitled-6.jpg

- 지연이(오른편)가 여고를 졸업하는 날의 사진이다. 경희대 선동호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 딸, 곱기도 하구나.ㅜ.ㅜ

 

Untitled-7.jpg- 아직 젊은 엄마였던 집사람이 지연이와 함께 경희여고 교정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슴아프게도 우리 애는 이로부터 겨우 1년 3개 월 후에 우리의 곁을 떠난다.ㅜ.ㅜ 보고 싶다.

 

Untitled-4.jpg

- 2001/08/03 아이를 잃은 지 두 달도 못 되는 시점이다. 정말 사는 게 아닌 것 같던 때, 사진의 내 모습은 정말 말라보인다. 당시에 슬픔에 잠겨 살이 많이 빠졌었다.

 

슬프다.

다시 오랜만에 이런 슬픈 마음이 돌아왔다.

 

잊고 지내던 슬픔이다.

너무 일찍 갔다.

 

아쉽다.

정말 아쉽다.

 

아쉬워...

아쉬워...

 

 

 

IMG_58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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