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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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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제목 : 망봉 조부근이, 아주 나쁜 놈 / 박순백 - 2002-11-27 19:09:24  조회 : 6153


별 이상한 놈도 다 있다.
별 희한한 놈도 다 있다.

염화시중의 미소라더니
감정이입에 난 놈이 있다더니

이 놈이 그런 놈이다.
조부근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데,
쓰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데...
근데도
꾹꾹 참고 이날까지 버티는 걸
은근히 자랑처럼 생각해 왔는데,
오늘은 할 수 없이
또 마음 한 쪽을 드러내야만 했다.

 



작성자 : 조부근 작성일 : 26-11-2002 23:53 줄수 : 36
[886] [망봉] 지연....


--------------------------------------------------------------------------------

지연...

서럽다.
네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시리구나.

너는 "네 박사님"하고 대답 하지만
그분은 "네 아빠"하고 들으실 게다.

너는 그냥 평범한 게시를 올리겠지만
그분은 한글자 한글자 소중하게 네 글을 읽으실 게다.

오늘도 행여 네 이름으로 올려진 게시가 없을까 찾으실 게고
운좋게도 너의 게시가 올려진 날에는 어느새 네 글에 토가 붙고, 그림이 딸린
예쁘게 만들어진 네 글을 발견할 것이다.

속사정을 알 리 없는 나그네는 네 글에 시비를 걸고
그분은 네가 당한 분을 삭히며 방패를 자처할 것이다.

너는 또다른 지연이의 생각으로 눈물을 흘리지만
그분은 가슴으로 분루를 삼키실 게다.

그리워한들...
세상이 끝나기 전, 단 한 번만이라도 그리운 그 얼굴을 볼 수 있을까마는
현실은 이내 체념하게 하나니 차라리 소리내어 울고 싶으실 게다.
....................

착한 네 심성을 안다.
그분을 이야기하며 흘리던 네 눈물의 연약함을 안다.
너와 그분의 글에서 애틋한 부녀의 정이 묻어 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그분을 따르는 네가 무척 기특하구나.^^

--------------------------------------------------------------------------------

박용호 - ........... 02/11/27-09:22
김용호 - .......... 02/11/27-13:30
박순백 - 조부근이, 너 나 울릴래? 너 앞으로 내게 존댓말들을 생각말아라. 내겐 그냥 형이라고 불러라. 내가 나이로 밀어붙인다. 기분 나쁘면 메일 하나 때려.^^ 02/11/27-19:01
박순백 - 우리 지연이가 떠나고 며칠 후 신입사원 한 명이 들어왔는데, 또 다른 김지연. 내게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는 걸 보며 '하필, 왜 지연이냐?'고 생각. 그로 인해 가슴아플 것 같았는데, 차라리 그 이름이 옆에서 자주 들리니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치솟던 눈물이 가라앉더라. 지금은 그 직원의 이름을 그냥 부를 수 있다. "김지연 씨, 잠깐 봅시다." 전엔 부를 일이 있어도 부르지 못 하고, 지니 쪽지를 보내 얘길하고 말았을 뿐이다. 괜히 그 애 생각나는 저녁으로 변한다. 조부근, 너 나중에 커피 한 잔 마실 준비해.(나 술 못 마시는 사람이다.^^) 02/11/27-19:06
박순백 - 천마산 리조트 홈 페이지의 어느 구석에 있는 사진. 가운데 지연이가 있고, 내 동생의 아이들, 조카들이 그 양옆에 앉아 있는 작은 사진. 오늘 아주 오래간만에 천마산 리조트 홈 페이지에 갔는데, 자주 개정하지 않는 그 홈 페이지에 아직도 그 사진이 있었다. 언젠가는 없어질 것 같아 캡춰해 놨다. 실은 그 사진이 없어졌길 바라고 들어갔는데, 그게 아직 붙어 있으니 얼마나 좋던지. 마음 한 편은 아파왔지만, 그래도 그게 거기 붙어 있던 게 얼마나 좋았던지...(근데 여기도 댓글에서 html 코드가 먹나 모르겠네.) 02/11/27-19:11
박순백 - 아, img src 코드가 안 먹는 걸 몰랐네. http://spark.drspark.net/c_spark/data30/jane&cousins.jpg 02/11/27-19:12

 

 





사진의 연이가 쓴 빨간 모자는 내가 계속 써 왔던 거다. 제 모자가 있는데도 이 날은 왜 내 모자를 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건 오래전 내가 모스크바에 갔을 때 굼 백화점에서 샀던 것. 작년에 위의 사진이 천마산 리조트 홈 페이지에 실린 걸 본 후엔 그 모자를 쓰지 않았었다.(그래서 더 열심히 헬멧만 썼지.)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써야지.

연이 엄마는 지난 여름에 뉴질랜드에 스킹 훈련을 가면서 연이의 저 상의를 가지고 갔다. 거기서 찍어 온 사진엔 온통 그 옷만 있었다. 다른 재킷들도 가져 갔었는데...

우린 그런 거 서로 알면서, 모른 척하고 산다. 그러다 언젠가 서로의 홈 페이지에 실린 글에서 그런 고백이 나오면 '그랬구나... 당연히 그랬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만다. 그에 대한 얘기는 굳이 꺼내지 않는다. 그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 글도 연이 엄마가 읽을 거다. 그리고 분명 ㅜ.ㅜ 그래도 그런 눈물로 우린 정화되는 게 아닌가? 피닉스가 불로써 정화되고 영원히 되살아 나듯, 우린 연이를 향한 눈물로 우리가 정화됨을 느끼며 살지 않는가?

글을 쓰다가 언젠가 사라질 천마산 리조트의 리프트 관련 페이지를 캡춰했다. 이젠 이런 게 부질 없는 짓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한 때 그렇게 생각했었던 걸 연이에게 사과하고 싶다.

조부근, 고맙다.

 

 

 

 

박준수 올해 초반 박사님께서 하키 스케이트를 손수 열성형 하여 주시던 날, 제가 이것 저것 질문도 드리고 다른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시던 날, 어느 순간 TV에서 흘러 나오는 먼저 떠난 사람과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 어떤 심경이실까... 제가 더 당황해서 순간적으로 눈치(?)를 보기 시작하였고, 괜히 말이 많아지던 순간이었습니다. 2002/11/27 19: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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